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연재 조홍식의 로드빌딩]

2 장비

로드빌딩 스테이션 꾸미기

ROD BUILDING STATION

조홍식
이학박사. 「루어낚시 첫걸음」, 「루어낚시 100문 1000답」 저자.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낚시책을 썼다. 중학교 시절 서울릴 출조를 따라나서며 루어낚시에 깊이 빠져들었다. 90년대 말부터 우리나라 지깅 보급과 바다루어낚시 개척에 앞장섰다. 지금은 미지의 물고기를 찾아 세계 각국을 동분서주하고 있다.

로드빌딩의 첫 단계는 로드빌딩 스테이션을 준비하는 일이다. 다시 말해 작업대, 작업공간을 마련한다고 얘기할 수 있다.
로드빌딩을 간단하게 말하면, 블랭크에 릴시트와 손잡이 같은 각 부품을 접착하고 가이드를 크기에 맞춰 실로 감아 고정한 뒤 그 위에 코팅하는 작업이다. 그러나 단순히 낚싯대를 만들 재료, 블랭크와 가이드 등등을 사들여 부품 준비가 다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것들만을 가지고 로드빌딩을 할 수 없다. 널빤지와 각목, 못을 다 사들였어도 톱과 망치가 없으면 책상을 만들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로드빌딩에서도 톱과 망치에 해당하는 도구와 기계가 설치된 작업대의 설치가 우선적으로 할 일이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도구는 크게 나눠 두 가지이다. 하나는 낚싯대의 뼈대인 블랭크를 받쳐 둘 지지대가 포함된 ‘랩퍼(Wrapper)’이고 또 하나는 가이드를 부착하고 코팅한 에폭시가 고르게 잘 마르도록 해주는 ‘로드드라이어(Rod dryers, 드라잉머신)’이다.
지난 호에서 로드빌딩을 구분할 때, 간단하게 가이드 교환과 같은 개조나 수리에 머물 것인지 아니면 본격적으로 낚싯대 제작에 임할 것인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로드빌딩을 하기 위한 스테이션을 꾸미는 것 역시, 단순히 책상을 작업대로 사용할 것인지 큰 테이블이나 전용 작업대를 마련할 것인지를 구별해야 한다. 이에 따라 갖춰야 할 도구의 규모가 크게 달라진다. 서구의 로드빌더들은 널찍한 차고나 지하실과 같은 전용 공간 한쪽에 작업실을 꾸며놓기도 한다.

핸드랩퍼와 로드드라이어
가장 간단한 형태의 로드빌딩 스테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시 말하지만, 랩퍼와 로드 드라이어, 이 두 가지는 로드빌딩에서 갖추어야 할 기본이고 필수품이다.
핸드 랩퍼는 블랭크에 가이드를 실로 감아 고정할 때 블랭크를 직접 손으로 돌려가며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는데, 두 개의 지지대와 랩핑용 실패를 고정하는 틀, 장력조절기가 한 세트로 되어 있다. 완전 수동식으로 초보자가 로드빌딩에 입문하기에 좋은, 로드빌딩에 대한 접근성과 경제적 부담도 적다고 말할 수 있다. 다만, 수동식이다 보니 본격적인 로드빌딩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지만, 가이드를 교환한다거나 책상 위와 같은 좁은 공간에서 작업하기에 적합하다.
로드드라이어(드라잉머신)는 저속(9~20rpm)의 소형 전기모터가 낚싯대를 올려놓을 수 있는 지지대에 붙어있는 모습을 하고 있다. 랩퍼를 이용해 가이드를 랩핑하고 에폭시 코팅할 때 사용한다. 낚싯대를 천천히 회전시켜 코팅된 에폭시 수지가 고르게 건조되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후지공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핸드랩퍼.

미국 플렉스코트(Flexcoat)사의 목제 핸드랩퍼.

후지공업에서 판매하고 있는 로드 드라이어.

여러 브랜드에서 생산 판매하고 있는 간단한 로드드라이어.

랩핑 시스템
동력을 이용하는 로드빌딩 표준 스테이션이다. 로드빌더의 역량에 의해 규모는 얼마든지 확대할 수 있다.

파워랩퍼(Power wrapper)
핸드랩퍼와 달리 손으로 돌려 감는 것이 아니라 동력을 이용해 랩핑을 하므로 파워랩퍼라고 부른다. 형태는 낚싯대 길이만큼의 긴 레일(알루미늄 또는 목제) 위에 모터 등의 동력부, 2~4개의 지지대, 실 장력조절기 등이 설치되어 있다. 모터는 가정용 재봉틀에 사용하는 소형 모터가 쓰인다. 재봉틀과 마찬가지로 페달을 이용해 랩핑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파워랩퍼는 플렉스코트(Flexcoat), CRB, 아메리칸태클(American tackle co.) 등 미국 브랜드 제품이 주류다.

사진의 제품은 플렉스코트 파워랩퍼.

파워랩퍼의 모터는 가정용 제봉틀에 사용하는 소형 모터와 같고 페달을 이용해 회전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

척(chuck, 물림쇠)
파워랩퍼의 부품 중 하나로 낚싯대 블랭크를 고정하는 부분이다. 모터의 회전을 블랭크에 전달하는 역할은 물론, 회전할 때 떨림이 없도록 정확히 중앙을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파워랩퍼의 척(물림쇠)은 블랭크를 회전시키고 회전중심을 잡는 역할을 한다.

스탠드(지지대)
파워랩퍼의 중요한 부품 중 하나이다. 블랭크를 올려놓을 수 있는 지지대이자 랩핑할 때 고속으로 회전해도 이탈하지 않도록 붙잡아 주는 역할도 한다.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다. 보통 파워랩퍼에는 3대가 기본이다.

파워랩퍼의 스탠드(지지대)는 기본 3대이고 슬라이딩 및 높낮이 조절 기능이 있다.

가동식 장력조절기(Rolling thread carriage & tension system)
역시 파워랩퍼의 부품 중 하나이다. 재봉틀에 실을 끼울 때 실패를 고정하고 풀려나가는 실에 장력을 주는 장치와 똑같은 원리의 부품이다. 핸드랩퍼에 부착되어 있는 장력조절기와 똑같지만, 파워랩퍼에 부착된 것은 레일을 따라 좌우로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다.

파워랩퍼의 가동식 장력조절기는 레일을 따라 좌우로 미끄러지듯 움직일 수 있다.

시스템드라이어(System dryers)
로드드라이어를 1대만 사용하는 게 아니라 몇 세트를 하나로 묶어 놓은 형태다. 낚싯대 여러 대를 동시에 코팅하고 말릴 수 있게 만들어서 로드빌딩의 효율을 높인 것이라고 봐도 좋다.

시스템 로드드라이어. 로드 드라이어 몇 대를 하나로 모아놓은 형태로 여러 대의 낚싯대를 동시에 건조해 완성할 수 있다.

어느 정도 비용으로 로드빌딩 스테이션을 꾸밀 수 있나?
로드빌딩용 스테이션은 미국 브랜드가 많다. 오래전부터 로드빌딩용 각종 도구와 시약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플렉스코트(Flexcoat), CRB, 아메리칸태클(American tackle co.), 퍼시픽베이(Pacific bay) 등 제품이 유명하다. 이외에 일본의 후지공업에서도 판매하고 있다.
로드빌딩의 초보자로서 간편하게 간이 스테이션을 마련하고자 한다면, 핸드랩퍼와 간단한 로드 드라이어를 각 1대씩 마련하면 된다. 후지가이드를 생산하고 있는 후지공업에서 수입 판매하고 있고 가격은 각각 5,500엔(JPY)이다. 기타 제품의 가격은 50~200달러(US) 정도이다.
로드빌딩 초보자이지만 본격적으로 로드빌딩에 임하고자 한다면 파워랩퍼를 구입해 본격적인 로드빌딩 스테이션을 만들어 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창고나 베란다 등 여유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너무 고가 제품을 구매하기보다는 기본을 갖춘 이후에 경험이 쌓여가면서 차차 모터, 척 등의 부품을 업그레이드해나가도 좋다. 파워랩퍼와 로드드라이어가 하나의 세트로 결합되어 있는 제품은 가격이 300~500달러(US) 정도다.

취재협조 후지공업 (富士工業, Fuji kogyo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