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개막
금오열도 개도에
벚꽃 감성돔 만개
이영규 기자
▲당찬 힘으로 저항하던 감성돔이 뜰채에 담기고 있다.
연중 최고의 마릿수와 씨알을 자랑하는 개도의 봄감성돔낚시가 피크를 맞고 있다.
훈훈한 봄바람과 더불어 감성돔 내만 시즌이 찾아왔다. ‘봄이 오면 감성돔 시즌이 끝났다’며 참돔과 벵에돔을 노리러 다니는 사람도 있지만 계절 관계없이 감성돔을 찾아다니는 마니아들에게 봄은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는 계절이다.
감성돔 마니아들이 연중 감성돔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수면 아래로 구멍찌가 스르르 사라지는 감성돔 특유의 몽환적 입질, 그리고 우직하게 드랙을 풀고 도주하는 황소 같은 지구력 때문이 아닐까 싶다. 특히 이맘때는 감성돔이 육지에서 가까운 내만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온화한 날씨 속에서 감성돔 손맛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봄 감성돔이라고 해서 무조건 편하고 쉽게 잡히는 건 아니다. 대개의 내만 봄 감성돔 포인트는 수심이 극도로 얕고 몰이 무성해 낚시가 불편한 곳이 많다. 주변에 해초가 너무 많아 채비를 멀리 흘리는 것도 제한적이다. 실제로 이런 불편함 때문에 내만 봄 감성돔낚시를 기피하는 낚시인도 있을 정도이므로 내만 강성돔 낚시가 늘 호황을 보인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한편 낚시인 중에는 어자원 보호를 위해 봄 감성돔낚시는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사철 감성돔낚시를 즐기는 애호가들은 그에 대해 반론을 펴기도 한다. 어떤 어종이든 과욕하지 않고 적당히 낚는 것이 중요하지 산란기라고 해서 해당 어종에 대한 낚시를 금해야 한다는 일방적 주장은 오버라는 것이다.
▲HDF 필드스탭 김한민씨 일행이 개도 해골바위 안통 포인트에서 올린 감성돔들.
▲김한민 씨가 첫수로 올린 40cm급을 보여주고 있다.
온화한 봄 날씨 속에 즐긴 당찬 손맛
내만 시즌이지만 수심도 적당히 깊고, 갯바위도 먼 바다 섬처럼 멋지게 생긴 곳을 찾는다면 여수 개도를 추천한다. 금오열도의 막내 섬인 개도는 여수시 화양면 당두포구에서 불과 20분이면 도착하는 가까운 거리에 있다.
먼 바다와 내만을 잇는 중간에 위치한 개도에는 사철 감성돔이 머문다. 일반적으로 개도의 감성돔 시즌은 가을~초겨울 정도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겨우내 감성돔이 잘 낚이는 섬이다. 특히 이상고온 현상을 보였던 지난겨울에는 영등철에도 마릿수 조과를 배출해 연도, 안도, 금오도도 보다 많은 낚시인이 몰렸다.
지난 3월 18일, 영등철이 한창인 시기에 여수 한일낚시 김한민 씨 일행과 개도를 찾았다. 보통 이 시기이면 연도나 안도의 수심 깊은 직벽 포인트가 유리할 시기. 그러나 예년보다 높았던 수온 덕분에 직벽은 물론 얕은 여밭에서도 감성돔이 잘 낚였고 근해인 개도 여밭에서도 굵은 감성돔이 속출하고 있었다.
개도 작은산 일대의 해골바위 안통 포인트에 내린 우리는 철수 무렵인 오후 2시까지 총 7마리의 감성돔을 낚았다. 조류가 약한 무시 물때라 그런지 씨알은 35~40cm가 주로 올라왔다. 그런데 아쉬워하며 철수 배에 오르고 보니 출조한 낚시인 대다수가 40~50cm 씨알을 두세 마리씩 낚아놓고 있었다. 당두호 선장인 김병욱 씨는 “마릿수는 취재팀이 제일 많은데 씨알은 꼴찌”라며 농담을 던질 정도였다.
김한민 씨는 “개도의 이런 씨알 호황은 지난 초겨울부터 계속됐다. 다만 멀리 외지에서 여수까지 출조한 낚시인들은 유명세가 있는 금오도, 안도 등을 선호하다보니 개도의 겨울 호황이 가려져 있었다. 오히려 여수와 인근 지역 낚시인들이 겨우내 개도로 출조해 짭짤한 재미를 봐왔다”고 말했다.
▲발 밑에서 입질을 받은 김한민 씨가 손맛을 즐기고 있다.
▲전갱이 성화가 있어 옥수수 미끼를 준비했으나 날이 완전히 밝자 전갱이 입질은 사라졌다.
▲철수 때 확인한 다른 낚시인들의 조과. 45~50cm급이 많이 낚였다.
▲취재에 동행한 황선태씨도 40cm급을 낚아 손맛을 봤다.
▲“별 게 다 걸려드는군요. 이놈은 술안주입니다.” 김한민 씨의 찌낚시 채비에 걸려든 문어.
4월 한 달간 씨알 피크 이어질 듯
개도의 지난 겨울 영등철 호황은 일시적 현상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라는 게 김한민 씨의 전망이다. 해가 갈수록 해수온의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인데, 원래 개도는 수온이 높은 초등철과 봄에 호황을 보이는 곳인 만큼 앞으로는 1~2월에도 꾸준히 호황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었다.
당두포구에서 개도까지의 선비는 2만5천원. 여수 국동항과 돌산도 각 포구에서 금오도, 안도, 연도로 들어갈 때 선비의 절반 수준이라는 점도 개도의 경쟁력을 높여주고 있다. 개도의 시즌은 연중이지만 봄 감성돔 씨알 피크는 4월 한 달까지 이어진다.
▲화양면 당두포구에서 출항하는 당두호.
▲취재일 올린 감성돔으로 회파티를 벌였다.
▲당두호 김병욱 선장. 친절하고 포인트 가이드 능력이 뛰어나기로 소문이 나 있다.
▲취재일 조과를 자랑하는 김한민(왼쪽) 씨와 황선태 씨.
문의 화양면 당두포구 당두호 010-8866-13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