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50주년 특별기획Ⅰ
1,528명 낚시인 의식 설문조사

낚시인 60.8%
“낚시 규제 대응할
전담 팀과 참여 사이트 필요”
서성모 편집장

설문조사 결과, 낚시인은 어자원, 낚시터 쓰레기, 낚시금지구역 지정 등 해결해야 할 낚시계 현안 중에서 낚시터 쓰레기를 가장 먼저 대책을 세워야 할 사안으로 꼽았고 낚시 규제에 대해서는 낚시단체 내에 이를 전담해서 대응할 팀을 만들고 이에 대한 정보와 반대 의견을 취합할 수 있는 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낚시인 65.7%, “낚시터 쓰레기로 인한 낚시금지구역 지정 문제 심각”
낚시인은 ‘다음 중 낚시계에서 우선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할 현안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라는 질문에 ‘낚시터 쓰레기’라고 답한 응답자가 650명(42.5%)으로 가장 많았고 ‘늘어가는 낚시금지구역 355명(23.2%)’, ‘낚시 규제 관련 법 개정 244명(16%)’, ‘어자원 195명(12.8%)’, ‘낚시정책 수립을 위한 낚시 인구, 산업 규모 등의 통계조사 84명(5.5%)’ 순이었다.
사실 낚시터 쓰레기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요즘 낚시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낚시터 쓰레기 문제는 어느 때보다 심각하다. 최근 몇 년 새 지자체들이 낚시터 쓰레기 를 이유로 낚시금지구역을 지정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낚시계에선 지난 2012년 9월 시행된 ‘낚시관리 및 육성법’에서 관할구역 내 낚시터의 금지구역 지정 권한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부여한 것(제6조)이 낚시금지구역 지정 남발의 근본적인 이유로 꼽고 있다. 하지만 낚시금지구역 지정 이유인 낚시터 쓰레기 문제에 있어 낚시인은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낚시터 쓰레기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큰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질문의 답변 항목 중 ‘낚시터 쓰레기’와 ‘늘어가는 낚시금지구역’은 연관 지어 생각할 수밖에 없는 현안이라 볼 수 있다. 두 답변 항목을 선택한 낚시인은 1005명(65.7%)이다. ‘낚시터 쓰레기 문제로 인해 늘어가는 낚시금지구역’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현안인 셈이다.

낚시터 쓰레기는 민물낚시인, 어자원은 바다낚시인이 더 심각하게 느껴
낚시계 현안에 대한 장르별 낚시인의 답변을 살펴보면, 낚시터 쓰레기와 늘어가는 낚시금지구역 지정과 관련하여 민물낚시인이 바다낚시인, 민물·바다낚시인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낚시터 쓰레기는, 650명의 응답자 중에서 민물낚시인이 268명(41%)으로 가장 많았고 민물·바다낚시인 204명(32%), 바다낚시인 178명(27%) 순으로 나타났다.
늘어가는 낚시금지구역이 가장 먼저 대책을 세워하는 현안이라고 답한 응답자 355명 역시 민물낚시인이 149명(42%)로 민물·바다낚시인 121명(34%), 바다낚시인 85명(24%)보다 많았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실제로 낚지금지구역이 지정되는 사례가 민물낚시터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어 민물낚시인들 스스로가 위기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작년에 장성군이 장성호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 예고했다가 낚시인들의 반발로 시행 유예되었고 올해는 평택시가 평택호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고 하고 있어 이슈가 되고 있다.
어자원은 응답자 195명 중 바다낚시인 80명(41%). 민물낚시인 59명(30%), 민물·바다낚시인 56명(29%) 순으로 나타나, 바다낚시인이 다른 장르의 낚시인보다 어자원 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낚시 규제 관련 법 개정’은 응답자 244명 중 민물·바다낚시인 101명(41%), 바다낚시인 75명(31%), 민물낚시인 68명(28%) 순으로 조사됐고 ‘낚시 정책 수립을 위한 낚시 인구, 산업 규모 등의 통계조사’라고 답한 응답자는 84명 중 민물·바다낚시인 35명(42%), 바다낚시인 25명(30%), 민물낚시인 24명(28%) 순으로 나타났다.

▲고양 공릉천변에 설치된 낚시금지 푯말.

어자원 증대를 위해 불법어로 단속, 외래어종 확산 방지 정책 필요
어자원은 낚시터 쓰레기와 함께 낚시계의 큰 현안이었다. 그런데 낚시계가 우선적으로 대책을 세워야 할 현안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어자원을 우선적으로 답한 낚시인은 12.8%에 그쳤다. 그렇다면 어자원은 예전보다 늘어나서 낚시인 관심에서 멀어진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다.
‘어자원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질문에 1024명인 67%가 ‘예전보다 줄었다’고 답했고 ‘예전과 별 차이가 없다’가 409명(26.8%), ‘예전보다 늘었다’는 95명으로 6.2%에 그쳤다. 지자체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사례가 문제가 최근 들어 부쩍 늘어나고 그 원인으로 낚시터 쓰레기가 부각되면서 위기감이 커졌고, 그로 인해 어자원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난 것으로 분석된다.
‘어자원 증대를 위해 우선적으로 세워야 할 정책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질문엔 ‘정부에서 불법어로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가 445명(29.1%)로 가장 많았고 ‘정부에서 블루길 등 외래어종을 퇴치하거나 확산을 막아야 한다’가 384명(25.1%), ‘낚시계에서 치어방류사업을 더 많이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가 278명(18.2%), ‘낚시인의 자발적인 캐치앤릴리즈’가 249명(16.3%), ‘금어기 등 감소 어종에 대한 정부의 포획 규제 정책 확대’가 172명(11.3%)으로 조사됐다.
정부의 불법어로 단속이 가장 많은 응답자 수를 얻은 배경엔, 앞서 밝힌 설문조사 결과에서 바다낚시인이 어자원 문제에 있어 다른 장르의 낚시인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불법어로로 인한 어자원 폐해는 민물보다는 바다가 더 크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많은 응답자 수를 얻은 외래어종 확산 방지는, 외래어종 유입이 민물에 국한되어 있는 만큼, 민물낚시인이 다수 응답했을 것으로 파악된다. 외래어종의 확산이 어자원 감소의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낚시인 71.8%, 낚시터 쓰레기 문제 심각
최근 가장 이슈가 되고 있는 낚시터 쓰레기에 대해 낚시인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어보았다. 먼저 ‘낚시터 쓰레기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질문에 대해 ‘예전과 비교해 그대로다’라고 답변한 낚시인은 634명(41.5%)으로 가장 많았고 ‘예전보다 늘었다’는 463명(30.3%), ‘예전보다 줄었다’는 431명(28.2%)이었다.
낚시터 쓰레기는 예전부터 해결해야 할 현안이었으므로 ‘예전과 비교해 그대로다’라는 의견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뜻한다. 결국 ‘예전과 비교해 그대로다’와 ‘예전보다 늘었다’에 응답한 낚시인 수를 합친 1096명(71.8%)은 낚시터 쓰레기문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런데 낚시터 쓰레기 발생 요인에 대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결과가 나타나 주목된다. 요즘 발생되는 쓰레기는 낚시인이 버린 쓰레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답변 내용이 그것이다. 낚시가 주목적이 아닌 관광객이나 현지민 등이 버린 쓰레기가 늘어났다는 것이다.
‘낚시터 쓰레기가 생기는 이유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질문엔 ‘전문 낚시인의 쓰레기는 줄고 있으나 낚시가 주목적이 아닌 관광객이나 현지인이 버리고 간 쓰레기가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한 낚시인이 663명(43.4%)으로 가장 많았고 ‘낚시인의 환경의식 부재 515명(33.75)’, ‘취사 중심의 낚시문화 253명(16.6%)’, ‘해당 지역 지자체의 쓰레기 관리 정책 부재 97명(6.3%)’ 순이었다.

▲감성돔 치어 방류행사. 한국낚시협회 임원들이 치어를 방류하고 있다.

차박 등 낚시가 주목적 아닌 관광객 쓰레기가 새로운 요인
낚시계에선 지금까지 낚시환경개선운동을 꾸준히 펼쳐왔고 낚시인 스스로도 낚시터 쓰레기를 줄이려고 노력해왔던 게 사실이다. 그 결과 낚시인의 환경의식이 개선되고 있다는 평도 듣고 있는 상황에서 몇 년 새 부쩍 늘어난 낚시 유입 인구가 낚시터 쓰레기 발생 요인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가령 이런 것이다. 작년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취미·레저 분야에선 가족과 함께 야외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이 큰 인기를 누렸다. 특히 차에서 하루 먹고 자고 오는 ‘차박’이 대유행했는데 이들이 찾은 곳들 중엔 낚시터도 많았다. 캠핑은 취사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여기서 나오는 쓰레기가 문제가 됐다. 이렇게 낚시터에 쌓인 쓰레기는 낚시인 쓰레기로 둔갑했다. 바로 구입한 원투대 한두 대를 던져 놓고 텐트나 차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이들을 전문 낚시인이라고 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낚시인이 아니라고도 할 수 없다. 이처럼 낚시터 환경과 관련해 새로 유입되는 낚시인구에 대한 대책도 필요한 시점이라 할 수 있겠다.
낚시터 쓰레기 문제 해결에 대한 낚시인들의 생각은 다양했다. ‘낚시터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방법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질문에 낚시인의 답변은 ‘해외처럼 낚시터 쓰레기에 대한 벌금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 464명(30.4%)’, ‘범낚시계가 동참하는 낚시터 환경 개선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쳐야 한다 441명(28.9%)’, ‘해당 지역의 지자체에서 일정 금액의 낚시터 청소비나 이용료를 징수하게 하여 관리하게 만들어야 한다 317명(20.7%)’, ‘쓰레기 발생 확률이 높은 취사 중심의 낚시문화를 바꿔야 한다 306명(20%)’ 순이었다.

▲항구 선착장의 차량들. 텐트를 설치해 차박을 하고 있다.

낚시인들, “청소료 부과 등 지자체 낚시터 관리 정책 논의할 수 있어”
낚시터 쓰레기 문제로 인해 낚시인이 입는 피해는 낚시를 못하게 되는 일이다. 몇 년 새 지자체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에 대한 낚시인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지자체에서 낚시터 쓰레기, 수질오염, 어자원 감소 등을 이유로 낚시금지구역을 지정하는 일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이란 질문에 낚시인은 ‘무조건적인 낚시금지 대신 지자체가 과태로 부과, 청소비, 이용료 징수 등의 관리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 529명(34.6%)’, ‘낚시금지와 관련해 근거를 마련하고 낚시계와 먼저 논의해 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520명(34%)’, ‘낚시금지로 모든 것이 해결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인 발상이다 406명(26.6%)’, ‘낚시인의 자업자득이므로 어쩔 수 없다 73명(4.8%)’ 순이었다.
답변 결과를 보면 지자체가 낚시금지구역 지정 전에 지정 이유와 관련해 낚시계와 해결 방안을 먼저 모색하고 그 방안이 청소비 부과 등 이용료를 내는 식의 관리방법이라 하더라도 충분히 논의할 수 있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식의 해결 과정이 낚시인의 참여가 없이는 전개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작년 낚시계에서 큰 이슈가 됐던 장성호 낚시금지구역 지정 행정예고와 강원도 문어낚시 금지 조례안이 좋은 사례다. 지금까지 지자체의 낚시금지구역 지정은 해당 지자체의 홈페이지에 행정예고 고시를 하고 의견을 수렴한 후 추진하는 것이었다. 만에 하나 행정예고 고시를 보지 못했거나 의견수렴 기간이 지난 뒤 뒤늦게 알게 됐다면 말 한 번 하지 못하고 그대로 낚시금지가 되는 상황을 지켜봐야 하는 것이다.
장성군은 낚시터 쓰레기와 수질오염을 이유로 장성호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하려 했으나 청와대 국민청원과 반대 의견서를 제출 등 낚시인들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혔다. 군은 군청 앞 항의시위까지 이어지자 낚시계와 면담을 요청하기에 이르렀고 행정예고 고시 초기의 강경했던 태도는 한층 누그러졌다. 결국 ‘장성호의 낚시금지구역 지정을 유예한다‘는 발표를 이끌어냈다.
강원도의회가 추진한 강원도 문어낚시 금지 조례안은 강원도 어민들의 생업을 보장하기 위해 강원도 해역 내 선상 문어낚시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강원도 내 선주들이 항의방문하고 청와대 국민청원이 3일 만에 2,340건에 이르자 법안 상정을 유보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낚시터가 아니라 낚시 자체를 금지시키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었고 해수부도 난색을 표했다고 전해진다. 낚시인을 비롯한 관련 업계의 반대 여론이 없었다면 상식 없이 추진된 강원도 문어낚시 금지 조례안은 그대로 통과됐을 지도 모른다.

낚시인 참여 없이는 낚시 규제 현안 풀 수 없어
이러한 낚시금지 이슈가 여러 차례 터지면서 낚시인이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한층 달라졌다. ‘당신은 지자체의 낚시금지구역 지정 등 낚시 규제와 관련해 국민청원이나 반대의견서 제출 등에 참여한 적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30.6%인 468명이 ‘있다’라고 답했고 1060명(69.4%)이 ‘없다’라고 답했다.
국민청원이나 반대의견서 제출은 매우 적극적인 정치적 의사 표현이다. 낚시인 10명 중 3명이 낚시 현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했다는 것으로 이들은 앞으로도 낚시계 이슈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참여할 확률이 높다.
낚시금지구역 지정을 막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 낚시인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한 대책을 낚시인에게 물어 보았다. ‘다음 중 낚시인 의견 수렴과 참여 방법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 것은?’이란 질문에 지금처럼 ‘낚시인, 낚시단체, 낚시언론 등이 SNS 등을 통해 사안을 공유하고 대응한다’가 493명(32.3%)으로 가장 많았고 ‘행정부와 지차제의 낚시 규제 행정에 반대 의견을 밝히고 참여할 수 있는 사이트(가칭 낚시신문고제) 운영 468명(30.6%)’, ‘낚시단체 내에 행정부와 지자체의 낚시규제 행정을 전문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할 수 있는 전담 팀 구성 462명(30.2%)’, ‘범낚시계의 힘을 실은 독립기구(예를 들어 낚시규제철폐위원회) 등 설립 105명(6.9%)’ 순이었다.
사실 이 질문은 낚시금지구역 지정 등의 낚시 규제에 있어 범낚시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전제 하에 그 방법을 묻는 질문이었다. 낚시인, 낚시단체, 낚시언론 등의 사안 공유 대응이 가장 많은 답변을 얻긴 했지만 낚시 규제 사이트 운영, 낚시단체 내 대응 전담 팀 설치 등도 거의 비슷한 수치로 응답했다.
낚시인, 낚시단체, 낚시언론 등의 사안 공유 대응은 지금도 하고 있는 방법이다. 낚시인의 의견은 여기서 더 나아가 낚시단체 내 낚시 규제 대응 전담 부서를 설치하고 전담 사이트를 따로 운행하는 등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