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 양장리수로

올 겨울 남녘 최고
핫 플레이스
2월 중순~3월 말까지 산란 피크 맞을 듯
이영규 기자

▲ 서울에서 양장리수로를 찾은 고승원 씨가 장 대를 이용해 갈대 주변을 노리고 있다. 양장리수로 연안은 수심이 60~80cm로 얕지만 배수 상황만 아니면 입질 받는 데는 문제가 없다.

전남 영암군 군서면 양장리에 있는 양장리수로가 이번 겨울 최고의 핫플레이스로 떴다. 양장리수로는 영산강으로 흘러드는 학산천의 큰 지류로, 지난 2019년 겨울 본지에 처음 소개됐다.
양장리수로는 수로 폭은 200m에 달할 정도로 넓지만 수심은 80cm 전후로 얕다. 그러다보니 겨울에는 쉽게 얼어 낚시하기 어려운데, 얼음만 녹으면 곧바로 입질이 올 정도로 겨울 조황이 빼어난 곳이다. 특히 이번 겨울에는 조류독감 유행 탓에 영암호와 금호호 일원 수로에서의 낚시가 어려워지면서 남녘 수로를 찾던 중부권 낚시인들도 대거 양장리수로로 몰려들었다.     

허리급은 드물지만 준척급은 쉽게 낚여
지난 1월 23일, 서울의 군계일학 회원 고승원 씨와 함께 양장리수로를 찾았다. 현지에는 이틀 전 내려온 비비붕어 박현철 프로가 보트낚시를 하고 있었다. 2박째인 박현철 프로는 4마리 이상의 월척을 낚아놓고 있었다. 가장 큰 놈은 38cm. ‘보트 뿐 아리라 연안에서도 월척이 잘 낚이고 있다’는 얘기에 서울에서 영암까지 내려간 것인데 소문은 사실이었다.
비록 우리가 도착한 토요일은 종일 비가 내려 낚시가 어려웠지만 전날인 금요일, 비가 그친 일요일에는 꾸준한 조과가 이어졌다. 방송촬영 차 온 고승원 씨는 월척 1수 외에도 잔챙이와 준척 등 20마리 가까운 조과를 올렸고 양장교 주변에 앉았던 낚시인들도 5~10수의 붕어를 올릴 수 있었다.
수원에서 온 곽민기 씨는 일요일 오전에 35cm 월척을 올려 눈길을 끌었는데 대체로 연안에서는 7~9치가 주종. 열 마리 낚으면 그 중 한두 마리가 턱걸이 월척 수준이었다. 흔히 말하는 허리급은 약간 귀한 편이었다.
얼핏 보면 대박 조황은 아닌 것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취재 당시는 전국 대부분 저수지와 수로가 얼어붙어 물낚시가 불가능했고 양어장마저 상황은 좋지 않았다. 손맛에 앞서 얼지 않은 낚시터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던 점을 감안하면 취재일 조황은 전국 어디서도 볼 수 없는 호황이었다.  
연안에서는 월척이 귀했지만 보트를 타고 다양한 포인트를 공략한 박현철 프로는 일요일까지 여덟 마리의 월척을 더 올렸다. 박현철 프로는 철수날인 일요일에만 32~38cm 월척을 네 마리나 낚았는데 오후 2시경에는 2호 목줄을 터트리는 초대형 입질을 받기도 했다. 연안낚시는 기복이 심했으나 확실히 많은 포인트를 기동성 있게 공략할 수 있는 보트낚시의 강점이 두드러진 결과였다.    

수심 얕아 장찌보다 단찌가 유리해  
이번에 촬영팀이 낚시한 양장교 일대를 인근 마을 이름을 따 양장리수로라고 부른다. 2019년에 본지 김중석 객원기자가 같은 이름으로 소개한 곳은 양장리 본수로 북쪽에 있는 샛수로였다. 당시 김중석 객원기자 일행은 샛수로에서의 1박2일 낚시로 10여 수가 넘는 월척을 낚아 큰 인상을 남겼다.
김중석 객원기자가 양장리 샛수로를 취재하기 전에는 이 일대를 찾는 낚시인은 그리 많지 않았다고 한다. 겨울이 되면 으레 영산강 본류와 가까운 구정리수로로 낚시인들이 몰렸는데 씨알과 마릿수에서 당시 최고 인기를 달렸기 때문이다. 그런 구정리수로를 놔두고 김중석 객원기자 양장리수로를 찾은 이유는 새로운 포인트 개발에 대한 의지 때문이었다.  
“구정리수로를 소개하니 서울에서도 원정 올 정도로 붐비더군요. 그래서 새로운 곳을 발굴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때 양장리 샛수로가 눈에 들어왔지요. 당시만 해도 지역 낚시인들만 종종 찾아 손맛을 보던 곳인데 같은 영산강 물줄기이니 좋은 고기들이 많을 것 같았습니다. 넓은 양장리 본수로보다 샛수로의 수초 발달이 더 좋아서 그곳으로 간 것인데 그 뒤로 본수로에서도 꾸준한 조황이 나오고 있습니다. 보트꾼들은 수면이 넓은 본수로를 찾고 있습니다.”
양장리수로는 간척수로의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뻘흙으로 연안이 다져져 있어 비가 오면 장화가 필수다. 연안이 젖으면 장화를 신어도 걷기 힘들 정도. 붕어의 체색도 간척호 붕어의 특징답게 밝은 게 특징이다. 바닥이 뻘흙이라 찌올림이 저수지붕어보다 약해 찌를 한두 마디만 올리고 말 때도 많다. 특히 가까운 연안 쪽은 40~50cm로 얕기 때문에 찌도 장찌보다는 단찌를 준비하는 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양장리수로는 하절기에는 찾는 이가 많지 않다. 마름이 온 수면에 쪄들고 모기도 성화를 부리기 때문이다. 또 하절기에는 낚시하기 좋은 낚시터가 많기 때문에 굳이 수심 얕고 낚시 여건도 나쁜 양장리수로를 찾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 이유로 피크 시즌은 수초가 삭아드는 추석 무렵부터 이듬해 3월 말까지이며 특히 산란기에 접어드는 2월 중순부터는 최고의 씨알 피크를 맞게 된다. 따라서 이 기사가 나가는 2월 15일부터 약 한 달간이 양장리수로의 최고 핫시즌이 될 전망이다. 
가는 길 내비에 양장교(영암군 군서면)를 입력하면 수로 중류권에 도착한다. 다리를 기점으로 원하는 지점에 자리를 잡으면 된다. 

▲ 양장리수로의 수위 변동을 미리 알 수 있는 영산강 안심 알림e 앱.

▲ 수원에서 온 곽민기 씨가 양수장 하류에서 올린 35cm급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비바붕어 박현철 운영자가 보트낚시로 4짜에 육박하는 붕어를 올리고 있다.

▲“영암까지 내려온 보람이 있군요.” 고승원 씨가 낮에 글루텐 떡밥으로 올린 준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 양장리수로 붕어의 평균 씨알. 허리급도 올라오지만 7~9치가 주로 낚인다.

▲ 양장교 초입에 있는 학파2양수장. 뒤편에 연안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

▲ 낚시를 마친 박현철 씨가 보트를 들어 메고 차 앞으로 이동하고 있다.

▲ 보트낚시 조과를 보여주는 박현철 씨. 잔챙이는 모두 방류하고 월척급만 놓고 사진을 찍었다.

▲ 유튜브 ‘죽림의 하늘바라기’ 운영자인 노성현 씨도 월척 붕어로 손맛을 봤다.

▲ 천안 낚시인 김영빈 씨가 양장교 하류에서의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 양장리수로 양수장 건너편 연안에서 붕어를 노리는 모습. 1월 중순경에는 맨바닥에서도 입질이 활발했다.

▲ 영암 양장리수로

※ 양장리수로 출조 때 꼭 참고하세요
양장리수로는 본류로 볼 수 있는 영산강의 하구둑 개폐 여부를 잘 확인하고 출조해야 한다. 만수 때 수심이 80cm~1m로 얕기 때문에 배수가 되면 수심도 얕아지고 낚시도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통 한 번 물을 빼면 정상 수위를 회복하기까지 3일 정도 걸린다. 영상강 수문 개폐 시간은 ‘영산강 안심 알림 e’ 앱을 깔아 놓으면 쉽게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