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 동산플랜트둠벙

혹한에도 얼지 않는데
낚이면 준·월척이라니!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 파라다이스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지난 연말부터 시작된 전국적인 강추위로 영남지방에는 낙동강 하류와 경남 고성의 대형지인 대가지까지 얼어붙는 강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지난 1월 16일, 낚시 계획을 세웠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울산의 백광현 씨의 소개로 경남 함안군 군북면 유현리에 있는 동산플랜트둠벙을 찾았다.
요즘처럼 추운 날씨에는 물낚시를 할 수 있는 곳이 한정적이다. 하수종말처리장의 하수가 흘러드는 곳이나 비닐하우스에서 사용한 지하수가 흘러드는 곳, 공업용수가 유입되는 곳 등이 그나마 얼지 않아 추운 날씨에도 물낚시를 할 수 있다. 이번에 필자가 소개하는 낚시터 역시 공장에서 공업용수를 사용하고 나오는 물이 고여 있는 둠벙이다.
동산플랜트둠벙은 동산플랜트공장 옆에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동산플랜트공장 정문을 통과해 공장 부지를 지나야 하는데 진입하는 데는 전혀 문제가 없다. 공장 정문을 지나 건물 앞에서 좌회전하면 공터와 함께 둠벙이 나오는데 공터에 차를 세워두고 낚시를 하면 된다.
이 둠벙의 물은 한국제강에서 사용한 공업용수를 가두어 둔 것이다. 인근에 있는 또 다른 둠벙과 수로 등에서 붕어 자원이 유입된다. 어자원이 풍부하고 아무리 추워도 얼음이 얼지 않아 혹한에서도 물낚시를 할 수 있다. 이 둠벙을 자주 찾는 백광현 씨의 말에 따르면 토종붕어부터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까지 민물어종 대부분이 서식한다고 한다.

얼지 않은 곳 찾다가 찾다가
1월 16일 오후, 필자와 울산의 백광현 씨, 그리고 구미의 류해용 씨와 함께 현장을 찾았다. 둠벙 남쪽인 공터 앞은 하류로 좌측에 한국제강이 있었다. 둠벙의 크기를 가늠해보니 3천평 정도 되어 보였다.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가니 공장에서 문을 설치해 막아 놓고 있어 더 이상 차량 진입은 할 수 없었다. 걸어서는 수로가 있어 물골이 형성된 우안 상류 쪽으로 갈 수 있다. 공터 앞부터 우측 연안 쪽으로 4명 정도가 낚시할 수 있는 자리가 나왔는데 한국제강 쪽은 진입로가 없어 갈 수 없었다.
당일 수위는 만수에서 60cm 이상 내려간 상태였다. 건너편 한국제강에서 시끄럽게 기계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둠벙 초입 첫 자리는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은 2m 전후가 나왔다. 두 번째 자리는 지대가 높아서 붕어를 낚으면 긴 뜰채를 사용해야 붕어를 올릴 수 있었다. 수심은 2.5m 전후. 그리고 문 옆에 있는 세 번째 자리는 내려가는 경사도는 급하지만 다리 긴 발판이나 좌대를 놓으면 무난하게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수심이 3m 이상이 나오는 자리로 둠벙에서 수심이 최고로 깊은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도보로 진입할 수 있는 상류 물골 옆자리도 경사도가 높아서 다리가 긴 발판이나 좌대가 있어야 낚시를 할 수 있었다. 조황은 이곳이 다른 자리에 비해 좋다고 하지만 역시 긴 다리의 좌대가 없으면 낚시를 할 수 없는 곳이었다. 긴 다리의 좌대를 갖고 있는 필자가 이곳에 자리를 잡기로 했다. 연안을 유심히 살펴보니 부평초가 많은 것으로 봐서는 수온이 올라가면 부평초가 많아 낚시하기 힘든 상태가 된다고 판단했다.
둠벙 초입에는 백광현 씨가 자리를 잡고 세 번째 자리에는 류해용 씨가 앉았으며 마지막 네 번째 자리는 필자가 들어갔다. 백광현 씨는 지난 해 2월에 이곳에서 49cm까지 낚였다고 했으는데 조황이 좋으면 4짜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다고 했다. 지금처럼 얼음이 어는 시기에 물낚시를 하면 붕어만 낚아도 좋은데 월척도 낚인다고 하니 기대를 하고 각자 자리에서 낚싯대를 폈다.

▲ 함안 군북면 소재의 동산플랜트둠벙 전경. 둠벙 상하류에 있는 수로 건너편으로는 진입할 수가 없어서 진입로 주변 연안에서 낚시를 한다.

▲ 필자 일행이 동산플랜트둠벙에서 낚은 월척 붕어를 자랑하고 있다. 좌측부터 필자, 류해용, 백광현 씨.

4짜 붕어가 마릿수로 낚인다니
필자는 먼저 긴 대를 이용하여 수심을 확인했다. 중앙에는 수심이 완만하게 깊어지고 좌우 경사와 수심 편차가 심한 것으로 봐서는 연안 경사가 급하게 이루어지는 지형이었다. 아홉 대의 낚싯대를 펴면서 중앙에는 5.2칸 대를 펴고 연안 쪽으로 4.2칸 대까지 폈다. 바닥 수심은 2m 전후. 낚싯대를 펴고 나니 늦은 오후가 되었고 저녁을 먹고 밤낚시를 일찍 시작했다.
이곳은 초겨울에 옥수수도 잘 먹히고 1월 중순이 넘어서면 글루텐과 지렁이가 잘 먹힌다고 하여 지렁이와 글루텐 미끼를 준비했다. 필자 자리에는 장애물이 전혀 없어서 두바늘채비로 바꿔 먼저 글루텐 떡밥을 낚싯대마다 10회 정도 밑밥으로 던져준 후 지렁이와 글루텐 떡밥을 미끼로 고루 달아주었다.
먼저 입질을 받은 곳은 둠벙 초입에 자리한 백광현 씨. 지렁이 미끼에 입질을 받았는데 준척 붕어가 낚였다. 저녁 7시경 류해용 씨도 붕어 1수를 낚았는데 37cm 전후의 붕어를 지렁이 미끼로 낚았다. 필자는 조황 소식에 찌를 집중하며 보고 있는데 5칸 대 찌가 물속으로 잠기는 입질을 받았다. 챔질하고 울컥하는 무게감을 느끼는 순간 바늘이 빠지고 말았다.
이후 다시 긴 대에서 찌가 빨려들어가는 입질에 챔질하니 28cm 정도 씨알의 준척 1수가 낚였다. 이후 다시 입질을 받았는데 38cm급 씨알의 굵은 붕어가 글루텐을 물고 나왔다. 필자는 자정까지 간간이 이어진 입질에 월척 5수, 준척 3수를 낚았다. 붕어의 입질은 대부분 끌고 가는 입질이 많았으며 가끔 찌를 살짝 올렸다가 끌고 가기도 했다.

▲ 함안 동산플랜트둠벙 포인트

2월이 대물 찬스
초입과 세 번째 자리에서 낚시하는 일행의 조황을 확인하니 백광현 씨가 월척 1수에 메기 1수를 낚고 류해용 씨도 메기 1수를 추가했다. 그후 새벽 3시까지 낚시를 이어갔는데 가끔 월척 크기의 떡붕어도 낚였다.

▲ 진입로 초입 첫 자리에서 낚시한 백광현 씨가 낚은 월척을 보여주고 있다.

▲ 진입로 초입 첫 자리에서 낚시한 백광현 씨가 낚싯대를 편 후 미끼를 달아 채비를 던지고 있다.

▲ 필자의 자리. 지도에서 맨 오른쪽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발판이 높아 좌대의 다리가 길어야 설치할 수 있으며 당일 조과는 이곳이 최고로 좋았다.

▲ 지도의 세 번째(진입로 기준) 자리에서 낚시한 류해용 씨가 초저녁에 지렁이 미끼로 낚은 월척를 보여주고 있다.

▲ 백광현 씨가 둠벙에서 거둔 조과를 모두 방생하고 있다.

▲ 한국제강에서 사용한 물을 둠벙으로 방류하고 있다. 덕분에 수온이 따뜻하여 추운 겨울에도 얼음이 얼지 않는다.

▲ 필자가 출조 이튿날 아침 8시경에 지렁이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새벽 3시 이후에는 입질도 뜸해서 채비를 걷어 두고 1대만 편 상태에서 잠시 눈을 붙였다. 아침 8시에 일어났는데 낚싯대 한 대의 초리가 우측으로 휘는 것이 보여 챔질하니 35cm 급 붕어가 올라왔다. 아침에는 백광현 씨도 붕어를 낚아내는 모습이 보였다. 정오까지 낚시했지만 낮에는 지렁이에 블루길이 낚이고 붕어 입질은 밤보다 못했다. 씨알과 마릿수 모두 밤낚시가 좋았다.
이번 출조에서 필자 일행이 낚은 조과는 월척 12수에 준척 7수. 잡어로는 떡붕어가 낚였으며 잉어와 메기, 그리고 블루길과 강준치까지 낚여 여러 어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동산플랜트 둠벙은 물낚시가 어려운 추운 시기에 한번 쯤 찾으면 얼음 걱정 없이 낚시를 할 수 있으며 큰 씨알을 노리려면 2월이 유리하다. 매년 2월에는 4짜 붕어도 낚여서 단골 낚시인들은 2월까지 찾는다고 한다.
동산플랜트둠벙에선 밤낚시 위주로 하되 낚시를 시작하면서 밑밥을 충분히 주는 것이 좋다. 새벽으로 가면서 조황이 떨어지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는데, 아침 8시부터 10시 사이에도 붕어의 입질이 자주 들어오니 이 시간대도 놓치지 말기 바란다.

가는 길 내비에 동산플랜트(군북면 유현리 348)를 입력한 후 동산플랜트 정문으로 들어가서 100m가량 가다 공장 건물 앞에서 좌회전한 후, 80m 가면 공터와 함께 둠벙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