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가덕도
고수온 봄볼락 해법
몰 듬성한 곳을 찾아라
최훈 테일워크 필드스탭·솔트루어린 회원
올해 겨울은 너무 따뜻했다. 통상적으로 겨울이 되면 부산의 바다 수온은 12도 내외로 떨어지는 것이 정상이지만 올해는 꾸준히 13~15도를 유지하며 따뜻한 상태가 지속되었다. 그 결과 찬 물에서 자라는 김, 톳, 미역, 다시마의 성장은 주춤하고 수온과는 별개로 잘 자라는 몰(모자반)만 급증했다. 올해는 굴도 흉작이고 김 양식도 저조하다. 자연산 미역은 보기가 어렵고 맛도 없다고 한다.
몰이 급증하면 낚시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수온이 낮을 때 얘기다. 수온이 낮은 바다에서는 몰이 각종 어종의 피신처나 은신처가 되고 산란처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온이 높은 경우에는 물고기들이 내만으로 쉽게 접근하지도 않고 모자반과 같은 기다란 해초가 밀생한 지역에서는 낚시를 하기도 어렵다. 특히 수온이 12~15도로 유지되면 모자반과 같은 해초가 아주 억세게 자라기 때문에 잘 끊어지지도 않고 삭아서 뽑히지도 않는다.
올해 부산, 경남권 내만의 특징은 몰이 너무 급증해서 낚시를 할 곳이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너무 길게 억세게 자란 탓에 던질찌나 싱커를 이용해도 몰을 극복하기 너무 어렵다는 것. 상황이 이렇다보니 올해 봄볼락낚시는 몰이 무성한 곳보다는 듬성한 곳을 찾는 것이 유리하다.
부산 가덕도 새바지방파제로 출조를 나온 낚시인들. 외항에서 감성돔과 볼락이 잘 낚이며, 방파제와 연결된 갯바위 주변에서도 볼락이 잘 낚인다.
가덕도 외양포방파제 연안에 듬성하게 자라 있는 모자반.
외양포방파제에서 첫 볼락을 낚은 필자.
가덕도 외양포방파제. 겨울이면 볼락과 호래기가 잘 낚이는 곳이다. 좌측에 큰 방파제 외항에서도 볼락이 잘 낚인다.
사람 많은 방파제는 새벽에 출조
나는 부산의 영도와 송도, 기장권으로 볼락낚시를 즐겨 다니지만 올해 상황은 좋지 않았다. 몰이 많기도 하지만 어쩐 이유인지 볼락의 개체가 급감해서 조황이 좋지 않다. 그래서 부산의 가덕도로 출조를 다녔는데 1~2월에 조황이 좋지 않다가 2월 말이 되어서야 서서히 볼락이 비치기 시작했다. 봄볼락 시즌이 되어서야 모습을 나타나게 된 것이다.
특이한 점이라면 작년에는 가덕도에 몰이 밀생해서 낚시할 곳이 적었지만 올해는 외양포, 새바지, 대항 일대에 몰이 적당하게 자라서 낚시를 하기 좋다. 1~2월에는 몰이 적어서 볼락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별개로 이제 막 볼락이 붙기 시작했고 몰의 양도 낚시하기에 적당하다.
지난 2월 23일, 솔트루어린 김기찬(질차딘) 씨와 함께 가덕도를 찾았다. 가덕도는 낮과 초저녁에 사람이 많기 때문에 사람이 적은 새벽 4시에 출조해 새벽 시간대를 노렸다. 처음 찾아간 곳은 가덕도 맨 남서쪽에 있는 외양포방파제. 겨울만 되면 이곳을 찾아 재미를 보았지만 출조한 날에는 북서풍이 강하게 불어서 낚시하기 힘들었다. 볼락의 존재는 확인했지만 씨알은 15cm 내외로 크지 않았고 복어와 쥐노래미가 많아서 낚시하기 힘들었다.
가덕도 남동쪽 새바지방파제 강추
다음으로 찾아간 곳은 대항방파제. 원래는 낚시공원이 조성되고 있는 천성항으로 가려 했지만 낚시공원이 아직도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궁여지책으로 찾은 곳이다. 대항방파제는 규모가 커서 낚시할 곳이 많지만 복잡하게 정박된 어선과 낚싯배가 낚시를 방해하고 무엇보다 곳곳에 쓰레기가 많아 추천할 만한 낚시터는 아니다.
하지만 방파제 콧부리 주변을 잘 노리면 씨알 좋은 볼락을 만날 수 있어서 찾아보았는데, 20cm 내외의 볼락을 2~3마리 낚을 수 있었다. 그렇다고 해도 쓰레기더미를 뒤로하고 낚시를 한다는 것이 매우 불쾌했다. 이내 바람이 터져버려 바람을 피하기 위해 가덕도 남동쪽에 있는 새바지 포인트로 향했다.
새바지는 외양포의 정반대쪽에 있기 때문에 북서풍이 닿지 않아 겨울에는 바람을 피해서 낚시인들이 자주 찾는 곳이다. 새바지방파제의 감성돔과 볼락 조과도 좋으며 학꽁치도 잘 낚여서 낮에는 낚시인들이 아주 많기 때문에 볼락루어를 하려면 자정 무렵이나 새벽에 찾는 것이 좋다.
새바지에서는 방파제 초입을 노렸다. 몰이 듬성하게 자라 있고 바람이 불지 않아 낚시를 하기는 좋은 상황. 1.5g 지그헤드에 2인치 핀테일웜을 달아서 던지니 상층에서 빠른 반응을 보였다. 별로 춥지 않아서인지 볼락의 활성이 좋았고 던질찌를 이용해 조금 멀리 던져서 채비를 끌어주니 바로 입질이 들어왔다. 낚이는 씨알은 20cm 내외. 금방 다섯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새바지방파제 내항에서 볼락을 올리고 있는 필자.
가덕도 대항방파제. 가덕도에서 가장 규모가 큰 방파제다.
씨알 좋은 볼락을 낚은 필자.
몸통부터 꼬리가 가늘어지는 타입의 볼락웜. 조류가 없는 곳에서도 미세한 진동이 생긴다.
새바지방파제와 연결된 갯바위에서 감성돔을 노리고 있는 낚시인. 이 주변에 해초가 많이 자라 있어서 다양한 어종이 들어온다.
거제 동부 지역 조항도 상승 중
새바지방파제 일대는 대항방파제보다 낚시인들이 많지만 쓰레기는 적었다. 문득 든 생각은 과연 대항방파제의 쓰레기를 모두 낚시인들이 버렸을까 하는 것이다. 실제로 항구 내의 쓰레기를 보면 생활 쓰레기가 많다. 가전제품부터 각종 가재도구가 버려져 있는데 낚시인들이 집안 살림을 가져와서 버리지는 않을 것이고, 과연 누가 버렸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아무튼 낚시인이 많은 새바지방파제지만 깨끗하게 유지가 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새바지방파제에서는 방파제 초입과 우측 갯바위에서 만족할 씨알로 10여 마리를 낚을 수 있었다. 완연한 봄이 되면 더 큰 씨알로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새바지 일대의 특징 중에 하나가 볼락이 멀리서 핀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릴찌낚시로 최대한 원투해서 멀리 있는 수중여를 노렸는데 루어낚시는 비거리가 나오지 않아 그렇게까지 멀리 노릴 수는 없지만 던질찌를 이용해 최대한 멀리 노린다면 지금보다는 더 나은 조과를 거둘 수 있다.
가덕도 볼락 조과는 이제 시작이다. 봄볼락이라는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겨울 초반에 부진했으니 막연하게나마 올해 봄 조황은 더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거제 지역 볼락 조과도 살아나고 있다. 거제 동부면의 대명리조트, 장승포항, 지세포항에서 고른 조과를 보이고 있으며 거제 남부에서는 낱마리지만 큰 씨알이 낚이고 있다고 한다.
취재협조 유니맥에이테크코리아 www.unimac.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