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추천

장흥의 겨울낚시 기대주 
 
진목수로와 가학지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한해 농사의 결실인 가을걷이가 대부분 마무리되어 가고 있다. 이제는 저수지, 수로 주변의 논도 텅 비어 낚시인들이 자유롭게 오가도 문제가 없다. 이런 여건 속에 풍년을 이룬 농부의 미소처럼 만추의 씨알 굵은 붕어의 손맛으로 만족하는 낚시인들의 얼굴이 떠오른다.
기대감이 높은 10월. 여러 지역의 조황 정보와 지난 기록들을 들춰보며 낚시터 선정을 마친 뒤 지난 10월 27일 2박3일 일정으로 출조에 나섰다.
천고어비의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바라보며 광주에서 출발, 약 1시간30분을 달려서 전남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에 있는 진목수로에 도착했다. 10월 초 추석 연휴 때 찾아 마릿수 손맛을 보았던 곳이다.

아피스 송귀섭 이사가 가학지에서 동시에 입질을 보인 붕어들을 놓치지 않고 두 마리 모두 낚았다.

진목수로에서 대편성을 마치자마자 입질을 받고 있는 필자.

진목수로 전경

가학지에서 긴 대를 이용해 마름 사이에 찌를 세우고 있는 필자.

규모 작지만 당찬 힘이 매력인 진목수로
진목수로는 길이 약 3km, 폭 5m의 쪽수로로 진목지의 물길이 이곳으로 흘러들어온다. 수심은 70~80cm로 연안은 시멘트벽으로 형성되어 있다.
외래어종이 없는 토종터로 붕어, 잉어, 장어 등이 서식한다. 모든 미끼를 사용할 수 있으나 새우 미끼에 가장 활발한 입질을 보인다. 주위를 둘러보니 지난 출조 때와 여건은 비슷하나 수위가 조금 오른 상황. 하류의 덕촌배수장의 수문이 하루에도 두 차례 정도 개방되는데 수위 변화와 함께 강한 유속이 발생할 수 있지만 하류에 앉으면 영향을 받지 않는다.
동행 출조한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하류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2칸 대 이하 짧은 대 위주로 대편성을 마쳤다.
초저녁 입질을 노리기 위해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찌불을 하나둘 밝혔다. 필자는 새우, 송귀섭 이사는 떡밥과 새우를 병행하여 찌를 세웠다. 송귀섭 이사가 첫 입질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크고 작은 씨알의 붕어가 낚였다. 붕어의 힘이 좋아 짧은 대에 전달되는 손맛은 일품. 두 시간 동안 낚고 떨구며 마릿수 손맛을 보았다.
자정을 넘기면서 붕어의 입질 빈도는 줄어들었다. 아침에 새로 미끼를 꿰어 낚시에 집중했지만 잔 씨알만 낚일 뿐 초저녁에 만났던 씨알 굵은 붕어는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의 입질을 기대하기 어려워 대를 접고 다음 출조지인 수동지로 향했다.

가학지의 수위와 물색에 홀려
진목수로를 빠져나오자 좌측에 있는 가학지가 시선을 잡는다. 각지형 저수지로 보조 제방이 드러날 정도로 수심이 얕았고 물색이 회색빛으로 너무 좋아 보였다. 가던 길을 멈추고 잠시 둘러봤다. 제방 보수공사가 마무리 단계인 듯 수면 위에는 아직 삭아 내리지 않은 마름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연안 가까이에서 보니 낚시 여건은 더 좋아 보였다.
낚시인은 보이지 않았다. 송귀섭 이사와 의견을 나누고 결국 수동지가 아닌 가학지를 출조지로 정했다. 가학지는 삼면이 석축 제방으로 형성된 각지형 저수지로 수면적은 10만여 평이다. 대덕읍에 있는 포항지, 수동지와 함께 장흥을 대표하는 큰 규모의 저수지다. 낚시인들에게는 씨알 굵은 붕어로 손맛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하게 부는 바람과 아직 삭지 않은 마름, 수심을 고려하여 도로변 연안을 선택해 포인트로 정했다. 수심은 1~1.2m를 유지하고 있었고 수면 아래는 삭아 내린 마름 줄기와 수세미풀 등이 있어 바닥 여건은 좋지 않았다. 마름 사이에 찌를 세우려 했지만 채비가 잘 내려가지 않았는데, 몇 번의 시도 끝에 서서히 내려가서 봉돌이 바닥에 닿았다. 주로 긴 대에 새우를 꿰어 찌를 세웠다.

“걸었어!” 가학지에서 아침을 맞은 필자가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가학지에서 월척급 붕어를 낚아낸 필자.

진목수로에서 붕어를 올리고 있는 아피스 송귀섭 이사.

필자가 가학지에서 붕어 입질을 받고 챔질을 하고 있다.

가학지의 제방. 보강 공사가 마무리 단계다.

송귀섭 이사가 가학지 밤낚시 중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물 채우면 반짝 오름수위 특수도 기대
낮에는 잠시 휴식을 취하고 해질녘 이른 저녁식사를 마치고 낚시에 집중했다. 만추의 밝은 달 아래에 찌불을 밝히고 씨알 굵은 붕어 손맛을 기대했다. 전날과는 달리 바람도 불고 기온도 많이 떨어져서 내심 걱정이 앞섰으나 낮에 본 수위와 물색 덕분에 기대감은 높았다. 한 마디 찌올림의 예신에 이어 본신을 정확히 알리는 정직한 찌올림! 6치부터 월척까지 마릿수 조과를 거두었다.
동이 터 오른 아침에도 바람이 강했고 물결이 높았다. 낚시 여건은 좋지 않았으나 아침에 송귀섭 이사가 턱걸이 월척을 낚은 것을 비롯해 준척 붕어의 입질을 연달아 받았다. 
진목수로는 작은 규모 때문에 쉽게 보고 등한시할 수 있는 수로이나 실제 붕어 조과와 힘은 대단하다. 조금 더 추워지면 낚이는 씨알도 굵으므로 올 동절기낚시가 기대되는 수로다. 아울러 가학지는 마름이 조금 더 삭아 내리면 찌를 세울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기 쉬울 것으로 보이는데 수위가 오르는 순간 오름수위 특수를 잠시나마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내비 주소 회진면 진목리 1814-50(진목수로), 대덕읍 가학리 921(가학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