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홍성 홍성호

초겨울낚시에
100여 수라니!

김철규 호봉실업, 탑레저, 토코떡밥, 태흥 필드스탭 

지난 11월 25일 겨울의 문턱에 찾은 곳은 홍성호다. 홍성호는 충남 홍성군 서부면과 보령시 천북면을 잇는 1.8km 길이의 홍성방조제가 만들어지면서 탄생한 91만평의 간척호다. 홍성호로 연결되는 샛수로는 2000년대부터 조금씩 소개돼 오다가 지난 2019년 낚시춘추 2월호에 얼음낚시터로 소개되면서 본격적으로 유명해졌다.
낚시춘추에 소개된 후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유튜브 영상에 소개되어 주말이면 낚시회 버스와 개인 출조가 줄을 이었고 주말의 경우 하루 1천 명이 넘는 낚시인들이 찾아오기도 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홍성호 성호리 연안. 산 밑 곶부리 부근과 둠벙 모두에 좋은 포인트가 많다.

▲황병순 씨가 올린 굵은 붕어들.

그때까지도 홍성호가 베일에 가려져 있던 것은 담수가 늦었기 때문이다. 축조된 지 17년이나 지났어도 정작 담수는 2016년에서야 시작됐다. 알려진 이유는 수질 문제 때문이라고 한다. 홍성에는 한우 농장이 많다 보니 그로 인한 수질 오염 문제가 심각했고 그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각도로 방안을 찾다보니 담수가 늦어진 것이다.
본격 담수가 시작된 후 3년이 지나자 무궁무진한 포인트가 생겨났고 많은 붕어가 서식하게 돼 홍성호는 단 시간에 충남의 보물터로 떠올랐다. 특히 상류는 곳곳에 갈대, 뗏장수초 등이 잘 형성되어 있어 어느 곳에 대를 펴도 손맛 보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다.

담수 3년째, 충남의 보물터로 자리매김 
홍성호 포인트는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를 나와 은하 방면으로 약 5km쯤 가면 만나는 최상류 금리천교부터 시작된다. 금리천이 흐르는 금리천교 부근은 수초가 잘 발달 되어있으나 수심이 얕아 낚시하기 어렵다. 금리천교 하류로 약 1km 내려가면서부터 수심이 깊어지며 포인트가 나온다. 수로 본류도 좋지만 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만나는 수많은 둠벙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금리천교부터 홍성호 제방까지는 약 8km에 이르며 양 연안으로 접근할 수 있는 곳에는 멋진 포인트가 즐비하다. 
이번 출조지인 성호리 외에도 홍성호에는 많은 포인트가 형성돼 있다. 그중 방조제 남쪽 끝 하류의 천북굴단지 앞의 본류권과 그 뒤쪽의 둠벙 등에 좋은 포인트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북굴단지 부근은 월척 이상부터 월척 후반대의 대물 붕어가 잘 낚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상류권은 6~9치가 주종이다. 궁포리, 장은리권 등도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 곳이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금리천교를 지나 약 5km 내려가면 만나는 야산 앞의 일명 ‘성호리 포인트’다. 성호리 포인트 가기 전에도 곳곳에 좋은 포인트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들어가 보면 여지없이 낚시인들이 앉아 있었다.
야산을 돌아 들어가면 축대를 쌓아 둠벙과 구분되는 본류권을 만나게 된다. 이 본류권이 이번 출조의 목적지다. 2018년 겨울, 해결사 박현철 프로와 함께 출조해 대박을 쳤던 곳으로 산자락 안쪽의 아담한 포인트의 바깥쪽 부근이다.
안쪽 포인트는 갈대가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있다. 홍성호를 낚시계에 본격적으로 알렸던 허만갑 전 낚시춘추 기자가 보트낚시부터 얼음낚시까지 두루 경험해 기사를 올린 적 있다. 우리 일행은 연안낚시를 할 것이므로 그 포인트로 들어가기에는 거리가 만만치 않아 제방권을 포인트로 선택했다.

▲산 밑에 자리한 홍순진, 황병순 씨의 포인트.

▲석축에 자리한 필자의 낚시자리.

▲수심이 얕은 금리천교 하류.

수온 내려가자 수질도 양호해져
이번 출조는 후배인 황병순, 홍순진 씨가 동행했다. 필자가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고 그 다음에 홍순진, 황병순 씨 순으로 산자락 앞에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2박 일정이어서 좌대를 설치하고 텐트를 올린 후 에어매트에 바람을 채워 단단하게 자리를 만들었다. 찬바람을 막아 줄 보일러까지 설치하니 완벽한 나만의 아방궁이 되었다.
포인트 앞으로는 수초가 없어 허전하기는 했지만 2년 전 이곳을 찾았을 때는 분명 갈대가 있던 곳이다. 어찌된 영문인지 갈대는 사라졌지만 이따금 썩은 갈대 줄기가 딸려 나오는 것으로 보아 물속에는 여전히 갈대 줄기가 남아 있는 것으로 보였다. 수심은 1.5~1.8m가 나왔다. 3.4칸 대부터 4.4칸 대까지 모두 12대를 편성했다. 미끼는 지렁이와 어분글루텐을 달아 반응을 보기로 했다.
한편, 홍성호의 수질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얘기를 출조 때마다 자주 듣는다. 하지만 여름에는 그랬을지 몰라도 겨울로 접어든 지금은 비교적 양호해 보였다. 물론 부유물이 가라앉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그런대로 양호해 보였다.
이 포인트는 오전에는 상류에서 하류로 동풍이 불고 오후에는 하류에서 상류로 북서풍이 분다. 오후가 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했지만 강풍이 아니어서 별 문제는 없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해가 정면으로 나타나 오른쪽으로 지기 시작했다. 햇빛이 물에 반사되면서 찌를 보기 힘들어졌다. 다행히 오후 4시가 지나면서부터 해가 서쪽으로 많이 기울어져 전체 찌 가운데 절반가량을 보는 데는 어려움이 없었다.
낚시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붕어들이 붙기 시작했다. 그런데 찌를 올리는 입질보다 끌고 가는 입질이 더 많이 나타났다. 낚이는 씨알도 6치부터 8치까지의 작은 붕어뿐이었다.
홍성호 붕어는 평균 씨알이 그리 크지 않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산자락 안쪽의 포인트에서는 준척 이상도 심심치 않게 낚였었는데 이곳은 본류권임에도 더 잔 씨알의 붕어가 올라왔다. ‘밤이 되면 씨알이 좋아지겠지’하는 기대도 했지만 밤 10시가 되도 별 차이가 없었다. 다만 붕어가 7치만 넘어도 얼마나 힘이 좋은지 끌려올 때 낚싯대 2대는 그냥 넘어갈 정도로 손맛이 기가 막혔다.
밤이 깊어지도록 지렁이에는 깔짝대는 입질이 자주 나타나 미끼를 모두어분 글루텐으로 바꾸었다. 그때부터 시원한 찌올림을 실컷 감상할 수 있었다. 다만 여전히 씨알이 8치를 넘지를 못해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뜰채로 바닥을 긁어보니 몇 마리의 새우가 채집 되었다. 홍성호는 새우 채집을 직업으로 하는 어부까지 있을 정도로 새우가 많은 곳이다.

▲드론으로 촬영한 성호리 마을 앞. 얼음낚시에 호황을 보였던 곳이다.

▲홍순진, 황병순 씨가 거둔 마릿수 조과.

▲필자가 사용 중인 아래목보일러.

홍성호도 낚시금지구역 검토 중?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낚시를 해보았다. 역시 활발한 붕어 입질이 이어졌고 날이 밝을 때까지 끝없는 찌올림을 만끽했다. 겨울로 접어든 시기에 씨알은 잘지만 멋진 찌올림을 원없이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지 실감이 났다. 입질이 너무 잦아 아침식사 후 12대의 낚싯대 중 긴 대 위주로 4대를 접었다. 
아침식사 후에도 입질은 계속 이어졌다. 급기야 손바닥의 굳은살 부근이 아파오기 시작하고 어깨 또한 뻐근해졌다. ‘너무 무리할 필요가 없겠다’하는 생각이 들어 잠시 낚시를 멈추고 산자락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 보았다.
두 분이 낚시 중이었고 더 안쪽으로는 어떻게 들어왔는지 모르겠지만 텐트 몇 동이 서 있었다. 이곳은 수심이 2.5m가량으로 깊고 산이 바람을 막아주어 편안하게 낚시를 할 수 있는데, 붕어 씨알도 준척급까지 올라와 대체로 씨알이 좋았다고 한다.
그 분들은 아침부터 낚시해 몇 수의 붕어를 만났다고 하는데 철수 즈음인 오후 5시에는 최종적으로 20여 수의 붕어를 낚았다고 상황을 전해주고 귀가했다. 역시 산자락 안쪽이 낚시하기 편하고 붕어도 굵게 낚이는 것을 확인했지만 거리가 50m는 족히 넘어 보여 짐이 많은 필자로서는 들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두 번째 밤낚시에 돌입했다. 낚싯대를 더 펴려고 했지만 이미 어둠이 내려 그대로 8대로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이날 밤도 여전히 붕어는 잦은 입질을 해 주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바람이 터지면서 이른 철수를 했다. 이틀 동안 잡은 붕어는 100여 수가 넘었고 함께했던 황병순 씨와 홍순진 씨 모두 살림망이 묵직할 정도로 잔 씨알이지만 마릿수 붕어의 당찬 손맛을 보았다. 우리가 낚은 붕어는 포인트 뒤의 둠벙에 방류했다. 바람이 심해 본류권에서 낚시가 어려우면 나중에 그곳 둠벙에서 낚시해 볼 계획이었다.
이번 홍성호 출조는 겨울에 보기 어려운 마릿수 입질을 맘껏 본 것으로 만족하고 흐뭇한 마음으로 철수하였다. 동출한 조우들도 내 손을 잡으며 장소 선택을 너무 잘 해주어 고맙다고 인사를 했다.
이곳 홍성호는 최근 많은 낚시인들이 몰려 쓰레기 문제가 대두되자 낚시금지구역 지정을 검토하고 있다는 좋지 않은 소식이 들려오고 있다. 자기 쓰레기만이라도 가지고 오는 것이 그리 어려운 일인가? 철수 후 들은 소식으로는 보트낚시에서는 월척부터 허리급 붕어까지 여러 수의 씨알 좋은 붕어가 낚였다고 한다. 

가는 길  
내비에 금리천교(홍성군 은하면)를 입력하면 서해안고속도로 광천IC를 나와 금리천교까지 안내한다. 금리천교를 건너 약 5km 가면 우측으로 원성호마을 이정석이 나온다. 이정석을 지나쳐 계속 300m정도 가면 우측에 다시 작은 크기의 녹색 원성호마을 입간판이 나온다. 입간판을 지나 약 50m 가면 왼쪽으로 좁은 비포장길이 보인다. 비포장길로 좌회전해 들어가면 포인트에 도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