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GREAT SHORE PLUGGING

장비

무조건 최강 스펙은 비추

이수 블랙핀 스튜디오 대표·시마노 필드스탭

쇼어 플러깅 입문자의 가장 큰 고민은 장비의 선택일 것이다. 꿈의 미터급 잿방어를 노리고 최상의 스펙을 선택하는 낚시인이 있는가 하면 1년에 출조할 횟수와 만날 대상어를 감안해 ‘가성비’를 따지는 낚시인도 있다. 많은 낚시인들이 쇼어 플러깅의 특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유명인의 스펙을 쫓아가는 경향이 있다. 쇼어 플러깅처럼 체력이 많이 소모되는 낚시에선 우선 자신이 이 낚시를 감당할 수 있는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미터급 잿방어의 파워는 140cm 부시리의 파워를 능가하며 배에서 걸었을 때보다 훨씬 막강한 뒷심을 발휘한다. 무조건 강한 장비로 맞서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강한 장비로 드랙을 잠그고 낚시를 하다가 대형 잿방어의 기습 입질을 받은 후 대상어의 힘을 감당하지 못해서 물에 빠지거나 실족하는 일도 있다.
따라서 무조건 최강 스펙으로 장비를 찾기보다는 대상어의 크기와 이를 감당할 자신의 체력을 감안해 제품군을 골라야 한다. 영상에서 보던 초대형급은 나오는 시즌이 따로 있고 또 만나기도 쉽지 않다. MH나 H 파워라면 10kg 전후의 대상어를 제압하는 데 무리가 없다. 아래에 소개하는 장비는 필자가 직접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모두 시마노의 제품으로 스탠더드와 헤비 두 가지를 추천한다.

메탈지그
대상어가 깊이 있거나 펜슬베이트로 도달하지 않는 거리에 대상어가 있을 때는 메탈지그를 사용하기도 한다. 30g부터 100g 내외를 사용하며 바닥으로 가라앉힌 후 저킹을 해도 되고 중상층까지 가라앉힌 후 리트리브나 저킹을 할 수 있다. 의외로 잘 먹히기 때문에 쇼어 지깅이라는 장르까지 따로 있을 정도로 쇼어 게임에서는 필수 아이템이다. 가끔 대상어가 사정거리 내에 있어도 펜슬베이트에 전혀 반응하지 않을 때도 사용한다.

트윈파원SW 8000HG
콜트스나이퍼 엑스튠 106H P/S에 장착하는 스피닝릴이다. 원줄은 PE 5호를 사용하며 쇼크리더는 100~120lb를 쓴다.

트윈파원SW 10000PG
콜트스나이퍼SS 106H P/S에 장착하는 스피닝릴이다. 원줄은 PE 4호를 사용하며 쇼크리더는 70~100lb를 쓴다.

콜트스나이퍼 엑스튠 106H P/S(플러깅 스페셜)
헤비 태클에 해당하며 여름부터 겨울까지 주력으로 사용하는 로드다. 잿방어는 7~10kg, 부시리는 10~15kg를 목표로 할 때 사용한다. 많은 낚시인들이 잿방어의 강한 힘 때문에 XH 파워를 선호하지만 초대형 씨알이 나오는 시즌이 아니라면 MH, H파워의 로드가 적당하다 생각된다. 잿방어가 아무리 강하게 질주한다고 해도 무게가 10kg 내외의 대상어이므로 로드의 제압력에 있어서는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로드가 너무 강하면 역으로 몸에 무리를 주거나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펜슬베이트나 폽퍼는 140mm~200mm까지 폭넓게 사용할 수 있으므로 범용성도 좋다.
기본적인 스펙을 원한다면 ‘콜트스나이퍼XR S100MH~H’를 추천하며 초반 탐색용으로도 좋다.

콜트스나이퍼SS 106H P/S(플러깅 스패셜)
스탠더드 태클에 해당하며 부속섬이나 긴 구간의 포인트를 장시간 탐색할 때 사용한다. 전 시즌 사용할 수 있지만, 특히 미노우나 싱킹 펜슬을 즐겨 사용하는 겨울~봄 시즌에 주로 사용한다. 콜트스나이퍼SS는 경량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데, 다른 제품과는 로드가 조금 더 휘어지는 타입이라서 캐스팅이 편하고 소형 루어를 사용하기 유리해 다양한 대상어를 목표로 할 수 있다. 빳빳한 성질의 로드를 선호 한다면 다소 불편할 수 있지만 적은 힘으로 랜딩을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만약 체력에 자신이 없다면 콜트스나이퍼(엑스튠, XR) MH파워 혹은 콜트스나이퍼SS H파워를 추천한다.

콜트 스나이퍼 락 스플래시 140F AR-C
품번 OT-140Q, 길이 140mm, 무게 68g, 플로팅 타입이며 컬러는 8가지. 훅은 #2/0를 사용한다. 짧고 빠른 워블링 액션으로 마치 사냥을 당하는 베이트피시를 연출하며 강한 어필력이 장점인 쇼어 전용 다이빙펜슬이다. 내구성이 강화된 보디와 안정적인 원투 성능, 그리고 뛰어난 조작성을 갖추어 쇼어에서 대형 부시리까지 노릴 수 있다. 높은 발판과 강한 바람에도 앵글러의 뜻대로 조작할 수 있다. 넓은 보디로 물을 밀어서 강한 파동으로 어필을 한다. 다이빙시킨 후 리트리브를 하면 미노우처럼 수중에서 워블링 액션이 나오며 다트 액션 등 다양한 액션의 조합을 만들어 갈 수 있다.

콜트스나이퍼 락 다이브
품번 OT-160P, 길이 160mm, 무게 65g, 플로팅 타입이며 컬러는 8가지. 앞쪽 훅은 #1/0, 뒤쪽 훅은 #2/0를 사용한다. 콜트스나이퍼 락 스플래시와 동급의 다이빙펜슬이지만 상반되는 역할을 한다. 착수 후 빠르게 이어지는 안정된 다이빙 능력과 S자 다이빙 액션이 특징이다. 배낚시에서 연출하는 S자 다이빙 액션은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는데, 쇼어에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광범위하게 베이트피시를 찾아다니는 대상어에게 특히 강한 위력을 발휘한다. 다이빙 후 상승 중에 입질을 하는 경우가 많고 다이빙 시 완급 조절로 잠행 깊이를 조절해가며 사용한다.

선라인 시스템 쇼크리더 130lb
대상어의 크기와 사용하는 장비에 맞춰 쇼크리더의 강도를 조절한다. 100~130lb를 즐겨 사용하며 로드의 파워가 약하고 사용하는 루어의 무게가 가볍다면 70lb 내외를 사용하기도 한다.

오시아 헤드딥 플래시 부스터 175F
품번 OT-160P, 175mm, 무게 97g, 플로팅 타입이며 컬러는 은색 2가지, 살구색 6가지, 훅은 ST-66 #4/0을 사용한다. 강한 롤링이나 슬라롬 액션을 결합해 루어의 존재를 강하게 어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플래시 부스터 시스템을 적용, 스프링에 의한 진동 증폭으로 반사판에 의한 플러싱 효과가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참다랑어를 목표로 개발된 다이빙펜슬이지만 부시리에게도 잘 먹히며 불리한 환경에서도 뛰어난 비거리를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대형어를 노리거나 가을 시즌에 줄삼치, 갈치, 만새기, 고등어가 베이트피시가 되는 시점에서 사용한다. 하지만 일반적인 쇼어 플러깅 장비로는 캐스팅에 무리가 있어서 헤비 태클에만 사용이 가능하다. 

어드바이스

120cm 부시리,

95cm 잿방어를 목표로!

쇼어 플러깅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보통은 ‘빅원’을 생각하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1년에 출조를 30~40회 이상 할 수 있는 지 묻고 싶다. 안타깝지만 18kg 이상의 대부시리를 만나려면 추자도와 같은 여건 좋은 곳으로 출조해야 하고 제주에서 만날 확률은 낮다. 남해의 섬도 마찬가지로 확률이 낮다. 운이 좋게 만났다 한들 18kg 이상의 부시리를 선상에서 걸었다 해도 끌어내기 힘든데 연안에서는 불가능에 가깝다.
이쯤 되면 ‘쇼어 플러깅을 하지 말라는 말인가’라고 오해할 수 있는데 그런 것이 아니라 쇼어 플러깅을 접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말하고 싶은 것이다. 낚시에는 두 가지의 재미가 있다고 생각하는데, 하나는 고기를 바늘에 거는 행위, 또 하나는 바늘에 걸린 고기를 끌어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쇼어 플러깅은 입질을 받는 것이 30%, 끌어내는 것이 70%의 비율로 나뉜다. 입질을 받은 후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낚시인에 따라서는 입질을 받는 것이 100%가 될 수 있다. 즉, 히트한 대상어를 랜딩에 성공하면 가장 좋겠지만 우선은 입질을 받는 데 낚시의 모든 것을 집중하는 것도 좋다는 뜻이다. 톱워터 펜슬베이트를 사용해 수면을 때리는 강력한 입질을 받아보면 이 말의 의미를 실감하게 된다.

최대어 목표 낮추면 확률·재미 모두 상승  
랜딩 성공률을 높이려면 작은 대상어를 상대하면 된다. 하지만 앞서 설명했듯 최종 목표는 빅원에 있고 작은 대상어라고 해봐야 작은 부시리나 삼치가 대부분이니 큰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된다. 그런데 작지만 낚시인의 손맛을 충분히 책임질 대상어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잿방어다.
제주에서 낚이는 잿방어는 6월부터 12월까지가 시즌이다. 제주의 부속섬인 지귀도, 섶섬, 문섬, 범섬에서 낚이는 잿방어의 크기는 30cm부터 100cm까지인데 쇼어 플러깅의 목표가 되는 씨알은 70~90cm다. 대부시리를 상대하는 낚시인에게 70~90cm라면 작은 씨알이겠지만 잿방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70~90cm 잿방어는 110~120cm 부시리의 힘에 맞먹는다.
잿방어의 큰 특징은 파이팅에 있어서 초반과 끝의 구분이 없다는 것이다. 풀어서 말하면 부시리는 초반 대시 후 두세 번 더 내달리면 그 후에는 힘을 쓰지 못하지만 잿방어는 처음부터 끝까지 내달리기 때문에 랜딩 타이밍을 잡기 힘들다. 일부 낚시인들은 잿방어가 낚시인들에게 가장 불리한 조건의 파이팅 스타일을 갖고 있다고 말하는데, 그 말처럼 언제 어디서 괴력을 발휘할지 모르기 때문에 항상 긴장감이 넘치는 것이다.
잿방어는 남해안에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씨알은 40~50cm로 크지 않지만 역시 화끈한 손맛을 볼 수 있으며 여름에도 고기 맛이 좋아 부시리, 방어에 비해 인기 있다.
그런 관계로 쇼어 플러깅에서 현실적인 ‘빅원’을 목표로 잡는다면 좀 더 재밌는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주관적인 기준으로는 최대어를 부시리 120cm, 잿방어 95cm에 맞추고 다양한 어종을 노린다고 생각하면 손맛을 볼 확률이 높아진다.

주 시즌은 7월부터 11월까지
제주도를 중심으로 쇼어 플러깅 시즌을 설명하면 주 시즌은 회유성 어종이 해안가로 붙는 여름부터 가을까지다. 7월부터 11월까지가 피크인데 주목할 것은 주 시즌이 아니더라도 대상어종이 표층에 떠서 먹이활동을 한다면 언제든지 쇼어 플러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제주도에서는 겨울에 농어루어를 하다가 부시리가 덤비는 포인트가 몇 군데 있는데 이런 곳은 겨울이라도 베이트피시가 들어오면 부시리가 같이 들어와 있을 확률이 높다.
제주도 부속섬인 가파도와 우도가 그 대표적인 예로 겨울에도 연안에서 쇼어 플러깅이 가능하다. 특히 대물이 잘 낚이기 때문에 일부 마니아들은 겨울에 더 집중해서 노리기도 한다. 그리고 쇼어 플러깅의 비시즌으로 구분되는 4월에도 서귀포의 부속섬에서 대물 부시리를 만난 적이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는 전체적인 시즌을 확정짓기는 무리이며 좀 더 많은 출조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작년 10월에 서귀포 문섬 불덕 포이트에서 쇼어 플러깅으로 미터 오버 부시리를 낚은 전희태(블랙핀 스튜디어 스탭) 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