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태안 배낚시

겨울 외수질낚시
호황의 열쇠는 물때보다 날씨!

이영규 기자

충남 태안 앞바다 외수질낚시가 본격 겨울 시즌에 접어들었다. 태안 앞바다에서는 길게는 1월 말까지 우럭을 노릴 수 있는데 날씨와 물때만 잘 맞추면 전성기 못지않은 호황을 맛볼 수 있다. 

▲천안에서 온 김경태 씨가 선두에서 올린 45cm 우럭을 자랑하고 있다.

▲“조심해 바늘이 설 걸렸어.” 태안에서 온 손혁 씨가 뜰채 없이 광어를 끌어내고 있다.

올해 태안 앞바다 외수질낚시는 조황 기복이 심했다. 초반 시즌인 초여름까지는 그런대로 조과가 출중했지만 여름으로 접어들며 긴 불황에 빠졌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10월이  돼서야 예년 조황을 회복했는데 올여름 유난히 잦았던 비가 조황 기복을 장기화시킨 원인으로 꼽혔다. 
지난 11월 15일, 신진도항에서 출항하는 항공모함호를 타고 외수질 취재에 나섰다.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했지만 낮이 되면 점퍼를 벗어야할 만큼 따뜻했던 터라 겨울보다는 늦가을에 가까웠다.
물때는 2물. 강했던 조류가 서서히 살아나는 시점이어서 배낚시 물때로는 매우 좋은 시기였다. 이날 취재팀이 노리고 간 대상어는 우럭. 항공모함호는 조류가 센 사리 전후 물때에는 먼 바다로 출조해 광어와 농어를 노리고, 조류가 약한 조금 전후 물때에는 중근해에서 우럭을 노린다.
따라서 이날은 물때상으로는 우럭을 노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전영수 선장은 계획을 약간 수정했다. 메인 포인트로 정해 놓은 우럭 포인트가 오후 썰물에 타이밍이 맞다보니 오전 들물 때는 중근해 어초에서 광어와 농어를 노려보기로 한 것이다.

▲“이 시즌에 이 정도면 준수합니다”군포에서 온 정종근 씨가 60cm급 광어를 올렸다.

▲취재일에 사용한 장비. 바낙스의 신형 전동릴 KAIZEN Z150W 좌핸들 릴과 외수질에 인기가 높은 유양산업의 BOAT POLE 662XXH 로드를 사용했다.

외연도와 격비도 사이 폐그물 포인트에서 대박
오전 6시경 신진도항을 출발해 30분 정도 달려 도착한 곳은 가의도 앞바다. 수심 15m 정도를 보이는 어초지대였다. 첫 포인트에 30분가량 머물며 채비를 흘려봤다. 그러나 올라온 것은 30cm 전후의 낱마리 우럭이었다.
산 새우를 꿴 외수질 채비에 광어도 올라왔는데 커야 50cm일 정도로 씨알은 많이 굵지 않았다. 서해 광어는 11월에 접어들면 큰 놈들은 먼 바다로 나가고 30~50cm의 중치급만 머무는 것으로 알려진다. 지금이 바로 그 전환점이었다.
전영수 선장은 “지금부터는 60센티미터만 되도 큰 씨알로 볼 수 있다”며 광어보다는 큰 씨알의 우럭을 낚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식으로 중근해권 어초와 여밭을 공략해 낱마리 조과를 거둔 뒤 12시 무렵 우럭 포인트로 이동했다.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외연도와 격비도 사이의 일명 ‘폐그물’ 포인트. 경험 많은 우럭 배낚시 선장들은 자신만의 비장의 포인트들은 몇 곳씩 갖고 있는데 이곳이 바로 그런 비밀 포인트였다.

▲1월 말까지 외수질낚시를 출조하는 항공모함호.

▲김봉혁 씨도 씨도 5짜에 육박하는 굵은 우럭을 올렸다.

▲외수질에 사용하는 채비들. 노란 케이블타이는 자신이 낚은 고기를 표시하기 위한 용도이다.

▲산새우 보관통. 낮은 수온에 새우가 죽는 것을 막기 위해 온도 조절용 물통을 별도로 설치했다.

▲외수질에 올라온 65cm 광어. 겨울 시즌에는 이 정도만 되도 큰 씨알이다.

30분 정도는 물이 맞지 않아 별다른 재미를 못 보다가 1시간 정도 썰물이 더 흐른 뒤에야 배를 포인트에 제대로 댈 수 있었다. 처음에는 커야 35cm급이 주로 올라오더니 시간이 갈수록 씨알이 굵어져 50cm에 육박하는 놈들도 솟구쳤다.
나도 촬영하며 틈틈이 낚시해 1시간 동안 30~40cm급 우럭 4마리 외에 50cm급 광어도 두 마리나 올릴 수 있었다. 함께 출조한 박승규 씨도 초반에는 고전했으나 철수 1시간을 남기고 35~45cm급만 연속 5마리를 올리며 쿨러를 채울 수 있었다.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입질이 ‘단타’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인데 아직 2물이라 조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한 것이 원인이었다. 전영수 선장은 “포인트에 배가 진입하면 제일 먼저 진입한 부위에서만 몇 수 나오고 입질이 끝나고 있다. 조류가 약하다보니 배가 포인트 전체를 훑고 지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철수 시간인 3시 무렵에 가까워지면서 조류는 더욱 힘을 얻기 시작했고 그와 동시에 낚싯배 곳곳에서 굵은 우럭이 솟구쳤다. 이날 전체 조과의 7할 이상이 철수 직전 2시간에 집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다.

▲동시에 입질을 받아낸 낚시인들이 어창에 고기를 넣기 전에 단체로 사진을 찍었다. 왼쪽부터 김경태, 박용창, 김은정 씨.

▲뛰어난 보냉력을 자랑하는 HDF의 카리스마 아이스박스.

▲낚시 자리마다 지급하는 개별 새우통.

▲취재일 항공모함호에서 올라온 우럭과 광어들.

▲홍성에서 온 임규봉 씨는 철수 직전 5짜급 개우럭을 낚았다.

12월 중순 현재 중근해 어초에서 입질 활발
태안 앞바다 겨울 우럭 배낚시는 길게는 1월 말까지 시즌이 이어진다. 이때는 물때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게 날씨다. 서해는 겨울이 되면 강한 북서풍이 몰아치기 때문에 바람 예보가 초속 7m만 넘어가면 출조가 불가능하다.
보통 겨울에는 외연도 또는 격비도에서도 1시간 이상 바깥 바다까지 출조하기 때문에 공해상 낚시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보면 된다. 그만큼 우럭 씨알도 굵지만 높은 파도로 인한 고생은 어느 정도 각오해야한다. 물때는 13물~3물까지가 적기다.

▲선미에서 굵은 우럭을 걸자 사무장이 뜰채 지원에 나서는 모습.

▲손혁 씨가 올린 45cm급 우럭. 깊은 수심에서 올라와 부레가 입 밖으로 튀어 나왔다.

12월 중순 현재는 중근해권으로 볼 수 있는 옹도 북쪽 어초에서 40~45cm급 우럭이 호황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중근해 어초에서 이런 씨알들이 잘 낚이면 우럭들이 곧 먼 바다로 빠져나간다. 따라서 본지 1월호가 발행된 12월 15일 무렵은 중근해 어초낚시가 막바지 피크 시즌에 접어듦과 동시에 먼 바다 우럭낚시가 시작되는 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항공모함호의 1인당 선비는 10만원. 동절기에는 오전 6시 무렵 출항해 오후 4시경 입항한다. 앞서 언급한대로 겨울에는 출조날이 많지 않기 때문에 조금 전후 물때에는 자리 차지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다. 반드시 1주일 전에는 예약을 마치는 게 유리하다.

문의 태풍투어낚시 041-674-79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