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연동수로

월척은 가뭄에 콩 나듯
7~8치 손맛은
무한리필 보장
이영규 기자

진도권에는 많은 저수지와 수로가 있지만 마릿수 재미로만 본다면 연동수로를 따라갈 곳이 없다. 연동수로는 진도군 임회면 연동리에 있으며 팽목방조제의 탄생과 더불어 생겨난 수로낚시터다. 인근 내연지 무넘기에서 흘러든 붕어 자원이 수로에 풍족하게 서식하고 있다.
연동수로는 대물이 드물다. 가장 자주 볼 수 있는 씨알이 5~7급이며 약간 굵게 낚이는 게 8~9치급이다. 가끔 마릿수 월척이 낚였다는 소문도 들리지만 그런 경우는 가뭄에 콩 나듯 한다. 정확히는 20마리 정도 올리면 그 중 한두 마리의 턱걸이 월척이 섞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워낙 마릿수 재미가 좋다보니 요즘 같은 겨울에 갈 곳 없을 때 찾으면 쏠쏠한 재미를 볼 수 있다.

▲연동수로 중류권에 운집한 낚시 차량들. 겨울 마릿수터로서 연동수로의 인기를 실감케 한다.

혼잡 피해 떨어져 앉아야 입질 잦아
크리스마스 당일이었던 지난 12월 25일에 연동수로를 찾았다. 이미 현지에는 낚시사랑 레전드팀 회원들이 전날 도착해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레전드팀은 매년 겨울이면 전국 붕어터로 원정을 떠나는데, 당시엔 가는 곳마다 살얼음이 잡혀 낚시할만한 곳을 찾지 못했다. 결국 겨울에도 여간해선 얼지 않는 연동수로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여기에 출조 1주일 전, 어느 유튜버가 짬낚시로 쏠쏠한 재미를 맛본 동영상을 올린 것도 연동수로를 찾게 된 계기였다.
그러나 내가 도착한 25일의 조과는 썩 좋지 못했다. 이틀 전만 해도 1시간 낚시에서 7치 내외급을 5마리나 올릴 수 있었다는데, 취재일에 도착하니 전날 밤부터 몰황을 겪었다고 한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많은 낚시인이 한꺼번에 몰려 혼잡했기 때문이다. 이날 연동수로를 찾은 낚시인은 얼핏 봐도 100명 이상. 상류부터 하류까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낚시인이 몰리자 붕어들이 깜짝 놀라 입을 꾸-욱 다문 듯 했다.
밤낚시 때는 더욱 혼잡스러웠다. 좁은 수면 위에 불을 밝힌 수백 개의 케미 불빛은 수도권 양어장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이었다.
결국 취재일에는 6~8치급이 대부분이었고 아쉽게도 월척은 구경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진도권 최고의 마릿수터라는 별명답게 꽝을 맞은 사람도 거의 없었다. 레전드팀은 1인당 5~20수의 조과를 거뒀는데 가장 많은 조과를 올린 사람은 윤창석(닉네임 나그네) 씨였다. 윤창석 씨는 일행들과 멀리 떨어진 상류권에 홀로 앉아 낚시했는데 “혼잡함을 피할 수 있었던 게 마릿수 조과의 비결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하류 수로 겸 다리 주변이 최고의 씨알터
연동수로는 약 4년 전 준설하면서 과거보다 수로가 넓어졌다. 그때나 지금이나 씨알은 별반 차이가 없지만 이곳을 자주 찾는 단골 낚시인들은 수로 하류에 있는 다리 겸 수문 주변을 최고의 씨알터로 꼽는다.
방송 촬영을 위해 겨울이면 종종 연동수로를 찾았던 대물낚시 전문가 박남수 씨는 “한겨울에 전국이 꽁꽁 얼 때 여간해선 얼지 않는 연동수로에서는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류 다리 겸 수문 주변에서 씨알이 굵게 낚이죠. 이곳에서 점차 올라갈수록 씨알이 잘아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위로는 연동지 퇴수로 부근에 있는 다리 부근이 월척을 기대할 수 있는 구간입니다”라고 말했다.
1월 중순 현재는 전남 지방에 몰아친 한파 탓에 연동수로에도 살얼음이 낀 상태다. 그러나 기온이 다시 올라가면 조만간 물낚시가 가능해질 전망이라는 게 단골 낚시인들의 얘기다.
연동지에서는 지렁이, 새우, 참붕어, 옥수수가 모두 먹히는데 약간이라도 굵은 씨알을 노리려면 새우 미끼가 유리하다. 단 블루길이 서식하고 있어 생미끼낚시는 약간 피곤한 게 단점이다. 수초에 채비를 가까이 붙일수록 블루길 성화가 심하므로 채비를 수초대에서 약간 떨어뜨려주는 게 블루길 성화를 피할 수 있는 방법이다.
여름부터 가을까지는 씨알이 너무 잘아 메리트가 없다. 그러나 겨울~봄 사이에는 월척급을 기대할 수 있어 연중 최고의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대체로 3월 말까지가 연동수로의 핫 시즌이다.

가는 길 내비에 ‘임회면 연동리 1390-10’을 입력하면 수로 중류권으로 안내한다.

▲연동수로에서 자주 낚이는 8치급 붕어.

▲연동수로 상류권. 내연지 퇴수와 연결되는 부근이다.

▲취재일 가장 많은 마릿수 조과를 거둔 낚시사랑 회원 윤창석 씨.

▲밤낚시로 8치급 붕어를 올린 성제현 씨.

▲장박낚시인들의 간이식당.

▲윤창석 씨가 거둔 마릿수 조과.

▲일행들과 동떨어진 상류권에 홀로 앉아 마릿수 손맛을 본 윤창석 씨.

▲연동수로 중류에서 입질을 기다리는 낚시인들. 크리스마스를 맞아 많은 인원이 몰려 혼잡스러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