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겨울 붕어 미끼 솔루션 ①

떡밥

냄새보다는 눈에 잘 보여야 최고의 레시피

성제현 군계일학 대표

떡밥, 그중에서도 글루텐은 겨울에 가장 쓰기 좋은 미끼다. 수온이 높은 하절기에는 블루길을 비롯한 잡어 성화가 심해 글루텐 사용에 불편을 겪는다. 그러나 동절기에는 그런 피곤함 없이 붕어를 노릴 수 있다. 특히 글루텐 특유의 먹기 좋게 부드러운 성질은 활성 약한 겨울 붕어를 노릴 때 매우 효과적이다.    

▲집어제+글루텐 짝밥 채비. 겨울용 집어제는 냄새보다는 눈에 잘 띄는 게 유리하다.

▲단품 미끼로 주로 쓰는 마루큐의 단토쯔 글루텐. 잘 먹히는 미끼가 확실히 정해지면 단품으로 쓰지만 그 외의 경우는 삼합으로 미끼를 만들어 쓴다.

바닥 색상과 대비되는 집어제가 유리
동절기 붕어낚시의 가장 큰 특징은 후각보다 시각을 자극하는 미끼에 반응이 빠르다는 것이다. 특히 떡밥 미끼를 쓸 때 특징이 두드러진다.
나의 경우 하절기에는 집어제로 신장떡밥과 어분을 섞어 쓰지만 동절기에는 집어제로 마루큐사의 신베라 같은 맛슈(포테이토 가루) 성분의 글루텐 사용을 선호한다.
특히 하절기 집어제인 신장떡밥은 고소한 향, 어분은 특유의 동물성 성분으로 붕어를 후각에 어필하기 때문에 확실히 집어력이 뛰어나다. 그런데 동절기에 신장떡밥과 어분 섞은 집어제를 자연지에서 써보면 하절기보다는 위력이 크게 떨어진다. 그만큼 냄새를 통한 집어력이 떨어진다는 얘기다(회유 범위가 좁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반면 신베라는 단품만 사용하는데도 분명한 효과를 볼 수 있었다. 아마도 신베라의 밝은 흰색이 어두운 바닥 색상과 대비돼 붕어 눈에 잘 띄는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 여기에 쉽게 풀어지는 맛슈 성분이다 보니 붕어가 흡입하기 좋은 것도 이유일 것이다. 몇 번만 던져도 일정 범위 내가 하얗게 변하다보니 주변을 지나치던 붕어 눈에 잘 띄는 것이다.
반드시 신베라만 쓸 필요는 없다. 국산과 일산 제품 중 잘 풀리는 맛슈 성분이 함유된 제품이면서 흰색처럼 밝은 색을 띠면 동절기 집어제로 적합하다.
나의 경우 하절기 집어제 배합 비율은 다음과 같다. 신장떡밥 200cc+어분 200cc+보리가루 100cc+물 200cc. 동절기 집어제는 신베라 글루텐 200cc+페레글루 100cc+물 275cc를 사용한다. 점도를 조절하는 물의 양은 개인 취향에 따라 약간씩 달라질 수 있다.   

▲삼합 미끼로 월척을 올린 필자.

미끼 떡밥은 붉은 계열 색상이 잘 먹혀
미끼용 떡밥의 종류는 하절기와 동일하다. 다만 색상을 다소 중시하는데 경험상 붉은색 계열일 때 빠른 입질을 볼 수 있었다. 붉은색이 대상어에게 어필한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활성 약한 겨울 붕어를 노릴 때는 특히나 강한 장점으로 작용한다.
나는 자연지용 미끼 글루텐을 만들 때 세 가지 성분을 각각 동일 비율로 섞어 만든다. 최근 애용하는 배합은 어분글루텐 1포+딸기글루텐 1포+옥수수 글루텐 1포다. 이렇게 삼합으로 배합할 때의 장점은 세 성분의 효과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해당 낚시터에서 현재 잘 먹히는 미끼가 000 글루텐이라고 확실히 파악되면 그 제품을 단품으로 쓰겠지만 확실한 정보가 없다면 삼합으로 사용해 입질 확률을 높인다(날씨, 수온, 물색에 따라 잘 먹히는 미끼는 수시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라도 삼합 배합을 선호한다).  
낚시인 중에는 “그렇게 세 종류의 글루텐을 혼합해 반죽하면 성분이 짬뽕 돼 원하는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경우가 있는데 그런 걱정은 기우다. 글루텐 떡밥은 제품마다 비중, 성분, 확산성 등이 다르기 때문에 반죽해도 각자의 특성은 남는다.
특히 일산 제품과 국내 유명 업체 제품의 경우 출시 때부터 혼합해 쓰는 것을 전제로 떡밥을 제조한다. 그래야 수시로 변하는 필드 여건에 맞춰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맨바닥이라면 지렁이보다 떡밥
겨울에는 지렁이가 잘 먹힌다고 알려졌지만 이 전제도 수초 유무에 따라 달라진다. 확실히 수초대에 은신한 붕어에게는 지렁이가 잘 먹히고 회유성이 강한 붕어를 맨바닥에서 노릴 때는 글루텐이 유리하다.
회유성 강한 붕어들은 그만큼 먹이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인데 하절기에는 어떤 미끼라도 잘 먹지만 동절기에는 약간이라도 먹기 편한 미끼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다. 그래서 동절기에 낚시해보면 지렁이보다 글루텐에 입질이 빠른 경우가 의외로 많다.
그래서 나는 동절기에도 미끼는 짝밥으로 쓰는 것을 좋아한다. 한쪽 바늘에는 떡밥, 한쪽 바늘에는 지렁이를 다는 것이다. 그리고 의외로 글루텐을 물고 나오는 경우를 자주 발견한다. 이 말은 활성 떨어진 붕어일수록 굵고 기다란 지렁이보다 솜사탕처럼 부드러운 글루텐에 부담을 덜 느낀다는 얘기다. 

짝밥에 입질 오면 동일 패턴 유지하는 게 좋아
그렇다면 이런 경우 지렁이를 빼고 양쪽 바늘 모두에 글루텐을 달면 어떨까? 그 경우 입질 빈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이것은 지렁이가 물속에서 일으키는 움직임이 미세한 파장을 일으켜 붕어의 측선을 자극하고, 붕어가 미끼가 있는 곳까지 오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추측하고 있다. 
바늘에 미끼를 달 때도 동절기에는 묽고 작게 달 필요가 있다. 약한 흡입에도 쉽게 입에 들어가도록 하기 위해서다. 자신의 능력 한도 내에서 최대한 묽게 달아 던지기만 해도 입질 빈도는 매우 높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