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팁런 절정

전남 여수

연도·안도에서 쾌조의 스타트

최영교 광주 최프로와루어이야기 대표·하야부사 필드스탭

전남 일대는 올해 역대 최고로 긴 장마를 겪었다. 두 달 넘게 계속된 장마에 바다든 민물이든 조황이 좋지 않았다. 특히 바다의 경우 많은 양의 민물이 유입되어 항상 물색이 좋지 않아 몰황이 잦았고 올해 바다 시즌은 ‘폭망’하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좋지 않은 조황이 이어지고 있었다.
그러나 역시 자연은 경이롭다. 다시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에깅 시즌이 8월이 되자 돌아왔고 좋지 않은 상황 속에서도 무늬오징어는 선방하며 조과를 과시했다. 특히 장마가 끝나고 물색이 좋아지면서 낚싯배 한 척당 세 자릿수 이상의 조과도 간간이 기록하며 상황에 비해 나쁘지 않은 조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예년보다 깊은 곳에서 잘 낚인다
지난 9월 20일, 숍 회원들과 함께 전남 여수 돌산항에서 하모니호를 타고 금오열도 일대로 팁런 출조에 나섰다. 가을 무더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예상과 달리 9월로 접어들면서 날씨가 빨리 쌀쌀해지기 시작했고 무늬오징어도 얕은 연안보다는 다소 깊은 곳으로 들어가 있는 상황이었다.
낚시를 해보니 얕은 연안에서는 90% 이상 감자 씨알의 무늬오징어가 올라왔고 그마저 입질도 떨어졌다. 하지만 연도나 안도의 수심 20~25m의 깊은 곳에서는 씨알 좋은 무늬오징어가 나와 주었다. 출조할 때마다 매번 똑같은 패턴을 보이는 건 아니지만 평소 15~20m에서 나온 무늬오징어가 출조 당일에는 수심 25m 내외의 깊은 곳에서도 잘 낚이기 시작한 것이다.
여수권에 무늬오징어 선상낚싯배들이 많이 늘어난 탓에 무늬오징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더 깊은 곳으로 이동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기온이 빨리 떨어지면서 깊은 곳으로 이동하는 시기가 앞당겨진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어쨌든 예년 시즌과 다른 패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이유로 인해 무늬오징어가 깊은 곳에서 잘 낚여주는 것은 좋지만 행여 올해는 무늬오징어 시즌이 좀 더 빨리 끝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불안감이 들기도 한다.

지난 9월 20일에 팁런 출조를 나간 연도 해상. 연도는 비교적 먼 바다에 있는 섬으로 섬 곳곳에서 무늬오징어가 낚인다.

팁런 전용 에기로 무늬오징어를 낚은 필자(위)와 함께 출조한 정원 씨.

여수 연도에서 낚은 무늬오징어.

여수 안도 너머로 동이 트고 있다.

큰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종호 씨.

팁런 에기 준비는 미리미리
실제로 여수권은 10월부터 본격적인 팁런 무늬오징어 시즌을 맞는다. 그래서 9월까지는 예행연습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큰 씨알을 마릿수로 노린다면 10월에 집중해야 한다. 10월에 팁런 출조를 할 때는 깊은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때문에 팁런의 선택이 중요하다. 보통 30~40g 팁런 에기를 사용하여 낚시를 하는데, 조류의 세기에 따라 무게를 조절하는 것이 핵심 테크닉이다.
조류가 빠른 날은 한 마리를 걸더라도 씨알이 크기 때문에 좋은 손맛을 느끼며 걸어내지만 그만큼 무거운 에기를 써야 빠른 조류에 대응할 수 있기 때문에 40g이 넘는 에기와 추가 싱커를 준비해야 한다. 반대로 조류가 약할 때는 30g 내외나 3호나 3.5호 팁런 전용 에기만 사용하는 편이다. 조류가 약할 때 너무 무거운 에기를 사용하면 폴링바이트로 잡기도 좋지 않고 바닥에 걸릴 위험도 많다.
따라서 3호 내외의 크기에 23~25g 무게를 기본으로 조류가 강할 때는 대비해서 3.5호 크기의 30~50g 에기를 준비해야 한다. 에기를 다양하게 준비하라는 말이 당연하게 들리겠지만 막상 현장에 가보면 에기가 없어서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을 못하는 낚시인들을 더러 볼 수 있다. 에기가 개당 1만5천원으로 비싸기도 하지만 최근 팁런 ‘광풍’으로 인해 마음에 드는 에기를 구하기가 어려워서 어쩔 수 없이 그냥 출조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미리 에기를 구입해야 출조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6ft 이하 짧은 로드 선호
9월 20일 출조 당일에는 여수 금오열도 일대로 많은 낚싯배들이 팁런 출조를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조황을 보였다. 조류도 잘 가고 물색도 안정되어 금오도와 안도의 물골에서는 어렵지 않게 700g~1kg 무늬오징어를 올릴 수 있었고 특히 마릿수 조과가 예년 못지않게 좋았다. 9월 중순부터 증가한 마릿수 조과는 거의 한 척당 세 자릿수에 육박할 정도였는데, 출조 당일에도 1인 10마리 조과를 목표로 할 정도로 대부분의 자리에서 무늬오징어가 잘 낚였다.
여수권에서 유행하는 팁런 테크닉이 있다면 예전보다 짧은 낚싯대를 선호한다는 것이다. 팁런대는 보통 7ft에서 5ft까지 출시되고 있는데 최근에는 6ft나 5ft가 인기 있다. 이는 무늬오징어뿐 아니라 문어, 주꾸미, 갑오징어와 같은 장르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짧은 로드를 쓰면 팁런을 할 때 짧고 간결한 액션을 주기 쉽고 손목의 피로도가 덜한 것이 장점이다. 감도 역시 짧은 로드가 우세하며 채비를 컨트롤하기도 좋다.
로드가 짧아지면서 낚시하기가 편해진 까닭에 첫 선상 에깅을 도전하는 사람들이라면 캐스팅게임보다는 팁런이 유리하다. 무거운 에기로 바닥을 찍고 저킹 몇 번에 잠깐의 스테이 동작만으로도 굵은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낚을 수 있으니 팁런이 인기가 없을 수가 없다. 입질을 받지 못하더라도 에기를 바닥에 안착시킨 후 다시 액션을 주기만 하면 되므로 캐스팅 게임보다는 훨씬 쉽고 액션도 단순하다.

10월 말 조황 절정
필자는 현장에서 7ft의 긴 로드와 6ft의 짧은 로드 2대를 갖고 낚시한다. 직공을 하는 포인트가 많을 경우는 짧은 로드를 많이 사용하는 편이고 23~30g 내외의 팁런 에기로 조금 멀리까지 노리고 싶을 경우 긴 로드를 사용해 피칭 형태로 캐스팅을 한다. 그 외 선두에서 낚시할 때, 브레이크라인을 노릴 때도 7ft 팁런 로드를 이용하지만 그 외에 낚싯배를 흘리는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대부분 짧은 로드를 사용한다.
10월 중순에 접어든 요즘, 무늬오징어의 시즌은 얼마 남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상황에 따라 여수 일대는 12월 초까지 시즌이 이어지기도 하지만 운이 나쁘면 11월 초에 끝날 수 도 있기 때문에 약 한달 정도 시즌이 남았다고 볼 수 있다.  
출조문의 광주 최프로와루어이야기 010-5531-7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