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특집1
낚시춘추 50년을 돌아본다

596권의 낚시춘추로 보는
한국낚시 50년
50대 뉴스(1~10)

창간 50주년을 맞는 낚시춘추에는 낚시단체의 탄생과 소멸, 낚시관련 제도와 법규의 변화, 낚시 대상어와 장르의 분화, 낚시 테크닉의 진화 등 한국낚시의 50년 발자취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1971년 창간호부터 창간 50주년을 맞은 2021년 3월호까지 발간된 596권의 낚시춘추를 통해 한국낚시 50대 뉴스를 선정 소개하고 기사가 실린 표지와 주요 지면을 함께 싣는다. 1971년 3월호부터 2021년 3월호까지 발간된 낚시춘추 호수는 600호가 되어야 맞으나 596호인 이유는 1972년부터 1975년까지 4년 동안은 1, 2월호를 합병 발간했기 때문이다.
이영규 기자

1 낚시춘추 창간_국내 최초의 낚시 전문 월간지 탄생
1971년 3월 1일, 국내 최초의 낚시 전문 월간지 낚시춘추가 3월호를 시작으로 세상에 나왔다. 발행인 한형주, 편집인 박종하, 편집장 홍순일. 총 168페이지에 광고가 9페이지, 기사가 159페이지였다. 낚시인구 30만~40만이던 당시 낚시 전문지의 출현은 낚시 대중화는 물론 낚시산업 발전의 기폭제 역할을 담당했다. 850만 낚시인구 시대를 맞은 지금까지 낚시정론지로서 한국낚시의 길잡이 역할을 담당했다.

▲국내 최초의 낚시 전문 월간지 낚시춘추. 창간호인 1971년 3월호를 시작으로 통권 600호를 눈앞에 두고 있다.

2 붕어 보트낚시의 등장_본지 71년 7월호 첫 보도, 2000년대 중반 들어 제2의 중흥기 맞아
본지 1971년 7월호에 붕어 보트낚시 기사가 지면에 최초로 등장했다. 낚시춘추 창간인 한형주 박사가 기고한 단색 기사로, 장소와 시간에 구애 없이 휴대할 수 있으며 자유자재로 이동하며 흡족한 조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 타인과 자리다툼 없이 낚시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보트낚시가 처음 등장한 1971년에는 신기법이라 하여 호의적이었으나 점차 확산된 1973년부터는 연안 낚시인들과의 갈등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1971년 9월호엔 삼공보트의 노란색 스완 고무보트 광고가 처음으로 실렸고 표지도 장식했다. 이후 붕어 보트낚시는 소수의 낚시인만 즐기는 장르로 구분되다가 2000년대 후반부터 제2의 중흥기를 맞게 된다.

▲붕어 보트낚시를 표지로 다룬 71년 9월호. 71년 7월호에 첫 기사가 나가며 붕어 보트낚시의 서막을 알렸다.

3 양어장낚시터의 시초는? 경기 양주시 송추의 유료터 첫 소개
1971년 9월호에 첫 유료낚시터 기사가 소개됐다. ‘낚시도 이제는 하나의 직업으로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됐나 보다’로 시작되는 흑백 화보는 양주시 송추에 있는 어느 유료터(사유지로 추정)에서의 낚시 모습을 담고 있다.

당시 입장료는 200원으로 소시민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수도 있었다. 당시 1칸 대 글라스로드의 가격이 1,500원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당시에는 귀한 송어와 잉어를 방류한 때문인지 낚은 고기는 또 다시 돈을 내야만 가져갈 수 있는 독특한 방식이었다.

▲1971년 9월호에 경기도 양주시 송추에 있던 유료낚시터 흑백화보가 최초로 소개됐다.

4 얼음낚시 시대 개막 창간호에 첫 소개, 사계절 붕어낚시 시대 도래
낚시춘추 창간호에 실린 붕어 얼음낚시 기사는 낚시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김포 고양수로에서의 얼음낚시 기사로, 이전까지의 얼음낚시라고 하면 한강에서 견짓대를 사용하는 전통 얼음낚시 범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1970년 12월 무렵부터 시도된 김포 고양수로 얼음낚시에 붕어가 잘 낚인다는 소식이 낚시춘추 창간호에 소개되자, 72년 겨우내 저수지 얼음낚시가 붐을 이뤘다.
본격 화보로 소개된 것은 본지 1973년 1·2월 합본호였다. 본지 홍순기 편집장은 ‘낚시 전천후 시대의 퍼레이드’란 제목으로 낚시 인파가 몰린 새해 얼음낚시 모습을 보도했다. 낚시춘추가 보도한 붕어 얼음낚시는 붕어낚시의 사계절 시대를 연 것은 물론 각 조구업체마다 얼음낚시 장비를 출시하는 등 낚시산업 발전에도 이바지했다.

▲낚시춘추 창간호에 고양수로 얼음낚시 기사가 실리며 화제가 됐다. 한강을 벗어난 수로권 얼음낚시 첫 보도는 저수지 얼음낚시가 유행하는 계기가 됐다.

5 내수면 보호수면제도 발표_전국 저수지 440개소 지정해 낚시 규제

1973년 12월 수산청은 보호수면제도가 포함된 내수면개발계획을 발표했다. 보호수면제도는 정부가 지원하고 지자체가 지도, 감독하여 주민들로 하여금 치어 생산과 보호, 관리, 유료낚시터 요금 징수 등을 통한 수익을 마을에서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주민 소득원을 제공하는 새마을사업의 일환인 셈인데, 이를 통해 74년에 전국 저수지 440개소가 보호수면으로 지정됐고, 75년과 76년에는 나머지 저수지도 순차적으로 보호수면으로 지정됐다. 치어를 방류한 저수지는 2년 간 낚시를 비롯한 어획 행위를 금지하고 해금 후에는 유료터로 전환시키는 이 제도는 낚시인에게 낚시세를 부과한다는 비난과 함께 관리를 맡은 현지민의 이권 싸움까지 더해져 본래의 취지대로 정착되지 못했다.

6. 빙어, 겨울낚시 본격 대상어로_낚시춘추가 발굴 최초 소개, 겨울낚시 대표 장르로 성장시켜
80년 2월호에 소양호 빙어낚시가 최초로 소개됐다. 당시 빙어는 소양호와 파로호 등 강원도 춘천, 양구 지역의 일부 낚시인만 낚던 고기였으나 낚시춘추에 채비와 낚는 법이 소개되면서 본격 낚시 대상어로 등장했다. 그 이전까지만해도 빙어는 피라미낚시 도중 곁다리로 낚이는 ‘작은 물고기’였을 뿐 너무 작아 낚시 대상어로 대접받지 못했다. 당시 빙어낚시를 소개한 낚시춘추 김국률(현 예조원 대표) 기자는 “겨울이 되면 마땅한 취재꺼리를 찾지 못해 애를 먹었다. 그래서 빙어를 낚시 대상어로 부각시켜보자는 생각으로 소개했는데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말했다. 이후 빙어낚시는 얼음 산천어낚시와 더불어 한국의 대표 겨울낚시 장르로 자리를 잡게 됐다.

7 카본 낚싯대 시대 개막_해동산업(주) 흑기사에 이어 (주)은성사도 출시
70년대를 풍미했던 글라스로드의 아성이 82년 카본 낚싯대 등장으로 무너지기 시작했다. 82년 봄 해동산업(주)에서 국내 최초의 카본 낚싯대인 흑기사(黑騎士) 시리즈를 출시한데 이어 (주)은성사에서도 카본 낚싯대 수향(水鄕) 시리즈를 내놓았다. 해동산업(주)와 (주)은성사의 카본낚싯대 광고는 낚시춘추 82년 4월호에 처음 실렸다.

8 전국학생낚시대회 개최_최초의 전국학생낚시대회, 시흥 에덴낚시터에서 열려
국내 최초의 전국학생낚시대회가 1982년 6월 13일, 시흥시 군자면에 있는 에덴낚시터에서 낚시춘추 주최로 열렸다. 첫 대회에는 중고대학생 각 50명씩(여대생 8명, 여고생 1명)이 참가했다. 반도스포츠공업(주), 로얄공업, (주)은성사, 해동산업(주), 한국낚시펜클럽이 후원했으며 KBS 촬영팀이 행사를 취재해 당일 저녁 6시와 다음날 아침 7시 뉴스에 소식을 방영했다. 그 외에 일간스포츠, 조선일보, 학생중앙 기자도 동행하는 등 여러 매스컴에서 취재했다.

9 새로 통일된 낚시용어사전 발간_비로소 우리 낚시용어를 갖다, 민중서관 국어대사전에 수록
낚시춘추는 창간호 이래 우리말 낚시용어를 다듬고 가꾸는 일에 노력을 기울였다. 당시만 해도 습관처럼 사용해 온 외래어와 속어, 비어들이 즐비했고 지역마다, 단체마다 서로 다른 용어를 제정, 발표함으로써 혼란을 더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낚시춘추는 때마침 결성된 한국낚시펜클럽(KAPC), 사단법인 전국낚시연합회, 부산낚시연합회와 협의해 1982년 ‘낚시 용어 통일’ 작업에 들어갔다. 본지 1982년 9월호엔 통일된 낚시용어사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1982년 12월 10일 330여 개에 달하는 용어가 해당 전문분과위원회에 전달되어 1983년 2월 말에 최종 300여 개의 낚시용어가 통일·확정되었다. 이 작업에는 낚시춘추 창간인 한형주 박사가 사재를 털었고 로얄공업(주), 반도스포츠공업(주), ㈜은성사, 해동산업(주)의 협찬으로 「새로 통일된 낚시용어」 책자 1500부가 제작돼 전국 낚시단체와 업계, 낚시인들에게 배포됐다.’ 이때 제정된 대부분의 낚시용어는 민중서관 발행의「국어대사전」에 수록돼 오늘까지 일반에도 사용되고 있다.

▲1983년에 낚시춘추를 통해 출간된 ‘새로 통일된 낚시용어 사전’ 이때 제정된 대부분의 낚시용어가 민중서관 발행의 국어대사전에 수록돼 오늘날까지 쓰이고 있다.

▲국내 최초의 학생낚시대회를 표지로 쓴 1982년 7월호. 낚시춘추 주최로 열린 이 행사는 대한민국 낚시 꿈나무들의 축제와도 같았다.

10 중량급 트롤링낚시 붐_오부일 씨의 2m48cm재방어 세계기록 등재
1979년 8월 22일, 서울 이동직 씨가 추자도 해상에서 길이 2m 27cm, 무게 125kg짜리 재방어를 트롤링낚시로 올린 것이 낚시춘추(1979년 10월호)에 첫 보도된 이후 약 3년간에 걸쳐 대형어 트롤링낚시 붐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다. 당시엔 외국잡지에서나 행해지던 대형어 트롤링낚시가 국내 바다에서도 가능하다는 점, 주 대상어가 2m 이상의 재방어와 상어라는 점 등도 화제가 됐다. 이후 1982년 10월 6일, 서울 낚시인 오부일 씨가 관탈도 서북쪽 해상에서 새끼 방어를 미끼로 2m48cm 재방어를 올렸고 이 고기는 당시 IGFA 세계기록으로 등재됐다.

▲1980년대 초는 국내에 중량급 트롤링낚시 붐이 조성된 시대였다. 82년 9월 21일 관탈도에서 2m 4cm짜리 재방어를 올린 배수용(위 사진) 씨와 사수도에서 2.16m짜리 재방어를 올린 성온(아래) 씨의 조과 사진이 1982년 11월호에 실렸다. 표지 사진에 어탁 작업을 준비 중인 사람은 한국어탁회의 초대 회장을 역임한 김홍동 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