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유통업체 결산 2020 낚시시장]

심통낚시

‘덩어리’ 큰 붕어낚시의 약진

입문자 늘고 있는 붕어낚시, 장비 매출 꾸준

재난지원금 효과 없다면 내년 경기는 불투명

이영규 기자

인터뷰 도중 환한 웃음을 지어 보이는 심통낚시 심현보 회장. 심통낚시를 국내 굴지의 낚시유통점으로 성장시켰다.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에 있는 심통낚시 인첨점. 2층과 3층에 낚시 매장이 있다.

심통낚시 심현보 회장은 낚시소매점에서 시작해 지금의 심통낚시를 일구었다. 심 회장은 지금으로부터 30년 전인 1990년 무렵 서울시 중화동에 있던 한독낚시를 인수하며 낚시업계에 첫 발을 내딛었다.
원래는 의류 제조와 수출을 해왔으나 뜻하지 않게 찾아온 화재가 낚시업계로 뛰어든 계기가 되었다.
“공장을 운영하며 낚시를 잘 다니다가 운이 나쁘게 공장에 불이 났어요. 그 사건을 계기로 공장을 접고 낚시점을 인수했지요. 낚시나 실컷 다니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는 주로 민물 보트낚시를 출조했습니다. 그런데 망우리에 터를 잡은 후로는 발이 묶여 낚시는 못 가고 장사만 전문적으로 하게 됐습니다.”
출조 겸 판매점을 겸하던 한독낚시는 4년 뒤 망우동으로 옮겨 반도낚시 간판을 5년가량 달았다가 이후 현재의 심통낚시로 이름을 바꿨다. 당시 매장 규모는 50평 정도였는데 2000년 무렵 인터넷 쇼핑몰을 론칭하면서 사세를 확장했고 매장도 덩달아 커졌다. 당시에 대형 낚시 쇼핑몰은 전국에 4~5개 밖에 없었다고 한다.

낚시소매점에서 굴지의 대형 유통점으로
국내 굴지의 대형 유통점으로 성장한 심통낚시는 2017년 3월 인천시 부평구 십정동 ST빌딩에 심통낚시 인천점을 개업했다. 백범로 벽돌막사거리 부근에 있는 인천점은 대지 250평, 건평 950평, 지하 2층 지상 5층의 신축 건물이다. 망우리점은 아들 심현기 대표가 맡아오고 있다.
지난 10월 말, 심통낚시 인천점에서 심현보 회장을 만나 최근 낚시인들의 소비 취향과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매출 추이 등을 들어 보았다. 

코로나로 인한 큰 타격은 없어
코로나가 터졌을 때 올해 낚시경기 부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습니다. 심통낚시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낚시업계도 분야마다 다르겠지만 유통업체인 심통낚시만 놓고 본다면 큰 타격은 없었습니다. 코로나 초반에는 민물낚시 매출이 늘고 바다낚시는 약간 침체됐습니다. 아무래도 바다낚시는 단체로 배를 타고 낚시터로 들어가는 영향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가을이 되어 주꾸미, 문어, 갈치 같은 생활낚시가 본격 시즌을 맞으면서 매출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온 상태입니다.  

코로나 초반에 민물낚시 매출이 높았다고 했는데 가을인 지금도 마찬가지입니까?
가을은 바다 생활낚시가 한창일 때라 바다루어의 비중이 높습니다. 특히 9, 10월이 최고의 피크를 맞습니다. 그러나 민물낚시의 매출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특히 3~6월까지는 붕어와 배스 매출이 높습니다. 다만 배스 인구는 최고 정점을 찍었을 때와 비교해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떨어진 상태입니다. 반면 붕어낚시는 꾸준한 상승세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붕어낚시는 모든 낚시의 기본이고 아무래도 누구나 쉽게 입문할 수 있기 때문이라 봅니다. 특히 코로나와 불경기 여파로 다른 취미활동과 모임을 갖지 못한 낚시인들이 단독 활동이 가능한 붕어낚시 쪽으로 많이 움직인 것도 원인으로 파악됩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출에 차이가 있는지요.
아무래도 온라인 매출이 조금 늘었습니다. 코로나 영향으로 외출을 자제하고 비대면이 일상화된 영향으로 보입니다. 제가 듣기로는 네이버 같은 대형 포털사이트의 낚시 품목 매출도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들었습니다.

상반기엔 민물낚시, 하반기엔 바다낚시가 강세  
올해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낚시용품은 무엇입니까?
역시 붕어낚시 관련 용품입니다. 바다낚시 인구가 급증했다고 하지만 붕어낚시는 매출이 절대 안 떨어집니다. 특히 올해 전반기에 코로나19 여파에도 민물대가 많이 팔렸고 붕어낚시 입문자도 증가했습니다. 그만큼 붕어낚시가 낚시터도 많고 대중성이 높다는 증거죠. 아울러 우리 업자들 표현으로 ‘민물은 덩어리가 크다’는 얘기를 자주 합니다. 루어나 바다는 낚싯대 한 대만 있어도 즐길 수 있지만 붕어는 적게는 서너 대 많게는 열 대 이상씩 폅니다. 벌써 매출 단위에서 타 품목과 비교가 됩니다. 여기에 좌대, 떡밥, 소품 등도 덩달아 매출에 더해지기 때문에 큰 매출의 대부분은 민물에서 이루어집니다. 반면 중층과 내림 부문은 9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바다 생활낚시의 인기는 충분히 체감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감성돔이나 벵에돔 같은 갯바위 찌낚시 매출은 어떻습니까?
수도권을 기반으로 매장을 갖고 있는 우리 매장만 본다면 감성돔과 벵에돔을 노리는 갯바위낚시 분야의 매출은 점차 줄고 있습니다. 대신 바다양어장 인구는 늘고 있습니다. 10~20만원대로 장만 가능한 중저가 바다양어장 장비의 매출이 늘고 있습니다. 또 하나 꾸준하게 늘고 있는 분야는 바다 원투낚시입니다. 원투낚시는 바다낚시 입문자들이 기본적으로 거치는 코스인 데다가 최근 원투낚시 유튜버들의 활발한 활동이 영향을 미치는 듯합니다.

수도권 바다낚시의 트렌드는 바다양어장 
심통낚시는 배스낚시 쪽에 오랜 기간 관심을 기울여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배스낚시도 붕어낚시처럼 회복세를 이룰까요?  
배스낚시 인구가 줄어든 게 아니라 바다낚시로 많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매장에선 배스낚시용품 매출은 과거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습니다. 현재 바다루어용품을 구입하는 낚시인의 대다수가 배스낚시를 겸하는 사람들입니다. 보통 10일 출조한다면 그 중 7일은 바다로 가고 나머지 3일을 배스낚시에 할애하는 것 같습니다. 같은 루어낚시지만 바다 루어는 손맛이 좋고 낚은 고기를 먹을 수 있다는 즐거움이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내년 낚시 경기는 올해와 비교해 어떨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올해보다 내년이 약간 더 나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는 코로나 위기 때 정부에서 지원한 각종 생활자금 덕분에 직장인들의 소비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이미 모두 소진한 상태인 데다가 자영업자들은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올해는 그런대로 위기를 돌파했지만 내년은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입니다.

온라인 쇼핑몰 더욱 강화할 것
심현보 회장은 내년에는 좀 더 공격적으로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에도 올해 수준의 매출 유지는 가능해보이지만 경기 불황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미리 대비를 하겠다는 포석이다. 그 일환으로 금년 말을 즈음해 망우리 매장을 운영하는 심현기 대표가 인천점으로 합류할 예정이며 전문 인력도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의 망우리 매장은 인척이 운영하게 된다.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 촬영을 위해 낚시진열대를 오갔는데 평일임에도 적잖은 손님들이 매장을 찾고 있었다. 심통낚시 건물이지만 낚시매장은 지상 2층과 3층에 있다. 장사를 하려면 눈에 잘 띄는 1층에 매장을 차려야 좋지 않을까? 기자가 2, 3층에 낚시매장을 연 이유를 묻자 심현보 대표가 자신 있게 이유를 설명했다.
“매장이 1층에 있어야 눈에 잘 띄는 건 분명 맞는 얘기입니다. 그러나 손님들은 매장의 위치보다는 얼마나 많은 구색을 갖추고 있느냐를 먼저 따집니다. 주차장만 잘 갖춘다면 시골 구석 공터에 매장을 차려도 손님은 오게 돼 있습니다.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 저와 심통낚시가 오래 전부터 추구해온 경영 전략입니다.”

떡밥, 낚싯대, 소품 등이 전시된 2층 매장. 

3층 매장에는 의류, 아이스박스, 의자, 텐트 등을 전시하고 있다. 

3층 매장에 입점해 있는 다이와 전시·판매장.

심현보(맨 우측) 회장과 매장을 관리하는 인천점 직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