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대박’이다!

의령 상촌지의 첫 흙물찬스

| 강창호 천류 필드스탭 |

경남 의령군 유곡면 상촌리의 상촌지(3천평)는 최근까지 마을 식수원으로 쓰였던 곳이다. 그만큼 물이 맑고 깨끗해 오히려 붕어낚시의 걸림돌이 되었는데, 8월 중순 폭우에 흙물이 밀려들면서 대박이 터졌다.

▲ 8월 14일 아침 조과를 자랑하는 '소림사 팀'. 왼쪽부터 정을식, 오세천, 최인봉씨. 손에 든 붕어는 월척이고 살림망 속 붕어는 도합 100여 마리다.

8월 14일 토요일, 창원 세월낚시에 부산 4050클럽 회원들이 모였다. 
“오늘은 정출이니까 큰놈보다 붕어 얼굴이라도 볼 수 있는 곳이면 족하겠습니다.”
4050클럽 장해욱 회장의 말에 서찬수 사장은 “그럼, 의령 상촌지로 가보세요”하고 말했다.
상촌지는 세월낚시 단골인 정을식(소림사)씨 일행이 연 3주째 주말출조로 마릿수 재미를 봐온 곳이다. ‘씨알은 5~6치가 주종이지만 마릿수가 좋아 계속 상촌지만 판다’고 했다.
“그간 상수원으로 묶여 있던 곳이라 어자원은 엄청납니다. 간간이 일고여덟치도 올라오고 월척도 많은 곳이니까 기대해도 될 겁니다. 특히 그제 비가 많이 와서 흙탕물이 유입된다니 최적의 조건입니다.”
그렇게 해서 4050클럽 회원들은 상촌지로 향했는데, 그때까지만 해도 상촌지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알지 못했다.

전설로 남은 소림사 팀의 3주천하

이날도 금요일 밤부터 상촌지에 앉아 있던 소림사 팀이 부산꾼들을 맞았다.
“붕어 좀 나옵니까?”
“네, 몇 수 했는데, 씨알이 잘아요.”
“이 시기에 붕어 얼굴이라도 볼 수 있으니 다행이네요.”
상촌지는 전형적인 계곡지인데 3년 전 준설작업을 하여 연안 수심이 2m 정도로 더 깊어졌다. 그래도 포인트는 많은 곳이다. 산 쪽만 제외하고 제방까지 포함하여 거의 전역에 낚시할 자리가 나오고 밤에 물가에서 입질이 잦은 전형적인 갓낚시터다.
그런데 상류를 건너 산 쪽으로 건너가던 부산의 황선영씨가 살림망 몇 개가 물속 깊이 잠겨 있는 것을 우연히 발견한다. 그리고 저녁시간에 도착한 서찬수 사장에게 “상류에 이상한 살림망이 잠겨 있더라”고 하자 서찬수씨는 뭔가 짚이는 게 있는지 미소를 짓는다. 물색이 너무 흐려져서일까? 기대와 달리 입질은 없고, 다들 본부석에 모여 술잔을 돌리며 이야기로 밤을 새웠다.

▲ 제방에서 상류 쪽을 바라본 상촌지. 마을 식수원으로 쓰였던 물 맑은 계곡지다.

다음날 아침, 밤새 꼼짝도 않던 찌들이 난리가 났다. 상류, 중류, 제방, 무넘기 할 것 없이 모두 붕어를 걸어 철퍼덕거렸다. 5~6치? 걸면 8~9치들이 3~4m 수심에서 환상적인 손맛을 선사했다. 특이한 것은 상류에서는 새우에, 중류와 제방에선 옥수수에 입질이 잦았다는 것이다.
드디어 철수 시간, 흡족한 표정으로 대를 걷는데 서찬수 사장이 정을식씨에게 다가가 한마디 던진다. “상류에 숨겨둔 살림망 가져오소. 얼마나 잡았는지 한번 봅시다.”
잠시 후 우리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살림망 3개에 월척 3마리 포함, 7~9치 붕어 100여 마리로 꽉 차서 들어올리기 힘들 정도였다. “이게 뭐고! 전부 붕어 아이가~”
그제야 정을식씨는 서찬수 사장의 소개로 상촌지를 찾은 첫날부터 월척 호황을 만났고, 셋이서 손맛을 독점하고 싶어 잔챙이만 낚인다고 거짓말을 했으며, 어제(14일) 아침 흙탕물이 밀려들 때 최고의 대박을 맞았다고 머리를 긁적이며 고백했다. 누가 이들을 탓할 것인가. 나라도 이 정도면 남들에게 알리기 싫었을 것이다. 그 후 소림사 팀의 첫 흙탕물 잔치는 한동안 세월낚시방의 전설로 남았다. 
조황문의 창원 세월낚시 011-865-7271

가는 길  남해고속도로 함안IC에서 나와 좌회전해 1011번 지방도를 타고 석무~정곡을 지나 궁류 방면으로 계속 직진한다. 막실고개를 지나 신촌삼거리에서 궁류 방면으로 꺾으면 1km 후 송산마을이다. 서행하다가 송산보건소 앞에서 200m 직진하면 구 송산으로 진입하는 삼거리가 나온다. 삼거리에서 좌회전하여 3km 직진하면 상촌지에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