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최훈의 바다낚시 입문⑫

광어, 성대, 양태와 놀아보자 

플랫피싱  FLATFISHING

최훈 테일워크 필드스탭·솔트루어린 회원

플랫피싱이란 광어나 양태 같은 납작한 저서성 어류를 지칭하는 플랫피시(flatfish)에 ‘ing’를 합성해 만든 말이다. 플랫피싱를 해석하자면 ‘납작한 고기낚시’라고 할 수 있다. 주 대상어는 광어, 양태, 성대로 강원도에서부터 동해남해를 거쳐 여수권에 이르기까지 전역에서 낚을 수 있다. 서해에도 양태와 광어를 낚을 수 있으니 전국이 플랫피싱 포인트가 된다.
플랫피싱은 하루아침에 탄생한 장르가 아니다. 동해안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루어낚시 동호인들이 7~8년 전부터 시작했다. 가장 활발하게 낚시가 이뤄진 곳은 동해남부의 울진, 포항, 울산 일대로 에깅과 함께 일부 낚시인들의 장르 개발에 힘입어 서서히 발전했다.
플랫피싱이 인기를 끌게 된 이유는 농어와 무늬오징어의 조황이 부진했기 때문이다. 예전부터 동해에서는 광어와 양태가 루어에 곧잘 낚였으나 낚시인들이 별 관심을 가지지 않았다. 크지도 않고 농어나 무늬오징어에 비해 가치도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어 시즌이 끝나고 에깅 시즌이 시작되는 7~8월은 농어와 무늬오징어 조과가 모두 떨어지는 데다 동해는 여름과 가을에 냉수대가 극성을 부려서 전체적으로 조황이 안 좋은 시기이지만 플랫피시는 잘 낚인다. 특히 성대는 찬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냉수가 받쳐도 호황을 보여 어느새 인기 어종이 되었다.

플랫피싱 대상어로 인기가 높은 성대와 광어. 빨간색 고기가 성대인데 찬 물을 좋아하고 살이 차져 횟감으로 인기 있다.

울산 진하방파제에서 여성 낚시인이 성대를 낚아 올리고 있다.

성대와 양태로 살림망을 가득 채웠다. 플랫피싱은 여름에 마릿수 조과를 보여 인기가 좋다.

프리리그 타입의 웜 채비.

훅과 싱커를 일체형으로 만든 프리리그 채비.

다양한 형태의 지그헤드.

지그헤드에 사용하는 웜. 2인치부터 5인치까지 다양한 크기를 사용한다.

전 바다가 플랫피싱 포인트
플랫피싱의 시즌은 단연 여름이다. 성대와 광어는 사계절 낚이지만 여름과 가을에 가장 조과가 좋고 양태 역시 장마철과 여름, 가을에 잘 낚인다. 봄 어종에서 가을 어종으로 전환되는 시기에 낚기 좋은 고기들로 지금이 딱 제 시즌이다. 올해는 의외로 에깅 조과가 좋은 편이어서 아직 플랫피시를 찾는 낚시인들이 적지만 곧 냉수대가 연안으로 올라오면 어쩔 수 없이 플랫피시를 찾게 된다.
포인트는 무궁무진하다. 우선 플랫피싱이 처음 시작된 동해안에서는 전역에서 쉽게 즐길 수 있다. 가장 핫한 포인트라면 울진, 영덕, 포항 일대다. 콧부리를 낀 갯바위나 대형 방파제에서 워킹낚시를 할 수 있으며, 카약이나 소형 보트를 타고 나가 가까운 연안에서 배낚시를 즐겨도 된다. 연안에서 100m 정도만 나가도 큰 플랫피시를 낚을 수 있기 때문에 고성능의 보트가 필요 없다.
남해와 서해의 경우도 연안에서 광어와 양태를 만날 수 있다. 서해에서는 광어 루어낚시를 이미 오래전부터 해왔으며 군산, 태안, 보령 일대의 갯바위로 나가면 어렵지 않게 플랫피시를 만날 수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아직까지 광어를 제외하면 플랫피싱을 전문으로 출조하는 낚싯배가 없어서 대부분 도보낚시를 하거나 개인 보트나 카약을 이용해서 출조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8월 이후에는 플랫피싱의 활성이 좋아지고 조과도 쉽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연안에서도 충분히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깅 장비를 그대로 사용
플랫피싱의 경우 전용 로드라고 할 만한 것이 없다. 최근에는 바다루어 범용대가 출시되어서 그것을 써도 되지만 에깅 장비가 있다면 에깅 장비를 그대로 쓰면 되겠다. 바다루어 범용대의 경우 농어까지 상대할 수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에 초리가 조금 빳빳해서 어신을 잡기가 힘들지만 에깅대는 초리가 부드러워서 작은 채비를 멀리 날리기도 좋고 예민한 입질도 잡아낼 수 있다. 70~80cm 넘는 대형 양태나 광어가 낚이는 곳이라면 에깅대보다 더 튼튼한 장비를 쓰면 좋겠지만 대부분 30cm 내외의 성대나 양태를 노리기 때문에 우선은 쉽게 에깅 장비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 
에깅 로드는 워킹, 카약, 보팅에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파워는 M이 적당한데 때로는 로드 팁이 더 예민한 양질의 ML 로드가 루어 액션에 편리할 수 있다. 그런데 카약피싱이나 보팅일 경우에는 편의성을 감안해 로드의 길이가 다소 짧은 7ft 내외를 추천한다. 길이 6.7ft에 초리가 조금 빳빳한 M 강도의 배스 로드도 효율적이다. 
릴 역시 에깅용을 사용한다. PE라인 0.6~1호가 150m 정도 감기는 2500번 섈로우 스풀 타입을 구비하면 된다. 그러나 반드시 섈로우 스풀일 필요는 없다. 2500번 내외의 스피닝릴이면 모두 가능하며, 간혹 낚이는 대물을 대비해 드랙력은 7kg 이상 되는 것을 추천한다.
라인은 로드의 스펙에 맞춰 사용한다. 에깅 로드는 PE라인 0.6~1호가 적정 라인이다. 쇼크리더는 로드 길이만큼 길게 잡아 주는 게 좋다. 광어의 날카로운 이빨에 걸려 라인이 끊어지는 것을 예방하고 여에 라인이 쓸리는 것에 대비할 수 있다. 나일론보다 인장 강도와 마찰 강도가 높은 카본 라인을 사용하는 것이 좋으며, 원줄과 강도의 밸런스를 맞추어 대물이 물었을 때 매듭이 터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시판되는 PE라인 1호는 20lb 정도의 강도가 나오므로 쇼크리더는 카본라인 5호를 사용해도 무방하며, PE라인 0.8호를 원줄로 사용할 경우에는 쇼크리더를 카본라인 4호 정도로 사용하면 된다. 

필자가 플랫피싱에 사용하는 에깅 장비. 8.6ft 길이에 강도는 ML이다. 성대의 약한 입질을 잡기 좋고 50~60cm 광어, 양태도 상대할 수 있다..

울산 진하 일대의 플랫피싱 포인트. 성대와 광어가 잘 낚인다.

입이 큰 씨알 좋은 양태에게 잘 먹히는 5인치 섀드웜. 지그헤드 아래에 블레이드를 달았다.

덩치가 커서 손맛이 좋은 양태.

 
지그헤드리그로 바닥 집중 공략
연안의 방파제나 갯바위에서 캐스팅을 할 때는 지그헤드리그가 가장 사용하기 편하며 바닥을 노리기에도 좋다. 연안 워킹낚시에서 캐스팅을 할 경우에는 10g 내외를 사용하며 20g까지 사용할 수 있다. 카약이나 보팅일 경우는 수심 4~15m를 공략하기에 30g까지 준비하면 무난하다. 동해는 서해나 남해에 비해 조류 흐름이 완만하지만 가끔 조류가 강하게 흐를 때도 있고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카약이나 보트가 빠르게 흘려나가면 20g의 지그헤드로도 바닥을 찍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으니 30g까지 지그헤드를 한두 종류 준비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해와 남해의 경우에도 연안에서 낚시를 한다면 30g 이하의 지그헤드로 대부분 낚시를 할 수 있다.
지그헤드를 고를 때는 만들어진 형태를 파악해야 한다. 지그헤드의 바닥이 납작한 보텀 지그헤드를 주로 사용하지면 옆면이 납작하거나 삼각형으로 생긴 지그헤드도 즐겨 쓴다. 지그헤드는 머리의 모양에 따라 바닥에서 액션의 형태가 달라지는데, 보텀 지그헤드는 바닥을 끌어주기 좋으며 납작하거나 삼각형 형태는 호핑, 폴링 등의 액션을 주기 좋다.
지그헤드리그 조작 방법은 간단하다. 캐스팅한 후 채비가 바닥에 안착하면 로드의 팁을 이용해 빠른 속도로 30~50cm 들어 올린 다음 2~3회 짧게 저킹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하는 게 기본이다. 대상어의 활성에 따라 스위밍, 호핑, 크롤링 등 다양한 기법을 구사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작은 씨알의 성대를 노리기 편하도록 프리리그를 많이 쓴다. 라인에 봉돌을 넣고 바늘과 웜을 연결한 후 멀리 던져서 입질을 기다리는 식으로 낚시를 한다. 채비를 멀리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연안낚시에서 유리하며 대상어의 활성이 낮을 때도 입질을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모래톱 주변이 포인트
성대와 양태는 저서성 어종으로 겨울에는 수심 20~200m 깊은 곳에서 서식하다가 여름철이면 연안으로 산란을 하러 들어온다. 그래서 8월에 잘 낚이며 모래와 진흙이 섞여 있거나 자잘한 자갈이 있는 곳에서 산다. 작은 새우, 게, 갯가재, 물고기 등을 먹는데, 포인트를 찾으려면 바닥이 모래로 형성된 곳 주변의 방파제나 갯바위, 해수욕장 등을 먼저 탐색해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양태는 모래바닥에 작은 수중여가 듬성듬성 형성된 곳이 특급 포인트다. 성대는 방파제일 경우 담수가 흘러드는 내항 쪽이나 해수욕장이 좋다. 큰 비가 내린 후 흘러내린 담수로 인해 흙탕물이 생긴 끝 지점이 성대의 특급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성대와 양태 모두 방파제에서는 조류 소통이 원활한 곳, 주로 방파제의 콧부리가 가장 유리하다. 보팅을 할 경우는 조류가 다소 세게 흐르는 물골 중에서도 모래톱 주변을 노리면 쉽게 어군을 찾을 수 있다. 또한 보리멸이 잘 낚이는 포인트 주변에서도 양태와 성대가 많이 서식한다.
광어의 경우 연안에서 툭 튀어나온 콧부리나 방파제 콧부리를 노린다. 냉수대가 들어올 때 연안으로 밀려들어오는 개체도 있지만 대부분 멀리 빠져나가기 때문에 최대한 멀리 노릴 수 있는 곳이 좋다. 콧부리 주변은 대개 조류가 잘 흐르고 수심이 깊어지는 구간이 있는데, 그곳이 광어 포인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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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SHING GUIDE

광어 노릴 때는 ‘메탈지그＋웜’

 
광어가 잘 낚이는 포인트라면 메탈지그를 싱커로 사용하고 메탈지그 아래로 30~50cm 라인을 묶은 후 싱글훅에 웜을 끼워 사용한다. 메탈지그가 광어에게 어필하면서 웜으로 입질을 받아내는 방식이다.
채비를 만들 때 유의할 점은 쇼크리더와 메탈지그가 엉키지 않게 연결 부위에 단차를 주는 것이다. 바늘을 묶은 줄을 너무 길게 하지 말고 원줄에 연결한 쇼크리더보다 짧게 하고 좀 더 가는 줄을 쓰면 엉킴을 방지할 수 있다. 그리고 스트레이트훅을 사용하는 이유는 후킹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바늘 폭이 큰 오프셋훅을 사용할 경우 강하게 후킹을 하거나 후킹 타이밍을 놓치면 광어 입에 잘 걸리지 않는다.
메탈지그를 이용한 웜 채비는 아침저녁 피딩타임을 중심으로 활성도가 높을 때, 저킹 액션으로 광어를 유인하는 데 적합하다. 광어 활성이 떨어져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경우에는 지그헤드리그처럼 바닥에서 스위밍, 호핑, 크롤링 액션을 구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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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뜨는 루어
인치쿠를 활용해보자

인치쿠는 헤드(싱커)에 꼴뚜기 모양의 루어가 달려 있다. 꼴뚜기 모양의 채비를 타코베이트라 하는데 인치쿠 헤드의 밝고 번쩍이는 금속은 반짝이는 플래싱 효과와 움직일 때 생기는 파동으로 물고기들의 공격 본능을 자극한다. 그리고 타코베이트는 먹잇감을 닯은 모습으로 이 둘의 조합이 잘 맞아 플랫피싱에서도 인기가 있다.
인치쿠를 가라앉힌 뒤 액션을 주면 헤드와 타코베이트 부분이 각각 따로 움직여서 타코베이트가 헤드를 쫓아가는 모습을 연출을 할 수 있다. 강한 저킹보다는 느리고 짧게 숏저킹을 하는 게 기본이다.
최근에는 플랫피싱에 다양한 하드베이트가 사용되고 있는데 철판으로 만든 소형 바이브레이션이 인기 있고 소형 미노우나 지그 미노우도 상성이 좋다. 우선 비거리가 뛰어나기 때문에 공략 범위가 넓고 입질도 단번에 들어오기 때문에 챔질과 랜딩이 수월하다.

좌측부터 메탈지그, 미노우, 인치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