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긴급점검
이원호, 먼저 날았다
방갈리수로 & 황촌수로 2월 하순부터 호황
직공채비로 부들수초 노리면 월척붕어 낚기 어렵지 않아
허만갑 기자
‘보트 위주의 조황’이란 단서가 붙기는 하지만 최근 서산·태안에서 최고의 호황을 보인 곳은 태안 이원호의 지류인 방갈리수로다. 한편 연안낚시 조황은 그 옆의 황촌수로가 돋보였다.
▲ 2월 하순부터 호황을 펼친 태안 이원호의 방갈리수로. 보트들이 빽빽한 부들수초대를 누비고 있다. 연기가 피어오르는 굴뚝은 태안화력발전소.
방갈리수로는 40m 폭, 1km 길이의 수면에 부들과 갈대가 빽빽하게 우거져 있는 이원호의 노른자위다. 그 수초 속에 이원호 본류에서 유입된 때글때글한 붕어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 지난 2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4차례 주말에 방갈리수로<지도의 A>에서 나타난 조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2월 14~15일 해빙 직후 연안낚시를 시도한 몇몇 낚시인이 6~9치 붕어를 10마리 내외씩 낚았다. 물이 맑아서 붕어들은 부들 속에만 있었고 수초구멍치기가 주효했다.
◆2월 21~22일 보트낚시를 시도한 7명의 낚시인들이 부들수초대를 누비며 7치부터 월척까지 10마리 내외씩 낚았다. 보트 탓에 연안낚시는 낱마리였다.
◆2월 28~3월 1일 보트가 30척 가까이 떴다. 보트에서 이틀 동안 7치 이상으로 20~30마리씩 낚은 이들이 많았다. 한편 황촌수로 하류에서 연안 스윙+수초낚시에 월척 포함 마릿수 붕어가 나왔다. 황촌수로에서 준척급이 대거 쏟아진 것은 휴일 하루 전인 27일이었다.
◆3월 7~8일 갑작스런 한파로 조황이 저조했다. 황촌수로에선 입질이 없었고 방갈리수로 부들 속에서 낱마리가 고작.
▲ “무거워서 들지 못하겠어요.” 오빠와 함께 왔다는 서울 선우낚시회의 서현주씨. 베테랑급 낚시솜씨를 뽐냈다.
▲ 보트낚시 조과를 자랑하는 낚시인. 이틀간의 낮낚시에 올린 것이라고.
이상에서 나타나듯 방갈리수로의 1차 호황은 2월 28일 주말에 나타났다. 그때 너무 많은 붕어가 보트낚시에 뽑혀나갔기 때문에, 3월 7일의 불황은 날씨 탓도 있지만 그 반작용이란 측면도 크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붕어가 부들 속에 남아 있다. 다만 양이 줄었고 머리 위로 지나다니는 보트에 놀라 크게 위축돼 있을 뿐이다. 일단 호황세가 한풀 꺾였기 때문에 다른 호황 낚시터가 나타나면 보트나 연안낚시꾼들이 그쪽으로 분산될 것이고, 그러면 한산해진 방갈리수로에서 2차 호황을 만날 확률은 높아진다.
‘움직이는 붕어’라면 수초 적은 곳이 낫다
내 개인적으로는 3월 중순 후의 방갈리수로에 기대를 품는다. 그 이유는 2월의 호황이 호조건에서 펼쳐진 게 아닌 ‘반쪽짜리 호황’이었기 때문이다. 지극히 맑은 물색에서, 아직 움직일 생각이 별로 없는 붕어들의 코앞에 지렁이를 밀어 넣어서 억지로 낚아낸 것이므로 향후 ‘움직이기 시작한 붕어’를 낚을 기회는 남아 있는 셈이다. 그리고 ‘밤 입질’이 언제부터 시작될지 모르지만(3월 말이나 4월 초쯤으로 예상) 일단 밤낚시 시즌이 열리면 맑은 물속에서 움츠리고 있던 월척들의 출현빈도가 크게 높아질 것이다.
그러나 3월 중순 이후의 잭팟은 부들이 밀생한 방갈리수로 중상류보다 수초가 듬성한 방갈리수로 하류나 황촌수로, 심지어 이원호 본류에서 터질 공산이 크다. 붕어낚시는 늘 인기척과의 싸움이며 대박은 손 타지 않은 자리에서 터지기 때문이다. 방갈리수로 중상류는 손을 많이 타서 당분간 큰 호황은 없을 것이다.
가장 기대되는 곳은 황촌수로 하류다<지도의 B>. 방갈리수로 하류에서 황촌리 쪽으로 돌아서 올라가는 이곳은 수로 폭이 좁고 수초가 적어 붕어 서식여건은 방갈리수로보다 뒤지지만 낚시인의 발길이 적었기 때문에 남은 붕어의 양은 많을 것으로 보인다. 2월 28일 취재당시 방갈리수로와 달리 부들에서 나와 맨바닥에서 돌아다니다가 스윙에 낚이는 붕어들이 꽤 많았다. 그만큼 활성도가 좋다는 뜻이며 밤낚시도 빨리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원호의 봄낚시 미끼는 단연 지렁이지만 3월 하순에 이르면 새우가 잘 먹힐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밤낚시를 할 때는 새우나 깐새우가 우세하다. 이원호 붕어의 매력은 ‘찌맛’이다. 60cm짜리 수초찌가 꾸물꾸물 굼실굼실 몸통까지 솟는데 거짓말 좀 보태서 담뱃불 붙일 때까지 계속 올린다.
▲ 황촌수로 하류에서 수초직공채비로 부들수초대를 노리는 꾼들. 2월 27일에 관고기가 쏟아졌고 28일에도 호황을 보였다.
▲ "이놈도 월척이구나!' 수원 낚시인 박경환씨가 부들 속에서 34cm 붕어를 뽑아내고 있다.
손 타지 않은, 그러나 수초 위주의 자리를 찾아라
이원호는 재작년 가을에 첫 호황을 배출한 신생낚시터다. 87만평에 잠재된 붕어자원은 엄청나다. 올봄에 낚이는 붕어들은 작년보다 평균 1치 이상씩 성장했다. 수도권 낚시인들의 시선집중은 당연한 것이다.
이원호의 피크시즌은 봄보다 가을이다. 9~11월, 이원호 전역에 말풀이 무성하게 자라면 말풀과 갈대(또는 부들)의 경계면에서 밤낚시에 새우미끼로 최상의 호황을 거둘 수 있다. 이때는 폭이 좁은 지류보다 넓은 본류 쪽에서 더 좋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가령 <지도>의 C는 아직도 생자리나 다름없는 곳이지만 작년 11월 밤에 새우미끼로 36cm 붕어까지 낚였다. 물론 가을까지 기다릴 순 없다. 봄에는 말풀이 덜 자라서 전역에서 호황이 나타나지는 않고, 부들이나 갈대를 낀 지역에서 편중되어 호황을 보일 것이다. 그곳이 어디냐고? 알 수 없다. 알 수 없어야 누군가 호황을 누릴 것이다. 누구나 아는 호황 예상터는 먹을 것 없는 소문난 잔칫상에 불과하니까.
조황문의 서산 낚시1번지 041-664-5598
전국낚시지도 127p E5
아이코드 방갈리수로 948-494-2516, 황촌수로 918-545-2516
부들수초대 공략법
듬성한 구멍이 씨알 굵고 입질도 꾸준하다
부들수초대의 장점은 수면은 수초로 덮여도 수중공간은 넓고 바닥이 깨끗하여 큰 고기들이 자유로이 왕래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붕어의 평균씨알이 갈대수초지대보다 굵다. <사진1>처럼 부들 사이 공간이 약간 넓은 곳이 입질은 뜸해도 월척 확률이 높다. 장시간 노릴 땐 이런 곳을 가급적 긴 대로 노리는 게 좋다. <사진2>처럼 구멍이 좁은 부들은 씨알이 잘고 넣자마자 한두 마리 낚인 뒤로는 지속적 입질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런 구멍은 잠깐 치고 가는 게릴라식 이동낚시 포인트다. <사진3>을 보면 오른쪽의 크게 뚫린 공간에서부터 부들수초대 속으로 연결되는 좁은 물길이 보일 것이다. 월척붕어는 이런 물길 주변에서 주로 낚인다. 너무 휑한 곳을 노려선 안 되지만 너무 빽빽한 곳을 노려도 낚시만 힘들 뿐 큰 조과가 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