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벵에돔×무늬오징어 양수겸장10

포항 임곡↔구만리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포항 호미곶면의 유명 관광지인 해맞이광장.
이곳 역시 유명한 농어낚시 포인트로 가을부터 많은 낚시인들이 찾는 명당이다.
사진의 좌측이 해맞이광장이며 우측에 호미곶을 상징하는 상생의 손이 있다.

경북 포항에는 동해의 일출 명소로 유명한 호미곶이 있다. ‘한반도의 꼬리’라고 불리는 포항 호미곶 일대는 관광뿐 아니라 낚시로도 유명하다. 겨울에는 농어와 감성돔이 낚이고 여름에는 벵에돔과 무늬오징어가 잘 낚인다. 전체적으로 수심이 얕고 조류가 약해서 다양한 어종이 낚일 것처럼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낚시를 해보면 볼락, 광어, 양태, 성대, 보리멸 등 계절별로 다양한 어종이 낚이며 특히 여름에 조황이 좋다.
포항이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여름에 난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이다. 제주도와 대마도의 경우 겨울에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이 강한 반면, 포항 일대는 여름에 쿠로시오 난류의 영향이 강해 맑은 물색을 유지하고 다양한 어종이 몰려든다. 큰 씨알의 벵에돔이 잘 낚인 것은 이미 오래전 일이며 4~5년 전부터는 무늬오징어의 산란터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여기 소개하는 10개의 낚시터는 모두 포항 영일만항을 마주보고 있는 지역으로 여름에도 감성돔이 더러 낚이며 벵에돔과 무늬오징어를 모두 노릴 수 있는 곳이다. 그 외에도 원투낚시, 광어 루어낚시, 플랫피싱을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해변이 가까워서 여름에는 해수욕을 즐기기에도 좋다.

포항 호미곶 출신인 서상만 시인의 시비.
제1회 월간문학상, 34회 윤동주문학상을 수상한 시인이며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호미곶면 구만리의 해안둘레길에 자리한 시비에는 고향을 그리는 내용의 ‘나죽어서’라는 시가 새겨져 있다.  

■ 어종과 시즌
5월부터 벵에돔과 무늬오징어 시즌이 시작한다. 6월이면 두 어종 모두 본격적인 시즌을 맞이해 큰 씨알이 낚이기 시작하며 7월 장마 때 소강상태를 보였다가 8월부터 다시 조과를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조황이 좋은 시기는 9월부터 11월까지. 이때는 한자리에서 감성돔, 벵에돔, 무늬오징어, 플랫피시 등 포항에서 낚이는 어종을 대부분 낚을 수 있다. 11월부터는 큰 씨알의 감성돔이 낚이며 밤에는 볼락과 농어도 낚을 수 있다.
12월부터는 대물 감성돔 시즌이 시작되며 벵에돔과 무늬오징어는 서서히 시즌을 마감한다. 대신 밤에 볼락과 큰 씨알의 농어가 낚이기 시작하며 본격적인 밤낚시 시즌이 열린다. 1월까지 좋은 조황을 보이다가 2~3월 혹한기 때는 조과가 떨어지며 4월이 되어 서서히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면 다시 농어와 볼락을 시작으로 시즌이 재개된다.

■ 장비와 채비
벵에돔은 제로찌 채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다. 수심이 깊지 않고 벵에돔이 상층에서 약하게 입질을 하기 때문에 목줄은 2m 내외로 다소 짧게 묶고 벵에돔의 활성이 높을 때는 목줄찌를 이용해 수심 50cm 내외를 노린다. 조류가 약하고 수심이 깊지 않기 때문에 전갱이나 고등어와 같은 잡어가 극성을 부리면 밑밥으로 분리하는 것이 어렵다. 그래서 처음부터 너무 많은 양의 밑밥을 뿌리지 않는 것이 좋다. 파도가 높은 날에는 제로 부력의 고리찌 채비를 쓰거나 B찌를 사용하며, 잔잔한 날에는 투제로 구멍찌로 채비를 한다.
무늬오징어 에깅을 할 때는 3.5호 에기를 기준으로 섈로우 타입을 사용하는 것이 적당하다. 해초가 많고 수심이 3m 내외로 아주 얕은 곳이라면 슈퍼섈로우 타입을 사용해야 하며, 외항의 수심이 7~8m 나오는 대형 방파제라면 3.5호 노멀 타입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 무늬오징어의 활성이 높지 않다면 크기가 한 단계 작은 3호 에기를 추천한다.

포항 구만리 일대의 갯바위.
이곳은 얕은 여밭과 수중여가 어우러진 곳으로 벵에돔, 농어, 무늬오징어, 감성돔이 골고루 잘 낚이는 곳이다.

1 임곡2리방파제

포항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임곡리에 있는 방파제다. 마을 초입에 작은 방파제가 있고 마을 끝자락에 큰 방파제, 마을 위에 있는 청룡회관 아래에 청룡회관방파제 이상 3개의 방파제가 있다. 작은 방파제는 좋지 않고 청룡회관방파제는 전형적인 찌낚시터다. 벵에돔낚시를 하기 좋으며 원투낚시도 성행한다. 무늬오징어는 큰 방파제가 좋다. 포항의 3대 에깅터라 불릴 정도로 유명한데 외항에 형성된 잘피밭 일대가 가장 좋다. 수심은 방파제 끝자락이 4~5m로 완만한 편이며 외항 전역이 무늬오징어 포인트가 된다. 벵에돔 역시 멀리 떨어진 수중여 주변에서 노릴 수 있는데, 방파제 중간에 높게 쌓인 테트라포드가 핵심 포인트다. 여름에는 한치도 가끔 낚인다.

동해면 임곡리 252-1

2 입암1리방파제

 다른 방파제에 비해 낚시할 여건이 좋지 않지만 가끔 마릿수 조과를 보이는 곳이다. 작은 방파제 외항과 큰 방파제 외항 두 곳에 포인트가 형성되며 내항에서는 낚시가 잘 되지 않는다. 작은 방파제 외항은 파도가 칠 때 가끔 농어가 붙으며 겨울에 감성돔을 노릴 수 있다. 벵에돔과 무늬오징어는 큰 방파제 외항을 노린다. 콧부리가 툭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그곳에서부터 포인트가 형성되며 외항 전체가 포인트가 되지만 테트라포드가 불규칙하게 놓여 있기 때문에 낚시할 자리가 많지 않은 것이 흠이다. 테트라포드에 오르는 것을 꺼리는 낚시인들에게는 추천하지 않으며 진입하기 쉬운 곳에 서서 최대한 멀리 노리는 것이 좋다. 수심은 외항이 3~6m로 수중여의 유무에 따라 수심차가 큰 편이다.
동해면 입암리 675-5

3 마산항방파제

마산항방파제는 조류 소통이 좋고 바닥에 수중여가 잘 형성되어 있어 벵에돔이나 무늬오징어의 서식 여건은 좋은 편이다. 하지만 테트라포드가 크고 불규칙하게 놓여 있기 때문에 초보 낚시인들이 진입하기는 쉽지 않다. 2인 1조로 한 사람이 먼저 올라가서 짐을 받아주며 진입하면 수월하다. 포인트는 작은 방파제와 큰 방파제에 모두 형성된다. 작은 방파제는 콧부리 앞에 떨어진 큰 수중여 주변에서 벵에돔과 무늬오징어가 낚이며 큰 방파제 역시 외항으로 형성된 수중여 주변이 포인트다. 발판이 나쁘고 테트라포드에 파도가 자주 튀기 때문에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는 진입하지 않아야 하며 안전에 항상 유의한다. 방파제 주변 수심은 평균 4m로 깊지 않으며 수중여가 있는 곳은 밑걸림에 유의해야 한다.
동해면 마산리 377 

4 흥환1리방파제

흥환리에는 두 개의 방파제가 있는데 큰 방파제 외항이 핵심 포인트다. 큰 방파제의 외항 쪽은 수심이 4~4.5m이며 전 구간이 무늬오징어, 벵에돔 포인트가 된다. 초입부터 테트라포드가 높게 쌓인 곳까지 낚시하기 좋으며 무늬오징어를 노린다면 멀리 형성되어 있는 잘피밭을 공략해야 한다. 두 개의 방파제 사이에는 내항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 내항 중간부터 작은 방파제 끝자락 근처까지 잘피가 밀생해 있어서 이 구간은 에깅 포인트가 된다. 바람 방향에 따라서 낚시자리가 달라지지만 대부분 작은 방파제는 테트라포드 콧부리나 근처의 시멘트 바닥을 노리며, 큰 방파제에서는 방파제 콧부리나 테트라포드 직전의 시멘트 바닥에서 내항 잘피밭으로 캐스팅을 한다.

동해면 흥환리 704  

5 흥환바지선착장

흥환방파제와 이어진 흥환간이해수욕장 끝자락에 있는 작은 선착장이다. 예전에 영일만항 공사 때 석재를 실어 나르던 곳으로 지금은 마을 낚시터로 남아 있다. 선착장 끝부분은 태풍으로 훼손되었으며 그 주변 수심 4~6.5m의 선착장 전면과 왼쪽 코너, 오른쪽 코너가 가장 좋다. 장타를 날리면 잘피밭을 겨냥할 수 있는데 그곳에서 무늬오징어를 낚는다. 벵에돔은 멀리 노리지 말고 전방 10~20m를 노리고 유실된 구조물 주변에서 입질을 받을 수 있다. 멀리 물골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조류가 흘러 대상어의 활성도가 높은 편이다. 5~6월 조과도 좋지만 가을까지 시즌을 꾸준히 이어가며 11월 이후 농어와 볼락도 잘 낚인다. 농어를 노릴 때는 해변을 노려도 좋다.
동해면 흥환리 6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