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타이라바 황금 라인

가왕도→어유도→매물도

김남곤  츠리켄 필드스탭·유튜브 쌍디채널 운영

매물도 해상에서 타이라바를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 거제도 아래에 위치한 매물도는 인근 어유도와 가왕도와 뱃길이 이어져 훌륭한 타이라바 포인트로 거듭나고 있다.

남해 타이라바 시즌이 시작되었다. 남해의 타이라바 낚시터는 부산권, 남해권, 여수권으로 나눌 수 있다. 부산은 남형제섬, 남해권은 거제와 통영 앞바다, 여수권은 거문도를 주 출조권역으로 삼고 있다. 나는 지난 11월 11일, 거제도에서 출항하는 적호를 타고 타이라바 출조에 나섰다.
첫 포인트는 가왕도. 최종 목적지는 매물도지만 가는 길에 고기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들러보기로 했다. 우연히 들른 포인트에서 큰 참돔이 나온다면 매우 기쁠 것이다.
올 겨울 시즌 첫 타이라바를 내렸다. 참고로 타이라바는 채비가 포인트에 정확하게 안착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바람이 분다면 선장이 배를 잘 조종해야 한다. 바닥 지형을 잘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 낚시인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선장의 능력이 큰 영향을 미치는 낚시가 타이라바다.

초리가 쑥 내려가기 전엔 챔질 금지
가왕도 일대는 조류가 너무 강했다. 몇 차례 채비를 내리다가 결국 포기. 두 번째 포인트인 어유도에 진입했다. 가왕도, 어유도, 매물도는 모두 지근거리에 있는 섬으로 최종 목적지인 매물도에 닿기 전에 모두 들를 수 있는 섬이다.
어유도에서는 타이라바로 바닥을 찍자마자 입질이 들어왔다. 무언가 토독토독 타이라바의 끝을 공격하더니 갑자기 조용해진다. 참돔타이라바는 챔질 타이밍이 중요한데, 처음 입질이 있을 때는 챔질을 하면 안 된다. 그리고 릴을 감는 동작을 멈춰서도 안 된다. 참돔은 타이라바의 끝부터 야금야금 먹으면서 입에 넣기 때문에 첫 입질이 들어왔어도 릴을 감는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다가 갑자기 초리가 아래로 곤두박질 칠 때 챔질을 해야 한다. 쏨뱅이나 자바리 같은 다른 어종은 참돔보다 공격성이 강해서 훅셋이 잘 되지만 참돔은 그렇지 않다. 이 점을 유의해야 한다. 
첫 고기는 작은 쏨뱅이였다. 참돔이 있는 곳엔 항상 쏨뱅이가 있다. 쏨뱅이는 대상어가 아니라고 방생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횟감이 쫄깃하고 매운탕이 좋다는 것을 알게 된 낚시인들은 이제 방생을 하지 않고 모두 가져가고 있다.

붉바리에 상어까지…
타이라바의 매력이라면 초리가 투둑거릴 때의 긴장감이다. 마음속으로 ‘조금 더 조금 더’를 외치며 릴을 천천히 감다가 초리가 아래로 곤두박질 칠 때의 쾌감은 타이라바 낚시를 해본 사람만 안다.
어유도에서는 입질이 계속 이어졌고 함께한 일행은 귀한 붉바리도 한 마리 낚아냈다. 타이라바에 간혹 붉바리가 올라온다곤 하지만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선수에서는 진짜 놀라운 생선이 잡혔는데 상어가 올라왔다. 타이라바에 상어가? 처음엔 눈을 의심했다. 상어의 크기는 작지만 실제로 살아있는 상어가 잡히는 것 또한 처음 봤다.
그러던 중 배 중간에서 낚시를 하던 두 명이 동시에 히트! 활처럼 휜 로드가 아래로 처박히는걸 보니 참돔이 확실했다. 마침내 분홍빛 선명한 참돔이 두 마리 올라왔고 배에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했다.

타이라바를 물고나온 참돔.
 

40cm급 참돔을 보여주는 김대만 씨.

거제도에서 출항하는 적호를 타고 출조한 낚시인들이 어유도 인근에서 타이라바낚시에 집중하고 있다.

뜰채에 담기고 있는 참돔.

장성진 씨가 예쁜 붉바리를 낚았다.

낚은 고기는 거제 성지원 복지시설에 기부
어유도에서도 입질이 좋았지만 매물도 물때가 왔기에 마지막 포인트인 매물도로 향했다. 매물도는 예전부터 참돔이 잘 나오는 명소로 갯바위에서도 대물 참돔이 잘 낚이는 곳이다. 물돌이 시간이 막 지난 시간이어서 입질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다. 
낚시는 대매물도 인근의 본류대에서 했다. 조류의 소통에 따라 참돔들이 움직이기에 간혹 제압하기 힘든 큰 씨알도 입질한다. 본류는 조류가 강하기 때문에 간혹 낚시인들끼리 채비가 엉키기도 하지만 홈통이나 지류보다 큰 씨알이 잘 낚이기에 포기할 수 없는 곳이다.
곧, 참돔의 입질이 시작되었고 3명이 동시에 입질을 받는 상황도 이어졌다. 40cm 내외로 큰 씨알은 아니었지만 조류가 살아나기 시작하는 본류대에서는 무서운 기세로 참돔이 입질했다. 이러다가 ‘덜컥’하며 큰 씨알의 참돔이 낚이기도 하는데 이번 출조에서는 기대한 대물은 입질을 하지 않았다.
이번 출조는 조금 남다른 의미가 있었다. 거제권에서 이뤄진 올 시즌 첫 타이라바 탐사이기도 하지만 낚시인이 잡은 고기를 모두 거제시 성지원 복지시설에 기부하는 행사를 가졌다. 거제도에 있는 각 지역별 선사와 낚시인들이 참여해서 32리터 쿨러에 조과물로 채운 후 낚시한 해당 지역의 복지시설로 보내는 것이다. 지금까지 총 4회가 이뤄졌고 앞으로도 기부를 꾸준히 이어갈 계획이다.
출조 문의 거제 적호 010 8830 9351

 맨우측 등대가 있는 곳이 거제도 근포이며 가운데가 장사도, 맨좌측은 대덕도다. 촬영은 가왕도 주변에서 했다.

거제시 성지원 복지시설의 손정식 사무국장. 당일 낚은 조과를 기부했다.

타이라바를 물고나온 상어.

정창호 씨가 타이라바로 낚은 상어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의 타이라비 장비&채비 로드_휴스크래프트 T700 릴_다이와 코우가TW 라인_아미고 합사 1호 쇼크_토레이 엘베가스 3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