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국내 최고 기록과 동률

제주 서귀포 갯바위에서

75cm 갈돔

윤균상 다이나믹 제주바다 회원, 닉네임 사스케

지난 7월 2일 17년이란 세월 동안 낚아보질 못하였던 뜻하지도 않은 대형 어종을 만나게 됐다. 그 어종은 바로 갈돔. 그것도 무려 75cm나 되는 대물이었다. 갈돔을 낚은 장소는 블로그이웃이 아끼는 일명 냉장고 포인트. 최근 들어 대물 참돔이 연안 가까이 들어와 루어에 낚이고 있어 참돔을 노리고 출조했다. 
평일 출조에 야간 업무까지 겹쳐 자정 무렵이 돼서야 서귀포에서 도착했다. 포인트에 도착하니 너울도 적당하고 불빛에 놀라 뛰어오르는 멸치도 발견됐다. 물 흐름도 좋기에 50m 이상 싱킹 미노우를 장타해 끌고 오자 30m 전방에서 퍽! 하는 입질과 함께 4000번 릴의 원줄이 풀려나가 대물 참돔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참돔은 몇 번의 뜰채질 끝에 바늘이 빠지는 바람에 아깝게도 놓치고 말았다.

85cm 참돔보다 큰 체구에 깜놀
시계를 보니 새벽 1시30분을 넘어 서고 있는 상황. 철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터라 다시 한 번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 와중에 함께한 동료 낚시인이 85cm 정도 되는 참돔을 한 마리 걸어 올렸다. 그리고 얼마 되지 않아 나에게 두 번째 기회가 찾아왔다. 앞쪽 브레이크라인 턱에서 다시 우악스러운 입질이 들어온 것이다.
역시 대물 참돔으로 생각하고 달래기와 강제집행을 겸하며 제압에 들어갔다. 위험한 고비를 넘겨 4~5분 지났을 무렵 드디어 녀석의 실루엣이 물밑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이게 웬걸? 공기를 먹이려고 물 위에 띄우니 어딘지 모르게 체색이 달라보였다. 다시 자세히 보니 녀석은 갈돔이었다. 씨알은 먼저 올라온 85cm 참돔보다는 작았지만 ‘빵’이 무척 커 놀라웠다.
17년간 루어낚시하면서 처음 본 씨알이다. 찌낚시에는 갈돔이 종종 올라온다는 소리를 들었지만 루어낚시에 낚이는지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낚시춘추 최대어 기록을 검색해보니 전재현 씨가 2014년에 제주 남원 흥리 갯바위에서 올린 75cm가 역대 최대어였다.

 낚은 직후 줄자로 계측하자 75cm가 나왔다.

낚은 참돔과 갈돔을 팔순 어머님께 선물로 갖다 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