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도해가 보이는 특급 마릿수터

바캉스낚시터로 고흥 남성지 소개합니다

김중석 객원기자·천류 필드스탭

 ▲최상류에서 바라본 남성지. 고흥에서 가장 마릿수가 뛰어난 곳이다.

요즘처럼 무더운 시기엔 어딜 가나 씨알 좋은 붕어를 만나기란 어렵다. 큰비 후의 오름수위를 얘기하기도 하지만 내가 사는 광양·순천지역은 비도 드물어 요즘 연일 불볕더위다. 잔 씨알이라도 마릿수 낚는 재미가 그리워지는 계절, 고민하던 중 고흥에서 마릿수가 으뜸이라는 남성지를 찾아가보기로 했다.
7월 2일 오후에 남성지에 도착하니 꾼들은 아무도 없다. 남성지는 전남 고흥군 포두면 남성리에 있는 4만2천평의 평지형지로서 수면에 옅은 녹조가 끼어 있었다. 청년회관과 주차장이 있는 좌안 상류의 마름수초대가 포인트로 좋아 보였고 그 외 지역은 수초 없이 밋밋해서 바닥은 대체로 깨끗한 편이었다.
떡밥낚시터로 유명하지만 참붕어와 새우미끼도 잘 듣는 저수지라고 하니 우선 채집망을 담가 보았다. 참붕어가 많이 들어왔지만 미끼로 사용하기엔 큰 수컷 참붕어만 채집됐다. 블루길이 서식해 지렁이는 사용할 수 없고…. 할 수 없이 암컷 참붕어만 골라 미끼로 사용하기로 했다.

고흥 제일 마릿수터, 틀림없이 손맛 볼 수 있는 곳

 ◀옥수수슬로프낚시에 낚인 준척 붕어. 옥수수 외에도 참붕어, 새우, 떡밥에 고루 입질이 들어왔다.

과연 어자원은 풍족한 곳이었다. 한낮부터 입질이 들어왔는데 낚였다 하면 8치 씨알이다. 해질 무렵이 되자 꾼들이 하나둘 늘어나기 시작했다, 어두워지기 직전에 잔챙이급의 소나기 입질이 쏟아지더니 밤 9시를 기점으로 입질이 뚝 끊겼다. 자정 무렵 야식을 먹기 위해 상류 주차장으로 모였는데 김성찬씨가 갑자기 후다닥 자기 자리로 달려가더니 37.5cm  월척을 뽑아올렸다. 마름 구멍에 새우를 꿰어 찌를 세웠는데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 입질이 들어온 것이다.
잠잠하던 저수지가 월척 한 마리가 낚이면서 소란스러워졌다. 그러나 더 이상의 월척 붕어는 낚이지 않았다. 최상류 마름밭에 앉은 백영현씨는 6~8치를 낚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어쨌든 주린 손맛은 다들 채웠으니 남성지의 명성을 확인한 셈 아닌가. 
맞은편의 광주낚시인은 밤새 떡밥낚시에 붕어를 꽤 많이 낚았다. “씨알은 잘아도 매운탕을 끓여 먹으면 맛있어요.” 거의 매주 이곳을 찾는다는 그는 “이곳처럼 어자원이 풍부한 곳은 찾기 힘들어요. 꽝이 없는 저수지예요. 참붕어를 미끼로 쓰면 장어나 가물치도 낚을 수 있고 간혹 떡밥으로도 월척을 낚을 수 있습니다”하고 말했다.
무넘기로 가보니 고흥 앞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져있고 남성리해수욕장도 눈에 들어왔다. 고흥으로 바캉스를 온다면 언제 와도 꽝이 없는 남성지를 꼭 기억하기 바란다. 

좌)맨바닥을 노려 마릿수 조과를 올린 이성균 회원. 우)배호남 회원이 9치 붕어를 내보이고 있다.

가는 길  고흥읍에서 나로도 방면 15번 국도를 타고 포두면소재지를 지나 3.5km 더 가다가 옥강삼거리에서 나로도 쪽으로 우회전하여 12km가량 가면 남성삼거리다. 우회전하여 1km 남짓 들어가면 남성마을과 남성지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