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의성 개천지

불황기에도 역시 이름값

한 번은 터지고 한 번은 42cm

신동현 객원기자, 강원산업·파라다이스좌대·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개천지 제방 우측 상류의 콧부리에서 낚시한 정경록 씨가 새벽 3시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4짜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 22일 나는 경북 의성군 안계면 봉양리에 있는 개천지를 찾았다. 개천지는 1952년 작은 저수지를 확장해 수면적 16만평의 현재 모습으로 바뀌었다. 토종어종으로는 잉어, 붕어, 희나리, 떡붕어, 쏘가리, 가물치, 강준치 등이 서식하고 외래어종으로 배스와 블루길이 유입되어 있다. 
개천지는 의성 지역을 대표하는 낚시터로 매년 산란철을 전후하여 대형 붕어가 마릿수로 낚이는 호황을 보인다. 올해도 5월 중순, 저수지 중앙골 상류에서 낚시한 낚시인이 4짜 붕어를 하룻밤에 12수나 낚기도 했다.

꼭 밥 먹을 때 입질이 
이번 출조는 고향 후배인 고령에 사는 정경록 씨와 함께했다. 출조에 앞서 안계낚시 최영준 대표에게 “준척 월척이 올라오고 4짜 붕어도 가끔 낚인다”는 소식을 듣고 개천지를 찾게 되었는데 당일 현장에 도착하니 수위는 만수에서 1m가량 빠져 있었고 전역에 청태가 떠 있었다. 저수지를 둘러보고 그나마 진입이 수월하고 수심이 적당한 제방 우측 상류 550m 지점에 있는 작은 골자리에 자리를 찾았다. 수심은 1~2m였고 연안으로 마름 이 조금 있으며 마름 사이로 청태가 떠올라 있는 곳에 자리를 잡았다.
나는 상류 골자리 방향에 자리를 잡고 정경록 씨는 콧부리에 자리를 잡았는데 내 자리는 수심이 70cm에서 1.2m가 나오고 정경록 씨 자리는 1.5m가 나왔다. 이곳은 상류 골자리 방향으로 수심이 낮아지고 하류로 내려가면서 수심이 2m 이상으로 깊게 나오는 지형이다.
현지인과 대구에서 온 낚시인 등 6명이 함께 낚시를 하게 되었는데 대구 낚시인은 콧부리 하류 방향의 수심 깊은 곳에 자리를 잡았다. 늦은 오후 옥수수 미끼를 꿰어 던져두고 일찍 저녁을 먹었다. 그런데 내 자리의 찌가 찌톱 끝까지 올리고 있지 않은가. 거리가 있어서 챔질을 포기했는데 저녁을 먹고 자리로 돌아오니 그 찌의 채비는 수초에 감겨 있었다. 낚싯대를 당겼지만 붕어는 빠지고 말았다.

새벽에 집중된 입질
날이 어두워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입질이 들어왔는데 씨알은 26cm 크기. 붕어를 만진 감촉이 따뜻한 것으로 보아 바닥의 수온이 높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후 2마리의 붕어를 낚았는데 그중 굵은 씨알이 턱걸이 월척 정도였다.
정경록 씨는 초저녁에 붕어의 입질을 받지 못했고 본격 입질은 자정 넘어서 받았다. 새벽 2시30분에 자다가 눈을 떠보니 중앙의 찌 2개가 수초에 감겨 있었고 채비 정리를 한 후 미끼를 갈아주다가 3시부터 4시까지 붕어의 입질을 다섯 번 받았다고 한다. 한 번은 목줄이 터지고 나머지 한 번은 걸어내는 데 성공했다. 조과는 42cm 한 마리에 준척이 3마리였다.
이후 아침 조황이 좋지 않아 하류에서 낚시한 대구 낚시인의 조황도 확인했는데 짧은 대로 수심 1.5m권을 공략한 낚시인은 몇 번의 입질을 받아 준척 붕어를 낚았고 긴 대를 편 낚시인은 입질을 못 받았다고 한다. 
내비 주소 안계면 봉양길 72-13(제방 좌측)

필자 일행이 낚시한 개천지 제방 우측 콧부리에서 상류를 바라본 전경.

필자 일행이 낚시한 골자리 주위에 청태가 많이 떠 있었다.

필자의 낚시자리. 연안 수심이 얕고 장애물이 없어서 긴 대를 이용해 청태 가까이에 찌를 세웠다.

필자가 초저녁에 낚은 준·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필자와 정경록 씨의 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