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특집1
낚시춘추 50년을 돌아본다

596권의 낚시춘추로 보는
한국낚시 50년
50대 뉴스(41~50)

이영규 기자

41 제로찌낚시, 벵에돔낚시 판도를 바꾸다_제주 벗어나 남해에도 벵에돔 열풍 부는 계기 마련
지금은 보편화된 벵에돔 제로찌낚시 기획기사가 98년 무렵 낚시춘추 지면에 소개됐다. 제로찌낚시란 구멍찌의 부력을 대거 상쇄한 초저부력 구멍찌를 이용한 낚시를 말한다. 이전까지는 보통 B~3B찌를 이용한 벵에돔낚시가 주를 이루었다. 그러나 잔존부력을 거의 없앤 상태의 제로찌를 사용하면 예민한 입질의 벵에돔도 쉽게 낚아낼 수 있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국내 벵에돔낚시 판도를 뒤흔들었다. 당시 벵에돔 제로찌낚시를 국내에 전파한 사람은 본지 필자로 활동 중인 민병진 씨다. 일본의 유명 낚시인들과 친분이 깊었던 민병진 씨는 일본에서도 이제 막 개념이 자리를 잡기 시작하던 제로찌낚시를 97년 무렵부터 낚시춘추를 통해 국내에 소개했다. 1998년 낚시춘추 8월호에 ‘제로조법’이라는 이름으로 찌의 특성과 낚시법이 소개됐으며 이 기사가 나간 이후 국내 바다낚시계에 벵에돔 제로찌낚시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남해에 벵에돔낚시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낚시인 중에서는 국내 벵에돔낚시는 낚시춘추의 제로찌낚시 소개 이전과 이후로 구분할 수 있다고도 말하고 있다.

▲국내 벵에돔낚시의 새 장을 연 제로찌낚시 기사가 본지 98년 8월호에 실렸다. 97년 무렵부터 간헐적으로 지면에 소개되다가 98년 여름 ‘찌낚시 신기법 제로찌낚시’라는 타이틀로 기획 기사가 실렸으며 이즈음을 전후해 제주도는 물론 남해안에도 벵에돔 제로찌낚시가 붐을 이루게 됐다.

42 범낚시계 운동으로 확산된 치어방류사업_2000년 한국낚시진흥회·한국낚시연합 공동 추진
2000년 초 한국낚시진흥회(회장 박보국)와 한국낚시연합(회장 윤태근)은 ‘낚시터는 낚시인 스스로 지킨다’는 취지 아래 1월부터 각각 모금활동을 벌였다. 7월 7일 대청호와 광주호에 붕어 치어 20만미 방류를 시작으로 전국적인 치어방류사업을 이어갔다. 2000년 12월에 두 단체의 모금액은 한국낚시진흥회가 1억130만원, 한국낚시연합이 2천4만원이었고 이 기금을 사용해 전국 주요 호소에 200만미에 가까운 붕어, 쏘가리 등의 치어를 방류했다.
두 단체가 시작한 치어방류사업은 범낚시계 운동으로 확산됐으며 방류 대상도 담수어에서 감성돔, 참돔, 광어 등으로 확대됐다. 2000년에 시작된 치어방류사업은 20년이 지난 현재까지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며 2021년 현재 2015년에 한국낚시진흥회와 한국낚시산업협회가 통합해 만들어진 한국낚시협회(회장 김정구)가 사업을 이어받아 진행하고 있다.

▲한국낚시진흥회와한국낚시연합이 공동 추진한 범낚시계 치어방류 행사를 보도한 2000년 9월호 표지

▲2000년 7월 7일 한국낚시진흥회와 한국낚시연합이 공동 추진한 치어방류사업이 대청호와 광주호에서 동시에 실시됐다. 붕어 치어 20만미를 방류한 것을 시작으로 20년이 지난 현재는 감성돔, 참돔, 광어 같은 바다어종으로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사진은 첫 방류사업을 보도한 낚시춘추 2000년 9월호 표지와 충주호에서의 치어 방류 모습.

43 오징어 루어낚시, 에깅의 진가_갑오징어, 무늬오징어 최고 인기 낚시대상으로 등극
2000년 무렵부터 서해 오천 앞바다에서 알음알음 시작된 갑오징어 에깅이 낚시춘추 2002년 12월호에 처음 소개됐다. 98년 무렵 주꾸미 배낚시를 즐기던 충남 오천의 몇몇 선장들이 갑오징어(본명은 참오징어)를 에기로 낚아내며 갑오징어의 존재를 알게 되었다. 2002년 10월 14일에 오천 서해낚시 윤창석 대표 일행과 취재에 나선 김태운 기자는 오천 근해인 나무섬 일대에서 오후에만 20여 마리의 갑오징어를 낚아냈다. 당시만 해도 전용 장비가 아닌 우럭용 외줄낚싯대에 값싼 오징어 에기를 단 투박한 장비와 채비였다. 서해에서부터 시작된 갑오징어 에깅은 남해로까지 확산돼 가을~겨울철 최고의 인기 장르로 등극했다.
무늬오징어는 2003년 무렵, 한조무역 박범수 대표 일행이 울산 인근 정자와 포항 근교 방파제에서 잔챙이급 무늬오징어를 낚아내며 내륙권 에깅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본명이 흰오징어인 무늬오징어는 제주도에서는 아주 오래 전부터 낚이고 있었으나 대부분 생미끼를 쓴 재래식 채비 또는 어선을 이용한 일명 ‘끄심바리’ 낚시로 낚아왔다. 박범수 대표는 2002년부터 동해안을 중심으로 에깅 탐사를 다녔고 2003년에 드디어 무늬오징어를 낚아내는데 성공한 데 이어 2005년에는 삼척 임원항 입구 도미굴 포인트에서 600g 내외의 무늬오징어를 마릿수로 낚아내며 무늬오징어 에깅 확산에 공헌했다. 무늬오징어 에깅은 임원, 장호, 호산, 남아포(근덕) 등의 삼척권은 물론 울진 후포 등지로까지 유행이 확산되었다. 2004년 무렵부터는 남해동부 거제도, 매물도에서 무늬오징어가 확인되기 시작했고 양은 적었지만 서해 군산 고군산 앞바다에서도 에깅에 무늬오징어가 낚이며 전국적으로 유행했다.

▲서해 오천 앞바다의 갑오징어 에깅을 소개한 낚시춘추 2002년 12월호 표지와 화보기사.
▲2000년 무렵부터 알음알음 시작되다가 현재는 서해 가을낚시를 대표하는 장르로 성장했다.

44 붕어 대물낚시 대유행_마릿수낚시에서 대물 위주로의 패러다임 변화
전층낚시와 유료터낚시가 인기를 끌던 2000년대 초반부터 붕어 대물낚시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정확히는 90년대 후반부터라고 할 수 있는데 붕어 대물낚시란 콩, 새우, 참붕어 등의 미끼를 사용해 월척 이상의 큰 붕어를 노리는 낚시를 의미한다. 그만큼 입질 확률이 떨어지기 때문에 붕어 대물낚시는 10대 이상의 다대편성이 기본이었고 채비도 일반 떡밥낚시와 달리 강하게 사용했다.
붕어 대물낚시가 활성화된 계기는 본지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된 대물낚시 현장 기사와 테크닉 기사가 바탕이 됐다. 특히 대물붕어 낚시인으로 유명한 차종환 씨가 중심이 된 ‘대물실사팀’과의 연속 동행 취재, 대구와 김천 등지 대물 낚시인들의 새우낚시가 본지를 통해 꾸준히 소개되면서 전국적인 붐을 일으키게 됐다.
붕어 대물낚시 열풍은 민물낚시용품 시장에도 큰 변화를 불러왔다. 다대편성 영향으로 낚싯대 판매가 늘었고 대물찌 시장도 커졌다. 그 외에 거친 포인트 개척을 위한 수초제거기, 낚시텐트, 대형 낚시가방, 대물좌대 등의 용품들이 새로운 아이템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롱런하던 생미끼 붕어 대물낚시 열풍은 2010년을 기점으로 하향곡선을 걷게 된다. 전국 수계에 배스가 유입되며 새우·참붕어낚시가 어렵게 되자 글루텐 미끼 위주의 낚시로 전환됐기 때문이다. 약해진 붕어 입질에 대비, 채비 역시 가늘고 예민함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2000년 초반부터 불기 시작한 붕어 대물낚시 열풍이 2000년 중반 들어 피크를 맞았다. 다대편성과 장대 위주 낚시가 보편화된 것도 대물 붕어낚시의 영향이다. 표지 속 인물은 2000년 무렵부터 본지에 대물낚시 연재 및 취재원으로 활약했던 붕어연구소 차종환 소장이다.

45 참돔 타이라바 위력에 전국이 ‘깜놀’_고군산 참돔 타이라바 낚시잡지로는 최초 소개
현재 선상 루어낚시의 최고 인기 장르인 타이라바가 낚시잡지로는 최초로 낚시춘추를 통해 소개됐다. 2008년 6월 3일, 일본 다이와 필드테스터인 다카하시 미치아키 씨가 낚시방송 촬영을 통해 내한했고 가이드 민병진 씨와 함께 서해 고군산군도로 출조해 타이라바로 첫 참돔을 올렸다. 주꾸미를 닮은 묘하게 생긴 타이라바에 현지 낚시인과 선장은 고개를 갸웃거렸지만 3시간30분 동안 18마리의 참돔이 솟구치는 대호황을 맞았다. 경천동지할 타이라바의 위력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현재 남해와 제주도에서도 참돔 타이라바가 활성화되는 도화선이 됐다. 당시 본지 필자로 활동하던 유영택 PD가 방송 촬영 겸 현장 취재를 마치고 낚시춘추에 기사를 실었다.

▲신기법 참돔 타이라바 첫 성공 기사가 본지 2008년 7월호에 실렸다. 서해 고군산군도에서 시작된 타이라바 기법은 이후 본지를 통해 테크닉과 제반 사항이 지속적으로 연재되면서 제주와 남해안에도 붐을 일으켰다.

46 낚시관리 및 육성법 시행_시행 초기 납추제품 사용 규제로 낚시계 큰 반발, 법 개정 요구 계속돼
낚시관리 및 육성법은 정부가 법안을 제정한 낚시에 관한 최초의 법률이자 세계 유일의 낚시전문법령이다. 2011년 3월 9일 정식 공표되었고, 시행령과 시행규칙 제정만을 남겨 놓은 상태에서 독소조항이 추가되어 낚시계의 큰 반발을 샀다. 그것은 유해낚시도구 규제 조항으로 ‘납추를 비롯한 납이 함유된 도구를 법 시행과 동시에 제조, 유통을 금지한다’는 내용이었으며 9월 10일 법 시행과 동시에 적용키로 했다. 대체 상품이 없는 상황에서 납추제품의 사용 규제로 낚시 관련 산업의 위축이 불을 보듯 뻔했다.
낚시계의 큰 반대에 부딪히자 담당부서인 해양수산부는 납추 판매와 사용 유예 기간을 3년 연장한다고 밝혔다가 6개월로 단축시키는 등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며 법 개정을 추진하게 된다. 2014년 7월 31일, 납 등 유해물질 검사 품목을 기존의 낚싯대, 낚싯줄, 낚싯바늘, 낚시봉(추) 등 광범위한 낚시도구에서 낚시봉 및 금속 재료를 추가해 제작한 낚싯바늘과 찌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았다.
낚시관리 및육성법은 납추 규제 외에도 여러 독소 조항을 담고 있어 낚시계의 지속적인 개정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낚시로 잡을 수 없는 수산동물의 종류, 마릿수, 체장, 체중을 정할 수 있는 제5조와 기초자치단체장이 낚시통제구역을 정할 수 있는 제6조가 대표적이다.

▲낚시관리 및 육성법 입법 예고 기사가 본지 2009년 8월호에 실렸다. 2011년 3월 9일에 정식 공표된 낚시관리 및 육성법은 낚시계를 위축시키는 여러 독소 조항들로 인해 지금도 논란이 거세다.

47 5짜 붕어 시대 도래_2010년 무렵부터 무더기 출현
낚시춘추에서 2006년까지 35년간 입수한 5짜 붕어는 겨우 8마리였다. 그러나 2007년 이후 5짜 붕어가 무더기로 낚이기 시작해 ‘특집 5짜 붕어 시대가 열린다’를 기획한 2011년 무렵까지 접수된 5짜붕어는 42마리에 달했다. 2006년 이전까지만 해도 월척을 넘어 4짜 붕어 시대가 열렸다고 낚시인들은 놀라워했지만 어느새 10cm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 5짜 붕어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5짜 붕어의 출현이 눈에 띄게 늘어난 것은 2010년 무렵부터다. 2007년에 8마리, 2008~2009년에 6마리가 낚인 후 2010년에 19마리가 무더기로 쏟아졌다. 2010년의 최다 배출지는 밀양 덕곡지로 한 해에만 13마리의 5짜가 쏟아졌다. 당시 덕곡지에서는 낚시춘추에 공식적으로 접수된 붕어 외에도 비공식 5짜까지 합하면 50마리 이상이 낚였다는 소문도 나돌았다. 그 외에 고흥 세동지, 통영 안정지는 물론 고흥 해창만 등지에서도 5짜 붕어가 연달아 올라와 5짜 붕어 시대에 진입했음을 알려주었다.

▲붕어 5짜 시대 도래를 다룬 2011년 6월호 표지와 특집기사 내용. 5짜 붕어가 급속도로 증가한 이유와 낚시터, 기법 등을 다뤘다.

48 지자체 낚시축제의 활성화_화천산천어축제, 세계 4대 겨울축제로
세계 4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우뚝 선 화천산천어축제는 지난 2003년 1월 31일~2월 1일에 1회 행사가 열렸다. 마땅한 지역 축제를 보유하지 못했던 화천군은 화천산천어축제의 대성공으로 화천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한편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성공했다. 2019년까지 이어진 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 명이 이상이 찾고 있다. 2019년 강원대학교 산학협력단에서 밝힌 축제의 직접경제유발효과는 약 1300억 6,400만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총 7만891원으로 집계될 정도다. 얼음 산천어낚시와 산천어맨손잡기는 화천산천어축제의 메인 이벤트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화천산천어축제의 대성공으로 지역별로 다양한 겨울축제가 활성화되는 계기가 됐다.

49 생활낚시의 대중화_낚기 쉽고 조황 뛰어난 선상낚시 위주로 대유행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내 바다낚시는 전문가들이 즐기는 매니아낚시라는 측면이 강했다. 감성돔, 벵에돔, 참돔 등의 고급 어종을 낚기 위해서는 비싼 장비가 필요했고 출조에 드는 경비도 비싸 일반인들이 즐기기에는 부담이 컸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불기 시작한 주꾸미, 갑오징어 에깅을 시작으로 소위 생활낚시 장르가 뜨기 시작했다. 생활낚시란 ‘바다낚시 상식이 부족한 일반인도 쉽게 입문해 충분히 조과를 거둘 수 있는 쉽고 재미난 낚시’를 통칭하는 용어다. 생활낚시 대상은 주꾸미, 갑오징어 외에 호래기, 갈치, 한치, 도다리, 광어 같은 어종을 의미하는데 대부분 선상낚시로 쉽게 낚을 수 있는 고기들이다. 이웃 일본도 우리나라와 비슷한 시기에 생활낚시가 확산되면서 매니아 성향의 전문가 낚시는 시장이 점차 축소되고 있다. 참고로 ‘생활낚시’라는 용어는 낚시춘추에서 처음 만들어낸 용어이다. 2006년 2월 바다낚시 지역 특집 기사로 부산을 다루면서 ‘생활낚시 천국 부산’으로 제목을 정한 것이 시초가 됐다.

50 스마트폰의 등장과 온라인 낚시 시대_조황 검색, 쇼핑, 동호회 활동 등을 내 손 안에서
2000년대 들어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우리 생활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커지고 있다. 스마트폰의 강점은 어디서든 인터넷을 활용할 수 있는 휴대성에 있다. 기존 오프라인에서 하던 일들이 빠르게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다. 낚시도 큰 변화를 맞았다. 조황 검색, 쇼핑, 동호회 활동은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스마트폰에선 조황을 실시간으로 검색하고 밴드나 페이스북 등의 SNS에서 의견을 주고받는다. 낚시 기법은 유튜브를 검색해 동영상으로 보고 배울 수 있다. 낚시인의 길잡이 역할을 담당해온 낚시춘추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온라인 콘텐츠를 강화하는 등 스마트폰시대의 낚시춘추를 준비하고 있다.

▲낚시춘추 홈페이지인 낚시광장을 스마트폰으로 접속한 모습. 조황은 물론 낚시계의 여러 동정을 빠르고 간편하게 검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