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용품

침수된 릴의 관리 
 
물에 빠진 제품을 다시 건졌다면 업체에 바로 수리 의뢰

박상길 경북 안동, 로드릴 메인터넌스 전문가

내부 세척을 마친 침수 릴.

릴 본체 내부에 물이 들어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것도 바닷물에 빠트린 후 며칠 만에 건져 올렸다면? 침수와 관련해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어오고 수리를 맡기는 낚시인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릴 생산 메이커의 제품 설명에는 물의 유입을 막아주는 발수나 방수의 기능이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기능이 적용되는 부품이나 구간은 정해져 있습니다. 릴은 핸들을 돌려 스풀이 회전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회전하는 물체에 완벽하게 방수를 구현한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고 반대로 완벽한 방수는 회전을 불가능하게 만듭니다.

침수 사례에 따른 손상 정도 구분  
보통 릴이 침수 피해를 있었을 경우 낚시인이 하는 응급조치로는 눈에 보이는 베어링에 오일을 주유하거나 그늘에 잘 말리는 것입니다. 물론 이렇게 조치를 취하는 것은 안 한 것보다는 나을 수 있으나 생각보다 많은 침수 피해를 입어 어느 정도 손상됐는지 알 수 없는 상황임을 비춰본다면 적절하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아래 사례별로 침수 피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물 성분과 오염도
물 성분을 기준으로 바닷물이냐 민물이냐, 오염도를 기준으로 흐르는 물이냐 흐르지 않는 물이냐로 나눠 살펴볼 수 있습니다. 민물보다 염분에 의한 피해가 더 크고 호수나 댐 같이 흐르지 않는 물이 강이나 계류처럼 흐르는 물보다 오염도가 더 높습니다.   
바닷물이 침수했다면 염분의 결정화, 즉 릴 내부의 부품에 소금이 맺히는 것은 막을 수 없습니다. 바다낚시에 사용하고 있다면 파도나 공기 중의 염기가 제품에 흡착되어 고착해 있거나 오래되면 부식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바다낚시를 다녀오면 민물로 세척하는 게 좋습니다. 바닷물이 들어간 게 확실하다면 빨리 민물로 세척한 후 생산 업체나 전문가에게 수리를 의뢰해야 합니다. 실드가 있는 베어링이라고 해도 액체가 통과할 틈은 충분히 있습니다. 또 방청베어링이라고 해도 베어링 표면에 맺힌 소금은 어찌할 수 없습니다. 회전에 의해 갈리는 듯한 소음이 납니다.

부식률이 낮은 방청베어링. 표면의 결정화된 염분으로 인한 소음과 회전감의 저하는 막을 수 없다.

스피닝릴의 내부. 회전운동을 하는 릴 구조상 완벽한 방수는 실현하기 어렵다.

침수 후 상당 시간이 경과한 릴, 그리스가 물과 범벅이 되어 액체화되어있으며 회전에 의해 그리스에 미세한 기포가 발생해 있다.

침수 피해를 입은 드랙. 드랙의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침수 상태
물에 빠진 정도를 따지는 것입니다. 릴의 본체만 살짝 잠긴 경우가 있을 수 있고 물에 빠진 후 물속 바닥까지 떨어지기도 합니다. 릴이 물속에 빠져 바닥까지 닿았다면 최악의 상황입니다.
바닥에 닿았을 때 발생한 흙먼지는 물과 함께 릴 본체 내부로 빨려 들어갑니다. 이 경우에는 다시 회수했다 하더라도 가급적 릴을 회전시키지 않는 상태로 수리를 의뢰해야 합니다. 빨려 들어간 흙먼지가 내부 부품과 같이 회전을 하게 되면 그 부품들이 흙, 먼지, 모래등과 같이 씹히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침수 시간
물속에 오래 있을수록 침수의 피해는 더 커집니다. 물의 흐름이나 대류 현상에 의해 내부에 물뿐만 아니라 흙, 먼지, 모래 등이 함께 유입됩니다.
각 메이커에서는 침수에 의한 제품 성능의 저하를 막기 위하여 부품이나 구간을 정해 놓고 발수 기능이나 방수 기능을 적용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하지만 침수된 상태로 시간이 흐르면 그 기능과 성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 흐름이 있는 곳이라면 물의 압력이 작용할 것이고 대류 현상 등으로 흙, 먼지, 모래 등은 릴 본체에 서서히 유입되게 됩니다.