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게임

국토 최서남단
가거도를 정복하라

김진일 피싱그램퍼스 진행자·미디어그룹 스토리 대표

▲가거도 소국흘도 해상에서 120cm가 넘는 부시리의 입질을 받고 파이팅하는 그램퍼스 김진영 스탭.

가거도는 올해에 벌써 5번째 입도를 하고 있다. 단순히 큰 고기만을 노리고 여흥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가거도의 많은 대부시리 포인트를 하나하나 알아가는 데 그 목적이 있다. 계절별로 시기별로 녀석들이 활동하는 물때와 포인트를 체크하여 그 데이터를 잘 정리해 놓으면 그들이 꼭 움직이는 그 시기에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램퍼스 김진영 스탭이 대국흘도에서 낚은 130cm 오버 부시리를 보여주고 있다. 히트 루어는 리얼모션 핑크.

▲필자가 캐스팅게임용으로 사용한 엔에스 블랙홀의 보카 로드. 

▲가거도 1구 항에 먼저 도착한 그램퍼스 스탭들이 필자 일행을 반기고 있다.

▲필자가 직접 만든 우드 펜슬. 대부시리에게 어필력이 좋다.

캐스팅 게임의 마지노선은 수온 16℃
지난 10월 16일, 그램퍼스 회원들과 다시 가거도를 찾았다. 총 인원은 12명. 모두 원정의 꿈을 품고 목포연안여객선터미널에서 짐을 실었다. 가거도행 여객선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오전에 매일 출항한다. 그러나 오후에 들어가는 여객선은 격일제로 운항해 이틀에 한 번 있으므로 반드시 여객선 선사에 문의를 한 후 출조 계획을 세우는 것이 좋다.
4시간이 넘는 뱃길을 달려서 도착한 가거도. 언제 봐도 훌륭한 1구의 풍광이 우리를 반겼다. 이번 출조에서는 가거도 1구의 전진호, 가거아일랜드, 엔젤호를 나누어 탑승하였는데 각자 선장님들의 스타일대로 대표 포인트를 이동하며 가거도 빅게임의 특징을 파악할 계획이었다.
그렇다면 11월 가거도의 부시리는 활성도가 과연 높을까? 부시리를 캐스팅으로 낚을 수 있는 수온의 마지노선은 16℃ 선이라고 보고 있다. 16℃보다 아래로 내려가게 되면 반응을 잘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해수온이 언제 16℃ 아래로 내려가는가에 따라서 그해의 부시리 캐스팅 시즌이 결정된다. 다행히 가거도는 먼 바다에서 흘러들어오는 대마난류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12월 초까지도 찌낚시에 대부시리의 입질이 이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11월 캐스팅 게임과 부시리의 활성도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캡틴베이트 날치를 먹고 나온 120cm 오버 부시리.

2노트 급류에서 대부시리가 입질
3일 간의 가거도 출조는 상당히 성공적이었다. 폭발적인 입질은 아니었지만 대국흘도 앞 신여 수중여 포인트에서 물때만 되면 대물들의 입질이 이어졌다. 빠지고 터진 것도 여러 번 있었고 결국 130cm 오버 2마리와 120cm 오버 2마리를 걸어냈다.
아직 손이 덜 탄 필드답게 정교한 다이빙 액션보다는 쉼 없이 감아 들이는 액션에 반응이 월등히 좋았으며 부리시들이 이 루어를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듯한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입질을 할 때면 시원하게 루어를 가져갔다. 특이한 점은 끝간여 포인트에서는 조류가 2노트 이상으로 빨랐음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활성도를 보였다는 점이다. 보통 방어와는 다르게 대부시리는 빠른 조류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0.6~1.2노트 사이에 대부시리들이 높은 활성도를 보이고 입질이 많이 들어오는데 끝간여에서는 2노트가 넘은 조류 속도임에도 불구하고 120cm 오버 부시리가 입질을 해주었다. 확실히 자기들이 사는 그 필드에 익숙해졌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출조 둘째 날 오후에 소국흘도에서 낚은 110cm 오버 부시리를 김진영 스탭이 보여주고 있다.

▲그램퍼스 김진영 스탭이 낚은 130cm 부시리 계측.

▲삼치 모양의 펜슬베이트. 출조 셋째 날에는 이 루어에만 입질이 들어왔다.

대국흘도에서 130cm 대부시리 
루어는 대부분 캡틴베이트 리얼모션 시리즈에 입질이 들어왔다. 필자가 몇 해 테스트를 하고 샘플을 만들어 가공을 한 스틱베이트다. 대부시리를 겨냥한 스틱베이트인데 대부시리의 행동을 이끄는 느리고 어기적거리는 모습을 잘 연출하기 위해 가슴은 통통하게 성형을 하고 액션 또한 상당히 느리게 준다. 그러다 보면 어느 순간 물 아래에서 ‘퍽!’하는 입질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출조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과를 거둔 회원은 김진영 씨다. 첫날에 대국흘도에서 130cm 부시리를 히트해 화끈한 손맛을 즐겼고 다음날에도 소국흘도에서 110cm 부시리를 두 마리나 낚아냈다. 다른 회원들도 입질을 받았으나 터지거나 빠진 것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가거도 부시리의 입질 패턴을 정확하게 숙지하지 못해서 그런 듯했다. 그에 비해 가거도 출조 경험이 많은 김진영 씨는 정확하게 입질을 받아내는 모습이었다.

▲가거도 1구 항의 풍경.

▲김진영 스탭이 110cm 부시리 방생하고 있다.

▲가거도의 끝간여. 날물에 입질이 좋다.

▲푸짐한 가거도의 저녁 식탁.

▲저녁에 먹을 소라를 준비했다.

출조 후엔 민박집에서 풍성한 식탁을 마주하는 것도 가거도로 출조하는 즐거움 중 하나다. 직접 낚은 대부시리로 시작해 참돔, 돌돔, 농어 등 가거도에서 직접 낚은 생선회를 맛볼 수 있으며 거북손, 홍합, 뿔소라 등 시중에서는 보기 힘든 특대 사이즈의 해산물도 먹을 수 있다. 요즘은 가거도의 민박집들이 마치 경쟁이라도 하듯 풍성한 저녁상을 마련해주는데 그 덕분에 가거도로 관광을 즐기러오는 사람들도 많아졌다고 한다.
3일 간의 가거도 일정을 마친 그램퍼스 회원들 모두 가거도의 분위기에 취해 떠나는 여객선에 몸을 싣기 아쉬워 했다. 나는 그램퍼스 촬영 일정으로 인해 혼자 이틀간 가거도에 더 머물게 되었는데 그때는 전날과 다르게 적당한 속도의 조류에 반응이 좋았다.
이제 내년 5월이나 되어야 가거도에 다시 갈 수 있을 것이다. 초겨울에도 대부시리가 낚이지만 그때가 되면 감성돔 낚시인들이 가거도를 찾을 것이므로 출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아쉽지만 올 한 해 성공적인 가거도 탐사를 마친 것에 상당한 기쁨을 느낀다. 

▲필자도 1m 부시리를 낚았다.

▲마지막 날 권오창 회원이 낚은 128cm 부시리. 삼치 모양의 펜슬로 낚은 것이다.

촬영협조 엔에스, 전진호, 가거아일랜드호, 엔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