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고창 학천소류지

길옆에 있어 지나칠 뻔   
 
수초밭에서 참한 월척 붕어가 

장재혁 객원기자

고창 학천소류지에서 햇살이 퍼진 아침 수면을 응시하며 입질을 기다리고 있는 필자.

고창 석천소류지에서 낚은 33cm 월척을 들어 보이는 성필현 씨.

최근 아는 분으로부터 전북 고창에 있는 소류지에서 월척급 붕어를 마릿수로 낚았다며 낚시터 한 곳을 소개를 해주었다. 지난 10월 15일 찾아가 낚시를 해보았으나 밤새 잡어 성화에 시달리기만 했다. 나는 먼 길을 와서 그냥 철수하기가 아쉬워 주변의 저수지를 찾아보았지만 마음이 가는 곳이 없었는데 집으로 돌아가는 중 소류지가 눈에 띄었다. 그곳은 10여 년 전 한 번 들른 적 있는 학천소류지였다.
예전엔 왕복 2차선 도로였는데 도로가 넓게 확장되어 몰라보고 지나칠 뻔 했다. 서둘러 길가에 차를 세우고 소류지로 내려가 둘러보니 수초 여건이라든가 탁한 물색이 좋아 보여 낚싯대 4대를 펼치고 짬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학천소류지는 전북 고창군 성송면 학천리에 있는 3,200평 규모의 아주 작은 늪지형 소류지다. 저수지 연안으로 줄풀이 자라 있고 수면 안쪽에는 물수세미와 말풀, 연 등 다양한 수초가 분포되어 있어 붕어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여건을 갖춘 곳이었다. 낮낚시라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입질을 기다리던 중 1시간쯤 지났을까, 우측 3.6칸 대의 찌가 움직임을 보이더니 서서히 올라서는 것을 보고 챔질을 하였다. 순간 묵직함이 낚싯대는 통해 전해왔고 낚싯대는 활처럼 휘어졌다. 수면에서 바늘털이를 하는 붕어는 한눈에 봐도 월척급 붕어였다.

낮 짬낚시 한 시간만에 37cm 월척이
조심스레 연안으로 올려 계측을 해보니 37cm. 우와!~ 낮낚시에 그것도 첫수로 37cm 월척이라니….  다시 30분쯤 지났을까 조금 전 첫수를 낚아냈던 우측 3.6칸 대의 찌가 다시 꿈틀거리더니 서서히 올라섰다. 수면에서 심한 바늘털이를 하고 나온 붕어는 32cm 월척이었다. 월척 두 마리를 낚아내자 은근히 밤낚시도 기대가 되었다.
나는 밤낚시를 하기로 마음먹고 삭은 연 줄기 사이와 말풀이 있는 곳, 그리고 연안의 줄풀 언저리를 공략하기 위한 대편성을 하였다. 오후가 되자 현지 낚시인 3명이 들어와 밤낚시를 준비하고 있었다. 지난주에 이곳에서 준척 월척으로 10여 수를 낚아서 또 찾아왔다고 한다. 나는 초저녁 입질을 보기 위해 일찌감치 저녁을 먹고 자리로 돌아오는데 내 좌측에 자리를 잡은 낚시인이 월척을 끌어내고 있었다.  
본격적인 밤낚시를 위해 찌불을 밝히고 입질을 기다렸다. 맨 좌측 3칸 대 찌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챔질 준비를 하고 입질을 주시하고 있다가 미동이 없어 잠시 시선을 돌린 사이에 찌가 올라왔다 내려가고 있었다. 
그렇게 10분쯤 지났을까 다시 올라오는 찌를 보고 챔질을 했지만 아쉽게도 채비는 허공을 가르고 말았다. 좌측에 앉은 현지 낚시인도 가끔 입질이 오는지 챔질을 하는 소리가 들렸다. 밤이 깊어 갈수록 기온이 내려가고 있었다. 그 때문인지 좀처럼 입질이 없었다. 자정이 지나자 한 낚시인은 차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고 나머지 두 명은 철수를 준비하고 있었다. 전날 밤낚시를 한 탓에 새벽 2시쯤엔 밀려드는 졸음을 참기 어려워 차에서 잠깐 쉬었다가 날이 밝기 전에 나와 낚시를 다시 시작하였다.

서서히 올리더니 동동거리는 찌
해가 슬그머니 고개를 내미던 시각. 옆자리의 낚시인이 붕어를 낚아냈다. 이제부터 입질 시작인가 싶은 기대감을 갖고 낚시에 집중을 했다. 나에게도 입질이 왔다. 좌측 두 번째 3.6칸대의 찌가 서서히 올라서더니 동동거렸다. 챔질하자 묵직함이 느껴졌다. 33cm 월척 붕어였다. 그런데 차가운 밤 기온에 수온이 내려갔는지 붕어와 봉돌 모두 차가웠다. 이후로 찌를 건드는 미동은 있지만 입질로 이어지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지렁이 미끼를 사용해봤는데 6~7치급 작은 씨알의 붕어가 가끔씩 낚여 다시 옥수수 미끼로 바꿨다.
옆자리의 낚시인도 입질이 없는지 철수를 하고 점심이 가까워지면서 또 다른 현지 낚시인이 찾아와 지난밤 조황을 물어 보고는 아침에 철수한 낚시인 자리에 대편성을 했다. 시간을 보니 벌써 전날 내가 이곳에 도착한 시간이 되었다. 이제 막 도착한 현지 낚시인 성필현 씨가 대편성 중 33cm 월척을 낚아냈다. 시간을 보니 전날 내가 이곳에 도착해 첫 월척을 낚아낸 시각이었다. 이제 수온이 올라 붕어가 입질을 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생각처럼 붕어는 더 이상 입질을 해 주지 않았다.
성필현 씨는 이곳에 자주 와서 낚시를 하는데 자신이 자리한 포인트가 이 소류지에서 명당자리라고 한다. 그리고 어떤 이유에서인지 모르겠지만 매년 연이 가득했는데 올해는 연이 싹을 피우지 못했다고 한다. 나는 연줄기만 남아 있기에 삭아 내린 것으로만 알았는데 그것이 아니었다.
학천소류지는 길옆에 위치해있고 크기가 작아 무관심하게 그냥 지나칠 수 있는 곳이나 굵직한 월척급 붕어들이 많고 가끔 4짜급 붕어가 낚이는 곳이다. 외래어종이 없고 수초가 다양하고 많아 붕어가 서식하기에 최적의 환경을 갖춘 곳이다. 그 영향인지 붕어의 체형도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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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고창담양고속도로 남고창나들목을 나와 함평, 영광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약 3.3㎞ 가서 만나는 학천교차로에서 유턴을 하여 약 250m 가면 우측에 소류지가 보인다.
내비 주소 성송면 학천리 627-3(카카오맵,검색명 학천제).

학천소류지 명당에 앉은 성필현 씨가 줄풀 사이에서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학천소류지에서 낚은 붕어를 보여주고 있는 필자. 월척이 3마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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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천소류지의 낚시는?
석천소류지는 바로 옆에 도로가 있어 낮에는 차량 통행 소음이 거슬리기는 하지만 밤에는 통행량이 적어 낚시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외래어종은 없고 붕어, 잉어, 가물치가 서식하고 있다.
미끼는 옥수수, 지렁이를 사용했는데 지렁이는 잔 입질에 씨알 작은 붕어가 낚였고 옥수수 미끼는 찌올림도 정확한 편이고 씨알이 굵었다. 참붕어가 채집되지 않아 사용해 보지 못했지만 참붕어 미끼를 사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입질은 예신과 본신으로 구분이 되었고 두 마디 정도 올리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입질시간은 현지 낚시인들은 공통적으로 자정을 넘긴 새벽 2시경부터라고 한다. 기온이 떨어진 탓인지 나는 해가 뜨는 시각과 수온이 오르는 정오, 해거름부터 찌불을 밝히는 시간에 입질을 받았다. 기온이 떨어질수록 입질시간대도 편차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