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 학성지
▲ 보트낚시로 굵은 월척을 올린 필자(왼쪽)와 수원 낚시인 박경환 씨.
삭은 연 사이로 우글대는 월척들
박현철 비바붕어 운영자
수십 년 만의 기록적인 강추위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대한이 지나면서 영상의 기온을 회복하는 날이 늘어났다. 1월 마지막 주말, 날씨가 풀린다는 예보에 작년 12월 방송 촬영 때 4짜 덩어리들이 마릿수로 출몰했던 전북 부안의 건선제를 출조지로 선정하고 새벽 5시쯤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했다.
그런데 서해대교를 지날 즈음 예보에 없던 눈이 내린다. 서산을 지나자 눈은 더욱 굵어졌고 도로에도 쌓일 정도가 되자 속도를 80km 이하로 줄일 수밖에 없었다. 목적지인 부안 지방이 원래 눈이 많이 내리는 곳으로 소문난 곳이라 고민이 됐다. 결국 목적지를 홍성에서 가까운 학성지로 바꿨다.
보령시 천북면에 있는 학성지는 약 1만평 크기의 평지지로 갈대, 부들, 연 등 각종 수초가 무성하게 자라는 곳이다. 그래서 그물질이 불가능해 붕어 자원도 풍부하다. 그러나 토종터이다 보니 잔챙이 붕어가 유난히 설치는 곳인데 다행히 요즘 같은 동절기에는 성화가 심하지 않아 굵은 놈들을 골라 낚을 수 있다.
활성 약한 월척 붕어 속공채비로 공략
현장에 도착한 시각은 오전 7시30분. 다행히 수면의 3분의 1만 얼음이 잡혀 있었다. 상류에 연안 낚시인 1명만 홀로 낚시하고 있을 정도로 낚시터는 한적했다. 바람이 초속 7~8m로 강하게 불어 도로 건너편 바람 등지는 곳으로 이동하면 좋을 듯했다.
이날 사용한 채비는 원줄 비바세미 화이트 5호, 목줄은 비바세미 블랙 3호, 바늘은 벵에돔바늘 8호. 본봉돌+스위벨 역할의 작은 도래를 달아 쓰는 속공채비지만 삭은 연 줄기 사이를 노리기 위해 본봉돌과 도래를 바짝 붙여 원봉돌 형태로 사용했다.
채비를 투입한 지 1시간이 지나도록 입질이 없어 10m 정도 옆으로 이동했다. 20분 정도 지났을까? 찌에 움직임은 있는데 한두 마디 올리다 다시 뚝 떨어지는 입질이 두세 번 이어졌다. 낮은 수온 탓에 붕어 활성이 극도로 저하된 느낌이었다.
본봉돌을 한 뼘 정도 올려 도래만 바닥에 닿도록 변화를 주었다. 이내 찌톱이 서너 마디 천천히 올라왔다. 챔질하자 저항과 함께 턱걸이 월척이 올라왔다. 연밭 붕어답게 멋진 체형과 체색을 갖춘 녀석이었다. 그러나 그 뒤로 30분 정도 더 기다려봤지만 감감무소식.
또 포인트를 옮기자 입질이 왔다. 이번에는 33cm 월척 붕어였다. 이런 식으로 포인트를 이동할 때마다 한두 마리씩 입질이 이어졌고 오후 4시 무렵이 되자 입질이 끊어졌다.
저녁을 챙겨 먹고 밤낚시 준비를 했다. 옥수수와 떡밥을 미끼로 꿰고 케미를 밝혔다. 평소에는 밤낚시가 잘 되는 곳이지만 아직은 겨울이라 그런지 밤 10시가 되도록 입질이 전혀 없었다. 일찍 잠자리에 들기로 하고 보트에서 잠을 청했다.
연줄기로 처박은 39cm 붕어
다음날 아침 7시30분쯤 일어났는데 내 소식을 듣고 찾아온 수원의 박경환 씨가 부지런히 보트를 세팅하고 있었다. 9시쯤부터 함께 낚시를 시작했는데 오늘은 연밭 중에서도 수심이 가장 얕은 곳을 포인트로 선정했다. 수심은 1.2~1.3m. 전날 낚시한 곳보다는 한 뼘쯤 얕은 것 같았다.
대를 편 지 약 10분 후부터 입질이 왔다. 찌가 몸통까지 둥둥 떠있는 멋진 입질이었다. 챔질과 동시에 전해오는 강력한 당길힘이 예사롭지 않았다. 연줄기 사이로 처박았지만 지그시 당기자 삭은 연줄기가 끓어지며 어렵지 않게 빼낼 수 있었다. 계측판에 올려 보니 39cm짜리 대형 붕어였다.
살림망에 붕어를 넣고 찌를 바라보니 이번에는 찌 하나가 사라져 있었다. 황급히 챔질하니 이번에는 38cm가 올라왔다. 오늘은 햇살이 좋고 기온도 올라 전날보다는 붕어 활성이 좋아진 것 같았다. 함께 낚시한 박경환 씨도 38cm를 낚았다고 알려왔다. 이후 간간이 입질이 이어졌다. 그러나 오후 3시를 넘기자 입질이 끊어져 낚시를 마감했다.
학성지는 매년 구정연휴를 기해 본격적인 봄 입질이 시작되곤 했다. 3월부터는 밤낚시도 잘 되는 곳인 만큼 그때부터는 낮에는 지렁이, 밤에는 옥수수를 쓰면 굵은 씨알을 골라 낚을 수 있다. 연이 무성해지면 낚시가 어렵기 때문에 이때를 놓치지 말아야한다.
내비 입력명 학성지(천북면 학성리)
▲ 삭은 연줄기 사이로 처박았던 39cm 붕어.
▲ 완전히 해빙된 학성지.
▲ 필자가 학성지에서 타고 낚시한 비바붕어의 큐브 235 보트.
▲ 철수하기 전에 낚은 붕어를 모두 방류하고 있는 필자.
▲ 필자가 사용하는 속공채비. 찌는 해결사 오리지널찌, 본봉돌은 무게를 수시로 가감할 수 있는 해결사 유동봉돌, 스위벨은 0.32g짜리 도래를 사용한다. 본봉돌을 유동시킬 수 있어 상황에 따라 원봉돌 채비와 분할 채비로 변화시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