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

입에서 녹아 사라지는 부드러운 식감
전어 초회

▲소금과 식초에 절여 만든 전어 초회. 아주 부드러운 식감이 일품이며 밥에 얹어 초밥으로 먹어도 좋다.

▲한입 크기로 썰어낸 초회. 생강과 곁들여 먹으면 좋고 간장에 절인 양파도 잘 어울린다.

전어는 가을을 대표하는 생선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여기에는 사람마다 약간의 견해 차이가 있다. 전어는 뼈와 살이 부드러워서 뼈째 먹기 좋은 생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제철인 가을(10~11월)이 되면 뼈가 억세져서 뼈째 먹기 불편하다. 오히려 산란을 막 끝낸 7~8월에 먹어보면 살에 기름기가 많고 뼈가 연해서 통째로 먹을 수 있을 정도로 부드럽다. 뼈가 억세진 가을 전어는 고소함이 일품이지만 상식처럼 뼈와 살이 부드럽지는 않다. 그래서 한 번쯤은 시장에 일찍 출하되는 ‘여름 전어’를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전어는 4년 정도 사는 청어과 물고기로 잔뼈가 많고 살이 무른 것이 특징이다. 청어는 살이 물러서 손으로 배를 따고 뼈를 바르는 것이 가능한데, 여름에 낚이는 전어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싱싱한 전어를 빨리 손질해야 하며, 살이 무르기 때문에 소금과 식초를 이용해 살을 차지게 만들어서 먹는 초회가 어울린다.

요리 재료로 10cm 이하 작은 씨알 추천
전어는 작은 것을 고른다. 생후 8개월 이전의 작은 전어가 특히 부드럽고 맛이 좋은데 길이 10cm 이하를 고르면 적당하다. 일반 시장에서는 구하기 어렵고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이나 전어가 잘 잡히는 경남의 사천, 남해, 창원, 전남의 목포, 충남의 보령 등지에서 작은 전어를 구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작은 전어를 초밥 재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큰 전어를 선호하는 이유로 보기가 어렵다. 국내에서는 크기가 작은 전어를 주로 젓갈용으로 사용하고 있다.
전어는 살아 있는 것을 고집하지 않아도 된다. 금방 죽은 것이라면 횟감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죽었더라도 얼음물에 ‘빙장’을 한 것이라면 초회 재료로 사용할 수 있다. 죽은 전어는 값이 싸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은 양을 구입해서 구이용과 횟감으로 구분해서 사용하면 좋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크기에 따라 전어를 다르게 부르는데 작은 전어를 신코(新子)라고 부른다. 새로 태어난 작은 전어라는 뜻이며 길이 4cm부터 6cm까지를 최상으로 친다. 초회도 인기가 있으며 서너 마리의 작은 전어를 얹은 초밥이 특히 인기 있다. 그만큼 재료가 부드럽고 고소하다. 아울러 일본인 중에는 한국의 ‘전어 뼈회’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일본에서는 산 전어를 보기 어렵기도 하지만 고소한 풍미가 도는 전어를 뼈째 썰어서 초고추장에 버무린 맛도 일품이라고 한다.

1 길이 10cm 내외의 전어를 고른다.
2 흐르는 물에 전어를 두고 비늘을 친다.
3 머리를 자른다.
4 배 부분을 1cm 정도 잘라 내장을 뺀다.
5 흐르는 물에 씻는다.
6 씻은 전어는 물기를 제거한 후 포를 뜬다.
7 배에 붙은 뼈를 제거한다.
8 고운 소금을 골고루 뿌린다.
9 랩을 싼 후 냉장고에 하루 정도 보관한다.
10 소금을 털어낸 후 식초에 하루 더 절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