[대어]

풍랑 피해 찾아간
한림 신창리에서
58CM
감성돔

안승준 제주 낚시인

1월 16일 토요일 11물, 이른 새벽 5시 30분. 간만에 가는 출조라 기분이 들떠 잠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출출한 배를 편의점에서(역시 삼각김밥~) 간단히 채우고 따뜻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동행하기로 한 형을 데리러 갔다.
6시30분 형 집 앞 도착! 형을 태우고 출조 예정 포인트인 애월읍 귀덕리의 귀덕방파제 거북등대로 향했다. 거의 도착할 때쯤 선장님께 전화를 걸어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선장님은 몸살 때문에 출항할 수 없는 상황!
‘에휴 오늘도 꽝이구나. 그냥 마음 비우고 해야겠네.’
형과 갈 곳을 상의했다. 그날 날씨는 북서풍과 맞물려 풍랑주의보가 발효되기 직전의 상황이라 갈 곳이 마땅치 않았다. 귀덕해안도로를 따라 바람을 피해서 갈수 있는 곳을 찾던 중 한림읍 신창리 해안경비초소 앞 갯바위로 향했다. 마침 뒷바람에 편히 낚시할 수 있어서 그걸로 만족했다.

3m 수심에서 연이어 감성돔이…
오전 9시 정조 시각. 우리는 생각 없이 파도를 피해 낚시하기 시작했다. 나는 파도가 밀려드는 홈통 안쪽을 노리고 수심 재기를 시작했다. ‘엥? 3m가 채 안 되는…’
할 수 없이 1m 수심을 주고 0.8호 구멍찌에 0.8호 수중찌, 조수고무를 장착하고 목줄 길이 3m에 좁쌀봉돌 B 하나를 물렸다. 로드는 다이와 에어에볼루션 1.5호, 릴은 시마노 하이퍼LB 3000번.
첫 캐스팅! 기분이 묘하다. 처음 서본 포인트에 기대감과 긴장감이 감돈다. 일단 밑밥을 집중적으로 뿌리고 기다렸다. 5분이 흘렀나? 갑자기 어신찌가 스멀스멀 잠기더니 1m가량에서 사라진다. 입질이다. 스풀이 역회전하더니 이내 먼 바다 방향으로 도망간다. 낚싯대를 바로 세우고 버티기 시작. 2번대까지 휘는 낚싯대는 꾹꾹거리는 소리를 냈다. 10분 정도 줄다리기 끝에 뜰채망 쪽으로 유인 후 랜딩에 성공! 엄청난 힘과 엄청난 포스를 뿜는 감성돔은 58cm가 넘어 보였다. 그 순간의 기분은 정말 말 할 수 없이 기뻤다. 
이날은 함께 출조한 형과 35, 53, 54, 58cm 감성돔을 한꺼번에 잡았다. 초들물 단 2시간 만에 모든 일이 벌어졌고 중들물부터는 아예 입질이 없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너무 가벼웠다.

▲ 풍랑을 피해 찾아간 한림읍 신창리의 해안경비초소 앞 갯바위에서 58cm 감성돔을 낚은 필자.

▲ 줄자로 재니 58cm가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