實戰 얼음낚시 A to Z

빙상전에선 경기병이 중보병보다 우세

얼음낚시는 물낚시와 메커니즘이 다르다. 진득한 기다림이 물낚시의 멋이라면 얼음낚시의 맛은 공격적인 포인트 탐색이다. 그로 인해 낚시장비와 낚시기법이 완전히 달라진다.

Ｉ허만갑 기자Ｉ

얼음낚시 장비와 채비

얼음 속 붕어는 회유성이 약하다. 특정한 몇몇 포인트에 오글오글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붕어들의 집결지를 빨리 찾아내는 것이 빙상 조과의 열쇠다. “20분 동안 입질 없으면 미련 없이 옮겨라”는 얼음낚시의 격언이 말해주듯, 이동이 잦은 얼음낚시에선 모든 장비를 한 번에 들고 움직일 수 있을 만큼 간단해야 한다.
◆낚싯대  2.5칸부터 3.5칸대까지 6~7대를 준비한다. 계곡지에서 하류의 5~9m 수심을 노릴 땐 소형 릴대가 더 편리하지만, 1~3m 수심의 통상적 얼음낚시에선 대낚시가 편하다. 수심이 얕을수록 얼음구멍에서 멀리 떨어져 앉는 것이 유리하므로 요즘은 3~4칸의 긴 낚싯대를 많이 쓰는 추세다. 견짓대는 요즘은 쓰지 않는다. 낚싯대에는 모두 줄감개를 달아서 케이스에 넣지 않고도 채비를 감고 펼 수 있어야 한다.

▲  줄감개를 부착해 낚싯대에 바로 원줄을 감았다. 케이스에 대를 넣는 것보다 이동하기에 편리하다.

◆얼음끌  얼음낚시의 필수품. 끌이 나쁘면 구멍을 팔 때 체력소모가 심하므로 좋은 제품을 구입해야 한다. 3만원대 제품이면 무난하다. 무거워야 좋은 것은 아니다. 가벼워도 날만 예리하면 쉽게 구멍을 뚫을 수 있다. 빙판에 나서기 전 숯돌에 날을 갈아주면 낚시가 훨씬 상쾌해진다.
◆소형 낚시가방  잦은 이동에 큰 가방은 짐만 된다. 받침대는 필요 없으므로 낚싯대 8대 정도만 들어가는 소형 가방을 따로 준비하면 편하다.
◆얼음받침대  다양한 제품이 시판되고 있는데, 바람에 넘어지지 않게 낮고 묵직한 제품이 좋다.
◆찌  얼음낚시용 찌들은 톱이 가늘고 부력이 약한 것이 많은데, 톱이 적당히 두껍고 부력이 좋은 수초낚시용 찌가 실전적이다.
◆줄감개  얼음낚시에 반드시 필요하다. 여러 종류가 있지만 <아래 사진>처럼 간단히 두 번 홀쳐매서 고정하는 방식의 것이 편하다. 이 줄감개는 스윙낚시 채비를 바로 감아 얼음낚시에 쓸 수 있다.

▲ 줄감개를 사용하여 스윙낚시 채비를 바로 얼음낚시용 직공채비로 바꾸고 있다(위에서부터). 

◆원줄과 목줄  얼음낚시나 수초직공낚시처럼 원줄이 수직으로 내려서면 원줄 무게가 찌올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스윙낚시에선 찌-낚싯대 사이에 길게 늘어진 원줄의 무게가 찌올림에 장애요소가 된다). 그러므로 현장찌맞춤만 해주면 굵은 원줄을 써도 찌에 나타나는 어신은 거의 동일하며, 특별히 가는 원줄로 바꿀 필요 없다. 목줄은 1.5~2호가 적당한데 합사는 엉킴이 잦으므로 모노필라멘트(경심)줄을 쓴다.

얼음낚시터 선택법

얼음낚시터는 물낚시터와 다르다. 오히려 물낚시가 잘 안 되던 곳이 얼음낚시는 잘 되는 경우가 많다. 붕어들이 저수지 가운데에 몰려 연안접근이 적은 곳이 얼음낚시가 잘 되기 때문이다. 즉 평소 연안낚시보다 보트낚시나 릴낚시가 잘 되던 곳이라면 얼음낚시터로 유망하다.
◆어자원은 많은데 물낚시 안 되던 곳은 얼음낚시 빅뱅
지령이 오래 되어 붕어는 많은데 조황은 신통찮던 곳, 수초(특히 말풀)가 밀생한 곳, 배스 블루길 성화에 하절기 낚시가 어려운 곳, 피라미 성화가 심하던 곳은 얼음낚시에 빅뱅을 터뜨릴 확률이 높다.
◆얼음낚시도 해걸이! 작년 호황터는 피하라
한 해 호황을 보인 저수지는 다음해엔 빈작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작년에 월척을 쏟아낸 양구 월운지와 홍성 공리지는 올해 불황이다. 반면 올해 호황을 보인 태안 법산지와 도내리수로는 최근 몇 년간 큰 조황이 없던 곳이다. 이런 현상은 결국 붕어자원의 한계 때문이다. 얼음낚시에 호황이 터지면 물낚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 천 명(하루 100~500명)의 낚시인이 몰린다. 1천명이 10마리씩만 낚아내도 1만 마리의 붕어가 빠져나간다. 따라서 대호황을 겪은 저수지는 2~3년은 지나야 어자원이 복구된다.
◆대박은 첫탕! 아직 얼지 않은 저수지를 눈여겨보라
얼음낚시는 늘 첫탕에 대박이 터진다. 따라서 이미 한 차례 호황을 겪은 저수지라면 큰 재미를 보기는 어렵고 가장 최근에 결빙된 곳을 찾아야 한다. 가령 지난 1월 초 대박을 터뜨린 도내수로는 그 다음 주엔 불황을 보인 반면, 1월 초까지 결빙이 불완전했던 서산 봉락지는 그 다음 주 첫탕에 호황을 보였다.

포인트 선정법

얼음낚시 포인트는 미리 점찍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가서 찾는 것’임을 명심하자. 얼음붕어들은 회유성이 약하고 일정지역에 모여 있기 때문에 ‘오글오글 모인 포인트’를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탕엔 상류보다 깊은 하류를
얼음이 얼기 직전의 붕어들은 강추위를 피하여 깊은 수심대로 피해 있는 경향이 짙다. 따라서 얼음낚시 첫탕엔 아직 중하류 중앙부에 모여 있을 붕어들을 예상하고 깊은 수심을 노리는 것이 유리하다. 이때는 차를 상류보다 제방 쪽에 대고 진입하는 것이 빠르다.
◆낚시인이 몰린 곳이 포인트다
빙판의 낚시인들은 붕어가 잘 낚이는 곳으로 모이게 마련이다. 일정지역에만 낚시인들이 모여 있다면 그곳에 입질이 집중된다는 뜻이다.
◆수로에선 정치망 주변이 명당
큰 수로나 간척호엔 정치망이 도처에 깔려 있는데 붕어들이 의외로 정치망 주변에 많다. 정치망은 촉고와 달리 그물코에 지느러미가 걸리지 않기 때문에 붕어들이 접근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회유하던 붕어들이 정치망을 벽 삼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고 정치망 자체를 은신처로 삼기도 한다. ‘붕어들이 그물 주위엔 얼씬도 않을 것’이라는 것은 사람의 생각일 뿐이다.

▲ 정치망을 따라 뚫어놓은 얼음구멍. 정치망 주변에 붕어들이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말풀수초를 찾아라
얼음낚시 최대 명당은 부들, 갈대가 아니라 말풀수초다. 말풀은 깊은 수심에서 자라고 겨울에 새순이 돋기 때문에 겨울붕어들이 가장 좋아하는 포인트가 된다. 특히 월척 확률이 높다. 얼음 밑으로 말풀이 보이거나 바늘에 말풀이 걸려 올라오는 곳은 집중적으로 노린다.
◆얼음은 맑고 물색은 탁해야
빙판이 투명할수록 햇빛이 쉽게 투과되어 수온 상승이 빠르고 붕어 활성도가 높아진다. 그래서 햇빛이 쨍한 날 얼음낚시가 잘 되고, 빙판 위에 눈이 덮이면 조황이 급락한다. 그러나 얕은 수심에선 오히려 약간 탁한 얼음이 장막 역할을 하여 붕어의 경계심을 줄여주는지 몰라도 맑은 얼음보다 입질이 잦은 경우도 많다. 한편 물색은 탁해야 좋다(특히 얕은 곳에선). 만일 물색이 맑으면 깊은 수심을 노리는 게 유리하다.
◆바람은 등지고 햇빛은 안아라
아침에 바람이 없더라도 낮부터 북서풍이 불 것에 대비해 북쪽을 등지고 낚시하는 게 좋다. 해를 안고 낚시하면 따뜻하기도 하지만 내 그림자가 얼음 밑으로 투과되지 않아 붕어의 경계심을 줄여준다. 그러나 긴 대를 쓸 경우엔 햇빛을 정면으로 안으면 찌가 잘 보이지 않는데 그때는 살짝 틀어서 앉으면 된다.
◆아침엔 깊은 중앙, 오후엔 얕은 연안
얼음 속 붕어들은 밤새 깊은 수심에 머물러 있다가 낮에 햇살이 퍼지면 얕은 상류나 연안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따라서 아침엔 깊은 중앙부를 노리고, 오후엔 얕은 연안을 노리는 게 좋다.
◆깊은 계곡지는 오전보다 오후 조황 쏠쏠
얼음낚시의 피크타임은 오전 9시~11시지만 낚시터에 따라 또 날씨에 따라 오후낚시가 더 잘 되는 경우도 많다. 대개 아주 깊은 계곡지가 그러한데, 중점 입질시간대를 미리 알고 가면 한층 유리하다.

얼음낚시 안전과 방한

◆남들이 진입하지 않은 빙판은 조심하라
해마다 얼음낚시에서 한두 건의 익사사고가 발생한다. 그런데 익사자는 대개 초보자보다 경험자다. 즉 빙질에 대한 과신, 자신의 판단력에 대한 자만이 부르는 사고임을 알 수 있다.
초빙(갓 결빙된 얼음)은 단단하므로 5cm만 되면 얼음낚시를 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긴 하지만 상중하류의 얼음 두께가 다르고 특히 수초대는 얼음이 얇기 때문에 처음 진입한 곳의 얼음이 두껍다고 해서 전 수면이 그러리라고 단정해선 안 된다. 남들이 이동한 경로를 따라서 이동하고, 처음 진입하는 지역은 끌로 얼음을 깨보고 두께를 확인하면서 전진해야 한다.
◆초빙기엔 7cm, 해빙기엔 15cm가 안전두께
초빙기 안전 빙질은 7cm다. 그러나 해빙기엔 얼음 밑부터 녹기 시작하고 얼음의 결정이 푸석푸석해지기 때문에 15cm 두께에도 내려앉을 수 있다. 특히 정수수초대는 햇빛에 데워진 수초가 얼음을 더 빨리 녹이므로 빙질이 약하다. 해빙기엔 연안부터 녹기 시작하는데 아침엔 안전했어도 오후에 철수할 때 물 가장자리에서 얼음이 깨지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할 것.
◆단독출조는 피하고 로프를 꼭 준비할 것
안전을 위해 반드시 2인 이상 출조해야 한다. 혼자 낚시 갔다가 얼음물에 빠지면 얕은 물에 빠졌더라도 얼음을 헤치고 나오다가 체온이 떨어져 사망할 수 있다. 두터운 방한복에 물이 스며들면 손발을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된다. 그리고 30m 이상의 구조용 로프를 꼭 준비하여야 한다.
◆의자 주변 빙판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즉각 철수
대개 점심시간을 넘기면 기온이 영상으로 회복되면서 얼음이 녹기 시작한다. 얼음이 깨질 땐 밑으로 서서히 내려앉는 느낌이 먼저 드는데, 의자 밑의 빙판 위로 물이 고이기 시작하면 빙판이 내려앉고 있다는 증거다. 그때는 지체 없이 철수하여야 한다.
◆목과 발의 보온에 신경 써야
체온 유지를 위해선 목도리나 모자가 달린 후드재킷을 입어서 목 뒷덜미를 따뜻하게 감싸야 한다. 가장 취약한 부위는 발이다. 출조 전 발을 깨끗이 씻어서 물기를 제거하고(발에 땀이 나지 않게 조심한다) 깨끗한 양말 두 개를 겹쳐 신은 다음 품이 넉넉하고 방수성이 확실한 방한화를 신는다. 여분의 양말을 미리 준비했다가 땀이 나서 발이 시릴 때 갈아 신으면 효과적이다. 양말 밑에 얇은 핫팩을 붙이는 것도 좋다.

얼음낚시의 핵심, 지렁이!

얼음낚시 조과를 결정짓는 키워드는 ‘지렁이의 싱싱함’이다. 미끼 로테이션이 활발한 낚시점에서 구입하되 통을 열어 지렁이의 상태를 확인하고 사야 한다. 플라스틱통보다 보온력이 높은 스티로폼통에 담긴 지렁이가 좋다. 그러나 스티로폼통은 가벼워 바람에 잘 날아가므로 뚜껑을 여닫을 때 조심할 것. 현지에서 1박을 할 때는 지렁이통을 차에서 꺼내 얼지 않는 곳에 두어야 한다. 
지렁이는 두 마리나 세 마리를 꿰되 두어 번 누벼서 끝이 너덜거리지 않게 한다. 너무 작은 지렁이보다 적당한 크기의 것이 좋다. ‘지렁이는 자주 갈아줄수록 좋다’고 하지만, 너무 자주 갈아줄 필요는 없다. 지렁이는 따뜻한 물보다 찬 얼음물 속에서 더 오래 살기 때문에 잔 입질이 없으면 30분에 한 번꼴로 갈아주어도 된다. 다만 고패질은 자주 해주어야 한다. 
낚싯바늘은 망상어 7~8호, 감성돔 1~2호가 표준이지만, 8치 이상으로 굵게 낚이면 망상어 9~10호, 감성돔 3~4호 바늘이 더 적합하다.

낚싯대 물기 완벽하게 제거해야

빙판에 올라 낚싯대를 펼치려다 초릿대가 얼어붙어 낭패를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영하의 기온에 방치된 낚싯대들은 약간의 물기만 있어도 마디들이 얼어붙어 뽑히지 않는다. 얼음낚시 출조 전엔 각 마디를 분해한 뒤 헤어드라이어로 물기를 말리고, 낚시가방을 따뜻한 실내에 두었다가 출조 직전 차에 실어야 한다.

얼음낚시에 관한 그릇된 통념들

통념:얼음찌는 짧고 예민한 저부력찌가 좋다?
실전:얼음찌도 톱이 긴 고부력찌가 유리

얼음붕어는 입질이 약하다 하여 저부력찌를 선호하는 이들이 많은데 실제로는 고부력이 더 낫다. 상승력이 센 고부력찌가 약한 입질에도 큰 폭으로 솟아주기 때문이다(사실 얼음 밑이라도 토종붕어의 입질은 여전히 시원한 편이다). 또 고부력찌는 무거운 봉돌 덕에 바람 속에서도 얼음구멍을 조준하기 편하고 삭은 수초대를 쉽게 뚫고 내려간다. 다만 찌맞춤은 예민하게 해야 한다. 무거운 봉돌을 쓰되 바닥에서 뜰락 말락 예민하게 맞추면 잘 내려가고 잘 솟는 실전형 채비가 된다.
그리고 찌톱도 30cm 이상으로 긴 것이 편리하다. 일단 긴 찌톱이 찌맛을 배가하고, 좁은 얼음구멍 속의 어신은 솟는 것 외에 옆으로 끌리거나 빨려드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는데 그때 찌톱이 길수록 어신 감지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총길이 60cm, 부력 7~9부의 수초직공낚시용 찌가 적합하다.

통념 : 찌톱은 한 마디만 노출시켜야 예민하게 솟는다?
실전 : 찌톱을 서너 마디 노출시켜야 어신 판별 쉽다

얼음낚시에서 헛챔질이 잦다면 찌톱을 더 많이 노출시켜주면 챔질 성공률이 높아진다. 얼음낚시의 입질은 시원스레 솟는 어신만 나타나는 게 아니라 물속으로 빨려들기도 하고, 옆으로 끌고 가기도 한다. 찌톱을 한 마디만 노출시키면 빨려드는 입질에서 챔질타이밍을 잡기 어렵고(찌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순간 성급히 챌 수 있다),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을 간파하지 못할 위험이 있다. 특히 <그림>처럼 수면에 살얼음이 잡혀 있을 땐 찌톱이 솟지 않고 옆으로 기울기만 하는데, 이때 찌톱이 어느 정도 나와 있어야 챔질타이밍을 간파할 수 있다. 찌톱이 제법 많이 솟아 있어도 찌올림 폭은 줄어들지 않는다. 

▲ 입질을 받아 비스듬히 솟는 찌. 찌톱이 많이 나와 있어야 다양한 어신을 읽을 수 있다. 
 

통념 : 많은 인원이 빙판 두드려야 붕어 움직임 활발해진다?

실전 : 얕은 수심에선 조용히 해야 입질 잦고 씨알도 굵다

얼음낚시는 많은 인원이 빙판에 올라가서 쿵쿵 두드려야 붕어들이 움직이면서 입질이 잦다는 말은 일부 맞다. 그러나 그것은 2m 이상으로 깊은 곳의 경우고, 얕은 수초대에선 인기척을 줄이고 긴 낚싯대를 사용해서 조용히 노려야 입질이 잦고 씨알도 굵다.

통념 : 얼음낚시도 정수수초대가 1순위 포인트다?
실전 : 초빙엔 깊은 중앙부 말풀에서 대박 터진다

얼음판에 오르면 으레 부들, 갈대부터 찾는 낚시인이 많은데, 그보다는 중앙부의 깊은 말풀수초대가 대박 후보지다. 얼음이 얼기 직전 붕어들은 깊은 수심에 모여 있기 때문에 그곳이 초빙기 1순위터다. 홍성 공리지의 경우 작년 1월 첫탕에 7~9m 수심에서 월척급이 쏟아진 바 있다. 다만 수심이 깊어도 바닥이 휑한 곳엔 붕어들이 많이 없다. 그런 점에서 바닥에 말풀이 깔린 곳이 명당이 된다. 섭벌지, 정죽지, 창촌지, 덕송지 등 얼음낚시가 잘 되는 저수지는 대개 바닥말풀이 많은 곳이다. 
그러나 2월 이후 해빙기엔 붕어들이 산란처를 찾아 얕은 수초대로 이동하기 때문에 연안의 부들이나 갈대에서 굵은 씨알이 잘 낚이는 경우가 많다.

바람 불면 얼음조각으로 낚싯대 지지

얼음낚시 최대의 적은 바람. 바람이 불면 조황이 급감하므로 서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내린 날은 출조를 자제하는 게 좋다. 바람이 빙판을 휩쓸면 낚싯대가 이리저리 날리는데 그때 얼음구멍에서 나온 얼음조각을 빙판에 놓아두면 이내 빙판에 단단하게 달라붙어 훌륭한 앞받침이 된다.

▲ 얼음조각으로 낚싯대가 바람에 날리지 않게 잡아주고 있다.

얼음구멍 뚫는 요령

얕으면 일자편성, 깊으면 지그재그편성

얼음낚시의 대편성은 탐색 시엔 2~3대, 완전히 자리 잡은 후엔 5~6대가 좋다. 너무 많이 뚫으면 붕어의 경계심을 자극한다. 특히 입질이 활발한 아침에 많은 대를 펼치면 놓치는 입질이 더 많다. 구멍끼리의 간격은 1m 이상 유지하고 가급적 조그맣게 뚫어야 입질이 활발하다. 
얕은 곳에선 붕어의 경계심을 줄이기 위해 3칸 이상 긴 대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일자형으로 뚫어야 대를 펼치기 좋다. 한편 깊은 곳에선 짧은 대를 사용해도 되므로 여러 찌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그재그편성이 편리하다. 

▲ 일자로 뚫은 구멍. 긴 대를 주로 쓸 땐 일자편성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