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측자에 오른 54.8cm 희야지 붕어.

8월 14일에 첫 출조
희야지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에 있는 1만여 평의 평지형지로 상류 수심이 2.5~2.8m, 하류 수심은 2.5~3m에 이르는 평지형지다. 비가 온 뒤여서 저수지 전역은 뻘물이었고 만수 상태였다. 뻘물보다 걱정인 것은 떠다니는 부평초와 청태 덩어리들이었는데 수초 유입을 막기 위한 토이론(겨울철 파이프 동파 방지용 스티로폼) 작업을 석종기 씨와 조형일 씨 두 분이 도와줘 수월하게 대를 펼 수 있었다.
이틀 동안 나는 입질 한 번을 못 보았지만 조형일 씨가 4짜 초반의 붕어를 비롯해 허리급 월척을 낚았다. 묵직한 씨알은 여뀌 줄기를 감아 터뜨렸다고 한다. 고맙게도 포인트를 옮기면서 나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었다.
오후 5시 이른 저녁 식사를 마치고 밤낚시에 돌입했는데 우측 여뀌풀 앞에 던져둔 2칸 대가 살짝 잠겼다 올라오는 것을 보고 챔질했는데 제법 힘을 쓰는 것으로 보아 4짜는 되겠구나 하며 여유롭게 뜰채에 담았다. 계측자에 올려보니 41cm였고 살림망에 고기를 담아 채비를 투척하기 위해 2칸 대를 들어 올리려는 찰나,바로 옆 2.4칸 대가 찌를 밀어 올렸다. 계측자에 올라온 녀석은 37cm 정도 되는 준수한 씨알이었다.  이때가 저녁 7시50분경이었고 9시30분경까지 두 번 입질이 더 있었다. 38cm급 한 수를 더 낚고 마지막 입질은 여뀌풀을 감아버려 얼굴을 보지 못했다. 여기저기 입질 소식은 있었으나 다음날 오전에 석종기 씨가 잡은 36cm 붕어를 포함해 4마리가 총 조과였다 .
다음날 18일엔 창녕의 김경국 씨와 김용은 씨가 상류 중앙에 자리를 잡아 총 5명이 희야지에서 낚시를 하게 됐다. 그렇게 해서 22일까지 4짜 4마리와 허리급 월척 6마리를 낚았는데 입질이 뜸해지고 23일 태풍 예보도 있고 해서 3명은 철수하고 김경국 씨와 나만 남아 둘이서 하룻밤을 더 낚시를 했지만 빈작이었다. 태풍이 지나간 후 다시 만나기로 하고 우리도 철수를 했다. 
태풍이 지나갔지만 나는 볼일이 있어 만나기로 한 날보다 며칠을 더 보낸 후 9월 7일 희야지를 다시 찾았다. 입소문이 났는지 앉을 자리가 없을 정도로 많은 낚시인들이 앉아 있었다. 먼저 들어온 김경국 씨 얘기로는 4짜급이 몇 수 낚이긴 했지만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입질이 뜸해졌다고 한다. 희야지엔 13명의 낚시인들이 앉아 있었다. 나는 자리가 마땅치 않아 제방 쪽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해보았으나 일주일 동안 입질 한 번 보지 못했다. 일주일 동안 김경국 씨가 낚은 4짜 붕어와 허리급 월척 몇 수, 그리고 간간이 들려오는 월척급 조과가 전부였는데 다시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집으로 돌아갔다. 

“계측자를 넘어 버렸어~!”
태풍이 지나간 뒤 9월 16일 희야지를 다시 찾았다. 많은 낚시인들이 찾아 앉을 자리가 없었다. 전날 제방 무넘기에 대를 펴고 낚시를 하고 있던 석종기 씨가 5짜에 가까운 녀석을 낚았다고 했다.
태풍이 지나간 수면에 부평초가 모습을 감추었고 상류에선 새물이 유입되어 물색도 맑아지고 있었다. 조황 소식을 물어 보려고 김경국 씨를 찾았다.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도중 입질이 왔는데 올라온 녀석은 46cm 붕어였다. 당일 허리급 월척 두 마리를 포함해 3마리째라며 웃었다.
8시30분경 김경국 씨가 낚아놓은 고기를 구경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도중 건너편 무넘기 자리에서 누군가 고기를 끌어내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신상호 씨였다. “사이즈 되나?”하며 김경국 씨가 신상호 씨에게  물었다. 끌어내다 고기가 마름을 감아버렸는지 아무 말이 없었다. 한참동안 씨름 끝에 뜰채에 담긴 모습은 멀리서 봐도 대물처럼 보였다
“계측자를 넘어 버렸어~!”하고 신상호 씨가 말했다. 나는 내가 갖고 있는 60cm 계측자를 들고 갔다. 계측자에 올려 보니 54.8cm가 나왔다
신상호 씨는 “급한 일이 잡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엔 낚시를 일주일 동안 하고 있었다. 8일째 되는 날 아침 건너편 경국이 형이 한 마리 올리는 것을 보고 찌를 예의주시하고 있었는데 정면 4.8칸 대 찌를 살짝 밀어 올리다 오른쪽으로 천천히 끌고 가는 것을 챔질했고 챔질 하는 순간 대물이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말했다
“입하고 배에 상처만 없었으면 55는 넘었을 텐데”하고 말하며 조금은 정상적이지 않은 고기 생김새에 아쉬워하기도 했다. 그리고는 “내가 4짜는 셀 수도 없이 낚았지만 이런 녀석은 처음 본다. 내 인생 고기다”하며 웃음을 지어 보였다. 신상호 씨는 살림망에 5짜를 넣어두었다가 다시 방류했다. 
나는 신상호 씨가 낚시했던 무넘기 포인트를 양보 받아 낚시를 했다. 일주일 후인 9월 23일 현재 상류 쪽에서 허리급 월척 한두 마리가 낚였다는 이야기가 있을 뿐 이렇다 할 조황은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