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격포 명인여에서
58CM 감성돔

김상수 전북 정읍시

올해 가을에는 오색단풍을 자랑하고 있을 내장산을 뒤로해야만 했다. 왜냐하면 코로나19로 인해 사람들이 많이 오는 곳은 피해야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갯바위낚시만큼은 혼자 즐길 수 있기에 코로나19는 신경 쓰지 않고 마음 편히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 건축사무소를 운영하는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탓에 ‘바다의 왕자’ 감성돔을 낚는 것을 취미로 삼고 있다. 시간과 날씨가 허락한다면 매 주말 좋아하는 분들과 개인 보트를 이용해 바다로 향하곤 한다. 민물낚시를 20년 정도 하다가 적극적으로 바다낚시를 시작한 지는 10년이 조금 넘었지만, 주변에 바다낚시 30년 경력의 고수 분들이 있어서 실력도 일취월장했다. 

▲격포 명인여에서 낚은 58cm 감성돔을 들고 기념 촬영한 필자.

▲철수 후 계측자에 올리니 58cm가 나왔다.

0.5호 구멍찌 반유동채비가 우욱~!
지난 10월 31일 토요일 새벽, 물때는 6물이었고 오전 9시6분이 간조였다. 지인과 함께 개인 콤비보트를 타고 전북 부안 격포의 명인여로 향했다. 여 주변에 보트를 정박하고 명인여에 올라 0.5호 구멍찌로 반유동채비를 꾸렸다. 원줄은 3호, 목줄은 1.75호. 주변 수심이 간조 땐 3m, 만조 땐 5m로 얕고 감성돔의 입질이 약해서 저부력 반유동채비가 잘 먹힌다.
하지만 낚시를 시작하니 바람은 약해도 너울이 있어서 입질이 거의 없고 잡어만이 나를 괴롭혔다. 아침에 동이 트고 햇살이 따뜻해질 즈음 간조가 되자 조류가 흐르지 않는 정조 타임이 되었다. 그때 아무 반응이 없던 찌가 깜박이는 것을 확인했다. 성급하게 챔질하지 않고 낚싯줄을 살짝 견제해주니 구멍찌를 ‘욱~’하고 가져갔다.
두 손으로 낚싯대를 잡고 하늘 높이 세우고 있었는데, 스풀이 풀려나가는 것을 보고 대물임을 직감했다. 다른 때와는 달리 묵직한 손맛! 계속해서 꾹꾹 처박는 것을 여러 번 릴링을 한 후 겨우 수면으로 띄우니 흰 쟁반 같은 감성돔을 볼 수 있었다. 재작년 봄에는 격포에서 61cm을 잡아봤지만, 가을에 5짜가 넘는 감성돔을 잡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바다의 왕자를 뜰채에 넣는 순간에는 언제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피로가 확 풀리는 느낌이 들어서 참 좋았다. 낚시로 피곤할 만도 한데 바다의 왕자 감성돔 손맛은 중독성도 있고 피로까지 풀어주는 것 같다.
요즘은 유튜브로 허기자TV를 즐겁게 보고 있다. 다음날도 가을 감성돔 6짜를 위해 바다에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된다. 서해 격포 지역은 조개류가 많고 뻘이 많아서 감성돔 대물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이 나오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