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먼 바다 배낚시

왕갈치 시즌 피크

5지, 6지 갈치를 많이 낚는 비결은?

어른 손바닥 너비의 특상품 갈치가 낚일 시즌이다. 현재 여수 먼 바다에 있는 거문도, 백도 해상에서는 일명 ‘드래곤’ 사이즈의 5지, 6지 갈치가 낚이고 있다.

“이 정도면 5지는 넘것쥬?” 경산에서 온 남길수 씨가 큰 씨알의 갈치를 낚아 보여주고 있다.

여수 국동항에서 출항을 준비하고 있는 진프로호. 낚시인들이 갈치를 담을 아이스박스에 얼음을 채우고 있다.

22석에서 16석으로 좌석을 줄여 채비판이 더 넓어졌다. 공간을 넓게 사용할 수 있어 채비걸림이 적고 갈치를 올리기도 편하다.

해가 질 무렵부터 갈치낚시에 집중하는 낚시인들.

갈치배낚시는 2007년 전후로 일반 낚시인들에게 새로운 배낚시 상품으로 등장한 후 지금까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전남 목포나 경남 진해에서는 2007년 전부터 내만권 갈치 배낚시 출조가 성행했으나 먼 바다로 나가지는 않았다. 그에 비해 여수와 고흥의 선장들이 어부들의 갈치조업 방식을 도입해서 먼 바다로 출조하기 시작한 것이 크게 히트를 쳤는데 인기 비결은 큰 씨알의 갈치를 수백 마리씩 낚는 데 있었다.
먼 바다 갈치낚시는 여수를 중심으로 발달해 왔다. 그 이유는 여수의 낚시점들이 제주도 갈치 채낚기를 낚시상품으로 먼저 개발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어업구역 제한이 없었을 때는 겨울에 제주도 해역으로 내려가서 갈치를 낚기 시작해 여름에는 거문도, 백도 주변으로 올라왔고 겨울이면 다시 제주도로 내려가는 것을 반복하며 1년 내내 갈치를 낚았다.
한 번 출조하는 데 20만원 내외의 비용이 들지만 시장에서도 보기 드문 굵은 씨알의 갈치를 팔이 아프도록 낚을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센세이션이었다. 상품(上品)으로 치는 갈치는 한 마리당 2~3만원을 호가하는데 열댓 마리만 낚으면 본전을 뽑는 셈. 갈치가 많기 때문에 빈손으로 돌아오는 경우는 없으며 운만 따라주면 대장 쿨러를 2개 씩 채워 나올 수도 있기 때문에 올해도 먼 바다 갈치낚시는 낚시인들의 예약이 쇄도하고 있다.

진승준 사장의 아이디어, 16석 배정으로 낚시인들 만족
11월호 마감을 마친 직후 여수 진프로피싱의 진승준 사장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날씨가 좋아지고 나서 4지, 5지 갈치가 줄줄이 올라옵니다. 가끔 6지 이상도 한 마리씩 올라오는 상황인데 같이 한 번 나가시죠.”
큰 갈치가 나온다는데 취재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곧바로 출발하고 싶었지만 다른 스케줄로 인해 지난 10월 26일에 여수에 도착, 평일이라 낚시인들의 예약이 모두 차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했지만 예상 밖으로 만석이었다. 진승준 사장과 통화를 할 때는 예약인원이 5명이었는데 짧은 사이에 만석이 된 것이다. 그런데 예약은 그 뒤로도 줄줄이 만원이었다. 그 이유는 갈치가 잘 낚이기 때문이겠지만 최근 진프로호의 좌석을 20석에서 16석으로 넓게 배정한 것도 한몫했다. 그래서 조류가 강한 날에도 줄꼬임이 적고 낚시할 공간이 널찍하기 때문에 예약률 상승에 보탬이 되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인해 빈자리가 없어서 진승준 씨는 출조를 못했고 나 역시 6지 갈치의 손맛은 포기하고 카메라만 들고 배에 올랐다.
여수 국동항에서의 출항 시각은 오후 1시. 해거름에 목적지에 도착하고 좋은 자리로 들어가려면 오후 1시에는 나가야 한다. 4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여수 먼 바다의 백도 해상. 현장에 도착하니 꽤 강한 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파도도 조금 높았다. 불안한 마음에 강성민 사무장에게 상황을 물으니 “이정도 바람이 부는 날이 낚시하기 더 좋습니다. 너울이 조금 있으면 낚시하기가 불편한 것이 단점이지만 만새기나 기타 잡어의 입질이 적고 갈치가 일정 수심에서 입질할 확률도 높아서 마릿수 조과에 도움이 됩니다”라고 말했다.
포인트에 도착한 직후 집어등을 밝혔다. 채비를 마친 낚시인들은 전동릴의 전원을 연결하고 낚시를 시작했다. 해가 다 지지 않은 상황에서 낚시를 시작했는데 곧바로 갈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놈들이 슬슬 많아지고 있습니다.” 5지가 넘는 갈치를 낚고 인증샷을 남긴 낚시인들.

진프로호에서 제공하는 저녁 도시락. 코로나19로 인해 요즘은 모두 개인도시락으로 지급하고 있다.

2~3지 갈치는 모두 미끼용으로
첫수로 올라온 갈치는 씨알이 그리 크지는 않았다. 그러나 찬란한 은빛을 보는 것만으로도 조과를 기대하기에 충분했다. 첫수가 나온 후로 조과가 이어지기 시작했는데 대부분의 낚시인들이 한번에 2~3마리씩 올리며 아이스박스를 채워나갔다.
해가 완전히 진 후에는 씨알도 조금 굵어지며 3지, 4지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까 말한 사무장의 말이 사실인지 바람이 조금 불고 너울이 있으니 그렇게 많던 만새기가 단 한 마리도 보이지 않았다. 삼치나 오징어도 없어서 낚시인들이 오직 갈치낚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선두에 선 낚시인들의 조과가 특히 좋았다. 순천에서 온 손장호, 강석원 씨는 1번을 뽑은 직후 선두에 자리를 잡았는데 갈치 시즌에는 거의 매일 출조를 할 정도로 갈치낚시를 즐겨한다고 했다. 그들이 1번 자리를 택한 이유는 갈치들이 주로 선두에 먼저 붙기 때문이다. 낚시인들은 갈치가 집어등을 비춘 아래로 접근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낚싯배가 정박되어 있는 내만 갈치가 그렇고 먼 바다 배낚시는 풍닻이 조류를 받아서 흘러가기 때문에 갈치가 풍닻과 선두 사이에 생기는 와류지점에 가장 많이 모인다고 한다. 그래서 1번 자리와 맞은편의 16번 자리를 최고로 친다.
그들이 낚시하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니 꽁치살은 얇게 저며서 사용하고 갈치는 뭉툭하고 큼직하게 썰어서 사용했다. 꽁치살을 얇게 저미는 이유는 조류에 꽁치살이 하늘거리도록 해주는 것이고 갈치는 뭉툭하게 썰어서 사용하면 더 큰 갈치가 낚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장호, 강석원 씨는 대부분 4지급 갈치로 조과를 올렸고 5지, 6지 씨알도 심심치 않게 올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2~3지 갈치는 여지없이 미끼로 사용되었는데 두 사람은 오직 큰 갈치만 아이스박스에 담았다.

경산에서 온 김인필 씨가 아이스박스 2개에 담은 조과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스박스에 가지런히 정리한 갈치. 낚은 갈치를 고르게 정리하는 것도 기술이다.

순천에서 온 강석원 씨가 갈치가 담긴 아이스박스에 바닷물을 붓고 있다. 바닷물을 부으면 해수로 얼린 얼음이 녹으면서 갈치를 골고루 싱싱하게 보관할 수 있다.

진프로호 강성민 사무장이 낚시인들이 낚은 갈치를 정리하며 촬영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은 전체적으로 호황을 보여 앞자리에 앉은 낚시인의 아이스박스만 모아서 촬영했다.

새벽 1시 이후가 피크
입질은 80m 수심 중 50~60m 구간에서 들어왔다. 파도가 높은 탓인지 갈치가 중층 이상으로 피어올랐다가도 금방 다시 바닥으로 내려가기를 반복했다. 본격적인 입질은 새벽 1시부터 시작되었다. 새벽 1시가 지나자 대부분 4지급 갈치가 올라왔고 선미에서도 5지 이상 갈치가 낚이기 시작했다.
새벽 5시에 낚시를 마치고 낚은 조과를 모아보니 대부분 쿨러를 채운 것을 볼 수 있었다. 선두에서 좋은 조과를 거둔 손장호 씨는 큰 아이스박스에는 4지, 5지 갈치를 담았고 작은 아이스박스에는 3지 갈치를 담았는데 거의 아이스박스를 채운 것을 볼 수 있었다.
가운데 자리는 조과가 100마리 정도로 조금 저조(?)했는데 낚시하던 중에 조류와 너울로 인해 양쪽에서 채비가 엉키는 일이 종종 생겼고 그로 인해 시간을 허비했다.
여수의 갈치 시즌은 12월 중순까지다. 그 이후에도 갈치가 낚이지만 추운 먼 바다에서 밤새 갈치를 낚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기 때문에 그때가 되면 낚시인들의 출조가 줄어서 시즌이 강제 종료된다. 갈치의 씨알이 가장 큰 시기는 바로 지금이다. 높은 활성으로 인해 입질이 시원하고 씨알도 보통 4지가 넘는다. 갈치 전문 낚시인들은 지금 낚은 갈치를 썰어서 김치에 넣거나 큰 갈치만 골라서 10마리, 20마리 단위로 포장해 소중한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기도 한다.
진프로호는 갈치 시즌이 끝난 후에는 백도 주변으로 참돔을 주 대상어로 타이라바 출조에 나선다.
현지 문의 010-8796-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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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GUIDE

꽁치와 갈치 미끼 써는 법

■ 꽁치
냉동꽁치는 살짝 녹은 것을 고른다. 꽝꽝 언 것은 포를 뜨기 어렵고, 너무 녹은 것은 살이 쉽게 물러져서 좋지 않다. 포를 뜰 땐 머리를 자르지 않은 상태에서 아가미 아래쪽에 칼을 대고 얇게 한 겹 떠낸다는 기분으로 포를 얇게 저민다. 머리를 자르고 회 뜨듯 뼈에서 살을 발라내면 살이 너무 두꺼워서 갈치미끼로 쓰기에 적당하지 않다. 갈치의 씨알이 잘거나 입질이 예민할 때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 갈치
2~3지 작은 갈치를 미끼로 쓴다. 머리를 잘라낸 후 두께가 1cm 정도 되도록 간격을 맞추어 뼈째 썰어서 사용한다. 포를 떠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갈치를 사용하는 목적이 조금 더 큰 씨알의 갈치를 낚는 데 있으므로 뼈째 써는 것이 좋다.

꽁치는 얇게 포를 뜬다.

갈치는 머리를 제거하고 1cm 두께로 썬다. 큰 씨알을 노릴 때는 더 두껍게 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