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닉]
발 앞 배스를 낚는 방법
8트랩8TRAP
양희민 유튜브 양글러TV 진행자
요즘 핫한 배스낚시 테크닉인 8트랩, 유튜브를 통해 8트랩을 유행시키고 있는 유튜브 양글러TV 진행자 양희민 씨가 1년여 동안 쌓은 노하우를 전격 공개한다.
필자가 8트랩으로 배스를 걸었다.
8트랩은 요즘 국내 배스낚시에서 가장 유행하고 있는 핫 테크닉이다. 8트랩은 루어를 발 앞에서 로드워크로 8자 또는 원형의 형태로 빠르게 그려주는 기법이다. 루어의 순수한 액션과 로드워크만으로 대상어의 관심을 끌고 공격 본능을 자극하는 게 핵심이다. 배스낚시를 하다 보면 루어를 따라오다가 발 앞에서 돌아서거나 회수 중 입질을 받는 종종 경험했을 것이다. 루어는 기본적으로 로드워크와 라인 텐션을 이용해 컨트롤하게 되는데 보통 발 앞에서는 액션을 줄 수가 없기 때문에 배스가 돌아서는 걸 그냥 볼 수밖에 없는 난감한 경우가 생각 보다 많다. 이 경우 배스를 마지막까지 확실히 잡아낼 수 있는 테크닉이 8트랩이다.
시마다 카즈야의 유튜브 영상으로 유행 촉발
8트랩은 사실 외국에서 오래전부터 사용되던 기법이다. 최초의 기법 이름은 ‘Figure 8(8자 그림)’으로 보팅에서 노던파이크를 비롯해 배스, 메기, 피라루크 등 다양한 어종을 상대로 많이 활용됐다. 그러던 것이 2017년 2월 일본의 시마다 카즈야(Kazuya Shimada)가 보팅에서 매드니스(MADNESS)사의 다관절 빅베이트인 발람300(BALAM300)을 이용해 발 앞의 배스를 8자로 그려 낚아내어 처음으로 8트랩이라는 이름을 사용하였고, 2017년 10월 8트랩 기법으로 배스를 낚아낸 영상 모음이 유튜브에 업로드되어 국내 배스 앵글러들에게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10월 초 현재 이 영상은 24만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8년 박성완 프로가 이를 최초로 워킹낚시에서 활용해 수로에서 배스를 낚는 영상을 SNS에 소개하면서 국내 빅베이트 마니아들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었고 다음해에는 배스 알자리 공략에 효과적인 새로운 방법으로 알려졌다.
|
FISHINGGUIDE 배스는 왜 8트랩 액션을 공격하나 |
내가 8트랩에 빠지게 된 이유
나 역시 일본의 시마다 카즈야의 유튜브 영상과 박성완 프로의 영상을 보고 자극을 받았고 2019년 5월 북한강 춘천호에서 워킹낚시 중 뎁스사의 자이언트베이트인 코드네임배스(CODE NAME BASS 290mm/12.3oz)를 이용하여 8트랩을 처음 성공시킬 수 있었다.
2019년부터 국내 더블에에치(DOUBLE H)사의 미르(MIR) 빅베이트 제작에 참여한 것이 빅베이트 8트랩 기법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미르 제작 과정 초기에 립의 유무에 대한 의견이 많이 엇갈렸는데, 나는 8트랩 액션을 염두에 두고 ‘직관적인 방향 전환’과 ‘안전한 지속성’을 위해 립리스 타입의 빅베이트를 고집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필드테스트 과정에서 8트랩에 최적화된 액션으로 나타났다.
맑은 물색의 대형 호수, 흐린 물색의 간척지, 경기도 지역 저수지의 새물 유입구 등 필드 여건을 가리지 않고 테스트를 했고 8트랩 기법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 항상 높은 확률로 배스를 낚게 해주었다. 8트랩은 이제 빅베이트피싱의 특별한 테크닉이 아니라 회수하는 단계에서 당연히 해야 되는 마무리 액션이라고 말하고 싶다.
어떨 때 8트랩이 적합한가?
8트랩은 누구나 운용할 수 있는 쉬운 테크닉이다. 어느 필드에서나 여건만 맞으면 8트랩을 운용해 효과를 볼 수 있다. 8트랩이 효과를 보이는 시기는 톱워터피싱이 가능한 4월~10월로 봄, 여름, 가을에 걸쳐 활용할 수 있다. 3~5월 배스 산란시기에 8트랩으로 효과를 볼 수도 있지만 산란장 공략은 여기선 제외하고 설명하겠다.
■봄(4~6월) 블루길이 따라오다 도망갈 때
양글러TV 8트랩 영상 1편
봄 시즌에 빅베이트를 사용할 경우 육안으로 루어를 따라오는 배스가 보이지 않더라도 블루길이 따라오다가 갑자기 돌아서거나 사라져 버린다면 2선에 배스가 따라오고 있을 확률이 높다. 이럴 때는 배스가 육안으로 보이지 않더라도 발 앞에서 천천히 8자를 그려주다가 어느 정도 8자 액션이 익숙해지시면 속도를 점점 높여서 8트랩을 시도해볼 것을 추천한다. 블루길이 배스를 의식해 도망가고 배스가 2선에서 보고 있던 상황이라면 분명히 찬스가 온다.
내가 운영하는 양글러TV 8트랩 1편 영상을 큐알코드를 통해 봐주길 바란다. 영상에선 배스가 따라오는 모습은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빅베이트를 캐스팅할 때마다 블루길들이 발 앞까지 따라오는 상황이었는데 블루길들이 따라오다가 도망가 버리는 상황에서 근처에 배스가 있을 수 있다고 가정하고 8트랩을 진행했다. 블루길이 도망가지 않고 계속 따라오고 있는 상황이라면 근처에 배스가 없다고 가정하고 8트랩을 하지 않았다.
■여름(6~8월) 장마기 새물찬스를 노린다
양글러TV 8트랩 영상 2편
우리나라는 여름에 항상 많은 비가 내린다. 이때는 전국 각지의 댐, 저수지, 강계 관계 없이 수로나 최상류에서 새물찬스가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 포인트는 유속이 가장 적은 구간이나 물이 도는 구간을 직공하면 누구나 쉽게 8트랩을 이용해 배스를 낚을 수 있다.
핀포인트 직공은 굳이 빅베이트가 아닌 스피너베이트나 크랭크베이트, 미노우 등 다른 루어도 상관 없이 8트랩이 가능하다. 다만 사용자의 로드는 50cm 이상의 빅배스를 걸었을 때 어느 정도 감당이 될 정도는 되야 한다. 빅베이트 태클의 경우 로드 파워가 강하고 라인도 나일론, 카본라인 20lb 이상이기 때문에 확실히 큰 배스를 끌어내기 수월하다.
양글러TV 8트랩 2편을 큐알코드를 통해 봐주기 바란다. 처음엔 새물이 흘러 본류와 이어지는 유속 구간에서 배스가 입질할 것이라 예상했지만 2선에서 반응이 없었다. 지대가 높아서 액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발밑에 물이 직접 유입되는 구간에 직공으로 미르 빅베이트를 넣었지만 액션을 줄 수가 없어 8트랩을 운용했다. 솔직히 2선에서 반응이 없었기 때문에 배스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배스가 낚여 나도 많이 놀랐다. 한 마리를 낚아내고 건너편에서 8트랩를 시도하자 다른 배스가 또 한 번 입질했다.
■늦여름과 가을(8월~10월) 물 맑은 필드에서 사이트피싱
양글러TV 8트랩 영상 3편
우리나라에는 배스낚시를 하기 좋은 여러 여건의 필드가 많다. 새물도 없고 커버 같은 핀 포인트가 없다면 맑은 물색을 이용하여 사이트피싱을 해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수몰나무나 브레이크라인을 포인트로 정하고 빅베이트를 이용해 배스를 발 앞까지 유인한 뒤 8트랩으로 마무리하는 것이다.
양글러TV 8트랩 3편을 역시 큐알코드를 통해 봐주기 바란다. 물이 맑은 계곡형 저수지에서 빅베이트를 이용하여 사이트피싱으로 배스들을 발 앞까지 따라오게만 만들고 마지막에 8트랩을 이용하여 히트시킬 수 있었다. 영상을 유심히 보면 처음에 오른쪽에 작은 녀석 2마리만 보였고 작은 거라도 잡는 생각으로 8트랩을 사용한 것인데 생각지도 못한 반대쪽에서 빅배스가 갑자기 나타나서 작은 배스들을 쫓아내더니 빅베이트를 공격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8트랩 전용 태클
8트랩은 꼭 빅베이트만 사용하는 기법은 아니다. 훅이 노출되어 있는 하드베이트(크랭크베이트, 바이브레이션, 스틱베이트, 와이어베이트 등)는 대부분 여건만 맞으면 8트랩 액션이 가능하다. 발 앞에서 액션을 주기 어려운 상황에서 8트랩을 사용하기 때문에 하드베이트 같이 훅(트레블훅)이 외부로 많이 노출되어 있는 루어가 적합하다. 사실 소프트베이트로도 가능하지만 웜과 같은 채비는 훅의 노출되는 부위가 작고 발 앞에서도 스테이 등 다른 액션으로 효율적인 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하드베이트에 비해 8트랩 기법의 실용성은 떨어진다.
이처럼 8트랩은 다양한 루어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베이트와 관련짓는 이유는 바로 사용하는 장비 때문이다. 8트랩은 루어를 8자로 저어주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빅배스가 달려드는 속도와 랜딩에서 가해지는 힘이 그대로 로드와 라인에 전달되기 때문에 로드와 라인 파워가 강해야 한다. 워킹낚시에서 주로 사용하는 일반적인 하드베이트나 웜 태클로 예상하지 못한 빅배스가 낚여버린다면 라인이 허무하게 터지거나 최악에 상황엔 로드마저 부러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주로 8트랩을 구사하는 로드는 루어의 무게를 6온스까지 운용할 수 있고 7.5피트의 조금 긴 몬스터용이다. 8트랩의 경우 직공을 하거나 갑작스러운 입질이 들어왔을 때 배스를 충분히 들어 올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파워풀한 스펙이 필요하다.
라인은 카본라인 20lb를 사용하고 있다. 처음엔 나일론라인 25lb를 주로 사용했었다. 하지만 8트랩을 하면서 라인의 쓸림이 생기고 상처가 난 라인이 캐스팅할 때 터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 뒤로는 쓸림에 조금 더 강한 카본라인을 주로 쓰게 됐다. 릴은 7점대에 최대 드랙력 6kg, 20lb 카본이 100m 이상 감기는 릴을 사용하고 있다.
루어는 올해 국내에서 제작된 더블에이치 미르 빅베이트를 사용하고 있다. 직접 개발에 참여해서 애착이 가고 무엇보다 다른 빅베이트에 비해 8트랩을 사용할 때 글라이드 액션과 8자 움직임을 자연스럽고 빠르게 연계해준다. 립이 있거나 빠른 로드워크에 반응이 느린 루어는 액션이 깨져버려 8트랩용 루어로 부적합하다.
필자가 8트랩 기법으로 낚은 빅배스를 들어 보이고 있다.
| 필자의 8트랩 사용 태클 로드 툴랄라 몬스트로 75 라인 선라인 BMS 스나이퍼 인비지블 카본 20lb 릴 다이와 Z2020 블랙에디션+타켄 One11 H7 핸들 루어 더블에이치 MIR( 210mm/3.6oz/Slow floating) |
8트랩 5단계
1단계 8트랩 포지션을 잡는다
캐스팅을 하기 전 주변 환경을 먼저 파악하고 어느 위치까지 빅베이트가 오고 어느 지점에서 8트랩을 할지 먼저 생각한다. 8트랩 핀포인트를 정했다면 우선 엔드그립을 잡고 로드 팁이 잠길 수 있는 거리가 나오는지 확인한 뒤 발판이 안전한 지대로 포지션을 잡는다. 주변에 몸을 어느 정도 가릴 수 있는 풀이나 나무가 있으면 더욱 좋다.
2단계 사이트 피싱
원하는 방향으로 캐스팅을 했다면 S자 글라이드 액션으로 천천히 넓게 운용하며 주위에 따라오는 배스가 있는지 편광선글라스를 이용하여 육안으로 확인해본다. 배스가 따라오는 경우, 과격하게 따라오는 배스가 있는 하면 거리를 두고 천천히 따라오는 배스도 있다. 이때 빅베이트를 공격할 수 있는 배스가 따라오는지 아니면 블루길이 따라오는지 루어 주변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블루길이 따라오더라도 발 앞에 이르러 루어를 회수하기 전까지 글라이드 액션으로 운용해야 한다. 블루길은 주변에 배스가 없으면 끝까지 따라오고 주변에 배스가 있으면 어느새 사라져 버릴 것이다. 물색이 탁한 상황이어서 사이트피싱이 어렵다면 앞에 설명한 상황을 가정하고 운용한다.
3단계 어프로치가 가장 중요
빅베이트가 발 앞까지 왔다면 루어를 초릿대 끝과의 단차를 10cm 미만으로 짧게 주고 자연스럽게 초릿대를 수면 위에 올려놓는다. 이 동작은 사용자의 몸을 최대한 움직이지 않는 선에서 조심스럽고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배스가 프레셔를 받지 않고 루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어프로치가 중요하다.
4단계 8트랩에 배스 집중시키기
발 앞에서 8자나 원형의 8트랩을 시작할 때 처음부터 너무 빠른 속도로 연계하면 배스가 놀라서 도망가 버린다. 우선 자연스럽게 한 손으로 천천히 돌린다. 8자 돌리기가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속도를 점점 더 높여준다. 8자 움직임이 완성되면 배스는 초릿대 끝과 루어의 물살 때문에 물밖의 낚시인을 볼 수 없게 되고 8트랩 액션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5단계 8트랩이 완성되면 더 과격하게
배스가 제대로 쫓아왔다면 물이 맑을 경우 배스가 8트랩을 따라오는 게 보이는데 이런 상황에서 따라오기만 하고 입질이 없다면 속도를 더 높인다. 양손 그립을 사용하여 더 과격하고 빠르게 8트랩을 만들어주는 게 좋다. 한번 따라오기 시작하면 아무리 빠른 속도라도 배스는 상상 이상으로 빠르고 정확하게 공격해줄 것이다.
8트랩에 걸려든 배스를 랜딩하는 순간.
8트랩의 단점과 극복책
양글러TV 8트랩 영상 4편
■부유믈이 많은 곳에선 액션을 주기 힘들다
부유물이 많은 커버에선 운용하기 어렵다. 양희민TV 8트랩 영상 4편을 큐알코드를 통해 봐주기 바란다. 오름수위 상황이어서 베이트가 연안에 많이 몰리고 부유물 커버가 늘어난 것은 호조건이지만 쓰레기 등 다양한 부유물이 너무 많아 8트랩을 운용할 공간 자체가 나오지 않는 상황도 있다.
☞이런 경우 로드의 초릿대나 엔드그립으로 부유물 사이에 루어가 들어갈 공간을 만들어주고 천천히 좁게 8트랩을 운용하면 그 물살로 인해 부유물들이 퍼져나가면서 충분히 액션을 구사할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바늘털이에 약하다
빅베이트의 8트랩 액션을 공격하는 배스라면 일반적으로 사이즈가 준수한 편이다. 게다가 힘도 충분한 배스이기 때문에 짧은 순간에 엄청난 파이팅을 보여주며 뒷바늘에 설 걸릴 때도 많다.
☞바늘털이 당하기 쉬운 테크닉이어서 앞바늘에 제대로 후킹이 된 상황이 아니라면 빠르게 제압을 하고 들어 올려주는 게 좋다. 미리 릴의 드랙을 평상시보다 조금 더 풀어주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후킹 미스가 많다
배스가 공격을 하더라도 미스바이트나 훅에 살짝 걸렸다가 빠지는 경우가 많다.
☞이때는 당황하지 말고 8트랩을 계속해서 유지시켜줘야 한다. 제대로 후킹이 되어서 랜딩 중에 빠져버리는 경우가 아니라면 다시 8트랩 액션을 공격해 줄 확률이 높다.
취재협조 유튜브 양글러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