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해남 부곡리 해안에서 원투낚시에
미터 오버 민어 출현!

이동근  대전 낚시인, 민어팀샵 서프로드 테스터

7월만 되면 나를 설레게 하는 여름의 제왕, 민어를 잡기 위해 항상 전남 해남을 가곤 한다. 해남 앞바다는 조류가 세서 물살이 가장 약한 1물~2물을 노려야 한다. 지난 7월 22일. 위너서프 팀원들과 함께 황산면 부곡리의 한적한 마을에 자리를 잡았다. 미끼는 홍갯지렁이와 낙지, 밴댕이. 새우. 입질이 들어오는 시간은 매우 짧다. 해질녘 만조 1시간, 새벽 간조 1시간을 집중적으로 노려야 한다.
저녁 피딩을 기다리는데 5명 일행 모두 입질이 없다. 썰물이 시작되고 봉돌이 너무 심하게 굴러 잠시 낚싯대를 접어놓았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새벽 4시 간조가 되었다. 팀원들 모두 집중 모드. 광주에서 온 팀원이 출근을 해야 해서 먼저 자리를 떴고 내가 그 자리를 넘겨  받았다. 그 자리는 얼마 전 한 팀원이 목줄 9호를 터뜨린 곳이다. 
나는 채비를 바꾸고 캐스팅했다. 원줄 합사 4호에 힘줄 6호, 목줄 10호. 농어바늘 28호를 단 직결 채비로 미끼는 낙지. 여지 없이 상괭이 무리가 올라왔다. 민어가 상괭이를 피해 내만가까이 붙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장타보다는 근투를 했다.

5분여 힘을 빼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녀석
초들물에서 중들물로 넘어갈 무렵인 새벽 5시. 예신도 없이 낚싯대가 처박혔다. 간신히 낚싯대를 잡고 챔질했다. 보통 사이즈는 넘는다는 것을 알고 드랙을 풀어주었다. 민어는 끌어내는 도중 바늘이 빠지는 일이 많아서 드랙 조정이 중요하다.
밀고 당기고 밀고 당기고 반복했다. 최대한 민어의 힘을 빼기 위해 5분여를 실랑이했다. 이쯤 되면 떠올라야 하는 민어가 보이지 않는다. 작년에 잡은 길이 1m. 무게 7kg짜리 민어보다 더 큰 녀석이란 것을 감지하고 다시 드랙을 푼 뒤 천천히 끌어냈다.
팀원 한 명이 뜰채를 준비하고 다른 팀원은 랜턴을 켰다. 나머지 한 명은 나에게 침착하라며 말을 건넨다. 드디어 민어 얼굴이 보였다. 한눈에 봐도 대물. 민어 뜰채에 넣고 올린 뒤 비로소 안도의 숨을 쉬었다. 올라온 녀석은 길이 1m10cm 가까운 12kg짜리 민어였다. 혼자서 끌어내려 했다면 품에 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팀원들과 함께한 멋진 승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