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울진 오산항 앞바다에서

115.4cm
대구 국내 최대어 탄생

송영우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원·닉네임 바다아방

대구 국내 신기록이 탄생했다. 지난 12월 29일 울진 오산항 앞 바다로 출조한 포항 낚시인 송영우 씨가 지깅으로 낚은 것으로 종전 기록인 114cm(고건영/2015년 4월 22일/포항 구룡포 해상)를 1.4cm 넘어선 것이다. 송영우 씨의 대구 기록은 2020년 낚시춘추 최대어 심사에서 115.4cm로 공인됐으며 국내 최대어로 등극했다. 다음은 송영우 씨가 본지에 보내온 조행기.<편집자 주>

작년 11월 중순, 나는 울진 오산항에서 바다루어클럽 김호경(질주본능) 회원의 보트를 타고 왕돌초 해역으로 출조해 60~80cm 대구를 40여 마리 낚으며 대구 풍년을 실감했다. 나도 480콤비보트를 갖고 있어서 에깅 시즌이 끝나자마자 11월 하순부터 기상이 좋은 주말이면 어김없이 포항과 울진으로 출조해 대구 지깅에 열중했다.
그러던 중 지난 12월 23일, 울진 기성항 앞바다에서 다시 한 번 가슴 벅찬 경험을 하게 되었다. 이날은 대구에 거주하는 바다루어클럽 양승철(대한민국) 회원의 보트를 타고 출조해 수심 100m권에서 70~80cm 대구를 아주 많이 낚았다. 반나절 동안 60리터 아이스박스 두 개와 45리터 아이스박스 한 개를 가득 채웠다.

수심 100m에 대구가 득실
12월 23일의 감격이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아 왕대구에 도전하기로 했다. 지난 12월 29일에는 바다루어클럽 이시형(바리스타) 회원과 함께 내 보트를 타고 기성항에 도착, 오전 7시 30분에 출항했다.
바다는 파도가 없고 바람도 거의 없어서 낚시하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슬로프에서 보트를 내려 수심 80m 포인트로 달렸다. 포인트에 도착 후 채비를 내리고 고패질을 여러 차례 하였으나 반응이 전혀 없었다. 일주일 전과는 상황이 너무 달랐다. 첫 포인트에서 대구 구경을 하지 못하고 다음 포인트로 이동했다. 두 번째 포인트는 일주일 전과 같은 수심 100m권이었다.
여러 차례 배를 흘리기를 반복하다가 한 번의 입질이 이시형 회원에게 들어왔다. 이시형 회원은 전동릴이 없어서 스피닝릴로 랜딩을 하고 있었는데 무척 힘이 들어 보였다. 천천히 수면에 띄운 대구는 80cm가 넘었다. 이윽고 나에게도 입질이 왔는데 첫 수가 70cm급이었다.
채비가 잘못된 건지 입질이 예민해서 그런지 이날은 대구를 올리면서 빠지는 일이 잦았다. 이곳저곳을 옮겨 다니며 열심히 탐색을 하였으나 두어 시간 동안 둘이서 70~80cm급 씨알로 다섯 마리 밖에 못 잡았다. 조황이 워낙 부진하니 철수할까 생각도 했지만 마지막으로 한두 코스를 더 탐색하기로 했다.

너무 커서 뜰채에 안 들어가
다시 수심 100m권에서 보트를 흘리는데 고패질을 하던 중 순간 바닥에 걸린 듯한 묵직함이 느껴졌다. 처음에는 바닥인가 했는데 순간 ‘꾹~꾹~’하고 강력하게 당기는 느낌이 들어서 그제야 큼직한 대구가 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 릴링을 한 후 천천히 전동릴로 감아 들이기 시작했다. 이런 힘은 여태 격어보지 못한 것이었다. 다이와 시보그300J 전동릴에 부하가 걸려 올라올 생각을 하질 않았다. 10분 정도 파이팅을 했을까? 수면으로 올라온 대구는 지금껏 눈으로 보지 못한 왕대구였다. 막상 올리려고 하니 뜰채도 작아 애를 먹었다. 뜰채로 대구를 퍼내듯 겨우 올렸다. 대구가 60리터 아이스박스에 들어가지 않았다. 철수하면서도 이런 대구는 처음 봤다며 했던 말을 또 하고 또 했는데 이시형 회원이 공식기록에 도전해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나에게 했다.
포항으로 철수를 해서 집에 가서 2미터 줄자로 계측을 해보았다. 왕대구의 길이는 무려 115.4cm! 현장에서 바로 쟀다면(보트에 줄자가 없었다) 아마 더 컷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남았다. 계측을 마치고 국내 대구 공식기록이 궁금해져 바다루어클럽 카페지기인 최무석(유강) 회장님께 문의를 했더니 아마 국내 최대어일 가능성이 높다며 낚시춘추에 제보하는 것이 좋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낚시춘추 최대어 접수를 마치고 얼마 안 있어 기쁜 소식을 들었다. 내가 낚은 115.4cm 대구가 국내 최대어 기록이라는 것이다. 아직까지도 내가 대구 국내 최대어를  낚았다는 것이 실감나지 않는다.

▲지난 12월 29일 울진 오산항 바다에서 115.4cm 왕대구를 낚은 바다루어클럽 송영우(바다아방) 회원. 개인 보트를
타고 나가서 얻은 행운이다.

▲필자의 대구 지깅 장비
로드_아부가르시아 KR-X (SXLC-632-150-KR)
릴_다이와 시보그300J
원줄_다이와 J-BRAID 3호
쇼크리더_썬라인 모노 40lb(20kg)
태클_롱메탈지그 400g, 봉메탈 400g~450g, 자작 바늘 36호

▲핸드그립에 115.4cm 대구를 걸고 힘들어하는 필자.

▲집에 도착한 후 2m 줄자로 재었더니 115.4cm가 나왔다.

▲115.4cm 대구를 견인한 필자의 장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