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산 대창천
맑은 물색 아랑곳 않은
월척들 난립
신동현 객원기자, 파라다이스좌대·한조크리에이티브 필드스탭
지난 2월 23일 경북 경산시 화촌면 용천리에 있는 대창천 하류를 찾았다. 대창천은 경북 영천시 대창면 직천리의 불암지에서 발원하여 금호강으로 합류된다. 현지인들은 다양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는데 대창천 하류라고도 하고 팔각정수로라 부르기도 한다. 수로 건너편에 팔각정이 있다.
대창천 하류는 사계절 물낚시가 가능하다. 수로 상류 1km 부근에 하수처리장이 있어서 겨울에도 물이 얼지 않는다. 겨울에 주말이면 많은 낚시인들이 몰린다.
여러 어종이 서식하는데 외래어종은 배스와 블루길, 토종어종은 잉어, 붕어, 살치, 메기, 동자개 등이 있다. 이곳에선 깨를 쏟아 놓은 듯한 점박이 붕어가 낚이는 게 특징이다.
▲대창천 상류에서 보트를 좌대 대용으로 연안에 접안하여 낚시한 채정환 씨가 월척을 낚아내고 있다.
▲팔각정 건너편 하류 130m 지점에 자리를 잡은 필자. 전역이 맨바닥이고 건너편 수심이 얕아지는 곳에 채비를 안착했다. 수심은 70cm~1.2m.
금호강의 풍부한 붕어 자원 유입
대창천 하류에는 경북 하양에 사는 채정환 씨가 전날부터 낚시하고 있었다. 최근 조황이 조금 살아나서 이번에 찾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휴일 아침 일찍 도착해 채정환 씨와 김이환 씨와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다.
수로 주위를 둘러보니 10여 명이 낚시를 하고 있었다. 채정환 씨는 팔각정 하류 100m 구간 건너편에 보트를 연안에 접안시켜 좌대 대용으로 사용해 낚시를 하고 있었다. 나는 팔각정에서 130m 하류에 자리를 잡았다.
대창천 하류는 일반 차량이 접근하기 어렵지만 사륜구동 차량은 가능하다. 제방 아래로 내려가는 길을 타고 진입하면 물가까지 갈 수 있다. 사륜구동 차량이 아니라면 제방에 주차하고 50m 정도 걸어서 포인트까지 가야 한다.
팔각정을 기준으로 하류 150m 구간에서 낚시가 이뤄지고 있으며 팔각정에서 상류 100m 부근에 낚시할 자리가 나온다. 씨알은 상류보다 하류 구간이 더 좋다.
채정환 씨는 “금호강에서 붕어 무리가 올라오면 수백 마리가 때를 지어 회유하는 모습도 자주 보게 된다. 붕어 무리를 보면 4짜급은 앞에 서고 뒤로는 월척과 준척 붕어가 따르는데 그 수가 어마어마하다”고 말했다.
▲밤낚시와 아침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는 필자.
▲대창천 하류에서 필자가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5수.
▲울산의 강인덕 씨가 긴 대로 시원스레 캐스팅을 하고 있다.
맑은 물색은 문제가 되지 않아
나는 울산에서 온 강인덕 씨와 함께 나란히 자리를 잡고 낚싯대를 폈다. 정면에는 3.8칸 대, 좌측과 우측에는 5칸 대까지 10대를 폈다. 수심은 정면으로 70cm가 나왔고 좌측과 우측으로 1.2m까지 나왔다. 수초나 장애물이 없는 맨바닥이었다. 채비를 수심이 깊어지다가 얕아지는 둔덕에 안착시켰다.
저녁식사를 하고 자리로 돌아오니 정면 3.8칸 대의 찌가 옆으로 흐르는 입질이 들어왔다. 낚시 자리로 돌아와서 챔질하니 울컥하는 무게감과 당찬 힘이 전해졌다. 연안으로 당겨내니 35cm 전후의 튼실한 점박이 월척 붕어가 올라왔다. 오후부터 바람이 불어 붕어의 입질은 기대도 하지 않았는데 허리급 월척 붕어를 낚으니 기분이 좋았다.
이후 다시 좌측 4.2칸 대의 찌가 살짝 잠기면서 옆으로 끌고 가는 입질을 받았고 33cm급 월척 붕어 1수를 낚았다.
사실 대창천의 물색이 걱정했는데 기우였다. 밤에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번 조행이 새삼 일깨워주었다.
▲김이환 씨가 오후 낚시에 옥수수 미끼로 낚은 월척 붕어를 들어 보였다.
▲울산의 강인덕 씨가 오전에 낚은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대창천 하류에서 필자가 낚은 34cm 붕어.
▲하류에서 낚시한 강인덕 씨가 월척 붕어를 낚아내고 있다.
옥수수는 씨알, 글루텐은 마릿수
어둠이 내려 전반적으로 붕어의 입질이 뜸한 시간에는 살치 성화인지 찌를 올렸다가 내리 는 입질이 들어왔다. 이후 초저녁에는 전반적으로 붕어의 입질이 뜸해서 다른 낚시인들의 조황을 살펴보니 모두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한다. 밤 11시 이후에는 휴식을 취하고 새벽 조황을 기대해보기로 했다.
새벽 3시에 잠을 깨서 텐트 밖을 보니 정면 3.8대의 찌가 연안으로 이동해 있는 것이 보여 챔질하니 준척 붕어 1수가 낚였다. 그 후 다시 4칸 대에 붕어의 입질이 들어와서 당겨내니 34cm 붕어다. 시간을 보니 5시40분이었다.
아침에는 전반적으로 입질이 없었다. 채정환 씨가 아침 8시 이후에도 입질이 이어진다고 하기에 아침식사 후에도 낚시에 집중했다.
채정환 씨 자리와 김이환 씨 자리는 수심이 다른 곳보다 조금 깊었다. 아침에 월척이 낚였다. 나는 5칸 대 전후 거리의 수심이 얕아지는 둔덕에 찌를 세운 자리에서는 입질이 자주 들어왔다.
주변 조황을 살펴보니 딸기글루텐을 사용한 낚시인은 준척 붕어를 자주 낚았고 옥수수 미끼를 사용한 낚시인은 마릿수는 조금 떨어져도 월척 비율이 높았다. 건너편 직벽 포인트는 대부분 글루텐 떡밥을 썼는데 씨알이 잘았다.
산란 시작되는 3월 말 조황 절정
전날 오전부터 당일 정오까지 낚시를 하며 조황을 살핀 결과 필자가 월척 5수에 준척 4수, 강인덕 씨가 월척 1수에 준척 2수 그리고 채정환 씨와 김이환 씨가 각각 월척 5수에 준척 6수 등 모두 합치면 월척 10여 수에 준척 10여 수를 낚았.
이곳 조황이 절정을 맞는 시기는 산란이 시작되는 3월 말 전후라고 한다. 씨알과 마릿수 모두 좋은 시기다.
대창천 하류를 찾은 많은 낚시인들이 맑은 물색과 얕은 수심을 보고는 낚시를 포기하고 다른 곳으로 가는 일이 많다. 물색이 맑아도 늦은 오후부터 초저녁까지는 어김없이 입질이 들어오므로 여유를 갖고 낚시할 것을 추천한다. 아침에도 해가 뜨고 1시간이 지나면 입질이 시작된다. 오전낚시에선 긴 대가 유리하고 둔덕 지형을 찾아 찌를 세울 경우 입질 빈도가 높다.
내비 주소 화촌면 용천리 65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