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특집1
낚시춘추 50년을 돌아본다
애독자 유상윤 씨의 바람
젊은 독자가 원하는 것은
‘매니악’한 기사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 제주시 노형동의 자택에서 낚시춘추를 보여주며 인터뷰에 응한 유상윤 씨. 낚시춘추 2008년 8월호를 아버지로부터 선물 받고 벵에돔 사진이 마음에 들어서 소장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시 노형동에 살고 있는 유상윤(26) 씨는 낚시춘추 애독자다. 쇼어 플러깅 전문가인 유상윤 씨는 낚시춘추 17년 2월호에 제주 표선에서 낚은 55cm 붉바리 조행기를 실은 것이 인연이 되어 지금은 낚시 원고를 쓰는 필자가 되었다.
젊은 나이에 전문 기법을 기고 할 수 있었던 내공의 바탕엔 낚시춘추가 있었다. 유상윤 씨가 처음 낚시춘추를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 초등학생 때부터 못 말리는 낚시인(?)이던 상윤 씨는 대학 교수인 아버지의 응원을 받으며 낚시를 즐겼는데 어느 날 낚시춘추도 구입해 주었다고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처음 받아든 낚시춘추는 그리 흥미를 끌지 못했다. 하지만 낚시를 거듭하면서 낚시춘추가 새롭게 다가왔다.
“방에 있는 낚시 장비만 보다가 낚시춘추 지면에 등장한 장비를 보고는 종류가 너무 많아 놀랐어요. 또 어종과 낚시터도 그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던 것은 한 마디로 ‘새발의 피’였죠. 낚시춘추는 신기법이 많아서 좋았습니다. 당시 관심이 많았던 에깅 기사를 유심히 읽었는데 포항에서 유행하는 로케티어채비(에기를 뒤집어서 캐스팅)는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제주도가 바다낚시 일번지라고 하지만 제주도의 낚시가 전국의 바다낚시를 대변하는 게 아니라는 걸 깨달았죠. 제주도는 제주도일 뿐 우리나라엔 정말 많은 낚시가 있다는 걸 낚시춘추를 보고 알게 되었습니다.”
“전 책으로 낚시를 배웠어요”
새로운 기법을 접하는 것도 신기했지만 더 흥미가 가는 건 같은 장르라도 사람에 따라, 낚시터에 따라 낚시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이었다. 항상 제주식 낚시법만 보던 그는 낚시춘추를 통해 같은 낚시라도 얼마든지 다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낚시의 다양성을 배웠고 한다. 그렇게 책을 보며 실제로 포인트에 나가 어떻게 공략할 것인지 구상했고 더불어 일본의 낚시정보도 접해가며 낚시에 대한 지식을 넓혀갈 수 있었다.
“요즘 인터넷을 보면 어떤 일에 미숙한 사람을 더러 책보고 배웠냐고 놀리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연애에 미숙한 사람을 더러 연애를 책보고 배웠냐고 놀리는 식이죠. 요즘 사람들에게 책은 텍스트 그 이상의 의미가 아닐지 몰라도 저는 다릅니다. 책을 보고 낚시를 배웠기 때문입니다. 따지고 보면 책을 본다고 해서 누구나 공부를 잘 하는 것은 아니죠. 책을 보고 깨닫고 응용해야 비로소 책의 가치가 실현된다고 생각합니다. 낚시춘추는 저에게 정말 많은 깨달음을 주었습니다.”
잡지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는 모습은 진지하기만 했다. 요즘 젊은 사람들에겐 잡지는 한 번 읽고 쉽게 버리는, 소장가치라는 것은 이제 먼 옛날의 이야기일지도 모르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지난 낚시춘추 2월호에 송귀섭 선생님의 인터뷰 기사를 봤어요. 낚시춘추에 전문 낚시인의 길이 있었다는 제목으로 기고를 하셨는데 그 말이 정말 와 닿았어요. 낚시에 관심이 있다면 다른 사람들의 낚시에도 관심을 가지게 되고 여러 지식을 잡지를 통해 나누면 거기에 자신만의 길이 열리는 것 같습니다. 요즘 말로 ‘진지충’이 되고 싶진 않지만 어느 한 분야를 진지하게 접근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유상윤 씨 책상엔 각종 튜닝 장비와 루어 제작 용품들이 가득했다.

▲ 15살 때 처음 벵에돔을 낚고 기념 촬영한 사진. 직접 채비하고 용돈으로 밑밥을 사서 낚은 벵에돔이다.

▲ 유상윤 씨의 낚시복과 릴 쇼케이스. 틈틈이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구매한 것이며 출조 후 매일 세척하는 부지런함으로 모든 낚시장비를 방에 보관하고 있다.
새로운 장르, 기법 소개 줄어 안타까워
하지만 낚시춘추가 항상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었다. 독자로서 아쉬운 점을 같이 얘기했다.
“낚시춘추를 읽다보면 이미 접한 낚시기법이 다시 소개되는 일이 많았습니다. 같은 장르, 같은 기법을 여러 번 소개해야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그럴 땐 조금 새롭게 각색하면 좋겠어요. 그리고 한 장르에 전문적으로 빠져들면 일본에 비해 소식이 느리다는 것이 아쉽습니다. 예전에는 일본과 비슷한 시기에 새로운 장르가 소개되기도 했고 한국식으로 한 단계 더 발전해서 소개한 기사들도 많았는데 그런 기사들이 줄어든 느낌이에요. 개인적으로는 좀 더 소수를 위한 매니악한 장르와 새로운 장르를 보고 싶습니다.”
유상윤 씨는 낚시춘추가 더 전문적인 낚시잡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그 이유는 낚시를 취미로 하는 그에게 있어서는 우리나라 낚시잡지의 수가 부족하고, 또 전문적이고 다양한 내용을 수록한 낚시잡지는 더 부족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다른 낚시잡지를 보면 너무 대중적인 내용만 나옵니다. 과연 지금 시대에 대중적인 내용을 돈을 내고 사 볼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낚시춘추는 좀 더 전문적이고 발 빠른 잡지가 되었으면 합니다.”
지면에 조행기가 실렸을 때의 기쁨
최근 낚시춘추에서 가장 관심 있게 보고 있는 지면은 조홍식 필자의 ‘로드빌딩’. 유상윤 씨의 꿈은 조구업체 사장이 되는 것인데 요즘 한창 로드빌딩과 루어 제작에 몰두하고 있다. 그의 책상에는 가이드를 분해한 낚싯대와 루어 금형을 제작하기 위한 나무 모형의 루어들이 놓여 있었다.
“낚시춘추를 보고 있으면 가끔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됩니다. 앞으로 로드와 루어 제작자가 되고 싶은데 항상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갈증을 느낍니다. 그걸 낚시춘추가 해소해줘요.”
정보 외에도 낚시춘추는 다른 즐거움을 주었다. 2019년 제주도 문섬에서 대형 잿방어를 낚았을 때는 낚시춘추가 그의 조과를 자랑할 수 있는 무대가 되었다. 항상 눈으로 보고 즐기던 낚시춘추에 처음 문을 두드렸을 때는 어떤 모습으로 지면에 비춰질지 기대감에 부풀었다.
“최대어를 신청한다는 것이 생각처럼 쉽지 않더라고요. 전화 한 통이면 되는 일이지만 내가 낚은 고기가 과연 가치가 있을까, 이런 걸로 전화를 해도 될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하지만 꼭 소개를 하고 싶었기에 연락을 했고 흔쾌히 조행기를 실어준 낚시춘추 기자님께 감사드리고 있어요.”
유상윤 씨는 15살 때 처음 낚시춘추를 접한 후 10년이 지나 낚시춘추에 연락해 최대어에 도전했다. 처음으로 잡지에 실렸다는 기쁨은 대어를 낚은 것처럼 기뻤다고 한다.
“낚시춘추가 없었다면 아마 그날의 제 기록은 인터넷 어딘가에 있을 거예요.”
“조구업체 대표 꿈을 이루면 제일 먼저 낚시춘추에 광고 하겠습니다”
유상윤 씨는 인터뷰를 하면서 낚시춘추에 바라는 점을 계속 얘기했다.
“인터넷 시대지만 낚시춘추에서만 볼 수 있는 자료가 있어요. 블로그나 카페는 새로운 정보가 빨리 등장하지만 대부분 여과되지 않는 조구정보밖에 없어요. 그런 정보는 업체 홈페이지를 통하면 누구나 접할 수 있기 때문에 정보라고 할 수 없죠. 그런 정보를 토대로 실제 필드에서 경험한 내용이 진짜 정보인데 낚시춘추에선 그런 정보들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새로운 정보를 빨리 받아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꿈이 조구업체 사장인 상윤 씨는 업체를 등록하면 제일 먼저 낚시춘추를 통해 홍보를 하겠다고 했다. 함께 동행취재를 하고 상품을 발매하면 낚시춘추에 광고를 하고 앞으로 낚시춘추와 함께 할 날을 벌써 머리에 그리고 있었다.
“낚시잡지가 존재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구에게는 등용문이 될 수 있고 누구에게는 홍보와 기회가 될 수 있는 무대가 바로 낚시춘추입니다. 인터넷 세상이라고는 하지만 공신력을 갖추거나 믿고 볼 수 있는 자료는 양이 적습니다. 너무 우후죽순처럼 미디어 정보가 늘어났어요. 처음엔 아니었지만 지금은 인터넷 미디어가 많이 변질된 느낌입니다. 그나마 일부 유튜버들은 좀 더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낚시춘추를 교과서 삼아 정보를 얻어 대본을 만든다고 하는데 그런 점은 다행입니다. 아무쪼록 낚시춘추가 우리나라 낚시정보의 중심이 되어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