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특집1
낚시춘추 50년을 돌아본다

596권의 낚시춘추로 보는
한국낚시 50년
50대 뉴스(11~20)

이영규 기자

11 바다낚시 미끼의 혁명, 크릴 등장_불러 모아 낚는 기법으로 전환되는 계기 마련
본지 1982년 4월호에 크릴 미끼 광고가 처음으로 실렸다. 크릴새우의 등장은 국내 바다낚시의 역사를 새로 쓴 사건으로 꼽을 수 있다. 70년대 말 일본 낚시인들이 갖고 들어온 크릴 미끼가 놀라운 위력을 발휘한 것이 크릴의 진가를 알린 최초의 계기였다. 1980년 초 크릴의 등장은 민장대 맥낚시나 원투 처넣기낚시 등의 패턴에서 ‘불러 모아 낚는’ 기법으로의 전환이 이루어진 계기가 되기도 했다. 원로 바다낚시인 김준남 씨가 본지 1982년 4월호에 크릴새우 미끼의 위력에 대해 연재함으로써 크릴새우 미끼 기사가 지면을 통해 첫 보도되었다.

▲1982년 4월호에 아남수산주식회사의 크릴 미끼 광고가 최초로 실렸다. 크릴 미끼가 등장하면서 국내 바다낚시 미끼 시장에 큰 변혁이 찾아왔다.

12 전국 심야 통금해제_밤낚시 시대 열리며 낚시경기 활성화
1982년 1월 5일 새벽 4시를 기해 심야 통금해제가 풀렸다. 이로 인해 낚시인들은 언제든 자신들이 원하는 편한 시간을 택해 때를 가리지 않고 낚시를 갈 수 있게 됐다. 길목 좋은 곳에 위치한 낚시점들은 앞 다퉈 24시간 영업을 실시했고, 서울 한남동의 낚시타운은 토요일 밤이면 불야성을 이루었으며, 남해안 갯바위 낚시터를 찾는 바다낚시 출조버스들도 밤새 경부고속도로와 남해고속도로를 질주했다. 통금해제는 낚시인들에게 마음 편히 밤낚시를 즐길 수 있는 자유를 안겨주었다는 점은 물론 낚시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심야통금 해제로 달라진 출조 모습을 보여주는 1983년 5월호 기사. 출조를 위해 심야에 서울 한남동 낚시타운으로 몰려든 낚시인들의 부산함을 화보에 담았다.

13 은성사, 업계 최초 2천만달러 수출_정부, 87년에는 낚싯대를 세계 일류화 대상 10대 품목 선정
㈜은성사는 업계 최초로 2천만 달러의 낚시용품을 수출해 83년 11월 30일 열린 수출의 날에서 ‘2천만불 수출의 탑’과 동탑 산업훈장을 수상했다. 81년에 1천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뒤 2년 만에 배 이상의 수출액을 달성한 셈이다. 80년대는 한국 낚시산업이 최절정기에 이르던 시기로 은성사 외에 ㈜서울조구, ㈜삼우인더스트리얼, ㈜태원, ㈜반도레포츠 등 국내 유수 조구업체들에서 낚싯대와 릴을 수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과 낚시산업 발전에 앞장섰다. 이에 정부는 87년에 낚싯대를 운동화, 봉제완구, 도자기, 식기류, 피아노, 전자렌지, VTR 등과 더불어 세계 일류화 대상 10대 품목으로 선정했다.

▲ 은성사의 업계 최초 2천만불 수출의 탑 수상 광고가 실린 낚시춘추 1984년 1월호.

14 배스 도입과 확산_73년 도입, 80년대 초부터 생미끼 대낚시에 낚이기 시작
1973년 정부는 국민 식생활 향상을 위한 식용 목적으로 미국으로부터 최초 치어 500미를 실험용으로 이식해 청평내수면연구소에서 양식했고 양식한 치어가 75년~78년 조종천과 팔당호 인근에 방류됐다. 양평 등의 한강 수계로 퍼져나간 배스는 80년에는 양수리 부근에서 심심찮게 낚였고 82년 들어서는 남한강 목계까지 퍼져나갔다. 생미끼 대낚시에 낚이는 배스는 당시만 해도 생소한 고기였다. 본지 1983년 11월호에선 ‘한강 배스 대낚시의 전모’라는 제목으로 낚시 대상어로서의 배스를 집중조명하며 발전 가능성을 다루었다.

▲ 배스 사진을 표지로 사용한 1985년 11월호. 1973년 미국으로부터 수입된 배스는 1980년대부터 본격 낚시 대상어로 성장했으나 생태계 파괴의 주범이라는 오명과 함께 루어낚시 활성화의 주역이라는 화두를 안겨주었다.

15 국내 최초 독도 낚시 탐사_84년 5월,본지 김국률 기자 취재, MBC에도 방영돼 화제
84년 5월 31일 낚시춘추 김국률(현 예조원 대표) 기자와 MBC 방송국팀으로 꾸려진 독도 낚시 탐사대가 국내 최초로 동도와 서도에 상륙해 야영낚시를 시도했다. 이 탐사에는 서울의 유주방, 황일환, 안창선, 홍용운 씨 외에 수원의 박영구, 안상운, 부산의 박영덕, 울산의 심정우, 차경희 씨 등의 전문 낚시인 10명이 동행했다.
5월 31일 오전 10시에 울릉도를 출발한 탐사대는 오후 5시 40분경 드디어 동도 선착장에 도착, 오후 5시 40분부터 6월 1일 정오까지 21시간 동안 전대미문의 독도 갯바위낚시를 시도했다. 낚시춘추가 주도한 이 낚시 탐사는 해동산업(주)가 지원했으며 낚시탐사 과정이 MBC 뉴스센터를 통해 방영돼 전 국민의 관심을 모았다.

▲ 국내 최초의 독도낚시 탐사가 낚시춘추 84년 7월호에 실려 전국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표지 옆 흑백기사는 컬러기사와 함께 보도한 조행기이며 아래 사진은 독도낚시 원정에 참여한 낚시인들의 기념촬영이다.

16 케미컬라이트 첫 생산_칸델라 시대 지고 밤낚시의 새 시대 개막
원래 케미컬라이트는 미군 부대에서 사용하던 군사용 조명기구였다. 일본에서는 크기를 줄이는등 개량해 산업용품이나 생활용품으로 활용했으나 우리나라는 1981년 4월부터 어업용으로 생산이 시작됐다. 당시 국내에 민물낚시용 케미컬라이트를 생산하던 업체는 삼해화학과 신한양행. 케미컬라이트의 등장으로 80년대 초까지 밤낚시의 제왕으로 자리를 누리던 칸델라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다.

17 국내 최초 플라이낚시 강좌 개최_일본 나카노고죠 초청, 플라이낚시 유행 계기
서울릴낚시회를 이끌던 박현재(89년 작고) 씨가 일본 플라이낚시계의 대부격인 나카노고죠(中野辛三) 씨를 초청해 국내 최초의 플라이낚시 강좌를 열었다. 85년 11월 9일 서울 종로구 소재 예총회관에서 강좌가 열렸으며 다음날은 남한강 양촌리에서 실제 캐스팅 시범과 실기 강좌를 이어갔다. 이 강좌를 계기로 국내에 플라이낚시 동호회가 하나둘 생겨났고 국내에 플라이낚시가 본격적으로 유행하게 됐다.

18 한국낚시진흥회 창립_현 한국낚시협회의 전신, 정부에 가장 많은 낚시정책 제시
1986년 9월 13일, 전국 각지의 낚시계 유명인사들이 중심이 된 한국낚시진흥회가 창립됐다. ‘어족자원의 보호와 증식, 낚시질서 확립과 낚시터 환경 정비보존, 낚시에 관한 지식 보급과 계몽 등에 필요한 사업을 함으로써 낚시의 건전한 진흥을 도모, 좀 더 밝고 풍요로운 사회 형성에 기여하기 위함’을 기치로 내걸고 창립했다.
창립 2년 5개월 후 체육부 산하 사단법인체로 등록됐다. 초대 회장에 한형주(낚시춘추 창간인, 서울대 의대 외래교수) 박사, 부회장에 김시철 시인, 안강태 부산낚시연합회 회장, 김인선 제주낚시연합회 회장이 추대됐다. 서기원 전 KBS 사장, 박보국 은성사 회장 등이 연이어 회장을 맡았으며 2016년 3월, 사단법인 한국낚시산업회와 통합해 지금의 사단법인 한국낚시협회(초대 공동회장 김정구, 정연화)로 역사를 이어오고 있다.
한국낚시진흥회는 정부에 가장 많은 낚시정책을 제시한 단체다. 1996년 6월 15일 한강환경관리청과 합동으로 낚시터 환경오염 합동단속을 벌였으며 1997년 7월에는 낚시면허제 실시에 반대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2000년 1월에는 한국낚시연합과 함께 치어방류사업을 펼치는 등 낚시환경보호와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 한국낚시진흥회의 창립 소식을 다룬 낚시춘추 86년 11월호.아래 작은 사진은 창립총회에 참석한 진흥회 멤버들의 기념 단체사진이다. 낚시춘추 창간인 한형주 박사가 초대 회장을 역임했다.

19 소양호 무지개송어낚시 호황_본지 86년 3월호 단독보도, 무지개송어낚시 활성화 계기 마련
무지개송어는 1965년 1월 3일 우리나라에 처음 도입됐다. 이후 양식에 성공한 무지개송어는 80년대 중반만 해도 고급횟감으로 많이 팔려나갔다. 그 무렵 자연 상태의 무지개송어를 낚을 수 있는 곳은 최초로 방류된 강원도 일원의 산간계곡이었다. 주로 대낚시로 낚던 무지개송어가 루어에 낚여 낚시인들에게 소개된 것은 본지 83년 4월호를 통해서였다. 장소는 강원도 삼척의 초당지. 이후 본지 86년 3월호를 통해 소개된 소양호의 무지개송어낚시 호황 기사는 그해를 국내 무지개송어낚시 원년으로 얘기할 만큼의 획기적인 내용이었다.

20 낚시면허제_86년 첫 제기, 97년에 전면 백지화
낚시면허제는 1986년 12월 4일 18시 낚시춘추 본사에서 열린 신년 좌담 ‘수산청 계획을 듣는다’에서 수산청의 낚시면허제(라이센스) 제기가 공식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수산청 관계자는 87년부터 91년도까지 이어지는 6차 5개년계획 기간 동안 검토를 끝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후 수산청은 주기적으로 강도를 달리하며 낚시면허제를 이슈화했고 96년 4월 27일에는 환경부에서 면허제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가기도 했다. 그러나 97년 3월, 환경부는 ‘현실성이 없다는 각계의 지적과 자체 판단’을 이유로 전면 백지화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