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낚시

소비자는 ‘특별한’ 상품을 원한다

손잡이에 자석 붙인 웰빙용 낚싯대 출시 준비

불경기 타파 위한 다양한 낚시 이벤트 구상 중

이영규 기자

리더낚시 이상일 회장을 인천시 간석동에 있는 리더낚시 본점에서 인터뷰했다.

이상일 회장은 꾸준한 신제품 개발은 물론 낚시경기 활성화를 위한 각종 이벤트도 추진 중이다.

전국에 50여 곳의 체인점을 갖고 있는 리더낚시 이상일 회장은 1982년 무렵 낚시업계에 뛰어들었다. 건설회사인 경남기업에 다니던 직장인으로, 1979년부터 3년간 파견 나간 아랍에미리트에서 귀국한 직후였다. 귀국 후 당시 아저씨뻘 되는 제미니 릴 대표로부터 ‘대리점을 낼 생각이니 낚시 쪽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가 낚시업계로 뛰어든 계기가 됐다.
낚시는 문외한이었던 터라 일을 배우기 위해 서울 남대문낚시에서 점원으로 6년간 경력을 쌓았다. 그 사이 제미니릴이 없어졌다. 판매량이 신통치 않았는지 대표가 다른 낚시용품에 손을 댔기 때문이다.
이후 삼원레저로 이직해 4년가량 일하다 1990년 즈음 인천시 간석동에 삼원레저 매장을 차려 점장이 됐다. 그러나 3년가량 운영해 보니 체인점으로는 다양한 상품을 내놓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고 리더낚시로 간판을 바꿔 달고 독립했다. 독자적인 운영이 시작된 것이다. 당시를 회상하는 이상일 회장의 말이다.
“나름대로 꿈이 많았습니다. 체인점 간판으로 제 사업을 하기에는 불편한 점이 많았죠. 그때 나는 도매를 주로 했던 사람이라 내 물건을 직접 만들어 공급하고 싶었습니다. 보통은 중국에서 물건을 만들어 한국으로 들여왔지만 나는 한국 물건을 중국에 팔았습니다. 여러 용품이 있었지만 그때 중국에는 카본 낚싯대가 없었습니다. 때마침 부도난 한국의 모 낚싯대 업체의 카본대를 덤핑으로 사서 중국으로 가져갔지요. 그것이 중국을 대상으로 한 사업의 시작이었습니다.”

인터뷰를 마친 이상일 회장이 매장을 둘러보고 있다.  

 이상일 회장이 회장실에 전시한 자체 개발 낚시용품을 보여주고 있다.

사진에 보이지 않는 우측 공간에는 낚싯대가 전시돼 있다.

23 피싱티비에서 기획 중인 ‘떴다 Mr권’ 기획안. 리더낚시에서 낚시용품 등을 후원한다.

리더낚시의 히트 상품인 쿠베라 갈치대.
540-600-650-710으로 네 가지 길이로 변신이 가능한 제품이다.

유통업체이자 800여 품목 생산하는 중견 조구업체
이상일 회장의 폭넓은 사업 수완은 중국 도매점 사이에 서서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의 여러 도매점에서 하청 문의가 들어왔고, 이를 실력 좋은 국내 조구업체에 제작을 맡겨 중국에 공급했다. 품질 좋은 국산 낚싯대가 건너가자 날개 돋친 듯 팔렸다. 이상일 회장도 독자 상표인 ‘왕관’을 찍어 중국낚시전시회에 출품했고 단 3일 만에 5억원 가까운 판매고를 올렸다. 1993년 무렵 일이다.
이후 중국 현지에 찌 공장도 차려 중국 현지에 공급을 시작했다. 남자다운 풍채와 시원스러운 마스크, 털털하면서도 호탕한 그의 성격만으로도 통이 크기로 소문난 중국업자들에게 신뢰를 받았다.   
1990년대 중반부터는 체인점 사업을 벌였다. 자체 제작한 물건을 부담 없는 조건으로 지원한다는 소문이 나면서 IMF 이전까지 체인점이 급속히 늘어나 최대 60개 점포에 달했다. 간판은 본사에서 직접 달아줬는데 간판 값만 6억원이 들었다고 한다.
그러나 IMF를 맞아 체인점들이 어려움을 겪자 무작정 가맹점만 늘려서는 안 되겠다는 판단에 재정비를 결심한다. 체인점 수를 50개로 줄였고 체인점이 아닌 일반 낚시점에도 낚시용품을 공급하기 위해 독자 브랜드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그 일환으로 만들어낸 브랜드가 바로 아오맥스(AOMEX)였다. 현재 이상일 회장이 손을 대고 있는 품목은 800여 가지로 낚싯대, 아이스박스, 가방, 소품 등 거의 전 분야에 이르고 있다. 중견 조구업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지난 11월 초 인천시 만수동에 있는 리더낚시 본사를 방문해 이상일 회장을 인터뷰했다.

작년보다 매출 소폭 하락, 가을 들어 호전
코로나19 여파로 전반적인 경기가 좋지 않다는 평가입니다. 리더낚시의 추이는 어떻습니까?
우리는 본사 매장에서 소매도 하고 있지만 주로 도매를 합니다. 체인점을 거느리고 있기 때문에 굳이 본사 매장을 키우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소매보다는 도매 물량으로 판매 추이를 분석하는데 대체로 작년보다 매출이 약간 떨어지는 건 사실입니다. 다행히 코로나 초기에는 일시적 침체가 있었지만 지금은 많이 호전됐습니다. 아무래도 가을이 되면서 다양한 생활낚시가 활성화됐기 때문일 겁니다.

올해 가장 매출이 많았던 장르나 품목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역시 생활낚시 장르입니다. 주꾸미, 문어, 갈치용품이 많이 나갑니다. 특히 주꾸미, 문어 용품은 꼭 가을에만 판매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봄부터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 꾸준한 신장세를 보였습니다. 가을 들어서는 주꾸미 낚싯대만 1만5천대가량 판매됐습니다. 꾸준한 신장세를 보인 것은 원투낚시입니다. 올해 원투낚싯대만 10만대 이상이 나갔습니다. 배스낚시 매출은 많이 줄었습니다. 배스 인구가 바다 쪽으로 많이 빠져나간 게 이유로 보입니다.

리더낚시에서 생산하는 낚시용품은 외국에서 제작해오는 것들이 많지만 품질이 좋다는 평가입니다. 그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대다수 낚시인들이 수입 낚시용품이라고 하면 중국산을 떠올리는데 우리는 파키스탄, 일본, 중국 등 품목별로 수입처가 다양합니다. 특히 낚싯줄의 경우 일본산 원사를 쓰기 때문에 품질이 보장되고 중국산도 한국인이 공장을 갖고 있는 곳에 하청을 줍니다. 물론 기술자도 한국인입니다. 모든 중국산이 다 품질이 낮다는 건 잘못된 선입견이에요. 일본에도 중국산 낚시용품이 많습니다. 그러나 모두 엄격한 품질 요건을 통과한 제품들입니다. 품질은 어떻게, 어느 정도의 비용으로 제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뿐 무조건 생산지가 품질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주꾸미, 오징어, 문어 등 생활낚시가 매출 주도
자체 기획한 제품이 많은 걸로 압니다. 최근 새롭게 기획 중인 제품이나 있다면 소개해주시죠.
이제 낚싯대는 품질과 디자인이 다 비슷한 수준에 도달했다고 봅니다. 그래서 나는 건강을 생각해 낚싯대 손잡이에 자석을 붙인 제품 출시를 고려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도 비슷한 제품이 출시된 적 있지만 크게 부각되지 못했어요. 요즘은 건강을 중요시하는 시기인 만큼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내년도 낚시경기는 어떻게 전망하고 있습니까?
코로나19 여파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따라서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지 않는 한 이전 상태의 낚시경기를 회복하기는 힘들 겁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이 매우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낚시방송 후원에도 적극적이신 걸로 압니다. 최근 추진 중인 프로그램이나 이벤트가 있는지요. 
드라마 배우, 트로트 가수들과 함께 재미난 낚시방송을 만들어보고 싶어 방송 제작을 추진 중입니다. 현재 피싱티비와 함께 ‘떴다 Mr 권’이라는 작품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낚시대회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2000년 초반에 한 차례 개최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냈습니다. 어린이들은 낚시계의 미래이고 장래입니다. 가장 열정을 바쳐 성사시키고 싶은 기획입니다.

인천시 간석동에 있는 리더낚시 본점. 민물, 루어, 바다 등 다양한 낚시용품을 구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