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호미곶 에깅]

브리덴 스탭들의 현장 테스트

에기 컬러가 조과에 영향을 미칠까?

포항 호미곶 해송모텔 아래 갯바위로 출조한 한기석(한진무역 부장) 씨가 1kg이 넘는 무늬오징어를 낚았다.

에기는 오렌지 컬러를 사용했다.

취재에 동행한 낚시인들이 해송모텔 아래 갯바위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다.

포항에 에깅 열풍이 분 건 2008년경이다. 남해안에서 2006년 이후 본격적인 에깅 열풍이 불기 시작했고 2007년에 이르러 거제도와 남해동부 먼 바다의 섬에서 에깅 조과가 폭발적으로 터지기 시작했다. 포항 일대에 본격적인 에깅 열풍이 불기 시작한 것이 그 이후다.
동해안에 에깅이 늦게 전파된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동해안은 수심이 얕고 조류가 잘 흐르지 않아 무늬오징어가 많지 않다고 생각했다. 벵에돔만 하더라도 남해동부에 비해 씨알이 큰 것도 아니고 감성돔 시즌 역시 짧았기에 에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더구나 포항을 비롯한 동해안은 오징어의 주산지라서 오징어낚시에 대한 기대가 다른 곳에 비해 높지 않았다. 가까운 시장에만 나가도 싱싱한 산오징어를 한 마리에 3천원이면 살 수 있었던 시절이라 만원짜리 에기로 오징어를 낚는 다는 것을 생각하기 힘들었다.
포항과 동해 일대에 에깅이 퍼질 수 있었던 까닭은 지역 낚시동호회원들의 노력 덕분이다. 볼락, 농어와 더불어 새로운 장르인 에깅에 관심을 가지는 낚시인들이 많았고 아낌없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서 포인트를 개발해 나갔다. 그 결과 포항은 제주도 못지않은 연안낚시터라는 것이 밝혀지게 되었고 그 후로 몇 년간 에깅 대박 명소로 성장해 나갔다.

해송모텔 앞에 있는 카페.
예전에 카페가 없을 때는 해송모텔이 보였는데, 카페 뒤에 해송모텔이 있다.

에깅은 연안낚시가 진짜 실력
하지만 호황은 오래가지 않았다. 동해안에 에깅 낚시인이 폭발적으로 증가했고 주말이면 갯바위와 방파제 전역으로 낚시인들이 줄섰다. 동해안의 경우 연안에 섬이 없기 때문에 모든 낚시인이 연안 갯바위와 방파제만 노릴 수밖에 없어서 더 포인트가 부족했다. 그런 날이 지속된 결과 한 자리에서 10마리도 거뜬히 무늬오징어가 낚이던 명소는 이제 낱마리 조과도 거두기 어려운 곳이 되었고 포항의 연안 어부들까지 정치망으로 무늬오징어를 잡는 탓에 개체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 그 결과 에깅 마니아를 자처하던 낚시인들도 연안 에깅보단 팁런(무늬오징어 선상낚시)을 선택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연안낚시보다 팁런이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렇듯 포항권 에깅 상황이 좋지 않은 것이 사실이지만 연안 포인트 개발을 멈추지 않는 낚시인들도 있다. 브리덴 필드스탭 강태화 씨와 같은 낚시인들이 대표적이다. 스스로 ‘쇼어왕’라 지칭하는 그는 익살스런 캐릭터로 소셜미디어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낚시를 하는 데 있어서만큼은 누구보다 진지하다. 개인적인 성향이 연안낚시에 맞고 연안낚시가 진정한 실력을 보여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에 남다른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는 포항권에서 연안 에깅 시즌을 가장 먼저 소셜미디어에 알리는 유명인이며 많은 낚시인들이 그의 조황 소식을 궁금해 하고 있다. 기자 역시 강태화 씨의 남다른 실력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무늬오징어 시즌이 개막한 포항 호미곶에서 그를 만났다.

연이어 올라온 무늬오징어에 어리둥절
지난 10월 28일 오후 5시, 포항 호미곶면 강사리에 있는 해송모텔 아래의 갯바위에서 강태화 씨를 만났다. 취재에는 브리덴 한국총판을 맡고 있는 한진무역의 한기석 부장과 김완석(전 한진무역 대리) 씨가 함께했다.
원래는 포항 남구 구룡포의 보릿돌로 출조를 하려 했으나 낚시인이 많을 것으로 예상해 포인트를 바꾸었다. 현재 보릿돌의 에깅 조황이 가장 좋고 그 주변 갯바위도 좋은 상황이라고 한다. 해송모텔 아래의 갯바위로 진입하니 서너 명이서 낚시하기 좋은 널찍한 갯바위가 나왔다. 강태화 씨는 “여기는 다른 곳에 비해 조류가 잘 흐르고 주변에 여가 많아 무늬오징어가 잘 낚입니다. 예전부터 유명한 포인트지만 최근에 어부들이 정치망을 깔았다는 소문이 돌면서 인기가 뜸해진 곳인데 그래서 낚시인들이 적은 편입니다. 하지만 며칠 탐사를 하니 무늬오징어가 잘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포인트에 진입해서 서둘러 낚시를 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낚시를 하지 않고 준비해온 김밥을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해가 지기를 기다렸는데 강태화 씨는 “이곳은 6시가 되어야 입질을 합니다. 해가 진 직후에 몇 마리 입질을 하고 그 이후로는 띄엄띄엄 입질이 이어집니다”라고 말했다.
김밥을 먹고 커피를 마시니 어둑해졌다. 낚시를 시작하기 전에 어떤 컬러가 잘 먹힐까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한기석 부장과 강태화 씨는 에기 컬러와 조과는 별 상관이 없다는 의견이었고 나는 물색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은 보라색이 잘 먹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강태화 씨는 브리덴의 3호 프리폴 빨간색을 사용했고 한기석 부장과 김완석 씨는 3.5호 소프트폴 주황색을, 나는 3.5호 소프트폴 보라색을 사용했다. 강태화 씨는 조금 빨리 가라앉는 타입을 사용했는데 그 이유는 에기로 빨리 바닥을 찍고 빠른 액션으로 탐색 공간을 넓히기 위해서라고 했다.

강태화 씨의 에기 케이스. 다양한 컬러의 에기가 들어 있다.

강태화 씨가 추천하는 에기. 브리덴의 에기마루 메탈 샤벨 컬러로 화려한 은색 제품이다.

브리덴의 에깅 로드 스페시멘 초리 비교. 좌측의 85딥 타입보다 우측의 88스윙탑 초리가 더 유연하다.

강태화 씨의 에깅 장비(우)와 한기석 부장의 에깅 장비. 우측은 브리덴의 스페시멘 85딥 로드, 좌측은 브리덴의 스페시멘 88스윙탑 로드다. 원줄은 합사 0.8호, 쇼크리더는 2호~2.5호이며 브리덴 에기마루 3.5호 소프트폴 타입을 사용했다.

부지런한 탐색이 조과의 비결
6시 이후면 입질이 있을 것이라는 예고도 들었고 잔뜩 조과를 기대하고 있는데 두 번째 캐스팅에 강태화 씨가 입질을 받았다. 멀리서 입질을 받아 올린 놈은 800g이 넘는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 얼른 촬영을 하고 다시 캐스팅을 했더니 다시 입질을 받았다. 강태화 씨가 연타로 무늬오징어를 올리는 중에 한기석 부장도 입질을 받았고 이번에는 1kg이 넘는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한 부장이 올렸다. 동시에 3연타를 했고 씨알까지 크니 어리둥절한 상황.
강태화 씨는 “첫 캐스팅에 조류가 살짝 흘러가는 느낌이 들어서 입질이 올 것이라 예상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멀리 캐스팅을 하고 액션을 주니 곧바로 입질을 하더군요. 사진 촬영을 하지 않고 곧바로 캐스팅을 했더라면 아마 한두 마리를 더 낚았을 수도 있습니다. 이곳은 입질 타임이 아주 짧은 게 흠입니다”라고 말했다.
나도 강태화 씨 옆에 서서 포인트 우측의 여밭을 노렸더니 처음 낚인 것보단 작은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었다. 입질이 시들해질 줄 알았으나 내가 한 마리를 더 낚고 한기석 부장이 두 마리를 더 낚아서 총 7마리의 무늬오징어를 볼 수 있었다. 갯바위의 물칸은 무늬오징어의 먹물로 온통 시커멓게 변했고 그렇게 짧은 두 시간의 낚시를 마치고 포인트를 옮기기로 했다.

연타로 올라온 무늬오징어 3마리.

강태화 씨가 첫수를 올리고 사진 촬영을 했다.

호쾌한 캐스팅을 보여주는 한기석 부장.

낚시를 하기 전에 말했던 에기의 컬러는 관계가 별로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강태화 씨의 빨간색, 한기석 부장의 주황색, 내가 사용한 보라색에 모두 입질을 했으니 어느 것이 낫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자신이 낚시한 자리에 무늬오징어가 들어왔을 때 적절한 액션을 주면 낚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포인트를 옮기기 위해 도로로 나오니 우리의 낚시를 지켜보던 다른 에깅 낚시인들이 곧바로 해솔모텔 포인트로 진입했고 먹물 흔적을 발견하고는 흥분된 목소리로 떠드는 것이 들렸다. 강태화 씨는 “지금 들어가도 계속 낚시하면 한두 마리는 더 낚을 수 있겠지만 초반 피딩을 놓쳐서 마릿수 조과는 어려울 겁니다. 차라리 일찌감치 우리가 낚시했던 주변의 갯바위를 노렸으면 더 나은 조과를 거둘 수도 있을 텐데 반드시 남이 낚은 자리를 탐내는 것을 보면 조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라고 말했다.
늦은 시간 포인트를 이동하니 마땅히 낚시할 자리가 없었다. 있더라도 좋은 자리는 이미 다른 낚시인들이 거쳐 갔을 확률이 높아 그만 철수를 하기로 했다. 연안낚시에서 좋은 조과를 거두는 왕도는 남들보다 부지런한 탐색이라는 결론을 이번 취재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내비 주소 호미곶면 강사리 759-3(연안에서 1m쯤 떨어져 있는 여가 포인트다.
나무로 다리를 만들어 놓은 곳을 건넌다.)

취재협조 브리덴 한국총판 한진무역 www.hjcm.kr

한기석 부장이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걸자 김완석 씨가 가프를 대고 있다.

다리 하나가 걸려나와 아슬아슬하게 올린 킬로오버 무늬오징어.

김완석(좌) 씨와 강태화 씨가 무늬오징어를 들고 포즈를 취했다.

김완석 씨는 한진무역의 대리로 재직하다가 퇴사했는데 때마침 시간이 맞아서 취재에 동행했다.

갯바위에 올라 로드 액션을 주고 있는 강태화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