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탈도

당일치기 마당여 상륙작전 대성공
벵에돔, 돌돔, 부시리 소나기 입질

홍경일 다이와 필드스탭, 바다낚시연구소 소장

대관탈도 본섬이 보이는 콧부리에서 벵에돔을 노리는 필자(왼쪽)

8월 들어서도 계속되는 장마로 인해 마땅한 출조지를 찾지 못하던 지난 8월 2일. 제주에 사는 후배 배성우로 씨로부터 평일인 8월 4일에 관탈도로 출조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때마침 휴가 기간이었던 터라 곧바로 항공권을 예매했다. 서울에서 아침 6시5분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에 내리니 배성우씨가 마중을 나와 있었다.
현재 관탈도를 매일 출조하는 낚시점은 제주도에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78낚시 또 한 곳은 이번에 내가 찾아간 애월읍에 있는 서진낚시이다. 78낚시는 새벽에 출조한 뒤 오전 11~12시 무렵 철수하고, 서진낚시는 오전 10시에 출항에 오후 6~7시 무렵 철수한다. 오전 출조와 오후 출조로 나눠 포인트를 공유하는 것이다. 서울에서 당일치기로 낚시를 갈 경우 78낚시는 시간 맞추기가 불가능하므로 이번에는 서진낚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7m 수심 노린 2B 반유동으로 히트
수도권은 폭우가 내리고 있지만 제주도는 폭염주의보가 내릴 정도로 무더웠다. 폭염은 극복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생수와 얼음물을 충분히 챙겨 서진낚시로 향했다. 애월에 있는 구엄포구에서 관탈도까지는 배로 40분 거리. 소관탈도는 갯바위 하선이 금지돼 있어 대관탈도에서만 낚시가 가능하다. 나는 배성우 씨 그리고 노형피싱 이명철 사장과 함께 마당여에 하선했다. 마당여는 대관탈도 포인트 중에서도 명당으로 꼽히는 좋은 자리이다.
11시 정도 도착했으나 채비 준비를 마치자 만조 무렵인 12가 다 됐다. 썰물낚시에 대비해 조류 상황을 살피는데 하필 조류가 우리 포인트 앞으로 말려드는 상황이어서 긴꼬리벵에돔을 노리기에는 썩 좋은 상황은 아니었다. 뺀찌급 돌돔 몇 마리와 60~70cm급 부시리 몇 마리를 낚으며 좋은 조류가 제대로 서길 바랐다.
드디어 썰물 조류가 제대로 서면서 원하는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심한 너울과 바람으로 낚시하기가 힘들어졌다. 더군다나 조류 방향과 바람 방향이 반대가 돼 밑밥 동조도 쉽지 않았다.
이날 나는 평소 쓰던 제로찌 채비 대신 벵에돔 채비로는 다소 둔탁한 2B찌 반유동으로 7m에 찌매듭을 묶어 깊은 수심을 공략했다. 그리고 이 채비가 적중해 30~38cm 벵에돔 3마리와 돌돔, 부시리 등을 낚을 수 있었는데 이날 출조한 낚시인들 중 가장 돋보이는 조과였다.

너울 속에서는 묵직한 채비가 유리 
이날 내가 남들보다 출중한 조과를 거둔 요인은 약간 무거운 채비를 쓴 데에 있다. 무거운 채비가 효과를 보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다양한 어종이 낚인다. 대관탈도낚시는 제주 본섬낚시와는 성격이 약간 다르다. 제주 본섬이 벵에돔 위주라면 대관탈도는 벵에돔 외에 돌돔, 부시리, 벤자리 같은 어종들도 함께 낚이는 곳이다. 그래서인지 저부력 띄울낚시보다는 약간 빨리, 깊은 곳을 노릴 수 있는 약간 무거운 채비가 잘 먹히는 편이다.
둘째, 너울이다. 배에서 내릴 때도 너울 때문에 고생할 정도로 갯바위로 밀려드는 너울이 심했다. 그 탓에 채비 정렬도 어려웠고 미끼를 원하는 수심에 가라앉히기는 것도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선 저부력 채비를 고집하기 보다는 목적 수심에 빨리 채비를 내리고, 안정시킬 수 있는 약간 무거운 채비가 유리했다.    
이날은 조황은 그런대로 나와 주었으나 너울이 갈수록 심해지고 등짝이 타들어갈 것 같은 폭염 탓에 오후 4시경 일찍 철수했다. 더위가 물러나고 찬바람이 불면 또 한 번 관탈도 당일치기에 도전하기로 하고 번개출조를 마감했다. 관탈도 출조 선비는 1인당 6만원을 받고 있다.
문의 애월 서진낚시 064-711-5318

애월 구엄포구에서 낚싯배를 탔다.

필자가 사용한 B 구멍찌 채비. 12m 수심을 반유동으로 노렸다.

 찌낚시에 올라온 돌돔들. 25~30cm의 뺀찌급이었다.

 대관탈도 출조에 동행한 낚시인들. 왼쪽부터 제주 낚시인 배성우, 노형피싱 이명철 사장, 필자.

필자가 B찌 반유동 채비로 올린 38cm 벵에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