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기획 | 코리아 브랜드가 뛴다

(주)은성사

한국 낚시산업 개척의 역사 55년

80년대 초 수출기업으로 세계의 낚싯대·릴 시장을 석권한 (주)은성사(이하 은성사)는 1983년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인 OEM에서 과감히 벗어나 낚시메이커로서는 최초로 자체 브랜드인 실스타로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선 것이다. 그해 말 실스타 브랜드로 2천만달러 수출을 달성한 은성사는 낚시업계에선 최초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1966년 부산 괴정동에 회사 설립, 1968년 그라스로드 생산
1965년은 우리나라 낚시산업이 전환점을 맞이한 해였다. 정부의 수출드라이브정책에 의해 국내 판매가 허용되지 않았던 그라스로드가 일부 품목에 한해 국내 시판이 허용된 것이다. 부피가 적고 휴대가 간편한 그라스로드는 순식간에 낚시인의 마음을 사로잡았고 대나무낚싯대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은성사는 이듬해인 1966년 설립됐다. 부산 서구 괴정동에 터를 잡은 공장에서 1968년부터 그라스로드를 생산했다. 1964년 그라스로드를 첫 생산한 오리엔탈공업주식회사에 이어 두 번째다.     
세계의 바이어들은 값싼 노동력에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1968년 당시 글라스로드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는 은성사를 비롯해 오리엔탈공업주식회사, 해동산업, 로얄공업, 동미산업 등이었다.
국내에서 글라스로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70년대 초 수출 역시 순항하고 있었다. 1973년 자본금 1천만원으로 회사를 법인으로 전환한 은성사는 그해 발간한 본지 3월호에 첫 광고를 냈고 그 광고의 문구는 다음과 같다.
‘80년대 100억불 달성 목표’

본지 1984년 1월호에 실린 은성사의 수출 2천만불 달성 동탑산업훈장 수상 광고.
국내메이커로는 최초로 자사 브랜드인 실스타 낚싯대로 거둔 수출 실적이다.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의 은성사 본사와 공장.

본지 82년 4월호에 실린 은성사의 카본 낚싯대 ‘수향’ 광고.

본지 92년 10월호에 실린 당시 은성사 박보국 사장의 인터뷰 기사. 은성사의 신제품 베이트릴인 쇼어라인 클래식이 미국 ‘아트마 스포츠피싱 엑스포’에서 우수제품상을 수상했고 당시 낚시춘추의 김국률 부장이 박보국 사장을 인터뷰했다.

82년 1천만달러 수출로 수출의 탑 수상 
1974년 당시 은성사에서 생산한 낚싯대와 릴은 미국, 일본, 영국, 캐나다, 벨기에, 프랑스, 네덜란드 7개국 45개 회사에 수출되고 있었다. 이듬해인 1975년엔 수출 실적에 있어 낚시업계 1위에 올랐다. 1966년 회사 설립 후 10년이 채 안 된  시기에 국내 최고 조구업체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77년부터 생산된 낚싯대엔 은성사의 자체 브랜드인 실스타가 처음 등장했다. 낚싯대 손잡이대에 은성사란 이름과 함께 영문 실스타가 쓰였고 이후 실스타는 회사를 상징하는 브랜드가 되었다.        
1982년 수출의 날 기념식에서 은성사는 낚싯대 단일 품목으로 1천만불 수출의 탑과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당시 은성사에 근무하는 직원 수는 1천여 명이었으며 다음해 수출 목표는 2천4백만달러였다.     
        
국내 최초 자사 브랜드(SILSTAR)로 2천만달러 수출 달성
1983년은 은성사로서나 우리나라 낚시산업사에 있어서나 주목해야 할 해다. 은성사는 그동안 주를 이뤘던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방식인 OEM에서 탈피해 자사 브랜드인 실스타를 내세워 수출 시장 개척에 나섰다. 국내 메이커로는 최초였다. 결과는 대성공. 실스타 낚싯대를 2천만달러를 수출해 낚시업계 최초로 동탑산업훈장을 수상했다.
실스타 브랜드의 수출 성공으로 자신감을 얻은 은성사는 이듬해 84년 미국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실스타 브랜드로 미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업계에서는 OEM 방식으로 수출만 해도 호황인 시기에 미국 내수 시장을, 그것도 한국 브랜드로 진출한다는 게 무모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1992년 본지(1992년 10월호)와 인터뷰를 가진 당시 박보국 사장은 84년 미국 진출 상황과 90년대 초 불어 닥친 수출·내수 불황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수출시장의 호경기 때 국내에 너무 많은 메이커들이 난립했던 데서부터 (불황의)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결국 수출시장의 여건이 나빠지자 재고가 쌓이지 않을 수 없을 테고, 자연 내수시장으로 쏠리다보니 과다경쟁을 야기, 불황을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낳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활로는 어떻게든 수출시장의 개척에 두어야 하며 결코 제살 깎아먹기 식의 경쟁은 피해야 합니다. 시장은 장기 계획으로 자사 고유 영역을 개척해야지 당장 눈앞의 시장만 보아서는 안 됩니다. 사실 국내 시장이 어렵다고들 하는 지금에 이르러, 10년 전 자사 브랜드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길 정말 잘했다는 안도감이 생깁니다. 결국 경쟁력이 있을 때 자사 상표화를 꾀해야 한다고 보는데 결과적으로 볼 때 10여 년 전, 그 기회를 잘 포착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 은성사는 신제품 베이트릴인 쇼어라인 클래식을 출시해 미국 ‘아트마 스포츠피싱 엑스포’에서 우수제품상을 수상했고 본지가 취재에 나섰다.
    
은성사의 명품 브랜드 수향, 수파, 피나클의 탄생
미국 시장에서 실스타 낚싯대로 세계의 낚시 브랜드와 경쟁한 은성사는 기술력이 곧 생존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경쟁력 있는 자사 상표화를 위해 기술력 축적에 나섰고 고부가가치의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했다. 그 결과물은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신제품 대거 출시로 타나났다. 우리 낚시인들이 지금도 사용하고 있는 명품 브랜드와 신공법이 차례차례 선을 보였다.

수향

82년 출시된 카본 붕어낚싯대다. 해동산업이 국내 최초의 카본 낚싯대인 흑기사를 출시한 후 한 달 뒤 나왔다. 햇수로는 같고 본지의 광고는 같은 달인 1982년 4월호에 실렸다. 실스타가 은성사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대표 브랜드라면 수향은 전문성과 기술력을 나타내는 브랜드로 낚시인의 머리에 각인됐다. 그 뒤 수향은 케브라 수향(89년), 다이아플렉스 수향(90년), 다이아플렉스 신수향(91년) 등의 이름으로 기술력을 얹어 해마다 신제품이 출시되었다. 현재는 NT 수향, 다이아플렉스 그랜드 수향 등 다양한 시리즈들이 선을 보이고 있으며 지금까지도 낚시인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82년 탄생한 수향은 2020년 현재까지 38년 동안 명품 브랜드 가치를 이어오고 있다.   

다이아플렉스

우리 귀에 익숙한 다이플렉스는 사실 낚싯대 브랜드 명이 아니라 은성사 고유의 낚싯대 제조공법이다. 본지 90년 3월호 광고 지면에 등장한 다이아플렉스 수향을 통해 처음으로 기술을 공개했다. 케브라얀과 고탄성 카본테이프가 만들어낸 다이아몬드 구조의 화려한 외관으로 하이테크 낚싯대 시대를 열었다는 평이다. 초고탄성 카본시트 위에 케브라얀을 교직되게 감은 기술로 가벼우면서도 강한 파워를 낸다. 

수파

92년에 선을 보인 붕어낚싯대의 명품. 수향의 기술력에 고급스러움을 더한 낚싯대로서 국내 낚싯대 중 금장을 두른 낚싯대는 수파가 처음이었다. 이후 지금까지 시리즈를 거듭해 고급 붕어낚싯대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수파가 처음 선을 보였을 때 논란도 있었다. 금도금한 낚싯대는 사치품이라는 주장이었다. 물론 논란은 금방 사그라들었다. 외형에 앞서 낚싯대로서의 기능 역시 고급대로서의 조건을 갖추었기 때문이다. 은성사 안병선 상무이사는 “금색 도장이라는 게 잘 못하면 촌스럽고 천박해 보인다. 하지만 수파의 금장은 유려하면서도 아름다웠고 낚시인들의 소장욕구를 불러 일으켰다”고 말했다. 낚시인들은 수파 풀세트를 장만하기 위해 돈을 태워서 몰아주는 ‘수파계’를 만들어 낚싯대를 장만하기도 했다. 

피나클

1995년 은성사가 미국의 루어메이커와 경쟁하기 위해 고급화를 표방하고 개발한 루어 브랜드다. 세계 최대의 낚시시장인 미국에서 지루미스, 다이와 등과 경쟁했다. 피나클 로고가 새겨진 낚싯대와 릴이 미국 전역에 있는 월마트를 통해 공급됐다. 우리나라에는 90년대 말  한시적으로 출시됐다가 2013년부터 국내에 정식으로 유통됐다.

DHC공법

은성사만의 독자적인 낚싯대 생산 기술로서 DHC는 ‘Double Helical Construction’의 줄인 말이다. 안(고강도 카본테이프)과 밖(고강도 카본테이프)의 감기를 서로 역방향으로 엮어 초강도 구조를 실현시켰다. 2000년대 이후 생산하는 낚싯대 중 고급품은 대부분 DHC공법이 적용되었다. 브랜드 이름 앞에 ‘DHC’가 붙어 있으면 DHC 공법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명파

은성사의 최고급 브랜드 수파의 혈통을 이어 받았으며 2006년에 역시 낚시춘추 지면을 통해 처음 선을 보였다. 은성사의 DHC 공법이 적용된 낚싯대로서 가늘면서도 강하며 뒤틀림 없이 정확한 제압력을 보여준다.   

2002년 은성사 낚싯대·릴, 세계 일류상품으로 지정
90년대의 한국 낚싯대·릴 수출산업은 내리막길이었다. 중국, 동남아시아 등 제 3세계의 나라들이 세계의 낚시시장에 뛰어들면서 한국업체들이 어려움에 직면했다. 하지만 은성만은 예외였다. 은성사의 96년 수출 실적은 95년보다 7% 성장한 3천2백만달러였고 박보국 사장은 수출유공 중소기업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97년 당시 은성사의 종업원 수는 350명, 96년 연매출액은 5백3억원이었다.
2000년대 들어서도 낚시용품 수출기업 1위의 자리엔 은성사가 있었다. 당시 세계 낚시 시장은 미국과 일본의 낚시 시장 위축으로 수출 시장이 축소되고 있었다. 은성사의 수출도 타격을 입었지만 판매 방식의 전환으로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다. 미국 시장에서 도매상 대신 월마트 등 전국의 판매상을 대상으로 직접 거래를 하면서 매출을 늘려나갔다. 2001년 미국 시장에서 은성사의 시장 점유율은 25%였고 일본 시장은 40%를 조금 넘고 있었다. 은성사의 2001년 수출 실적은 2천5백만달러였다.
다음해 산업자원부는 LG전자 등의 전자제품 등 유수 기업과 함께 은성사의 낚싯대와 릴을 세계 일류 상품으로 선정했다.     

전동릴 브랜드 프라이머스와 배스낚시 브랜드 퍼펙타X
현재 은성사는 박보국 회장 체제 하에 장남인 박철우 사장과 막내아들인 박철민 이사가 회사를 맡고 있다. 박철우 사장은 90년대 초에 은성사에 입사해 실무를 익혔고 99년에 사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오고 있다. 박철민 이사는 미국에서 대학을 나와 90년대 중반에 은성사에 입사해 상품 관리와 영업, 제품 개발의 실무를 두루 익혔다. 
최근 은성사에서 제품 개발에 역점을 두는 브랜드는 전동릴 브랜드인 프라이머스와 피나클의 배스낚싯대 브랜드인 퍼펙타X다.
낚싯대와 함께 릴 기술력에 많은 기술 특허를 갖고 있는 은성사는 광어낚시, 오징어낚시 등 라이트 지깅의 대중화로 늘어난 소형 전동릴 수요를 겨냥해, 국내 최초의 소형 디지털 카운터 전동릴인 프라이머스 300을 내놓아 인기를 모았다.
피나클 퍼펙타X는 다양한 장르에 깊이 있는 낚시를 즐기는 한국 배스낚시인의 취향에 맞춰 개발한 배스낚싯대 시리즈로서 1년 넘게 검증 과정을 거쳐 올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작년에 선을 모인 8피트4인치 모델은 최근 유행하고 있는 빅베이트피싱에 맞춰 시의적절하게 출시된 제품이라는 좋은 평가를 얻었다. 모두 7종으로 빅베이트피싱, 프리리그, 스피너베이트 등 전문 장르의 조건에 맞춰 밸런스와 부품에 초점을 두고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 최초의 디지털 카운터 전동릴인 은성 프라이머스 300.

은성사 박철우 사장. 박보국 회장의 장남으로 99년에 사장으로 취임해 현재까지 회사를 이끌어 오고 있다.

피나클피싱 스탭들에게 은성사 공장을 견학시켜주고 있는 은성사 박철민 이사(맨 좌측).

(주)은성사 연혁
1966.10.13 은성사 설립 부산시 서구 괴정1동 48번지
1973.11.7 법인 전환( ㈜은성사) 자본금 1천만원
1974.5.6 군수업체 지정 상공부 제 12호
1977.12.22 한국수출 100억불 기념 표창 부산상공회의소 제 1944호
1980.3.3 납세 의무 성실 이행표창   국세청 제8320호
1983.3.3 납세 의무 성실 이행표창   관세청 제1974호
1983.11.30 수출 동탑 산업훈장 수상   2천만불 초과 수출탑
1984.7.21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에 현지 법인 설치 투자(투자액 $500,000)
1987.3.16 세계 일류 상품화 추진업체 지정. 대한무역진흥공사 87-2
1989.3.3 납세 의무 성실 이행 표창. 관세청 제946호
1995.6.7 본사 공장 이전   부산광역시 사하구 장림동 488번지
1997.6.20 수출유공 중소기업 대통령 표창 제 104951호
2002.4.18 낚싯대, 릴 세계 일류상품 선정 산업자원부
2006.7.3 부산광역시 향토기업 선정 
2006.12.26 선도기업 선정   부산광역시
2007.3.12 조세의 날 표창   부산광역시
2009.7.6 ISO 9001 인증   (재)한국품질재단
2010.3.20 삼성테크원 우수 협력업체 선정(품질, 납기, 원가)
2020.3 독보적 DHC 공법, DIA FLEX 공법, 신개발 CPC 공법 등 첨단 공법을 계 속 진화시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