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함안의 수로 명당
덕남수로 저리 비켜!
올겨울은 악양수로다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 파라다이스좌대, 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최근 낙동강변 수로 조황이 좋지 않다. 겨울이면 무더기 붕어를 쏟아내던 덕남수로도 별 볼일 없는 상황. 그나마 조황을 기대할 수 있는 곳이 함안천 하류인 악양수로다. 11월 중순 이후에는 본격적으로 붕어가 낚이기 시작해 얼음 얼 때까지 피크를 맞는다.
▲악양교에서 바라본 악양수로 상류. 좌측에 골제장이 보이고 수로 연안에는 돌이 많아서 이 주변이 겨울철 포인트로 유명하다.
▲필자 일행이 악양수로에서 낚은 조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했다. 좌측부터 변종학, 한문수, 필자.
지난 11월 3일, 경남 함안군 대산면에 있는 악양수로를 찾았다. 악양수로는 남강의 지류인 함안천 하류 구간을 말한다. 대산면 서촌리에 있는 악양루의 이름을 따서 악양수로라고 부르고 있다. 경남 함안군 여항면 내곡리에서 발원한 함안천은 15km 흘러 남강으로 유입되고 남강은 다시 낙동강과 만난다. 악양수로는 악양교 주변이 주 포인트로서 이곳은 수심이 깊고 주위에 돌이 많아 붕어들이 은신하기 좋다.
▲악양수로 주변에 있는 둘레길에서 멀리 남강이 보인다.
관광명소 악양루 이름 따 악양수로
지난 10월 초부터 낙동강 하류의 마지막 보인 창녕함안보가 배수를 시작하여 10월 27일에 끝났다. 수위가 50%까지 내려간 상태에서 유지되고 있는데 11월 15일 이후부터 보의 수위가 올라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창녕함안보의 배수는 보의 물을 바꿔주고 악화된 수질을 개선하기 위해 매년 농번기가 끝나는 시점에 연례행사처럼 이뤄지고 있다. 11월 초 현재 악양수로의 수위도 낙동강 본류의 수위가 낮아지면 함께 떨어져 만수에서 2m 가까이 수위가 내려간 상태였다.
악양수로는 그동안 인근의 덕남수로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이 시작되는 11월 중순 이후에는 경남 지역 낚시인이 주로 찾는다. 6년 전 4대강 사업 전에는 양포수로와 악양수로가 유명했는데 4대강 사업 이후 창녕함안보의 덕남수로에서 무더기로 붕어가 낚이면서 예전처럼 많은 낚시인이 찾지는 않는다. 그런데 올해는 창녕함안보의 배수 이후 덕남수로의 조황이 좋지 않다 보니 악양수로를 찾는 낚시인들이 늘고 있다.
▲필자의 자리. 낚싯대는 중앙에 3.4칸을 폈고 좌우에 조금 긴 대를 사용하여 4.4칸까지 폈다.
▲상류에서 낚시한 한문수 씨가 아침에 글루텐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바닥의 많은 돌들이 붕어의 은신처 제공
악양수로는 외래어종인 배스와 블루길이 서식하며 강계 어종 대부분이 잡힌다. 폭은 40m 전후로 악양교를 중심으로 하류의 수위 계측지에서 상류 양수장에 이르는 450m 구간이 포인트다. 동쪽(양수장이 있는 방향)에는 돌이 많고 수심이 깊어서 포인트 여건이 좋고 건너편 서쪽은 접근성과 주차 여건이 좋다. 다리 하류 방향에는 최근에 조성된 넓은 주차장이 있어서 주차와 야영을 하기 좋지만, 수로 바닥이 펄과 고운 모래여서 조황은 건너편 돌이 있는 곳보다 못하다. 하지만 일부 구간에서 긴 대를 사용해 돌이 있는 곳을 노리면 건너편 못지않은 조황을 기대할 수 있다.
나는 오후에 대구의 한문수, 변종학 씨와 함께 악양수로를 찾았다. 일행이 도착했을 때는 울산 낚시인 2명이 철수하고 있었고 몇몇 현지인이 내림낚시도 하고 있었는데 조황은 좋지 않다고 했다.
일행과 함께 수로를 둘러보니 악양수로 동쪽(돌무더기가 있는 방향)의 포인트가 비어있고 건너편 서쪽 포인트에도 낚시인이 없어서 낚시터가 한산했다.
우리는 동쪽의 돌이 많은 포인트에 자리를 잡았다. 긴 대를 이용하여 수심과 바닥 상황을 살펴보니 수심은 2~2.5m 전후였고 3.4칸 대 기준으로 수심이 깊어지는 자리가 나왔다. 나는 다리 아래로 내려가, 꺾이는 길 아래에 자리를 잡았고 우측 하류 방향에는 대구의 변종학 씨가, 한문수 씨는 필자의 좌측 상류 방향으로 50m 정도 떨어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한문수 씨 자리는 수심이 깊은 곳이 3m 이상 나왔다.
▲악양교 건너편 대산면 방향의 길가에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있다.
▲필자의 하류에서 낚시한 변종학 씨가 미끼를 갈아주며 아침 낚시를 하고 있다.
▲필자 일행의 붕어 조과.
▲처녀뱃사공 노래비.
▲필자가 자정에 글루텐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살얼음 깨고 채비 넣어도 입질
돌이 많은 포인트 여건을 감안해 필자는 채비의 목줄과 바늘을 약하게 준비했다. 채비 손실을 고려한 선택으로 낚싯대는 수심이 깊어지는 곳 주위로 3.4칸 대와 3.6칸 대, 좌우측에는 4.4칸 대까지 펴고 2~2.5m 수심을 공략했다. 미끼는 글루텐과 지렁이를 사용했다. 초저녁에는 글루텐 미끼 위주로 사용하여 낚시했는데 일행 모두 준척 붕어 몇 수가 전부였다.
밤 10시경 변종학 씨의 자리에서 입질이 들어와 내려가서 챔질했지만 붕어를 낚지 못했다. 야식을 먹고 다시 낚시를 했는데 자정을 지나니 필자의 자리 중앙의 3.6칸 대의 찌가 살짝 잠기다 끌고 가는 입질을 받았다. 그 입질에 36cm 월척이 낚여 그때부터 낚시에 집중할 수 있었다. 새벽 2시까지 입질이 들어왔다.
이후 아침 해가 뜨는 시간에 상류에서 낚시한 한문수 씨에게 월척 몇 수가 낚였다. 한문수 씨와 나는 돌바닥의 경사면을 집중하여 공략한 것이 먹혔다. 오전 10시까지 낚시를 하니 오전에는 밤낚시보다 씨알이 잘게 낚였고 총 조과는 월척 5수에 준척 25수 정도였다.
악양수로는 남강과 연결되어 있어 가끔 잡어가 낚이는데 밤에는 지렁이에 메기, 동자개, 누치가 낚이며 낮에는 떡밥에 블루길도 가끔 올라온다.
악양수로의 본격 시즌은 11월 중순 이후다. 수온이 떨어지면, 함안천과 남강의 붕어가 수심이 깊고 장애물이 많은 악양수로로 모여드는 시기가 피크인데 얼음이 어는 12월까지가 본격 시즌이라고 보면 맞다. 일부 내림낚시인은 얼음을 깨서 낚시를 하기도 하는데 수심이 깊은 곳에 씨알 굵은 붕어가 잘 낚인다.
악양루 주변에는 악양루 외에 악양생태공원이 있으며 처녀뱃사공 노래비가 있어 들러볼 만하다.
내비 주소 법수면 윤내리 118(악양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