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 배낚시
대삼치
대폭발
최무석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회장
2018년까지 수년간 여름철 포항 앞바다는 수온이 30℃까지 오르는 이상 수온으로 인해 7월부터 70~80cm 참다랑어(Bluefin tuna)가 대거 유입됐다. 그 결과 10월 중순까지 약 3개월 동안 온통 참다랑어 열풍으로 대삼치낚시가 외면되다시피 했다. 그러다가 작년 8월에 형성된 냉수대 영향인지 여름철에 참다랑어가 유입되지 않았고, 다시 대삼치가 활기를 찾게 되었다. 현재 조과는 그야말로 대폭발. 70cm부터 미터급까지 큰 씨알이 마릿수 조과를 보이고 있다.
▲바다루어클럽 정길식(닉네임 히또) 회원이 대삼치를 히트해 랜딩하고 있다. 삼치의 저항이 강하기 때문에 드랙을 잠그며 서서히 힘을 뺀 후 뜰채로 올려야 한다.
올해는 최근 5년간 경험해 보지 못했던 이변이 많았다. 동해안 대삼치 포인트 양대 산맥이라고 꼽히는 경주 읍천의 경우 초여름부터 꾸준하게 대삼치 호황을 보였지만 포항 호미곶 일대는 시즌 내내 조황 기복이 아주 심했고 10월 초까지 삼치를 구경하기 힘들었다.
포항 앞바다에는 7월 초부터 냉수대가 유입되었다가 7월 하순으로 접어들어 냉수대가 빠졌지만 그때 잠시 삼치가 반짝 호황을 보였다가 다시 부진한 조황을 보였다. 8월 중순에 대삼치가 잠시 모습을 나타냈으나 입질도 예민했고 때마침 밀려온 태풍으로 인해 조황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본격적으로 조과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모든 태풍이 물러가고 바다가 안정된 9월 15일 이후다. 수심에 관계없이 삼치가 입질을 하기 시작했는데 9월 말에 냉수대가 들어와 조황이 떨어진 것을 제외하면 계속 호황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동진(테일워크 필드스탭) 씨가 중간 씨알의 삼치를 뱃전으로 들어올리고 있다.
▲어탐기에 나타난 삼치 어군. 수심 30~40m에 자리잡고 있다.
▲삼치 뱃속에서 나온 베이트. 멸치와 오징어가 들었다.
▲날카롭고 뾰족한 삼치 이빨.
▲출항 전에 미리 준비해간 주꾸미삽겹살볶음.
▲유니맥테일워크코리아 김현중 과장이 출조에 동행에 대삼치로 손맛을 보았다.
▲미터급 삼치를 낚은 김동진 씨.
경주 읍천부터 포항 앞바다까지 호황
지난 10월 4일 일요일, 필자가 운영하는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에서 운영자로 활동하고 있는 김동진 씨(닉네임 경주바보)가 주관하여 12명의 회원들과 함께 낚싯배를 전세 내어 삼치 출조에 나섰다. 당초 계획은 포항 앞바다로 출조하는 것이었으나 경주 읍천 일대의 조과가 우세하다고 판단해서 경주 지역부터 낚시를 해보기로 했다.
새벽 5시, 포항 영일만항에서 출항한 대성호가 어둠을 뚫고 장장 2시간 반을 달려서 읍천 앞바다에 도착한 시각은 아침 7시 반. 해무가 약간 끼어 있는 상황에서 수심 82m 물골을 공략했다. 어탐기로 확인하니 바닥을 중심으로 베이트피시가 몰려 있었으나 대삼치가 수심 60m에서 군집을 이루지 않고 낱마리로 흩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선장은 최근 몇 차례 출조에서 수심 38~42m에 대삼치 어군이 형성되었을 때 조황이 가장 좋았다고 말했다.
첫수는 아침 8시가 되어서 나왔다. 김익환(닉네임 돌이) 회원이 메탈지그를 바닥에서 20~30m 쳐올린 지점에서 입질을 받은 것. 씨알은 80cm가 조금 넘는 대삼치였다. 아침에 형성된 수온이 22.6℃였고 바다가 조용하고 조류도 흐르지 않아 연속으로 입질이 들어오지는 않았다. 띄엄띄엄 80~90cm 대삼치가 낚여서 올라왔는데 후반이라도 입질이 불붙으면 금방이라도 분위기가 살아날 것으로 보였다.
▲대삼치로 손맛을 본 바다루어클럽 회원들. 오후에 파도가 일렁이기 시작하자 대삼치가 쏟아져 나왔다.
▲대장쿨러에 담긴 삼치. 얼려서 회로 먹거나 구이용으로 좋다.
▲메탈지그에 걸려 나오는 대삼치.
▲삼치 조업(?)을 마치고 한자리에 모여 기념 촬영을 한 바다루어클럽 회원들.
▲포항권 삼치낚시에 즐겨 사용하는 메탈지그. 60~100g을 쓰며 기존 트레블훅을 제거하고 어시스트훅을 달아 후킹 확률을 높여서 사용한다.
파도 일렁이자 대삼치 폭발
시간이 흐르면서 해무가 걷히고 조류가 살아났으나 폭발적인 입질은 없었다. 오전에는 1인당 서너 마리의 대삼치 조과에 그쳤고 준비해간 주꾸미삼겹살볶음으로 점심을 먹은 후 다시 낚시를 이어갔다.
오후낚시에 앞서 채비를 먼저 점검했다. 유연한 로드를 사용하는 회원은 원줄 PE라인 2호에 쇼크리더를 20lb를 체결했고 대삼치를 강제집행하는 회원은 원줄 PE라인 3호에 쇼크리더를 60lb까지 사용했다. 메탈지그는 로드의 사양에 따라 60~100g까지 사용했고 대부분 크롬지그나 갈치지그를 사용했다.
오후에는 포인트를 울산 정자 앞바다로 옮겼다. 포인트에 도착한 후 낚시를 시작할 무렵부터 파도가 조금씩 일어나기 시작했는데 수온도 23.6℃까지 올랐다. 마침내 수심 20~30m에 대삼치 어군이 형성되었고 그때부터 폭발적인 입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바다에 파도가 조금씩 일어나야 조황이 살아난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오전 내내 단 한 마리도 나오지 않던 미터급 대삼치를 김동진 씨를 비롯한 여러 회원이 랜딩에 성공했다. 특별한 액션 없이 메탈지그를 멀리 캐스팅한 후 가라앉히다가 저킹으로 처 올리기 시작하면 입질을 했다. 폴링 바이트도 잦았고 단순한 리트리브에도 입질을 했다.
오후 3시20분 철수 길에 오를 때까지 한 사람당 10~20마리의 대삼치를 낚을 수 있었는데 올해 들어 가장 좋은 조과였으며 예년 조황에 비해서도 뒤지는 것이 아니었다.
필자도 배의 선수와 선미를 오가며 회원들의 낚시 장면을 촬영하느라 여념이 없었는데, 랜딩에 얼마나 바빴는지 일부 회원들은 80~90cm 대삼치를 들어뽕하는 모습도 보여주었다. 대삼치 호황은 곧 동해남부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포항의 호미곶 일대가 아직 폭발하지 않았고 삼치 시즌이 한 달 이상 남았기에 앞으로 상황은 더 나아질 것으로 보인다.
취재협조 포항 대성호 010-4411-8461, 다음카페 바다루어클럽, 테일워크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