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금오열도

영등철 실종

초등보다 뜨거운 감성돔 열풍

이영규 기자

연도 곰보바위에서 감성돔을 히트한 HDF 필드스탭 김한민 씨가 감성돔과 파이팅을 벌이고 있다.

김한민 씨가 곰보바위 여밭에서 올린 45cm 감성돔. 올 겨울 내내 얕은 여밭에서 꾸준한 조과를 거두고 있다.

유례없는 고수온 덕에 여수 앞바다에선 예년에 볼 수 없던 영등 호황이 펼쳐지고 있다. 3월 초 현재 금오열도 연도권 수온은 12도 수준. 예년 같으면 8~9도까지 떨어져 하루 한 마리의 감성돔도 낚기 어려운 조한기여야 맞지만 올해는 초등철보다 출중한 조과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 중순경 안도 감성돔 촬영 때 수심 5m의 여밭에서 감성돔이 마릿수로 낚일 때만 해도 ‘2월 중순만 넘어가면 수온이 급격히 떨어져 여밭에서의 낚시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3월을 넘겨서도 여밭낚시는 활기를 띠고 있으며 씨알도 굵고 마릿수 조과까지 뛰어난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여수 한일낚시 대표 김한민 씨는 “영등철에 여밭낚시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 수온이 낮더라도 햇살이 따뜻한 날은 여밭에서 의외의 대물이 낚일 때가 있다. 그러나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문 일이다. 간혹 영등 시즌의 의외성을 설명할 때 종종 언급하는 예외적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 그러나 올해는 초등 때부터 지금까지 여밭낚시가 여전히 잘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도 알마섬 맞은편의 땅포 일원 여밭 포인트들. 앞쪽 김한민 씨 일행이 서 있는 자리가 곰보바위 좌측 여밭이다.

지난 3월 6일 개도 해골바위로 출조한 김동훈(왼쪽) 씨와 김한민 씨가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올 겨울에는 금오열도 전섬에서 고른 조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 3월 8일에 연도 곰보바위로 출조한 박정일(제로FG, 한국프로낚시연맹 회원) 씨도 48cm짜리 감성돔을 낚았다.

김한민 씨가 매듭 전유동낚시를 할 때 사용하는 HDF의 GIST 기울찌들.

취재팀이 작금에서 출항하는 에이스호를 타고 철수하고 있다. 우측에 보이는 섬은 알마섬.

김한민 씨가 동 트기 한 시간 전에 올린 볼락들.

여밭과 깊은 곳의 조황 차 거의 없어 
그렇다면, 수온이 높은 만큼 깊은 수심의 ‘영등 포인트’에서는 감성돔 입질이 뜸한 것일까? 상황은 그렇지도 않다. 지난 2월부터 3월 초 현재까지의 조황만 놓고 볼 때 수심이 16~17m까지 나오는 금오도 심포 직벽, 안도 벼락바위 등지에서도 꾸준한 조과가 나오는 중이다.
섬들 간 조황 차가 크지 않은 것도 이채롭다. 개도부터, 금오도, 안도, 연도에 이르기까지 거의 전 섬에서 고른 조황이 나오고 있다. 오히려 씨알만 놓고 본다면 여수에서 가장 가까운 개도가 돋보인다.
지난 3월 6일에 개도로 출조한 김한민 씨 일행은 해골바위 포인트에 내려 총 5마리의 감성돔을 올렸다. 씨알도 굵어서 모두 40~45cm였다. 김한민 씨는 자랑스럽게 전리품을 들고  철수 배에  올랐는데 이 모습을 본 선장이 “보통 그 정도 낚으면 한두 마리는 오짜가 섞이는데 오늘은 씨알이 불만족스럽다”고 말해 머쓱해졌다고 한다.
개도의 경우 올 겨울은 초등철부터 꾸준한 조황이 이어져 유명 포인트는 바통터치가 성행하고 있다. 이름이 난 포인트는 십중팔구 야영 텐트가 쳐져 있을 정도다.
지난 2월 27일, 연도 알마섬 맞은편의 곰보바위 포인트에 김한민 씨와 내려 이날은 45cm 감성돔 1마리를 낚고 철수했다. 새벽까지 조용하다가 날이 밝자 바람이 터지면서 제대로 된 낚시를 할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알마섬 방향의 9m 수심을 노리던 김한민 씨는 바람을 피해 왼쪽 여밭으로 포인트를 옮겼고 기울찌를 사용한 매듭 전유동 채비로 45cm를 낚을 수 있었다.
바람이 강하긴 했지만 물때와 물색이 모두 좋아 전방의 깊은 포인트에서 한두 마리 나와 줄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수심 5m의 여밭에서 입질을 받아낼 수 있었다. 
나흘 뒤 역시 여수에 사는 박정일 씨 일행이 우리가 내린 곰보바위로 또 들어갔는데 그때도 김한민 씨가 입질을 받은 좌측 여밭에서 48cm를 뽑아냈다. 

수온 13도 회복하면 최고의 피크 맞을 듯
그렇다면 3월 중순 이후의 낚시 상황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김한민 씨는 “3월 중순부터 근해권 수온이 서서히 상승하게 된다. 나는 13도 수온 회복기를 산란기를 앞둔 금오열도 감성돔의 오름감성돔 피크 돌입기로 보는데 3, 4월 두 달간 최고의 시즌을 맞는다. 그때는 약간 먼 바다인 연도보다는 안도와 금오도의 조황이 앞서게 되며 이후 개도로까지 호황 전선이 확산 된다”고 말했다.
한 가지 변수는 잡어다. 3월 초 현재 여수 근해에 고등어와 전갱이는 드물지만 망상어와 자리돔 성화는 다소 심한 편이다. 그만큼 수온이 높다는 증거다. 따라서 출조 시에는 잡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체 미끼를 반드시 준비하는 게 유리하다. 게까지는 필요 없고 옥수수 정도만 준비해도 충분한 상황이다.
문의 여수 한일낚시 010-3621-82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