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상모1호지

제주도에서 떡붕어터 발견

4~5m 수심에서 낚이면 준척 월척이라

김현 아피스 인스트럭터

올해는 8월 초부터 국지성 호우와 함께 연일 이어지는 바람에 호남권 일부 지역이 침수되고 강줄기와 하천이 범람할 정도로 많은 양의 비가 쏟아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거기에 코로나19까지 확산되는 상황이 겹쳤다. 이런 와중에 출조는 생각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낚시터 상황도 좋지 않아 저수지와 수로는 흙탕물이 넘쳐 당분간 출조는 어려울 듯 보였다.
그래서 필자는 장마 영향에서 벗어나있는 제주도를 눈여겨보고 있었다. 제주민물사랑낚시회를 통해 알아보니, 제주도도 이번 장마 때 많은 비가 내렸으나 큰 피해가 없으며 출조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러나 붕어 조황은 잔 씨알 위주로 형성된다는 얘기를 참고하여 2박3일 출조 계획을 세웠다.

떡붕어가 호황을 보이는 상모1호지.

제주공항에서 촬영한 하루방. 코로나19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과 2m 거리두기 방역 수칙을 홍보하고 있다.

아피스 송귀섭 이사가 낮에 입질을 받았다.

준척 붕어를 낚은 필자.

떡붕어를 낚은 아피스 송귀섭 이사.

장마 피해 제주도로 2박3일 원정 출조  
8월 11일 오전, 광주공항에서 비행기에 오르자 50여 분 만에 제주공항에 도착했다. 흐린 날씨와 달리 제주는 폭염의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다. 휴가철이라 많은 인파가 몰릴 것이라 예상을 했는데 오히려 차분하고 한가한 분위기. 마중을 나온 제주민물사랑낚시회 김영진 회장을 비롯해 낯익은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제주도 내 낚시터 상황에 대한 애기를 들었는데, 용수지, 수산지, 광명지 등은 낚시 여건이 좋지 않다고 하며 새로운 낚시터 두 곳을 추천받았다.  
공항에서 약 한 시간 3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에 있는 상모4호지. 상모4호지는 저류지(貯留池)로서 수로의 물을 잠시 저장했다가 필요할 때 다시 흘려보낸다. 그밖에 침수 피해를 막아주고 지하수를 유지해주는 역할도 한다. 
800여 평의 저수지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바다와 연결되어 있다. 그래서인지 포인트에 도착하자 파도소리가 들려왔다. 듣고 있으면 시원했다. 수심은 전체적으로 1m 이내를 유지했고 일부 마름이 듬성듬성 수면을 덮고 있었으며 물색은 좋아 보였다. 토종붕어와 떡붕어가 서식하고 있는데 씨알 굵은 붕어가 많이 배출되었다고 한다. 씨알 굵은 장어도 간혹 낚인다.
35℃가 넘는 폭염 속에 주변을 둘러본 후 동행 출조한 아피스 송귀섭 이사와 북쪽 연안에 나란히 자리를 잡고 대편성을 했다. 수면에 있는 마름 언저리를 공략하기 위해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웠다. 잔 씨알의 붕어가 낚이기 시작했다. 큰 씨알을 낚기 위해 옥수수와 글루텐 등 여러 미끼를 준비하여 사용했다. 글루텐에 간혹 입질을 보일 뿐 전혀 반응이 없다. 해질녘 식사를 마치고 지렁이를 포함해 여러 미끼를 사용해 찌를 세워 보니 역시 무반응. 이곳 붕어들은 단순한 식성을 보였다. 오로지 지렁이에만 입질을 보였다.

제주민물사랑낚시회의 특별 추천
‘밤이 깊어 수온이 떨어지면 씨알이 굵어지겠지’라는 믿음 속에 찌불을 밝혔다. 잔 씨알 붕어 입질을 연신 받았지만 가장 큰 씨알이 21cm 붕어였다. 해가 떠오르고 열기가 오르기 전까지도 씨알의 변화는 없다. 더 이상의 조황을 기대하기 어려워 다음 출조지로 향했다.
근거리에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에 있는 상모1호지에 도착했다. 300여 평의 규모로 정사각형의 형태였다. 만들어진 지 7년 정도 된 이곳엔 토종붕어를 비롯해 떡붕어, 잉어, 향어, 배스 등이 서식하고 있다. 4면이 돌로 쌓여 있고 수면에 수초는 전혀 없었는데 녹조가 발생해 있었다, 질서 있게 늘어서 있는 출조 차량과 파라솔 하나에 의지해 폭염 속에서 낚시를 즐기고 있는 낚시인들이 여럿 보였다.
‘이곳은 조황이 괜찮은가 보구나’
주변을 둘러보니 대부분 살림망을 담구고 있다. 중국인들이 낚시를 하고 있어 그 모습을 지켜보니, 두 대만 편 채 중층낚시를 하고 있었다. 연안에 널브러진 쓰레기가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주변 청소부터 하고 낚시를 했다.
여러 여건을 감안한 결과 남쪽 제방 모퉁이에 앉기로 하고 송귀섭 이사와 나란히 자리를 잡았다. 수심은 4~5m. 필자는 외바늘 바닥채비에 지렁이 미끼를 꿰었고 송귀섭 이사는 두바늘채비에 글루텐과 지렁이를 꿰어 찌를 세웠다.

떡붕어를 낚아내고 있는 현지 낚시인 김은억 씨.

서귀포시의 산방산.

늦은 밤에 향어를 낚아낸 아피스 송귀섭 이사.

포인트에 진입하기 전에 청소부터 하고 기념 촬영을 했다.

아피스 송귀섭 이사가 희귀 담수어인 새코미꾸리를 낚아냈다.

귀한 담수어종인 새코미꾸리가 어떻게 이곳에?
오후 시간 송귀섭 이사가 첫 입질을 받아 24cm 떡붕어를 낚아냈다. 역시 떡붕어 자원이 풍부한 듯 보인다. 중층낚시를 하고 있는 중국인들도 연신 입질을 받고 있었다.
어둠이 내리고 수온이 떨어지면 토종붕어의 움직임이 우세하리라 기대를 갖고 찌불을 밝히며 낚시에 집중했다. 중국 낚시인들은 하나 둘 철수 준비를 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그 순간 송귀섭 이사가 입질을 받았다. 귀한 담수 어종인 새코미꾸리다. 잉어목의 미꾸리과인 새코미꾸리는 주로 한강과 임진강의 여울지역에 서식한다고 하는데 어떻게 이 먼 제주도에 서식하게 되었는지 궁금하기만 했다.
붕어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지루함을 달래줄 정도의 잡어 입질만 들어왔다. 자정을 넘길 무렵 이번엔 송귀섭 이사가 향어를 낚아냈다. 상모1지에서는 토종붕어를 제외한 잡어들만 낚아내며 아침을 맞이했다. 아침이 밝으니 중층낚시인들이 하나둘 찾아오기 시작했다. 폭염 속에서도 떡붕어의 조황은 활발했다. 낚이면 준척에서 월척까지 마릿수 손맛을 볼 수 있을 정도로 떡붕어 개체수가 많아 보였다. 토종붕어도 서식하나 입질 받기가 쉽지 않다. 바라던 토종붕어 손맛은 보지 못했지만 떡붕어로 대리만족을 하고 귀한 담수어종인 새코미꾸리를 만난 것으로 만족하고 철수길에 올랐다.    
내비 주소 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2400-1(상모4호지), 서귀포시 대정읍 상모리 1172-14(상모1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