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가기 전에 터진다!

삼천포의 단오감성돔 새 명소, 추섬(치섬)등대

최근 2년 연속 ‘5월 대박’, 올해도 현지꾼들의 뜨거운 관심

경남 사천시 삼천포 내만에 초여름 단오감성돔 대박터가 있다. 신수도 옆에 딸려 있는 추섬등대가 그곳이다. 동원크릴 필드스탭 김재홍씨는 “지난 2년간 5월만 되면 등대에서 5짜 감성돔으로 쿨러를 채웠다”고 자랑한다.

▲ 추섬 등대에 오른 취재팀이 오전 들물에 감성돔을 노리고 있다. 우측 등대아래, 들물이 만나 훈수가 지는 자리가 주요 입질포인트로 5~6월이면 대형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인다고 한다.

추섬등대를 소개해준 한국프로낚시연맹 김재홍씨는 기자를 만날 때마다 “삼천포에는 5월에 대물 감성돔이 터지는 대박자리가 몇 군데 있다. 특히 신수도 옆에 있는 등대가 정말 명당이니 다음에 꼭 같이 가보자”고 말했다. 그래서 올해 4월부터 김재홍씨와 통화를 하면서 추섬등대의 조황을 물어보았다. 마침내 4월 셋째 주말, 김재홍씨가 “첫 탕을 노리기 위해 오늘 추섬등대에 내렸다. 큰 감성돔 한 마리를 낚고 감당할 수 없는 입질을 몇 번 더 받았다”는 소식을 전해왔다. 김재홍씨는 “그러나 확실한 호황을 거두기에는 아직 이르다. 추섬등대는 5월 중순이 넘어야 확실한 조과를 보여준다. 서두를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5월 중순까지 마냥 기다릴 순 없었다. 먹등대를 취재한 기사가 나갈 무렵이면 시즌이 무르익어야 했다. 그래서 약간 빨리, 4월 23일 취재에 나섰다.

낚시금지 됐다가 2006년에 풀린 생자리

취재팀은 김재홍씨와 한국프로낚시연맹 경남지부 거창·함양지구 회원인 박경도, 신진식, 김동길씨로 짜였다. 삼천포 신항만에 있는 해림낚시 김군상 사장이 가이드했다. 등대는 낚싯배로 10분도 걸리지 않는 가까운 곳에 있었다.
와서 보니 신수도 주변을 지나다가 여러 번 본 곳이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보니 예전에는 낚시를 금지했던 것 같다. 알고 보니 사천어선협회의 노력으로 2006년 여름부터 낚시인의 하선이 재개됐다. 김재홍씨도 그런 사실은 잘 모르고 있었다. 그는 “2년 전에 우연히 이곳에 내려 대박을 쳤고 낚시가 금지됐었다는 사실은 몰랐다”고 말했다.
2년 동안 감성돔을 쏟아낸 자리가 왜 유명해지지 않고 있을까? 하선한 후에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등대 주변은 수심이 3~4m로 아주 얕고 조류는 엄청나게 빠른데다 복잡한 수중여에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어지간한 선수가 아니고서는 찌만 끊어먹기 딱 좋은 자리다.

▲ 포인트에 내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감성돔을 낚아낸 한국프로낚시연맹의 신진식씨.

“가벼운 전유동채비로 들물에 훈수 노려야”

김재홍씨에게 묘책이 있는가 물어보니 전유동채비를 권했다. “B나 2B 구멍찌로 전유동을 하되 봉돌은 한 개만 물려 가볍게 쓰세요. 조류 세기가 변하면 봉돌을 가감하면 됩니다. 조류가 빠른 자리보다는 훈수가 지는 자리가 좋습니다. 썰물엔 입질이 없고 들물이 입질타임입니다.”
썰물이 거의 끝날 무렵에 하선했기 때문에 곧장 낚시를 시작했다. 신항만이 보이는 북쪽을 바라보고 채비를 흘리는데 생각보다 일찍 유속이 약해졌다. 잠시 후 김동일씨의 낚싯대가 힘차게 휘어졌는데 큰 망상어가 물고나왔다. 일행 모두 감성돔으로 오인할 정도로 컸다. 쥐노래미와 볼락도 내만에서는 보기 힘든 큰 놈이 낚여 올라왔다. “물심이 좋으니 잡어도 크구나!” 연발 감탄사를 날렸다.
등대에 올라가 낚시를 한 신진식씨가 30cm가 조금 넘는 감성돔 한 마리를 끌어냈다. 아주 순조로운 출발. 이제 들물만 흘러주면 감성돔은 낚은 거나 다름없다고 생각하고 썰물이 끝나기를 기다리며 낚은 잡어들을 모아 회를 쳐서 먹었다.

▲ 등대에 올라가 발 앞을 노린 신진식씨가 감성돔을 올리고 있다.

“들물 조류가 대체 어디로 간 거야?”

오전 10시, 조황이 궁금했는지 김군상 사장이 배를 몰고 왔다. 김재홍씨가 손가락 하나를 펴보이자 그는 포인트 앞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팔을 빙글빙글 돌렸다. ‘곧 포인트 앞에 훈수가 지니 제대로 노려보라’는 말이었다.
마침내 들물이 시작되는 듯 잡어의 입질이 뚝 끊겼다. 모두 초긴장 상태. 하지만 곧 상황이 예상대로 전개되지 않음을 직감했다. 수온이 갑자기 떨어진 것이다. “며칠 비가 억수같이 내리더니 오후 들물이 이렇게 찰 줄이야… 잡어가 사라진 게 감성돔이 들어와서가 아니라 수온이 내려가서 그런 것이었군요.” 김재홍씨가 무척 실망한 듯 풀 죽은 목소리로 말했다.
들물에는 훈수도 제대로 지지 않았다. 조류가 너무 약해서 우리 쪽으로 다가오지도 않은 것이다. 결국 기대했던 들물에 신진식씨가 잔챙이 감성돔을 한 마리 추가하는 것으로 끝났다.
낚싯배에 오른 후 김군상 사장에게 다른 곳의 상황을 물으니 “오늘은 감성돔 배낚시도 모두 전멸”이라고 말했다. 김재홍씨는 “감성돔이 들어온 것은 확실하다. 이번 출조는 저수온과 약한 조류라는 복병을 만나서 아쉽게 되었지만 5월 중순 이후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자”고 말했다.
출조문의 삼천포 해림낚시 011-873-1845

추섬등대 공략법

추섬등대는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들물지류가 만나는 곳 주변이 입질지점이다. 전유동채비를 천천히 가라앉히기만 해도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반유동채비로 직공하면 주변 해초와 수중여에 금방 걸리기 때문에 입질을 받기 어렵다. 가장 입질이 많은 곳은 훈수지대로, 보통 끝썰물부터 초들물에 훈수가 지며 입질도 폭발적이다.
끝썰물에 A로 건너가서 초들물까지 낚시할 수 있다. 발앞에서도 입질이 오며 멀리 흘려도 입질 받을 수 있는 곳. 단, 물이 금방 차오르므로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5월 조황 전망

| 김군상 해림낚시 사장 |

삼천포 해림낚시 김군상 사장은 “지난해 5월 추섬등대가 보인 호황은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5짜 감성돔으로 아이스박스를 채우는 일도 많았고 40~50cm 감성돔 한두 마리씩은 대수롭지 않게 낚아냈다. 반짝 호황으로 끝나지 않고 한두 달 정도 길게 호황을 이어나가기 때문에 나 역시 추섬등대의 조황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앞으로 2~3주 후(5월 10일 이후)면 분명 터질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