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 취재

나도 한번 보트면허 따볼까?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 필기부터 실기시험까지 

김진현 기자 kjh@darakwon.co.kr

경남 합천군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의 시험선. 150마력 엔진이 달린 5인승 모터보트로 이 보트로 연습을 하고 시험을 치른다.

경남 합천군의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 사단법인 한국수상레져안전협회 서부경남지회 소속이며, 봉산수상레저파크를 함께 운영하고 있어서 시험이 없는 날에는 수상레저를 즐길 수 있다. 실습 교육 및 조종면허 실기시험, 필기시험, 안전교육, 면허교부 등의 업무를 함께 한다.

최근 TV에서 낚시예능 프로그램인 도시어부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더니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를 딴 연예인들이 화면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 삼시세끼의 유해진이나 이서진도 그렇고 유명한 배우나 아이돌 가수들도 조종면허를 취득해 방송에서 배를 직접 운항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마이카, 세컨카 시대를 넘어 ‘마이보트’ 시대를 알리는 신호탄일까? 최근에는 보트를 렌탈하는 업체도 속속 등장하고 있어, 보트를 따로 구입하지 않아도 면허만 있으면 나만의 보트를 운항할 수 있는 것이다. 한 발 더 가까워진 수상레저의 세계. 서울의 가물치낚시인 윤혁 씨와 낚시덕후프로덕션 김시덕 대표가 직접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 1급을 취득하는 과정을 동행취재했다.

STEP 1 
몇 급을 딸까?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이하 보트면허)라고 해서 특별한 취득 코스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운전면허와 그 절차가 똑같다. 보트면허는 해양경찰청이 주관하고 운전면허는 경찰청이 주관한다는 차이 말고는 과정이 거의 똑같다고 할 수 있다. 필기시험을 본 후 합격하면 실기시험을 볼 수 있으며 실기에 합격하면 소정의 안전교육을 받은 후 면허증을 발급받는다. 자동차가 아닌 보트로 시험을 치며, 경찰청이 아닌 해양경찰청을 드나드는 것이 생소할 뿐이지 어렵게 생각할 것은 없다.
보트면허는 1급과 2급으로 나뉜다. 1급과 2급은 큰 차이가 없지만 1급은 무면허 운전자가 동승해서 운전할 수 있으며, 동력수상레저기구로 영업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2급은 본인이 직접 운전해야 하며 무면허 운전자를 교육할 수 없고 영업행위도 할 수 없다. 1급 합격 조건은 필기 70점, 실기 80점이며 2급 합격은 필기 60점, 실기 60점이다. 2급이 1급보다 따기 쉽다. 그리고 2급은 해양경찰청이 허가한 조종면허 면제교육기관에서 36시간 교육을 받으면 시험을 모두 면제 받을 수 있지만 1급은 무조건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참고로 낚시어선은 1급 보트면허로 운항할 수 있지만 제약이 있다. 5톤 미만의 낚시어선은 영업용을 운항해도 되지만 5톤 이상 22톤 이하의 어선은 소형선박면허증을 따로 취득해야 하며, 영업을 하지 않는다면 한정면허(무료)를 발급받아 5톤 이상 22톤 이하를 운항할 수 있다.

STEP 2
필기시험
보트면허 필기시험은 총 50문항이 출제되며 1급은 35문제(총 70점), 2급은 30문제(총 60점)를 맞춰야 합격할 수 있다. 시험 내용은 수상레저안전, 운항 및 운용, 기관, 법규 등이 출시되며 요트의 경우 요트 활동 개요 및 요트 기관, 항해 및 범주, 법규에 관해 문제를 출시한다. 시험 내용은 전문적인 지식이 들어가서 난이도가 높은 편이지만 해양경찰청에서 700개 문항을 문제은행 형태로 출시하기 때문에 700문항의 답만 외우면 어렵지 않게 합격할 수 있다. 언제 어디서 시험을 쳐도 700문항 내에서 출시되기 때문에 따로 공부를 열심히 할 필요는 없다.
필기시험을 쉽게 치를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는 기출 문제집을 구입해서 보는 것이다. 수상레저종합정보 사이트에 기출문제를 공개하고 있지만 700문제를 일일이 출력해서 답만 외우는 것보다는 책을 구입해서 요약된 자료를 읽으며 문제를 푸는 것이 훨씬 이해하기 쉽고 실제로 보트 운항을 할 때 도움이 된다.
필기시험 접수는 해양경찰청 수상레저종합정보 사이트(https://imsm.kcg.go.kr)에서 할 수 있다. 접수 방법은 사이트를 통해 등록한 후 지정된 시험장에서 시험을 칠 수도 있고, 매일 상시시험이 가능한 PC시험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요즘은 대부분 PC시험을 치르고 있는데 예약접수는 하지 않으며 시험 당일 아침에 선착순으로 시험장에 도착해 접수를 하고 바로 시험을 치고 합격과 불합격 통보를 받을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정기시험장의 운영이 중단된 곳이 있고 PC시험장도 인원을 줄여서 하루 6번 시험을 치기 때문에 아침 일찍 시험장에 도착해서 접수를 하는 것이 좋다. 준비물은 신분증, 반명함판 사진 1장, 응시료 4800원이며 하루 두 번 치르는 것도 가능하다. 기타 인터넷이나 우편접수는 수상레저종합정보 사이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상시 PC필기시험을 치를 수 있는 여의도 한강파출소.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현장에서 선착순으로 접수, 시험 인원과 횟수를 줄인 상태이므로 아침 8시30분 전에 방문하는 것이 좋다.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에서 해양경찰 입회 하에 필기시험을 기다리는 사람들.

윤혁 씨가 시험선에 올라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관의 지시에 따라 보트를 운항하고 있는 윤혁 씨.

실기시험에서 가장 감점 비중이 높은 사행 구간. 3500RPM의 속도로 부표를 S자 형태로 통과해야 한다.

 
STEP 3 
실기시험 응시
윤혁 씨와 김시덕 씨는 모두 각 지역 PC시험장에서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1급 보트면허 실기시험을 치르기  위해 지난 5월 16일, 경남 합천군 봉산리에 있는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을 방문했다. 실기시험은 18일 월요일에 치러지지만 17일에 실기시험 교육을 받기 위해 16일 오후에 합천에 도착한 것이다. 실기시험 교육은 하루가 소요되며 다음날 실기시험과 안전교육을 모두 마치려면 최소 이틀이 소요된다. 단, 실기시험 교육을 받지 않아도 된다면 시험 당일에 필기를 포함 실기시험과 안전교육을 모두 할 수 있다.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은 해양경찰청 법정법인 제21호로 인허가를 받은 사업장으로 사단법인 한국수상레저 안전협회 서부경남지회, 서부경남 조종면허 면제교육기관으로 등록되어 있다. 현재 사단법인 한국수상레저 안전협회 이사로 재직 중인 윤웅주 대표가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주식회사 봉산수상레저파크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실기시험 교육비는 1급이 60만원이고 6개월 이내로 면허를 취득할 때까지 이용할 수 있다. 2급은 40만원이며 실기시험 코스만 하루에 2회 이용할 때는 20만원을 내면 된다. 2급 면제교육의 경우 85만원(총 36시간)이다.  

STEP 4 
실기시험 교육
17일 오전 8시부터 본격적인 실기시험 교육이 시작되었다.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의 교육관이 직접 교육에 참가해 시험과 똑같은 방식으로 교육한다. 실기시험 코스는 A와 B로 나뉘며 2명의 응시자가 보트에 탑승해 1명은 A코스, 1명은 B코스로 시험을 치른다. A코스가 먼저일지 B코스가 먼저일지는 시험관의 선택에 달렸다. 시험에 사용하는 보트는 100마력 이상의 4~6인승으로 최대속도는 60km이며 나침의, 속도계, RPM게이지, 예비노, 소화기 등이 비치되어 있다.
실기시험 과정은 안전장비 체크 및 출발 상태 점검, 증속, 변침(각도 변경), 사행, 후진, 인명구조, 접안 순으로 진행된다. 실제로 보트운전에 모두 필요한 사항으로 모든 것이 중요하지만 특히 사행이 중요하다. 사행이란 15m 간격으로 떨어진 3개의 부표 사이를 ‘S’자 형태로 지나가는 것을 말하는데, 부표에 가까이 붙거나 제대로 회전하지 못하면 한 번에 9점이 감점되기 때문에 80점이 합격인 1급의 경우 합격 여부가 사행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기시험 교육은 A코스와 B코스를 하루에 8회 정도 실습을 한 후 마치게 되는데 생소한 보트지만 교육관의 지시에 잘 따르면 어렵지 않게 교육을 마칠 수 있다.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 임직원들의 자격증 및 허가증을 누구나 볼 수 있게 게시해두었다. 시험 교육관은 1급 조종면허 외에 인명구조 자격증 등을 필히 갖추어야 한다.

시험, 안전교육 접수 및 면허증을 교부하는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 사무실.

실기시험을 치르기 전에 안전교육 영상을 시청하고 있다.

실기시험 당일 모습. 두 명의 응시자는 시험선에 승선하며 다음 두 명은 대기석에 앉아 기다린다.

실기시험을 치르고 있는 윤혁 씨. 맨 처음 과정인 안전장비 점검을 하고 있다.

실기시험을 통과한 응시자들이 마지막 3시간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

촬영에 협조해준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의 임직원들. 사단법인 한국수상레져안전협회 이사를 맡고 있는 윤웅주(우측에서 세번째) 대표가 시험장을 운영하고 있다.

STEP 5 
실기시험 접수 및 진행
18일 오전은 해양경찰청이 지정한 시험일로 서부경남 조종면허시험장에서 오전에는 해양경찰 입회하에 필기시험을 치르고 오후에는 실기시험을 치른다. 우선 조종면허시험장에서 반명함판 사진 1장, 응시료 64,800원을 내고 실기시험을 접수한 후 시험에 앞서 안전교육을 받고 시험장에 입장했다. 시험은 2인 1조로 감독관 2명이 탑승해 진행된다.
시험은 교육과 동일한 순서로 진행되기 때문에 긴장만 하지 않으면 감점될 요인은 없다. 하지만 윤혁 씨와 김시덕 씨는 안전장비 확인 때 예비노를 빼먹어서 감점, 변침각도 등을 지시대로 하지 않아서 감점을 당했지만 다행히 어려운 사행을 감점 없이 통과해서 두 사람 모두 1급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합격 후엔 응시료 14,400원을 내고 3시간 안전교육을 받는다. 안전교육을 받지 않으면 면허증이 발부되지 않기 때문에 꼭 받아야 하며 실제 1급 해기사 30년 경력의 베테랑 교육관이 진행하므로 당장 보트를 운항할 계획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실하게 교육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안전교육까지 모두 마치면 면허증을 발부받을 주소를 면허장에 제출하며, 면허증은 약 1주일 후에 등기로 수령할 수 있다.  
문의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 055-933-1973, 봉산면 서부로 42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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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기시험 추천도서
다락원
원Q패스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 1급·2급

시중에는 수많은 보트면허 수험서가 나와 있다. 모두 동일하게 700문항 기출문제를 기본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시험내용에 대한 간략한 요약 등도 나와 있다. 다락원의 ‘원Q패스 동력수상레저기구조종면허 1급·2급’은 2020년 최신 기출문제를 수록하고 있으며, 문제에 앞서 보트조종에 있어 꼭 필요한 사항들을 꼼꼼히 정리해 실제 보트운항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필기 외에 실기시험 요령과 안전교육에 관한 내용도 수록하고 있어서 1권의 책으로 보트면허 전체 과정을 가이드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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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 합격 노하우
합격률 높은 면허시험장을 선택하라

전국에는 많은 조종면허시험장이 있다. 그중에는 바다나 강에 시험장이 있는 것도 더러 있는데, 바다나 강에 있는 시험장의 경우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것이 단점이다. 윤혁 씨와 김시덕 씨가 교육을 받을 때도 바람이 부니 수면이 일렁이며 파도가 치기 시작했고, 그로 인해 인명구조 과정이나 이안, 접안 시 다소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보았다. 내륙 호수에 있는 시험장도 바람이 불면 여건이 까다로워지는데, 바다나 강에 있는 시험장의 경우는 날씨로 인한 변수가 더 심하다.
그리고 각 교육장의 교육비는 모두 비슷하지만 교육이 1회인지 합격할 때까지인지를 잘 따져보고 등록해야 한다. 일부 시험장은 당일 교육이 끝이며 시험에서 떨어지면 다시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곳도 있다. 그리고 시험장마다 합격률의 차이가 있기 마련인데 전국의 조종면허시험장 합격률은 약 70%이며 서부경남조종면허시험장의 경우는 90%를 웃돈다고 한다. 아무래도 대도시 주변의 시험장은 정식 교육을 받지 않는 ‘무대포’ 응시자들이 많아서 합격률이 낮으며, 서부경남의 경우 교육과정이 철저하고 대부분 제대로 교육을 이수하고 응시하게 때문에 합격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